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유통채널의 다변화 |
convenience ‘공간’에 대한 새로운 정의 |
서점에서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며 책이 아닌 소품 고르기에 열중하는 사람, 휴대폰으로 전화통화를 하는 것이 아니라 드라마를 보고 거기에 나온 물건을 쇼핑하는 사람, 온라인 마켓에서 본 물건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체크하는 사람, 이 모든 것이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이제는 이러한 것들이 평범한 일상의 모습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편리한 구매 서비스와 엔터테인먼트를 즐기려는 몰링족을 비롯해 오프라인뿐 아니라 인터넷, 홈쇼핑 등 다양한 유통채널을 넘나들며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한 업계의 ‘Convenience Marketing’이 진화하고 있다. 집안에 앉아 국내외 모든 물건을 클릭 한번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서 최근에는 모바일, 와이브로 등으로 그 영역이 확대되면서 온-온프라인의 경계가 점차 무너지고 있다. 특히 젊은 소비자들의 소비 트렌드는 첨단 기술의 발달만큼이나 빠르게 진화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업체들의 다양한 전략이 시도되고 있다. 이에 맞서 오프라인 유통채널들도 공간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내놓고 있다. 단순히 구매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아니라 휴식, 엔터테인먼트, 놀이, 체험의 공간으로 고객들에게 판매와 함께 또 다른 즐거움을 제시하는 것. 이처럼 이제는 핵심 상권에 매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공간을 소비자들에게 제시할 것이며 얼마나 편리하고 쉽게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쇼핑하게 하지 말고 몰링하게 하라 주5일 근무제와 함께 시간적 여유, 여가를 즐기기 위한 다양한 선택이 가능해졌고 그 때문에 많은 비용을 필요로 하게 됐다. 따라서 한정된 시간 안에 좀 더 합리적인 비용투자로 다양한 선택을 가능하게 하는 복합 쇼핑몰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특히 소비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대형 복합몰의 매력이 부각되면서 의류매장에서 대형 서점, 백화점까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2004년 청계산과 북한산에 베이스캠프 기능이 결합된 ‘코프’ 매장을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던 ‘코오롱스포츠’는 지난 5월 브랜드 출시 35주년을 기념해 진주 동성동에 90여평 규모의 초대형 아웃도어 문화공간을 선보였다. 특히 진주점은 고객 쉼터와 아웃도어 렌털 서비스를 비롯, 산행전문 자료들과 컴퓨터 등을 설치해 동호회 모임 장소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와 함께 이 업태와의 경쟁 및 불황 극복을 위한 백화점의 변화도 두드러지고 있다. 해외 컨설팅을 통해 선진 사례를 다양하게 반영, 영플라자와 같은 패션전문점형 쇼핑몰을 집중 육성하고 점포 개발 단계에서 과거와는 다른 포맷으로 출점을 시도하고 있는 것. 특히 신세계 죽전점이나 현재 건립 중인 부산 센텀시티점, 제2롯데월드와 같은 종합쇼핑센터 형태의 백화점의 등장은 변화의 좋은 예이다. 이러한 공간의 새로운 변화는 패션 관련 유통채널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최근 대형서점들이 서점으로서의 기능은 물론 쇼핑, 문화공간, 휴식공간으로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며 각기 다른 강점으로 고객들의 니즈에 부응하고 있다. 종로타워 지하에 위치한 반디앤루니스는 문화행사가 강점이다. 서점에서 지하철로 연결되는 종로타워 광장에 주 2회 비보이 공연, 국악, 재즈 등 다채로운 공연을 선보이며 고객들의 발길을 오랜 시간 붙잡아 두고 있다. 영풍문고 종로점은 던킨도너츠, 스타벅스, 한스델리 등 편의시설이 잘되어 있는 편이다. 또 최근에는 북갤러리를 만들어 각종 전시회와 강연회를 여는 등 문화부문을 한층 강화해 고객들의 니즈에 부합하고 있다. 특히 교보문고 광화문점의 경우 매장 내에 더페이스샵, 아트박스, 유리지니스, 몽블랑 등의 브랜드 매장이 입점해 있는 것은 물론 개인 사업자들의 매대가 늘어서 있다. 교보문고는 비도서 부문 관리를 자회사인 핫트랙에서 운영하고 있는데 이들은 교보문고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매출 증대에 큰 몫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 소비자 체험을 위한 수단으로 ‘공간’이라는 개념을 이용한 마케팅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술이 발달해도 인터넷으로 전달할 수 있는 이미지에는 한계가 있으며 소비자들은 여전히 오프라인 공간에서 직접 보고, 듣고, 맛보고, 만질 수 있는 즐거움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휴대폰·와이브로 서비스 확대 오프라인 채널의 변화에 맞서 온라인 시장은 더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유통업계는 온-오프라인 경계가 무너지면서 점차 새로운 형태의 판매채널이 등장하고 있다. GS, CJ, 현대 등 주요 홈쇼핑업체들은 지난달부터 KT의 와이브로 PDA폰을 통해 모바일 쇼핑을 즐길 수 있는 와이브로 쇼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GS홈쇼핑은 최근 LG데이콤과 손잡고 가정용 인터넷 전화 myLG070 내 모바일 인터넷 포털 ‘아이허브’의 쇼핑 코너에서 GS이숍 매장을 운영한다. 또 옥션과 제휴한 CJ홈쇼핑은 지난 2월 TU미디어와 제휴했다. 롯데홈쇼핑 모바일 쇼핑몰 롯데엠몰은 최근 ‘모바일 드라마쇼핑’을 오픈했다. NATE를 통해 접속 가능한 이 서비스는 인기 드라마 속 의상과 소품을 바로 구입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이곳에서 판매되는 의상과 패션소품은 모두 롯데백화점에서 판매되는 상품으로 스타가 착용한 것과 동일한 제품의 정보를 제공하며 판매하고 있다. 모바일 드라마쇼핑을 이용한 고객들은 매장을 찾을 필요 없이 핸드폰만 있으면 드라마를 보면서 즉석에서 바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것에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표현했다. 과거 TV홈쇼핑의 수익구조는 TV홈쇼핑, 인터넷쇼핑몰, 카탈로그 판매가 전부였던 것에서 모바일커머스, 와이브로(휴대인터넷), 인터넷전화 등으로 영역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홈쇼핑업체들이 이처럼 다양한 통신수단과 손잡고 있는 것은 새로운 통신 서비스들이 매출과 수익성 정체에 빠진 TV홈쇼핑의 새로운 돌파구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GS홈쇼핑과 CJ홈쇼핑의 TV홈쇼핑 부문은 지난 1분기까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홈쇼핑 5개사의 TV홈쇼핑 부문은 전년 대비 5.7% 성장하는데 그쳤다. 물론 홈쇼핑 전체 매출 중 뉴미디어 채널 비중은 아직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향후 모바일 커머스 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무궁무진 하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물론 이러한 성장에는 와이브로나 위성DMB 등 통신 수단 자체의 활성화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미 뉴미디어를 통해 쉽게 홈쇼핑에 접근할 수 있는 편의성은 확보된 상태이며 실제 이용자들이 자주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마케팅 활동이 필요하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제휴 증가 한편 경쟁구도에 있는 동종 업계 간 제휴도 최근 두드러지고 있다. 인터넷 오픈마켓 옥션은 TV홈쇼핑 CJ홈쇼핑의 전용 코너를 지난 8월 초 개설했다. 이곳에서는 CJ홈쇼핑의 TV방송의 대표적인 인기 상품들을 판매하게 된다. CJ홈쇼핑이 인터넷 쇼핑몰 CJ몰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옥션과 경쟁관계임에도 불구하고 TV홈쇼핑과 인터넷 쇼핑이 손잡은 최초의 사례로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옥션은 이번 제휴를 통해 CJ홈쇼핑 대표 패션 브랜드를 비롯, 3,000여종의 상품들을 판매함은 물론 CJ홈쇼핑의 배송 및 고객센터 등 고객들에게 전반적인 서비스 향상을 기대했다. CJ홈쇼핑 역시 이번 제휴로 1,800만 명을 웃도는 옥션 회원에게 CJ홈쇼핑 상품을 판매할 수 있어 긍정적인 효과를 볼 것으로 내다봤다. 그밖에 롯데백화점은 지난 7월 말 서울 잠실점 1층 광장에서 6시간 동안 롯데홈쇼핑과 생방송으로 연계한 판매 행사를 진행했다. ‘페라가모’, ‘가이거’, ‘엘리자베스 아덴’ 등 13개 브랜드의 30여가지 상품을 정상가보다 30~50% 싼 값에 판매해 높은 호응을 얻었다. 디앤샵은 지난해 삼성플라자 분당점과 제휴해 잡화, 여성의류, 남성캐주얼, 스포츠 등 210여개 브랜드 1만2,000여가지 상품을 아직까지 판매하고 있다. G마켓에도 10여개 중소형 할인마트를 비롯해 대형 할인점, 아울렛, 백화점 등이 들어서 있다. 현재 행복한마트, 장보기넷, 아이캐시백마트 등 7곳을 통해 1만개 이상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온라인마켓의 고공행진이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주도하는 온라인 제휴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 몰, 오프라인 매장 확대 이처럼 온라인 시장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오프라인을 벗어난 다양한 유통채널이 새롭게 등장하는 가운데 온라인 몰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오프라인에 기반을 둔 백화점, 대형마트 등이 온라인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것에 역으로 온라인 몰의 오프라인 매장이 등장하고 있는 것. 이러한 변화는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직접 제품을 테스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상품의 진정성과 브랜드 신뢰도를 확보해 온라인 몰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온라인에서 불가능했던 고객과의 직접 만남을 통해 현장에서 고객의 의견을 들을 수 있다는 점도 오프라인 매장 진출의 배경. 인터파크가 명품 수입 판매를 위해 설립한 자회사 인터파크인터내셔널은 오프라인 명품매장 ‘인터파크 럭셔리’를 지난 2월부터 선보이고 있다. ‘인터파크 럭셔리’는 온라인 쇼핑몰 인터파크에서 판매하고 있는 ‘에트로’, ‘셀린느’ 등 동일한 아이템을 판매하고 있다. 인터파크는 직수입을 통해 유통단계에서 소요되는 비용을 최소화함으로써 백화점보다 30~40% 싼 가격으로 제품을 선보이고 있어 고객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이 때문에 오프라인 매장 오픈 이후 온라인 쇼핑몰의 명품 판매량이 15% 이상 증가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얻었다. 이에 따라 현재 지난 2월 오픈한 애플플라자 분당점을 비롯, 부천과 일산 3개점을 운영 중인 것을 연말까지 4개점을 추가로 오픈할 계획이다. 오픈마켓 동대문닷컴 역시 작년 대구 동성로에 오프라인 패션의류매장을 오픈한 뒤 용인 죽전점, 대구 시지점, 경주점 등 8월 말까지 12개점을 오픈한 상태며 올 하반기까지 서울, 부산 등 주요 패션 핵심 상권에 20~30개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장욱 동대문닷컴 오프라인사업본부 지사장은 “단순 판매 위주의 방식에서 벗어나 오프라인 매장이 위치한 지역별 특성에 따라 다채로운 퍼포먼스, 파격할인행사, 사은품 증정 등 고객 맞춤 서비스를 시도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온라인 쇼핑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여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디자인 전문 쇼핑몰 텐바이텐도 지난 2003년 서울 대학로에 오프라인 매장 1호점을 오픈한 이후 현재 경기, 부천, 대구, 경남, 진주 등 1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독특하고 다양한 디자인 상품을 주로 취급하는 텐바이텐은 “오프라인 매장 전개가 온라인 몰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어 지속적인 오프라인 매장 확대를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 해외사례를 통해 본 유통채널의 변화
★Resort Shopping Mall 새로운 유통 컨셉 ‘리조트 쇼핑몰’이 몰려온다. 이븐바투타몰은 세계적인 쇼핑도시로 급부상하고 있는 두바이에서 성공하기 위해 차별화된 경쟁요소로 건축과 내부 인테리어에 테마를 부여했다. 전설적인 아랍 탐험가 이븐바투타로부터 영감을 받아 14세기 그의 탐험여정의 순서대로 안달루시아관, 튀니지아관, 이집트관, 페르시아관, 인디아, 중국 여섯 나라를 여행하는 테마로 만들어졌다. 쇼핑몰 내부에서 쇼핑 목적 외에도 이븐바투타가 여행하는 일정을 따라 함께 여행을 해보는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하면서 이븐바투타 캐릭터들이 매장을 돌며 관광객을 투어시켜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Small Format 새로운 유통형태 스몰 포맷을 개발하라. 미국 최고급 백화점인 니만마커스 그룹이 신개념 커스프 리테일 점포를 오픈했다. 신개념의 커스프는 20~30대 젊은 소비자층을 대상으로 컨템포러리 라인을 중점으로 하는 작은 규모의 백화점이다.
★Moving Shopping Place 움직이는 리테일 형태를 준비하라. 최근 도시의 한 복판에 신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을 오픈해서 짧은 시간에 고객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는 팝업 스토어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소비자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입소문을 내기 위하거나 신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 등을 보기 위함인데 알리스 로이는 지난 5월 3일에 소호 76 Greene Street에 팝업샵을 오픈했다.
★Luxury Outlet 럭셔리 아울렛 시장이 성장한다. 럭셔리 브랜드 호황에 발맞춰 명품할인점 센추리21도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뉴저지에 13만5천 평방피트(약 3천8백평)에 달하는 거대 매장을 오픈했다.
★Trendy Boutique 한국처럼 한 브랜드로 이루어진 스토어가 아니라 숍 오너가 직접 옷을 골라 상품 구성을 한 숍을 미국에서는 스페셜티 스토어 또는 스페셜티 백화점, 트렌디 부티크 또는 스페셜티 부티크 등의 명칭으로 불린다. 최신 유행하는 옷을 사려면 스쿱으로 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뉴욕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에서 유명해진 트렌디 셀렉트숍이다. 스쿱의 성공으로 오너인 스테파니 그린필드는 새로운 트렌드 예측이나 패션 리테일 포럼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패션계의 주요 인사로 떠오르고 있다. 맨해튼에 3곳, 이스트햄프턴의 스쿱 비치, 그린베일, 그리니치, 마이애미, 시카고, 라스베이거스 등지에 9개의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고 올 가을 댈러스와 애틀랜틱시티에도 스토어를 오픈할 예정이다.
★Tradition Market 전통 시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라. 쥬메이라 쇼핑몰은 아랍 전통시장을 쇼핑몰 내부로 끌어들였다. 인테리어는 물론 전통적인 상품에 이르기까지 전통시장을 모티브로 구성했다. 이는 전통시장을 현대적으로 구현함으로써 향수에 젖은 국내 쇼핑객들에게 어필함은 물론, 해외 쇼핑객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한다. <자료제공 : 인터패션플래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