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남산은 신라 불교 문화의 보물창고라고 할 만큼 수많은 문화유산을 간직하고 있는 곳입니다.
그래서 지난 2000년에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이 되기도 했지요. 이 곳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문화재가 발견이 되었다는군요. 무엇보다도 흙속에 묻혀 있었기 때문에 보존상태가 매우 훌륭하다고
하니, 이 마애불을 볼 날이 기대가 됩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경주 남산 열암곡 석불좌상 일대에 대한 발굴조사 결과 통일신라시대 대형
마애불상을 발견했다고 30일 밝혔다. 마애불은 암석 면을 이용해 고부조 한 형태로 불상은 여래입상이
다. (사진=연합뉴스)
1000년의 신비를 고스란히 간직한 대형 '마애불상'이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지병목)는 경주남산 열암곡(列岩谷) 석불좌상
(石佛坐像: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113호)의 복원정비사업과 관련한 발굴조사 중 통
일신라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대형 마애불상(높이 약 5m)을 발견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불상은 암석(250×190×610㎝, 약70t)의 면을 이용해 고부조(高浮彫)
로 조각한 마애불 입상이다.
불상이 조각된 암석은 원래 위치에서 경사진 앞쪽으로 넘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불
상이 조각된 면이 지면에 닿아 있어 불상의 전체적인 면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현재 암석의 남쪽 면 바위틈을 통해 대좌와 왼쪽 다리와 가슴․어깨 일부를 볼 수 있는 상태다.
불상의 규모는 대좌에서 목까지가 430㎝이며, 지면에 묻혀있을 불두(佛頭)까지 포함
한다면 전체 크기는 약 500㎝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확인된 불상의 형태와 주변유적(열암곡 석불좌상)과의 관계로 미뤄 마애
불의 조성 시기는 석불좌상과 같은 시기인 8세기 후반경이 아닐까 추정된다.
대부분의 마애불들이 수많은 세월의 풍화를 겪으면서 마모와 박락이 심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발견된 열암곡 마애불은 조각된 면이 지면(地面)에 묻혀 있었기 때문
에 아주 우수한 보존 상태를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예술적우수성 또한 매우 높은 작품으로 근래 보기 드문 수작(秀作)으로 평가된다.
이번 발견은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지난 4월부터 경주시의 의뢰로 열암곡 석불좌
상(현재 불두가 결실된 상태)의 불두(佛頭)(2005년 10월 인근 계곡에서 발견) 복원
및 주변 복원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시행하는 발굴조사 도중 확인된 것으로 밝혀졌다.
마애불은 석불좌상에서 약 20m 정도 떨어진 위치에서 발견된 것이며, 아마도 같은
경역 내에 위치하여 석불좌상과 더불어 예배대상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향후 주변부에 대한 정밀 조사를 확대해 전체적인 모습을 밝힐 예정이다.
특히 열암곡 석불좌상은 그 조각 수법이나 모습이 매우 아름다워서 불두 및 대좌 등
이 복원되면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가 배가(倍加)돼 남산의 새로운 명물이 될 것으
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이와 연관이 있는 마애불이 같은 경역 내에서 발견됨으로써 향후 이
유적은 남산에서 가장 주목받는 우리 문화유산 성지(聖地)의 하나가 될 것이라 평가되고 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방치된 우리 문화유산을 복원하고, 정비하는 조사.
연구 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이번 발견과 같은 귀중한
우리 문화유산을 발굴하고, 알리는 중요한 성과가 계속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