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심재억 차장, 유 장관 내정자 '돌출' 긍정 평가[미디어오늘 이선민 기자]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강한 거부 여론 속에서 서울신문 심재억 사회부 차장이 유시민 내정자를 존
레넌과
조광조에 비유하는 등 그의 '튀는 언사'를 긍정적으로 평가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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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신문 1월20일자 오피니언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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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차장은 20일자 <유시민, 전위 혹은 돌출>이라는 데스크 칼럼에서 "유 내정자를 비호하려는 의도로 읽히지 않았으면 한다"고 전제한 뒤 "레넌은 음악에 관한 한 천재적 재능을 가져
비틀스의 이름으로 세상에 내놓은 숱한 노래를 직접 만들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레넌은 그룹의 동료들조차 고개를 내저을 만큼 이기적이고 독선적이기도 해 결국은 비틀스를 와해시킨 장본인이라는 비난을 받았다"며 유 내정자를 존 레넌에 빗댔다.
심 차장은 "내 편이 아니면 모두가 적인 살풍경한 세상, 그보다 한참은 더 험한 정치판에서 '신빠리' 국회의원이 나서 자신의 신념을 드러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며 "국회에 들어간 뒤 금세 꼬리를 감추고 표변했던 숱한 선량의 행적에 견줘 그는 여전히 한국 사회에서 별나고도 유효한 코드임에 틀림없다"며 유 내정자의 '돌출'을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심 차장은 유 내정자가 MBC <100분 토론>을 진행한 것에 대해 "주저없는 독단이 더러는 답답한 민초의 흉금을 시원하게 씻는 해울(解鬱)의 처방전이기도 했다"며 "그때(<100분 토론> 진행자 시절)를 기억하는 '유시민 세대'는 솔직히 장관, 그것도 도무지 정치적 타산으로 따져 흑자가 보장되지 않는 보건복지부 장관에 유시민 의원이 내정됐다는 사실이 내심 당혹스러울지도 모르겠다"며 유 내정자에 대한 안쓰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심 차장은 "적어도 신념에 뿌리가 있고, 그래서 장차 그 신념의 열매가 어떤 것일지를 걱정하는 사람이라면 주로 늙고, 병들고,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의 삶을 보듬어야 하는 보건복지 수장의 정치적 행보가 민초들에게 얼마나 면구스럽고, 황망한 일인지를 잘 가늠하리라고 믿어야 한다. '이제는 장관으로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할 것'이라는 그의 말은 이런 점에서 우려의 지혈제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심 차장은 "그 자신 평지돌출한 돌부리였으면서도 마치 석수의 정처럼 모난 무엇에든 주저없이 몸을 던져 간단없이 크고 작은 파열음을 생산해 왔다. 그러나 그런 파열음조차 없는 사회의 공허를 상상해봤나. 그 적막함은 갇힌 곳의 고요이고, 유시민이 떠들어 열어젖힌 곳은 바로 공론의 광장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며 유 내정자의 특유의 독설적 화법을 칭찬했다.
심 차장은 중종과 조광조의 문답을 인용하며 "유 내정자에게 보건복지부는 저력과 개혁의지의 또 다른 시험장이다. 그런 만큼 마치 얼음장을 디디는 소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리라 여기는 것은 당연하다. 나이 마흔에 꿈을 접은 레넌이나, 서른일곱에 날개가 꺾인 조광조처럼 그의 이상이 짓밟히지 않아야 한다고 믿기에 하는 말이다"며 유 내정자에 대한 강한 신뢰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