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바람 특집, 작고 문인 대표 작품>
1. 김교현
<동시>
고추장
김교현
고추장에 보리밥 빨갛게 비벼
장닭에게 먹이면
닭싸움에서 이겼지.
피 흘리면서도 이겼지.
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들
고추장 한 숟갈 먹으면
힘이 솟았네.
금메달 땄네.
남의 나라 이민 갈 때도
중동 땅 모래밭에서도
만주 벌판에서 독립 운동할 때도
항아리에 고추장 싸매 들고,
보릿고개 배고플 때도
달랑 고추장 한 종지면
밥 한 그릇 꿀맛이었지.
고추장은
을지문덕 장군의 함성이다.
계백 장군의 부릅뜬 눈이다.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이다.
고추장은
조상의 빨간 피.
억센 힘줄이다.
<초등학교 국어교과서 수록 작품>
<동요>
활짝 웃어라
김교현
조그만 가슴 속에 담겨진 꿈을
소올솔 풀어서 곱게 그려라.
하얀색 도화지에 꽃을 그리고
나비 찾아오거든 곱게 웃어라.
해말간 눈망울에 찰랑찰랑 넘치는
고렇게 예쁜 웃음 간직했다가
햇살 뒤에 무지개 곱게곱게 피는 날
푸른 하늘 바라보며 활짝 웃어라.
조그만 가슴에다 날개를 달고
훠얼훨 날아라 푸른 하늘을
새파란 하늘에다 꽃을 그리고
별님 달님 오거든 곱게 웃어라.
새까만 눈동자에 반짝반짝 빛나는
고렇게 예쁜 마음 간직했다가
아침 햇살 온 누리에 눈부시게 빛날 때
꽃망울이 피어나듯 활짝 웃어라.
<제3회 ’85년 MBC 창작동요제 동상 정윤환곡>
<KBS 동요잔치 시그널곡 ’94>
2. 김원기
<동시>
산 위에서
김원기
산 위에서 보면
바다는 들판처럼 잔잔하다.
그러나 나는 안다.
새싹처럼 솟아오르고 싶은
고기들의 설렘을.
산 위에서 보면
들판은 바다처럼 잔잔하다.
그러나 나는 안다.
고기비늘처럼 번득이고 싶은
새싹들의 설렘을.
산 위에 서 있으면
나는 어쩔 수 없이 순한 짐승
그러나 너는 알거야.
한 마리 새처럼 날고 싶은
내 마음의 설렘을.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 수록 작품>
<동요>
이슬 눈
김원기
풀잎 위를 구르는 말간 이슬 눈
하늘 빛 잠겨서 파라니 깊은 눈
무슨 생각 골돌해 옆에 가도 모르나
서글서글 커다란 눈이슬 눈 맑은 눈
가슴이 여려서 맑기만한 이슬눈
숨만 크게 쉬어도 깜짝 놀라 숨던 눈
깊은 생각 잠겨서 먼 산만 보는데
누가누가 깨웠나. 놀란 눈 맑은 눈
<제6회 MBC 창작동요제 입선작, 이용수곡>
3. 엄성기
반딧불
엄성기
개똥벌레반디야, 개똥벌레반디야, 어디로 가니?
마을 간 아기 찾아 길마중 간다.
어두운 길 넘어질까 길마중 간다.
마을 간 아기 찾아 마을 간 아기 찾아 길마중 간다.
파란 등 켜 들고 파란 등 켜들고 어디로 가니?
마을 간 아기 찾아 길마중 간다.
어두운 길 넘어질까 길마중 간다.
어두운 길 넘어질까 어두운 길 넘어질까 길마중 간다.
<중학교 음악 3학년 주식회사 더덱스트 55쪽 수록(2012.3.1)초판 발행>
<국립국악원, EBS 공동 주최 ’92 창작국악동요제 은상, 정운룡곡>
4. 장영철
언덕에 오르면
장영철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오르면
하늘만큼 마음이 넓어져요.
저 멀리 바다가 내 마음 속에 있고
그리움이 물결처럼 밀려와요.
들판이 보이는 언덕에 오르면
하늘만큼 가슴이 활짝 열려요.
저 멀리 들판이 내 가슴 속에 있고
옛이야기 바람처럼 들려와요.
<제6회 1988년 MBC 창작동요제 입선작, 정금자곡>
5. 정태모
그네타기
정태모
하늘자락 채일라 구름자락 채일라
조각구름 묻어난다. 선녀 마중 나오너라.
훨훨 날아라. 꽃잎 지거라.
구름 위로 나붓이 올라 타거라.
하늘자락 채일라. 구름자락 채일라
조각구름 묻어난다. 선녀 마중 나오너라.
바다 저쪽 보일라. 지구 저쪽 보일라.
조각달이 보일라. 선녀 마중 나오너라.
훨훨 날아라. 꽃잎 지거라.
바다 건너 사뿐히 건너뛰어라.
바다 저쪽 보일라. 지구 저쪽 보일라.
조각달이 묻어난다. 선녀 마중 나오너라.
<제2회 대전일보 전국창작동요제 대상 이명호곡>
6. 최도규
달맞이꽃
최도규
저문 하늘 살포시
달이 뜨면은
강변에 달맞이꽃
곱게 핍니다.
강물에 아롱진
노오란 달을
밤마다 꽃잎으로
떠올리다가
강변에 달맞이꽃
달이 됩니다.
강변에 달맞이꽃
곱게 피면은
하늘에 동그마니
달이 뜹니다.
밤마다 달을 향한
노오란 꿈을
이슬에 내려 앉아
닦아 주다가
밤하늘 둥근 달은
꽃이 됩니다.
<제8회(’04년) 울산동요사랑 창작동요 발표, 김동근곡>
<제4회 동요사랑 큰잔치 발표곡, 김진덕곡>
7. 최정애
숲 속의 봄
최정애
산수유 꽃망울에
꿈이 흐르고
양지쪽 봄 햇살은
꽃보다 고와.
이끼 낀 골짝마다
산새가 울어
사르르 봄잠을
불러오네요.
산이 가만가만
숨을 쉬는지
진달래 꽃가지에
바람이 이네.
어머니 치마폭처럼
살며시 두르고
조용히 산을 품고
앉아 있네요.
<’89 KBS 창작동요대회 장려상 정승환곡>
첫댓글 감사합니다.
김바다님, 수고 많으셨어요. <솔바람> 좋은 자료가 될것 같습니다. 작고분은 아니지만, 이왕 하시는길에 원로 솔바람 회원이신 <최갑규> 회원의 작품 한두편 수록은 어떤지요? 제 생각 입니다.
이제 작품집이 되어가는게 실감납니다.
저도 한편한편 감상했습니다.
먼저 가신 분들의 모습 생각나는 밤입니다.
고인님 중 한분만 빼곤 모든분이 절친한 지인들이셨는데 안타깝고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