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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연수구 동춘동 화물터미널이 ‘설치냐, 이전이냐’를 놓고 10여 년 넘게 토지주와 주민간 마찰을 빚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이 곳에 대규모 쇼핑몰 건설이 추진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26일 인천시에 따르면 (주)서부트럭터미널은 지난 3월 동춘동 화물터미널 부지에 지하 3층, 지상 11층의 대규모 쇼핑몰 건설을 중심으로 하는 개발계획안을 시에 제출했다. 이 개발계획안은 그간 시 관련부서의 검토·협의를 거쳐 지하 3층, 지상 6층에 연면적 18만1천434㎡(용적률 165%)로 대폭 축소된 상태다.
대신 토지주는 주민들이 반대해온 화물터미널을 100∼200억원의 추가비용을 투입해 지하로 건설, 주민들의 환경·교통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서부트럭터미널측이 지난 3월 인천시에 제출한 ‘연수구 유통업무설비 중 화물터미널 시설변경요구(안)’을 보면 동춘동 화물터미널 부지 8만3천964㎡(2만5천399평) 중 이미 건설된 대규모 도매센터(신세계 이마트 입주)를 제외한 나머지 4만8천904㎡(1만4천793평)의 화물터미널 부지에 지하로 화물터미널을, 지상으로는 대규모 쇼핑몰을 건설하는 개발안이 포함돼 있다.
서부터미널측은 부지 일대가 아파트로 둘러싸여 유동인구가 많고, 인천지하철 1호선이 통과하기 때문에 대형마트 혹은 아울렛, 극장, 고품격의 음식백화점 등의 복합유통센터 건립에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개발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 부지는 도시계획상 일반 상업지구, 지구단위계획으로는 유통업무설비(화물터미널)로 용적률이 100%에 불과하다. 업체측이 대규모 쇼핑몰 개발을 위해서는 용적률 상향 조정은 필수적이며 현재 업체측은 165%로 용적률 상향을 요구한 상태다.
결국 인천시 도시계획위원회의 용도변경 허가가 필요하다. 업체측은 올 하반기 용도변경 허가가 이뤄질 경우 내년 초부터 공사를 시작해 2년 후인 2009년에는 정식 개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홍준호 인천시 항만공항물류국장은 “10년 넘게 마찰을 빚어오던 화물터미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화물터미널을 지하로 건설해 주민들의 환경피해를 최소화하고, 업체측에도 손해를 보존해 주기 위해 용적률을 상향해 주는 윈-윈 방안이 추진 중”이라고 밝혔으며, 특혜논란에 대해서는 “절대 특혜는 아니며 합리적인 해결방안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한편 동춘동 화물터미널은 지난 94년부터 토지주와 인근 주민간 화물터미널 설치를 놓고 마찰을 빚어왔고 2003년에는 건축허가 문제로 연수구와 토지주간 행정소송까지 벌이는 등 현재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연수지역 최대 골치거리 중 하나로 남아있다. /남창섭기자 blog.itimes.co.kr/csnam
인천일보 : 20060627일자 2판 1면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