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제주도맛집 함덕해녀촌(좀녀)/해녀분들이 직접 잡고 식당 운영을 하는 밥집

[김승국]

함덕해수욕장에서 조천쪽으로 해안도로 드라이브를 가다 발견한 좀녀해녀촌, 함덕에 있어서 알려지기는 함덕해녀촌으로 더 많이 알려진 집이다.

식당 뒤쪽으로 해녀복과 망들이 있는 것을 보고는 여기가 바로 그 해녀분들이 운영을 하신다는 해녀촌.....

제주도에는 이렇게 해녀들이 직접 해산물을 잡아서 운영하시는 해녀촌이 몇군데 있다.

그런데 저기 '아래 아'는 어찌 읽기가 민망하다 싶었거늘, 여쭤보니 제주도에서는 해녀를 좀녀라고 하신다며, 좀녀라고 읽으라고....

사실 이 집이 눈에 띄게 된것은 바로 저 문어 그림과

식당내부에서도 보이는 길가 방파재의 이쁜 괴기그림이였다.

언뜻 창문으로 들여다 보니 해녀분 몇분이서 음식을 준비하시고 계신다.

제주도에 오면 꼭 이런집을 들려 보고 싶었다.

내부는 새로이 단장을 하셨을까 싶을 정도로 깨끗하다.

주방쪽도 훤히 다 들여다 보여서 조리하시는 것도 멀찌감치에서 구경이 가능하고....

자, 매뉴를 보자규...

음.... 전복 자연산은 저리 비싸구!

오분자기는 먹었구!

해물탕은 식상하구!

어? 성게보말죽?

이름이 생소하여 어떤거냐고 여쭤보니 '일단 먹어봅쑤과...' 였던가, 무튼 맛있다고 추천을 하신다.

골고루 시키려고

'음, 그럼 또...' 했더니만 바쁘니 한가지로 통일하시라고...

'네...'

그래서 결국 성게보말죽(7.000원) 2개, 문어(10.000원) 한 접시를 먹기로 했다.

문어는 미리 준비가 되어 있는지 금새 상이 차려졌다.

10.000짜리 한 접시의 첫 대면 치고는 양이 적은 느낌이다.

아무래도 현지라면 '푸지게는 기본, 맛나게는 원례'라는 주입식 개념이 있기에...

막상 맛을 보니 문어 맛이 역시나 싱겁지 않다.

간간한 바다맛과 단맛이 그대로 들어 있는 현지에서 맛볼 수 있는 그런 맛이다.

문어 특유의 살짝 질긴듯한 식감이 있으면서도 맛나게 씹히는 감칠맛이 좋다.

밑반찬으로 같이 나온 미역무침인데,

요거요거 씹히는 식감이 꼬들꼬들 완죤 장난 아니다 싶어, 또 여쭤보니, 돌미역이라고 하신다.

제철에 나온 돌미역을 미리미리 수확을 해 두신다고 하시면서 일반 미역하고는 틀린 맛이라고...

진짜 맛있수다....ㅎ

요맘때 잘먹는 내가 좋아하는 우묵가사리 맛도 좋고

김장김치 같은 조금 시어지긴 했지만, 제주도에서 이렇게나 입맛에 맞는 김치를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깍뚜기는 보통

문어하고 돌미역하고 싸서 이렇게 먹으면 초장 이런거 없이도 좋고, 식성대로 초장에 뜸뿍 찍어 먹어도 좋고, 재료가 내주는 신선한 맛이 좋으니

입이 마구마구 즐거워진다.

문어 한 접시를 바닥낼쯤에 성게보말죽이 나왔다.

제주도까지와서 '먼 죽?'

그러게나....ㅋ

그래도 제주도만의 토종음식맛이 너무나 궁금하다.

보말이 먼가 싶어 또, 또 여쭤보니, 바로 요런 고동이란다.

허걱! 이 고동으로 죽을 쓰다니....

성게는 같은 빌라에 살던 이사간 친구아짐의 고향이 제주도였는데, 언젠가 생일이라고 성게알 미역국을 얻어 먹은적이 있었다.

캬~ 난 성게알이 그리 꼬신줄 그 때 알았다.

꼭 카레밥 같은 색감의 성게보말죽이 한그릇 푸지게 나왔다.

꼬들꼬들 씹히는 보말과

죽에서 우러나온 꼬신 성게알 맛에 적당히 잘 맞춰진 간까지 이거이 제주도에서만 맛 볼 수 있는 지데로된 토종음식이다.

성게보말죽 양이 제법 많았는데, 남기고 가기엔 너무나 아까워서 끝까지 숟가락을 놓지 못하겠더라.....

밤새 그 포만감에 편히 잘 잘 수 있었다.

만세국수 못지 않게 제주도에 들려서 맛나고, 인상깊게 먹고온 성게보말죽이다.

맛난 음식을 만드는 변치 않는 기본 진리는 역시나 재료 본연의 맛이지 싶다.

비싼 횟집도 좋지만, 이렇게 소박하니 동네 해녀 아주머니들끼리 품앗이 하듯 도와가며 운영하는

밥집에 들러서 밥먹는 즐거움도 현지의 맛을 더 느낄수 있는 여행의 즐거임이 아닐까 싶다.

[함덕(좀녀)해녀촌]

주소 :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 3150-2

전화 : 064-782-6769, 783-8287

주차 : 가능

영업시간 :

매뉴 : 성게보말죽 7.000원, 문어 10.000원, 성게국수 5.000원, 전복죽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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