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1년 9월 1일. 저서 – 시조집. 삼환인쇄사
남진원 시조집
『내 人生 밭을 매면』지음 (1991년 9월 1일. 삼환인쇄사 )
제6시집: 남진원 시조집
내 인생 밭을 매면
- 문학동해안시대연구소
머리말
미주알 고주알
옛날이나 지금이나 사람살이는 의식주에 대한 해결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구전 되어 오는 옛날이야기의 끝부분에 「잘 먹고 잘 살았다」라고 끝을 맺는 것도 곰곰이 생각해 보면 매우 의미있는 말이다. 잘 먹는 것은 「식」의 해결이고 「잘 사는 것」은 「의」와 「주」의 해결이기 때문이다.
요즘에 일어나는 노사분규도 보다 좋은 여건의 의식주 해결을 위한 한 방편에 불과하지 않은가. 그래서 글을 쓰면서 참으로 감사해야 할 분들이 있다. 조상님과 부모님 그리고 밥 해주고 빨래해주는 마누라쟁이다.
돈만 쳐발라 글써서 책내고 그 무슨 미친 짓거리냐고 호된 꾸지람도 나올만 한데 빚져서라도 부지런히 글 쓰고 책 내라는 말을 들으면 마누라쟁이는 나보다 더 미친 모양이다.
참으로 글이나 씁네 하고 돼 먹지 못하고 건방진 수작을 부리는 내게 따뜻한 밥과 충고 그리고 육신의 건강을 걱정해주는 분들이 있기에 더 돼 먹지 못하고 건방져 지는 것 같다.
나의 정신적 탐욕을 격려해 주시고 애써 주시는 그 분들께 천지신명 일월성신 대자대비 부처님의 가호가 영생불멸 하시길 ……
1991년 여름 著者 識
정선아라리 1
묵밭에 가 보아라
술에 취한 왕건의 수염을 봤는가
저 만큼 돌아 누워
산을 파는 아낙 곁에
머리털 하이얗게 센 조양강도 흘렀거니
마을이 텅텅 비어
바람마저 외출한 때
온 몸을 벗어 들고
태양 속을 걸어가는 여자
전생과 이승과 내생
그 모두를 태우고 있다.
정선아라리 2
네 앞가슴 풀어헤친 스물 넷 눈빛 서려
돌담밭 풀잎으로 앉아 있는 형형한 절망
밤마다 쏟아지는 댓잎
그 목뼈를 먹고 있다.
젊어 젊어 붉은 피 덥게 데운 어느 밤을
시리게 손톱 물든 하늘에다 발라놓고
여자는 시방 고목 등걸에
목을 맨 채 귀가 큰다.
소금과 물에 젖어 살아 퍼득이는 네 귀가길
머금은 울음 하나 바람으로 가고 있다.
한 손에 바다를 들고 저숭 깊숙이 닿고 있다.
정선아라리 3
소리가 강된 기슭 바람 온통 돌로 앉은
울음이여 네 뼈하나 하늘 밭에 서성이나
모가지 퍼런 입술만 죽었다가 살았다가
사랑도 몇 백년 묵어
꽃 되다만 사랑들이
우 우 ---
숲길로 나와
숯이 된 저것들
끝내는 가슴 하나씩 솟아 푸른 칼이 된다.
대 이파리 아리도록 빈 하늘 기대는 목
울다 웃다 시름 겨운 몇 만 이랑 가래질을
날아라
목줄 틔우는
살갗이여 살갗이여
정선아라리 4
차라리 불꽃이어라 죽음은 불꽃이어라
여기 타다가 만
죽지도 못한 썩지도 못한
검붉은 사랑 하나가 흘러가며 흘러오며
불러도 이름 없는 혼만 남은 내 색시야
피도 지도 못한 정을 蒼天에다 뿌려놓고
한 세월 진달래꽃만 죽어 다시 피는가
올해도 봄은 혼자 건너오고 건너가는
아우라지 아우라지 목을 꺾어 앉은 강변
울음만 푸르게 돋아 달이 되고 있었다.
- 아우라지강 -
정선아라리 5
밤에 처녀 바람, 목을 매던 끈을 풀고
썩은 가지 꺽어든 채 마을로 가고 있다.
달빛에 가슴마저 흰 성황당 귀신이 된 채
허연 속살 드러내고 네가 우는 새벽녘
죽어서도 펴지 못한 등 굽은 별이 떴다.
마을은 눈이 뜬 채 무덤들이 깨어나고
무덤 속엔 꽃이 삽니다. 당신 닮은 꽃 한 송이
거기에 두고 떠난 마음도 함께 당신도 함께
햇빛을 그리워하다 눈썹이 센 사랑도 함께
비가 내리고 마중가는 꽃이 있다.
비속에서 풀어지면 안개 같은 사내가 오고
노래가 빨간 빗소리에 꽃잎처럼 익고 있다.
정선아라리 6
비루먹은 풀꽃들이 강어귀에 매어진 채
녹슨 강의 소리 뜯어내며 씻어내며
두어개 손바닥 세워 소금 절이며 절이며
눈물 뵈지 않겠다고 우뚝우뚝 솟아올라
보름달만한 젖통을 찾아가는 산의 손속
산보다 더 실한 나무가 목 잘려져 버려지고
으깨져 널린 살점 깁고 또 엮으며
멀어서 아득한 행간 더 절망할 길도 멀어
부러진 어둠 추스르며 달빛 입히는 물소리
정선아라리 7
깨어진 뚝배기와 이 빠진 사기 그릇
가난 몇 섬인가 함께 여기 던져지고
풀벌레 소리도 몇 개 바람 떼가 걷어가고
드러낸 자리마다 삭정이와 돌부린데
뼈 속 옹이진 저 사랑의 어둠 곁에
물풀로 자라는 은하수 부디 잠들지 말아라.
정선아라리 8
닫힌 것 너무 많아 이랑마다 달빛 여울
아리–랑 아리-랑 아 – 라 – 리 – 요 -
억년을 떠도는 노래 절뚝이며 절뚝이며
정선아라리 9
아니 어인 별빛인가 부서지며 흩어지며
오, 이별로 맛난 수만 입술 낱말의 풀
고인 채 떠서 떠나고 우리 모두가 떠나고
황토 터진 자국마다 헤진 바람 만근
부르튼 뻐꾸기 목소리로 열며 닫으며 닫으며 열며
눈물을 쥐오줌 싸듯 날리고 섰구나 조선의 강.
정선아라리 10
생각이 깊으면 아픔도 분이 나고
미움도 끝 닿으면 한 떨기 꽃잎인데
아직도 불꽃이 살아 삶 한철을 태우다가
펴보면 무명 한가닥 그 끈 물고 타는 불꽃
귀 하나 열어놓자 그림자 하나 세워놓자
울창한 어둠 밭 숲속 지금도 속속 헤매면서 …
정선아라리 11
먹구름 천둥 번개 뉘 알랴 저 소낙비
개벽 후 사태져 꽃 트는 길목일지
헹가래 헹가래치며 솟을 꿈도 열 말(斗) 일지
정선아라리 12
하면서도 허망타 허망타 쓸쓸한 쓸쓸한 기쁨
하면서도 기쁘다 기쁘다 너무도 먼 금가락지
꽃이불 수놓을 밤도 가난 만큼 더딘가
정선아라리 13
아무 것도 아닐세 아무 일도 아니지
글쎄 그렇다니까 아암 그렇지 그럼
그래도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닐세 정말 아니네
정선아라리 14
허허 이런 웃음만 하늘로 보내다가
허 – 이런 웃음만 땅에다 쏟는데
하하하 내 살 것이니 이런 웃음 뉘 팔게나
정선아라리 15.
어둠은 네 질긴 뼈 목 세우고 일어선다
시름 타래 갈증의 밭 가슴 가득 술빛인데
잘라도 움돋는 새 잎 이마 온통 땀띠구나
잠 속 꿈 광주리 몇 동이 째 이며 들며
아린 삶의 갈피갈피 봄빛으로 쏟아 뱉는
눈물의 저 눈부신 입 마디마디 먹빛이다.
정선아라리 16
산 닮아 키도 크고 성품 곧은 바람들이
달 하나 강물 하나 내 벗 네 벗 하면서
몇 굽이 실한 어둠을 밟아가며 헤쳐가며
밖에도 안에도 내리고 또 쌓이면서
층층 탑을 쌓는 징소리 저 무늬 결
무엇이 풀리고 있어 누가 또 깨어나네.
정선아라리 17
차갑고 딱딱하다 어둡고 냉냉하다
소리 또한 무거워 나르기도 힘겨웁다
뉘 있어 피돌게 할까 누워있는 저것들
정선아라리 18
길들이 홀로 길 없이 이리 저리 길을 내고
춤이더냐 노래더냐 빛이더냐 노을이더냐
떠도는 어둠을 이고 흐르면서 머물면서
정선아라리 19
미친 것은 스스로 낯짝을 없애는구나
풀 꺾고 나무 꺾고 제 모가지 꺾으며
흐르는 물을 막아서 욕심을 훔치는 저 바람
정선아라리 20
말라서 부르튼 집이며 울 둘레
자로 못 잴 땅과 하늘 오늘의 어지럼증
거두어 물길을 세울 봄 내 하나 없는 行間
정선아라리 21
옷인가 하였더니 손발에도 묻었는데
손발인가 하였더니 생각 안에 앉아 있네
그 자리 먼저 앉아서 탑을 쌓는 無量心
정선아라리 22
솟을 대문 벼락치며 불똥이 튀고 있다
지붕이 들썩대도 잠만 자는 저 양반아
신부가 겁탈당한다 바로 네 딸년이다
한참 젖고 싶다 몇 번 더 젖고 싶다
어디 싶은데 싶은데 무엇에 젖을 건가
나무야 방독면을 쓰자 꽥꽥 물오리 행차 중
꿈이 그리운 이 있으면 나와 보랑께
아무도 없군 역시, 참으로 다행이구먼
옛적에 그런 것들은 꽉꽉 눌러 꿔 뒀지라.
정선아라리 23
숨 고르기는 X을 식히는 젤 중요한 호흡법이니라
잘 안되지? 아무러면, 아직은 어림 없지!
짜식아, 쇠똥을 봐라 얼마나 고른 숨을 쉬나.
정선아라리 24
허파나 간 썩는 것은 용서가 되면서도
이빨 썩는 것은 이해가 안되누만
허기사 바위도 물에 썩고 닳지 않는가
부스럼 많아 허망한 것들일세
몇 거풀 뜯어내도 기름진 모가지 뿐
저 강에 머리 처박은 잡풀들의 몰골일 뿐.
도리깬 도리깨대로 비명으로 엎어지고
곡식은 곡식대로 죽어라 매 맞는데
때리는 사람 손 모가지 그는 누구인가.
정선아라리 25
저거 크면서 그립자도 만근이네
팔월 한낮에도 추위 타는 무성한 잎
이 가을 성한 곳 없이 홍역을 앓고 있다.
정선아라리 26
비온 뒤 돋아나는 새순 파름한 순
마음도 고것처럼 눈빛도 고것처럼
늙어도 자리를 메울 고것 뽀얀 볕살만 …
정선아라리 27
모가 지고 날이 선 풀을 담뿍 젖게 하소
꽃과 어머니를 만나 보라 어서 하소
그 물로 안경을 닦으며 아픈 귀를 씻게 하소
바람을 눕히고 먼지를 쓸어내고
푸른 소리로 오시는 고건 잠귀 트이는 예쁜 울음
땅이여, 맑게 깨거라 북을 가만히 두드리소.
정선아라리 28
한 번 팔 때마다 구겨진 옷을 넣고
또 한 번 팔 때마다 제 발목 잘라 넣고
하늘을, 별을 보면서 웃던 이빨도 뽑아넣고
물의 구성은 수소 둘 산소 하나
무색 무취 무맛이라고 떠들어대는 아이들
옳거니, 그 물맛 같은 땅을 파고 묻으며…
정선아라리 29
현대란 이름으로 도배한 천장에서
와지끈 뚝딱 쿵 송장이 떨어졌다.
빗물이 번져드는 방, 무성한 잠이 큰다.
잠의 단층을 열고 실핏줄을 드러낸채
꿈과 현실 사잇길로 틈을 내며 내려오신
할머님 하얀 모습이 이 방안에 누우셨다.
여기 달빛이 억수로 무너지고
달빛 묻은 칼을 들어 나도 베고 너도 베며
짊어진 이승의 짐을 무 썰 듯 잘라낸다.
정선아라리 30
비오고 눈내린 후 또 봄풀 시름 겨운
그런 돌각담을 또 몇 구비 돌고돌아
부황든 바람이앓는 또 그 곁에 그 곁에서
안부도 접어두고 길도 아예 버려두고
노 혼자 불켜 쟁여논 사유의 밤 물소리
한 번도 쓰지 못하고 닦아두기만 하였구나.
정선아라리 31
모두 피고름이네 썩은 귀 부러진 손
깎고 다듬어도 눈썹만 깊어지고
무명지 자른 끝에서 개털처럼 피는 봄
정선아라리 32
봄은 쇠 뼈다귀 까마귀 울던 울음
씨 못된 어금니가 멍이 들어 푸른 숲에
다시는 돋아나지 않으마 비 뿌리는 저 부스럼
정선아라리 33
망치는 불 달군 뼈 무딘 칼을 세운다.
세워진 칼 끝으로 부순다. 쪼개어댄다.
화려한 망치의 날숨 배추잎이다. 쇠똥이다.
- 망치 -
정선아라리 34
새는 날면서도 발성 연습을 한다.
바람은 그 때문에 빳빳한 풀이 되고
놓은 채 잃어버린 채 붓하나가 점 하나가 …
정선아라리 35
실 뽑듯 뽑아내는 초록 산울림이다.
산을 바라보고 선 목이 아픈 여우 머리다.
구름도 향기가 되는 빨강댕기의 집이다.
정선아라리 36
봄 옷고름 글러놓고 다홍빛에 익는 살결
목 언저리 가슴 둘레 갓 찧은 햅쌀 서말
너 또한 화선지 가득 매운 연기로 피는구나.
- 홍매 -
정선아라리 37
떨구어논 불씨들이 몇 소절 씩 눈을 든다.
산굽이 휘돌며 버짐처럼 피는 노래
심장을 깨물어 뜯는 눈이 시린 풀쐐기다.
정선아라리 38
물소리에 기댄 채 별이 흐릅니다.
끌어매도 자꾸만 흐르는 이것
너무도 키 큰 외로움 목이 아픈 밤입니다.
정선아라리 39
이별 섞인 풀단 엮어 소쿠리에 담아지고
지게 목발 두들기던 낮아서 무거운 음계
아리랑 아 - 리 - 랑 – 시름처럼 떠서 운다.
정선아라리 40
눈에 보이는 門 닫혀진지 오래지만
눈에 보이는 門 허물어진지도 오래였네
어둠의 골짜기에서 만난 그대 화두 내 화두.
[시조]
진달래
한 세상 내 옷고름 남이 볼까 남이 알까
뒤돌아 꺾인 골짜기 그 벼랑에 피운 뜻은
모질게 살아온 네 삶 그 순한 입술인 줄
어느 貧者의 삶이 저리 은은하랴
있는 듯 없는 듯 피운 아늑한 삶의 꽃등
뿌리를 돌 틈에 박고 살점 드러낸 가난이지만
오늘은 산에 올라 당신과 만납니다.
기쁨도 슬픔도 담담하게 머금고 섰는
나 또한 당신을 닮아 저물도록 섰습니다.
[시조]
밭일구기
떠날 것 다 떠나고 남루로 남은 땅에
땀띠 돋아 겉말 성한 나무들을 불 지른다.
익어서 거름도 못될 소리마저 불태운다.
바람과 물에 젖어 소금치는 언어의 밭
아린 잠을 깨워 새벽으로 세워놓고
파랗게 서정의 씨를 이랑이랑 뿌린다.
돌아올 몫이 없어도 내일은 윤나는 거름
어둠을 모아 놓고 살속 깊이 섞다 보면
아침은 한 생을 넘어 밭을 갈고 있으니.
[시조]
春日
만가지
시름 놓고
산빛 트인 마을 마을
꽃잎 마다
고인 봄빛
물소리로 흩어지고
새들은
온통 푸른 노래
세상 밖을 날고 있다.
[시조]
산촌일기
별 총총 들어차고 새소리 통통하게 여문
네 분부신 음성들이 풀잎에 엎혀 나오는 이랑
흙냄새 살찐 새벽도 빛이 되어 녹고 있다.
몇 천년 응달에 쌓인 비애를 불태우고
한나절 꿈을 다져 햇살 덮는 바쁜 오후
맛있는 내일도 한 줌 소중스레 덮인다.
씨알 뿌린 자리 믿음 묻은 손등 위로
다독이는 소망 한 떼 일렁이는 꽃바람이야
동구 밖 노을도 익어 알알 여문 저녁 길.
[시조]
사랑법
滿朔의 달덩이가 대숲에 내리던 날
金貨를 줍고 있는 여인의 치마폭에
바람은 하이얗게 절인 봄날들을 풀어놓고
별빛 만개한 밤 세상이 다 출렁이는
그대 고운 음성 흔들리는 꽃잎 한 잎
꽃망울 부푼 하늘 속 당신 귀도 붉어라.
[시조]
아침
잠귀 연한 하늘 아래 새소리를 열어놓고
어둠 속 새벽을 온통 물소리로 열어놓고
마을이 흠씬 젖도록 바람떼가 크고 있다.
숲을 깔고 앉아 청청히 우는 바람
귀를 막고 싶어도 땅이 솟듯 넌출대며
목줄이 환하게 트인 길을 열며 오고 있다.
종다리 몇 낟 음표 사랑처럼 쌓이는 아침
지금 꽃잎 일구듯 맑게 씻은 빛을 물고
짭짤한 웃음을 얹어 간 맞추는 새야 새야
푸르디 푸른 숨결 꿈도 깨어 출렁이는
물소리 바람소리 새소리가 앉은 숲
수만 잎 햇살이 쏟아져 금빛 침을 놓고 있다.
[시조]
매미 소리
솔숲에 숨어있던 젖은 산이 내려온다
산줄기 퍼렇게 동심이 따라온다
그 속에 하이얗게 뜬 내 어린 유년의 꽃
태양에 띄워보는 생의 진한 목젖인가
음양이 인광처럼 엇갈리는 계절 앞에
예순 날 네 혼을 담아 내가 우는 소리여
[시조]
입 춘
어머니 하늘 안은 귓밥 엷은 색실
할머님 숨어 말린 동이 가득 달이 차고
마을이 흠씬 젖도록 풀잎들의 눈이 큰다.
백옥 같은 새소리들 시가 되어 반짝이는
시방 아득한 꿈속 銀을 밟고 오는 아침
그 고운 신경의 울림 속눈썹 살 아려라
하늘 시린 솔바람 소리 산도 한 켜 높아지면
내 안을 깊이 돌아 맑게 맑게 트이는 빛
언젠가 우리가 만난 고향 하나 익고 있다.
[시조]
봄바람
봄바람 냄새는
내 여인의 살 냄새라
알맞게 분칠한 입술
몸에 절로 스며드는
어스름 저녁 개울에 선
내 여인의 숨소리라
내 여인이 오늘 이 밤
설레는 것 모두 챙겨
헤매는 듯 눈빛에 담아
문밖을 나서더니
그리움 그 축축한 바람에 안겨
알몸으로 피고 있다.
[시조]
모심기
못물 고인 6월 봄빛 논두렁에 헤쳐놓고
흙이 살에 배도록 살이 흙에 배도록
거름 내 땀내를 풀어 써레질을 하고 있다.
꿈꿔도 부신 한낮 한 못줄에 엉킨 우리
가슴을 열어놓은 웃음마저 한 살이 되어
빛깔도 푸른 피륙을 천장 만장 엮는다.
손날 마다 금이 가도 황토를 밟고 서면
마른 우리네 허리 빈 목숨에 넘치는
봇도랑 저 넉넉한 숨결 산을 심는 물소리
[시조]
뻐꾸기
푸른 잎이 되어
오늘 숲에 서니,
모두 싱그러운
초록빛 친구들
그 속에 뻐꾸기 소리
이직도 먼가?
천리 타향에 계신
부모님이 오신 것처럼,
그렇게 무심중(無心中)
찾아온 뻐꾸기 소리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내 옛 친구 같은 이여!
[시조]
영농일기
새 땀으로 맛들일 수첩을 펴놓는다.
벌써 손 끝에 묻어나는 풋 봄 내
凍土를 익히고 남을 씨도 골라 놓으며
새벽 풀잎 밟고 어둠 연 길목에서
트인 하늘 그 품 아래 해 맞잡은 두툼한 손
산 빛이 일어선 아침을 쟁기에 얹고 나선다.
거름기 눅눅히 밴 내 인생 밭을 매면
잔 근심 마른 나날 풀잎 속에 묻혀지고
일상은 푸른 몸부림 불끈 황토를 흔든다.
더러 등진 사람 그 고향도 데려와서
갈라 터진 살을 비벼 눈물을 일구는 땅
여름날 뜨거운 볕도 나누고 또 나누며
뒷산 솔숲이 열리며 산을 내려오는 바람소리
앞 단추 풀어놓고 댓돌 아래 내려서면
달덩이 환한 산마을 시름도 한 채 넘어간다.
[시조]
저녁 산길
흩어진 소리를 부르며
나그네 길을 가다
저무는 햇살을 거두어
사방에 씨를 뿌린다.
길고 먼 저승을 돌아
너와 나를 붙이고
한 묶음 바람에
우리는 얽힌 숲속
산신(山神)도 그늘에 묻혀
길을 잃은 저녁인데
생애를 지신(地神) 밟으며
귀를 찾는 숲과 숲.
[시조]
고향
인절미 한 사라에도 정이 철철 넘쳐 나던
그 눈길 그 손길 반겨 잡은 손바닥에
눅눅한 눈물이 솟는다 인정이 그리운 오늘.
찔레꽃 환한 웃음 유년의 내 강기슭
물결은 잔잔한 미소 어머니로 다가앉네
어질디 어진 바람이 저녁으로 불고 있네.
흙냄새 살쪄 가는 내 고향 풀빛 마을
개구리 울음소리도 달큰하게 섞여 살고
송아지 젖빛 목소리 물컹 고인 숭늉내.
[시조]
폭포
물 빛 산 빛 어우러진 하늘 한 끝이 터져
골을 메우는 자욱한 음성 천지가 진동하는 하강
흰 구름 수만 송이가 꽃가루로 쏟아진다.
파리똥 같은 데서 하루 쯤 여기 몸 담그면
기다렸다는 듯이 네 이놈 산을 가르고 달려와
내 몸에 세상 맛나는 푸른 칼질을 하는구나.
[시조]
바위와 소나무
험한 벼랑 용케 앉아 든든히 뿌리 튼 너
흔하게 쉽게 자리잡은 지천에 널린 나무보다
그래서 더 우뚝하던가 살아도 값이 나던가.
비와 천둥 손자국에 깎이고 닦인 바위
투명한 거울 하나 품었음직한 얼굴인데
천 마디 입을 다문 채 노송만이 푸르르다.
바위와 소나무 그대들 성은 달라도
뜨거운 마음 빛 섞고 이기고 뭉개어
어느 날 청청한 한 몸 울려 퍼질 빛과 소리.
[시조]
山房에서
가을빛을 데워서 茶를 끓이다가
달을 벗 삼아 문 밖에 서니
달빛에 청산도 한 채 俗을 벗고 떠오른다.
[시조]
山
이곳 산에 드니 새 이라도 날 것 같다.
복숭아 속살 같은 저녁놀도 내려앉고
無慾의 푸른 언어로 시를 쓰는 풀벌레
세상사 뜬 구름, 저 아래 벗어놓고
바위와 소나무 하늘과 벗한 저들
억년은 목숨을 얹혀 터를 박고 더 박고
달빛 올을 풀어 실을 뽑는 소리하며
바람이 타는 거문고 무릉에서 얼마더냐
바위벽 화선지 가득 산을 치는 수묵화.
눈 감고 앉았으면 만리 밖도 날아들고
열린 귀 가슴 속에 젖어드는 산 물소리
한주먹 몸뚱어리가 만근 산이 되었다.
[시조]
가을비
가뭄으로 목이 타던 빨랫감만 수북한 날
껍질도 가난의 켜로 집을 짓고 성을 쌓는
그 팔월 갈증의 밭에 눌 듯 말 듯 하던 오줌
가랑이는 안 보이고 발가락만 자근자근
숨은 머리카락 언 듯 언 듯 내비치다
오늘은 엉덩이 까고 고운 은빛 하혈을
상큼한 새벽녘에 거울 닦듯 쟁반을 닦듯
몇 포기 먼지 낀 갈꽃들의 때를 벗기며
저 빛깔 맑은 음률을 파뒤기며 궁글리며.
[시조]
단풍
이승 꽃 더미에 숨겨논 허허로움
뜨거운 기름으로 불길로 태우면서
가을 너 온통 그리움에 핏빛 번져 익는가.
[시조]
청산이 달에 뜨고
풀벌레 소리에 문을 열어 놓으니
숲을 타고 넘어오는 솔바람도 푸르르고
어허 청산에 달 뜨는가
청산이 달에 뜨는가
저기 보자 하늘은 달을 품고
조기 보자 새는 알을 품고
여기 보자 나무는 열매를 품고
요기 보자 나는 임을 품었는데
거기 선
이놈 청산아
너는 무엇을 품었느냐
[시조]
가을밤
마당엔 산이 누워
깊숙이 생각이 크고
뉘집 창 불빛 사위듯
저물어가는 풀벌레 울음
이 세상 인연과는 먼 곳으로
자꾸 떠나는 저 삶은 …
[시조]
金銅佛像
설움 몇 개 이어놓은 끈에 얽혀 떠돌면서
마음 안을 마음 밖을 부추기며 들추기며
이 저승 넘나들고 남을 사랑의 눈 하나가
쏟아지는 소리의 빛 흔드는 하늘이다가
여름 그 지천으로 익어가는 햇볕이다가
끝내는 가을로 앉은 푸른 연기의 눈 하나가
그리움 또 애닲음 몇 구비를 돌아오면
사랑도 땟물이런가 눈썹마저 俗을 벗고
청청한 숲을 열면서 오는 金銅佛像 하나가.
[시조]
귀뚜리
별들이 잎새 위에 스러져 잠이 든 밤
달빛은 가만가만 고독을 덮고 엎드려
마을 끝ㅌ 댓돌 밑까지 귀뚜리 소리를 파내더니
그 울음 잠에 고인 목소리를 끌어내어
동구밖 여기저기 씨뿌리듯 뿌려놓고
저만치 멀찍이 떨어져 희죽이 웃는 뜻은
뛰르 뛰르 뛰뜨르르 뛰뜨르 뒤뜰뒤뜰
달빛이 서러워서 삶이 너무 서러워서
가을밤 하얗게 열고 낭자히 구르는 독경소리.
[시조]
밤의 숲
어둠 갈피 갈피 고요를 접어넣고
앞새들 설핏한 머리칼 잘라 먹는 바람 한떼
짓푸른 피냄새 맡으며 바람 뒤에 내가 섰다.
갈기갈기 펄렁이는 개구리 울음처럼
목말라 목이 말라 갈증을 펄렁이는 풀벌레
갈색 잠 연한 개울가에서 물소리를 씹는다.
별들이 산에 안겨 무성하게 자라는 밤
하늘은 달을 떼다 산마루에 매어놓고
외로움 짙은 눈빛을 풀어 잠든 산을 태운다.
[시조]
가을 경영
이 저녁 풍성한 침묵 풍경도 눈을 뜬다.
치솟은 산봉마다 핏빛으로 타는 단풍
달빛도 넉넉한 높이 살이 쪄서 살이 쪄서
미닫이 열어놓고 명상 속에 먹을 갈면
마을이 한 장 동양화 갈바람에 흔들리고
방안은 잔잔한 仙境 산이 앉은 화선지
밤 깊어 난을 치다 문득 생각에 잠기면
귀뚜라미 푸른 귓밥 가슴 층층 고여오고
비워둔 적막한 뜰에 풀씨처럼 크는 서정
있는 듯 없는 듯 저 깊은 경영 속을
無常으로 저어오는 목이 하얀 바람떼
그 속을 내 유년 하나 목숨처럼 떠간다.
[시조]
절
태고의
님의 자태
고요 속에 심어두고
목탁에 옥굴리며
몸 헹구는 독경소리
빈 세월
마음 바늘로
빛을 뜨는 산사여.
[시조]
겨울 숲
바람이 도끼처럼 날을 세워 숲을 팬다.
앙상한 나무들의 울음소리 터뜨려놓고
살점도 다 뜯긴 달을 서천으로 몰고 간다.
어둠은 빛난 상처 맏음은 굳은 약속
머리도 맞대인 채 어깨를 껴안고서
해 하나 안으로 품고 온몸으로 견딘다.
하늘의 뜻으로 쌓이고 샇이는 눈
보내고 맞는 이치 저들은 아는지
눈 덮인 겨울 숲속에 하얗게 언 기도소리.
[시조]
겨울나무
황량한 들판의 우울을 마시고선
그대 가는 허리 목이 굽은 가슴속에
계절도 눈물로 익어 강물처럼 저물었다.
내 갈증의 뿌리 곁에 하얗게 밤을 지샌
손가락 매디매디 아우성이 살아나고
헹궈도 속살이 젖는 이 산하여 하늘이여
당신을 조각하다 꿈을 깬 아침나절
비로서 돌아누운 속질 푸른 수목 곁에
떠돌던 혈육의 정이 걸어오고 있었네.
[시조]
겨울 벌판에서
떠날 것 다 떠나고 貧子로 앉은 들판
한 평생 젖은 대궁 황덕불로 피워가도
목숨만, 퍼런 목숨만 얼어붙은 밭뙈기
우리네 모진 뿌리 매운 입맛만 남았지만
시려도 푸른 별빛 비늘처럼 돋아나고
바람은 지천에 쏟아져 새벽 창을 두드린다.
모두 허허로운 잠에 빠져 누웠을 때
깊은 적막 홀로 깨어 너와나 경작하는
부활의 피나는 울림 그 너머로 가는 걸음.
[시조]
囚人
내 삶의 전부를 죄로 살다 동면하는
수많은 내 눈물의 허리굽은 정거장에
가을 날 코스모스여 하늘빛도 서러워
영혼의 불티모아 삽질하는 거름더미
深山의 玉水처럼 아우성만 살아나고
地神의 무릎위에 떠는 내 허구의 낟알 들
번뇌와 절망으로 헝클어진 빗물 앞에
세상사 모는 恨은 고독의 꽃으로 피었는가
푸르른 하늘 복판에 별빛 한점 떠있다.
[시조]
火山 같은 죽음의 빛 속에
오늘을 팔아가며 내 생애를 태우는 밤
새벽녘 잠을 죄다 달빛으로 깨워놓고
산 앉아 강물도 앉아 바람소리를 팔고 있다.
몇 천년 숨결 맑은 고려의 항아리들
천성은 고운 잡목 마을 안에 쌓이면
승천의 북소리들은 귀를 사고 있었다.
한 다발 핏덩어리 철장 안에 쏟아놓고
火氣를 이기지 못해 무덤들이 떠나는 밤
하얗게 부서진 죽음 죽음 위에 앉은 죽음.
학력 및 경력
출생일시 및 본적
출생일: 1953년 10월 18일생
출생지: 강원도 정선군 임계면 골지리
본적: 강릉시 홍제동 179-11
학력
1959.3 –1965.2 강원 정선 문래 국민 학교 졸업
1965.3 –1968.2 강원 강릉 경포중학교 졸업
1968.3 –1971.2 강원 강릉고등학교 졸업
1971.3 –1973.2 강원 강릉 교육대학 졸업
1983.3 –1986.2 한국방송통신대학 행정학과 졸업
1990.9 - 관동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학과
교육경력.1
태백시 화전국민 학교 1973.10.13. - 1979. 2.28.
정선군 문래국민 학교 1979.3.1. - 1982. 2.28.
정선군 벽탄국민 학교 1982.3.1. - 1986. 2. 28.
정선군 증산국민 학교 1986.3.1 – 1989. 2.28.
강릉시 명주국민 학교 1989.3.1. -
교육경력.2
1980.12.5. 강원도 교육위원회 교육감 표창
1984.2.23. 정선군 교육장 표창
1986.3.1. - 1987.2.28. 새마을 주임교사(증산국민 학교)
1987.3.1. - 1988.2.28. 체육 주임교사(증산국민 학교)
1988.3.1. - 1989.2.28. 연구 주임교사(증산국민 학교)
1987.5.15. 문교부장관 표창
1987.8.31. 국어한문분과 2등급 입상(현장교육연구)
1988.8.30. 국어교육분과 3등급 입상. (현장교육연구)
1988.7.25. ‘88 우수학습지도 및 학습지도 방법 개선 현장지도 연구 3등급 입상.
1990.2.14. 강릉시 교육장 표창
1990.3.1. - 1989. 2.28. 정선장학 편집위원
문학 경력 1
1976. 강원아동문학회 회원
1984 – 1988 강원아동문학회 사무국장 역임
1987 – 관동문학회 회원
1987. 11. 어린이강원 편지쓰기 심사위원 역임
1987 - 한국아동문학연구회 회원
문학 경력 2
1989. - 1990. YMCA주초 바다시 백일장 심사위운
1989 - 솔바람 동요 동인
1990 – 강원 동요 동인
1980 – 한국국어교육학회 회원
1989. 4.29. 제46회 바다시 낭송회에 ‘초대시인’으로 참석.
1990 – 강원시조문학회 부회장
1991 – 아동문예작가회 이사
1991 – 영동시조문학회 총무
문학 경력 3
1976.3. 교욱자료지에 동시 ‘여름밤’ 1회 추천 (박경용 심사)
1976.5. 새교실지에 동시 ‘곷밭’, ‘봄이 온대요’ 등이 1회 추천. (문덕수 심사)
1976.5. 교육자료지에 동시 ‘봄날’ 2회 추천 (박경용 심사)
1976.6. 교육자료지에 동시 ‘조약돌’ 2회 중복 추천 (박경용 심사)
1976.7. 교육자료지에 동시 ‘소풍길’ 3회 추천 완료(박경용 심사)
1976.9. 새교실지에 동시 ‘공원’ 2회 추천 (문덕수 심사)
1976.12. 새교실지에 동시 ‘나비’ 3회 추천완료. (문덕수 심사)
1976.1. 샘터지 ‘늦겨울 아침’으로 샘터시조상 수상 (박재삼. 이근배 심사)
1977.2. 아동문예지에 동시 ‘아침청소’외 3편으로 추천 완료. (박경용 심사)
1978. 5. 기독교교육지 제7회 기독교 교육 아동문학 현상문예에 동시조 ‘함지’ 입상 (석용원 심사)
1978.12. 시조문학지 겨울호에 시조 ‘저녁산길’로 1회 추천(이태극.정완영.이근배 심사)
1980.8 월간문학 31회 신인상 시조 당선 ‘가을 산조’ (이상범 심사)
1983.1.1. 강원일보 신춘문예 시 ‘봄빛’당선. (이성교. 민영 심사)
1983.5. 제2회 계몽사 ‘계몽아동문학상’ 당선 수상작 ‘봄빛 3장’외 4편.
(장수철. 박화목 심사)
1984.11. 제4회 강원아동문학상 수상. 수상작 ‘아침은 햇빛과 새와 나무와 바람 속에서’ (심사위원장: 임교순)
1989.5. 제21회 한정동아동문학상 수상. 수상작: ‘가을바람과 풀꽃, 그리움에게’ (심사위원장:박경종)
1989 - 강원아동문학회 부회장
1976 – 조약돌 아동문학회 회원
1977 – 한국아동문학회 회원
1985 – 1988. 한국아동문학회 이사 역임
1989 - 한국아동문학회 강릉시 지부장
1980 – 1988 미래시 동인
1980 - 한국시조시인협회 회원
1980 – 정선 아라리문학회 회원
1987 – 1988. 정선아라리문학회장 역임
1982 - 한국문인협회 아동문학 분과 회원
1989 – 한국문인협회 강원도지부 감사
1983 - 아동문학시대 동인
1984 – 해안문학 동인
1985 - 강원시조문학 회원
1985 – 1988. 정선문화원 향토문화교실 강사 역임
1986 - 1987. 정선문화원 청소년백일장 심사위원 역임
1987 - 아동문학 「감자」 동인
1987 - 정선문화원 부설 향토사 연구위원 역임
문학 경력 4 (저서)
1982. 12. 동시집 『싸리울』, 아동문예사.
1985. 11. 시집 『나비, 청산의 나비』, 아동문예사.
1987. 10. 시집 『넘치는 목숨으로 와서』, 명지사.
1988. 8. 동시집 『풀잎과 코스모스에게』, 대교문화.
1989. 4. 동시집 『가을바람과 풀꽃, 그리움에게』, 화술
1990. 6. 한국위인전기. 『이승만. 안창호』, 삼익출판사
1991. 3. 동화집(몬테소리 어린이집 28). 『토끼와 여우』, 한국몬테소리
1991. 4. 동화집(애니메이션 동화 25). 『백설공부』, 삼익출판사
1991. 9. 시조집 . 『내 인생 밭을 매면』, 삼화인쇄사.
문학동해안시대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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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밭을 매면 제6시집(시조시집)
지은이: 남진원
지은이 주소: 강릉시 교1동 972-2. 5통 1반
Tel. 2-8340
발행일: 1991년 9월 1일
인 쇄: 강릉 삼환인쇄사
강릉시 명주동 37-1
제6시집: 남진원 시조집
내 인생 밭을 매면
- 문학동해안시대연구소
머리말
미주알 고주알
옛날이나 지금이나 사람살이는 의식주에 대한 해결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구전 되어 오는 옛날이야기의 끝부분에 「잘 먹고 잘 살았다」라고 끝을 맺는 것도 곰곰이 생각해 보면 매우 의미있는 말이다. 잘 먹는 것은 「식」의 해결이고 「잘 사는 것」은 「의」와 「주」의 해결이기 때문이다.
요즘에 일어나는 노사분규도 보다 좋은 여건의 의식주 해결을 위한 한 방편에 불과하지 않은가. 그래서 글을 쓰면서 참으로 감사해야 할 분들이 있다. 조상님과 부모님 그리고 밥 해주고 빨래해주는 마누라쟁이다.
돈만 쳐발라 글써서 책내고 그 무슨 미친 짓거리냐고 호된 꾸지람도 나올만 한데 빚져서라도 부지런히 글 쓰고 책 내라는 말을 들으면 마누라쟁이는 나보다 더 미친 모양이다.
참으로 글이나 씁네 하고 돼 먹지 못하고 건방진 수작을 부리는 내게 따뜻한 밥과 충고 그리고 육신의 건강을 걱정해주는 분들이 있기에 더 돼 먹지 못하고 건방져 지는 것 같다.
나의 정신적 탐욕을 격려해 주시고 애써 주시는 그 분들께 천지신명 일월성신 대자대비 부처님의 가호가 영생불멸 하시길 ……
1991년 여름 著者 識
정선아라리 1
묵밭에 가 보아라
술에 취한 왕건의 수염을 봤는가
저 만큼 돌아 누워
산을 파는 아낙 곁에
머리털 하이얗게 센 조양강도 흘렀거니
마을이 텅텅 비어
바람마저 외출한 때
온 몸을 벗어 들고
태양 속을 걸어가는 여자
전생과 이승과 내생
그 모두를 태우고 있다.
정선아라리 2
네 앞가슴 풀어헤친 스물 넷 눈빛 서려
돌담밭 풀잎으로 앉아 있는 형형한 절망
밤마다 쏟아지는 댓잎
그 목뼈를 먹고 있다.
젊어 젊어 붉은 피 덥게 데운 어느 밤을
시리게 손톱 물든 하늘에다 발라놓고
여자는 시방 고목 등걸에
목을 맨 채 귀가 큰다.
소금과 물에 젖어 살아 퍼득이는 네 귀가길
머금은 울음 하나 바람으로 가고 있다.
한 손에 바다를 들고 저숭 깊숙이 닿고 있다.
정선아라리 3
소리가 강된 기슭 바람 온통 돌로 앉은
울음이여 네 뼈하나 하늘 밭에 서성이나
모가지 퍼런 입술만 죽었다가 살았다가
사랑도 몇 백년 묵어
꽃 되다만 사랑들이
우 우 ---
숲길로 나와
숯이 된 저것들
끝내는 가슴 하나씩 솟아 푸른 칼이 된다.
대 이파리 아리도록 빈 하늘 기대는 목
울다 웃다 시름 겨운 몇 만 이랑 가래질을
날아라
목줄 틔우는
살갗이여 살갗이여
정선아라리 4
차라리 불꽃이어라 죽음은 불꽃이어라
여기 타다가 만
죽지도 못한 썩지도 못한
검붉은 사랑 하나가 흘러가며 흘러오며
불러도 이름 없는 혼만 남은 내 색시야
피도 지도 못한 정을 蒼天에다 뿌려놓고
한 세월 진달래꽃만 죽어 다시 피는가
올해도 봄은 혼자 건너오고 건너가는
아우라지 아우라지 목을 꺾어 앉은 강변
울음만 푸르게 돋아 달이 되고 있었다.
- 아우라지강 -
정선아라리 5
밤에 처녀 바람, 목을 매던 끈을 풀고
썩은 가지 꺽어든 채 마을로 가고 있다.
달빛에 가슴마저 흰 성황당 귀신이 된 채
허연 속살 드러내고 네가 우는 새벽녘
죽어서도 펴지 못한 등 굽은 별이 떴다.
마을은 눈이 뜬 채 무덤들이 깨어나고
무덤 속엔 꽃이 삽니다. 당신 닮은 꽃 한 송이
거기에 두고 떠난 마음도 함께 당신도 함께
햇빛을 그리워하다 눈썹이 센 사랑도 함께
비가 내리고 마중가는 꽃이 있다.
비속에서 풀어지면 안개 같은 사내가 오고
노래가 빨간 빗소리에 꽃잎처럼 익고 있다.
정선아라리 6
비루먹은 풀꽃들이 강어귀에 매어진 채
녹슨 강의 소리 뜯어내며 씻어내며
두어개 손바닥 세워 소금 절이며 절이며
눈물 뵈지 않겠다고 우뚝우뚝 솟아올라
보름달만한 젖통을 찾아가는 산의 손속
산보다 더 실한 나무가 목 잘려져 버려지고
으깨져 널린 살점 깁고 또 엮으며
멀어서 아득한 행간 더 절망할 길도 멀어
부러진 어둠 추스르며 달빛 입히는 물소리
정선아라리 7
깨어진 뚝배기와 이 빠진 사기 그릇
가난 몇 섬인가 함께 여기 던져지고
풀벌레 소리도 몇 개 바람 떼가 걷어가고
드러낸 자리마다 삭정이와 돌부린데
뼈 속 옹이진 저 사랑의 어둠 곁에
물풀로 자라는 은하수 부디 잠들지 말아라.
정선아라리 8
닫힌 것 너무 많아 이랑마다 달빛 여울
아리–랑 아리-랑 아 – 라 – 리 – 요 -
억년을 떠도는 노래 절뚝이며 절뚝이며
정선아라리 9
아니 어인 별빛인가 부서지며 흩어지며
오, 이별로 맛난 수만 입술 낱말의 풀
고인 채 떠서 떠나고 우리 모두가 떠나고
황토 터진 자국마다 헤진 바람 만근
부르튼 뻐꾸기 목소리로 열며 닫으며 닫으며 열며
눈물을 쥐오줌 싸듯 날리고 섰구나 조선의 강.
정선아라리 10
생각이 깊으면 아픔도 분이 나고
미움도 끝 닿으면 한 떨기 꽃잎인데
아직도 불꽃이 살아 삶 한철을 태우다가
펴보면 무명 한가닥 그 끈 물고 타는 불꽃
귀 하나 열어놓자 그림자 하나 세워놓자
울창한 어둠 밭 숲속 지금도 속속 헤매면서 …
정선아라리 11
먹구름 천둥 번개 뉘 알랴 저 소낙비
개벽 후 사태져 꽃 트는 길목일지
헹가래 헹가래치며 솟을 꿈도 열 말(斗) 일지
정선아라리 12
하면서도 허망타 허망타 쓸쓸한 쓸쓸한 기쁨
하면서도 기쁘다 기쁘다 너무도 먼 금가락지
꽃이불 수놓을 밤도 가난 만큼 더딘가
정선아라리 13
아무 것도 아닐세 아무 일도 아니지
글쎄 그렇다니까 아암 그렇지 그럼
그래도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닐세 정말 아니네
정선아라리 14
허허 이런 웃음만 하늘로 보내다가
허 – 이런 웃음만 땅에다 쏟는데
하하하 내 살 것이니 이런 웃음 뉘 팔게나
정선아라리 15.
어둠은 네 질긴 뼈 목 세우고 일어선다
시름 타래 갈증의 밭 가슴 가득 술빛인데
잘라도 움돋는 새 잎 이마 온통 땀띠구나
잠 속 꿈 광주리 몇 동이 째 이며 들며
아린 삶의 갈피갈피 봄빛으로 쏟아 뱉는
눈물의 저 눈부신 입 마디마디 먹빛이다.
정선아라리 16
산 닮아 키도 크고 성품 곧은 바람들이
달 하나 강물 하나 내 벗 네 벗 하면서
몇 굽이 실한 어둠을 밟아가며 헤쳐가며
밖에도 안에도 내리고 또 쌓이면서
층층 탑을 쌓는 징소리 저 무늬 결
무엇이 풀리고 있어 누가 또 깨어나네.
정선아라리 17
차갑고 딱딱하다 어둡고 냉냉하다
소리 또한 무거워 나르기도 힘겨웁다
뉘 있어 피돌게 할까 누워있는 저것들
정선아라리 18
길들이 홀로 길 없이 이리 저리 길을 내고
춤이더냐 노래더냐 빛이더냐 노을이더냐
떠도는 어둠을 이고 흐르면서 머물면서
정선아라리 19
미친 것은 스스로 낯짝을 없애는구나
풀 꺾고 나무 꺾고 제 모가지 꺾으며
흐르는 물을 막아서 욕심을 훔치는 저 바람
정선아라리 20
말라서 부르튼 집이며 울 둘레
자로 못 잴 땅과 하늘 오늘의 어지럼증
거두어 물길을 세울 봄 내 하나 없는 行間
정선아라리 21
옷인가 하였더니 손발에도 묻었는데
손발인가 하였더니 생각 안에 앉아 있네
그 자리 먼저 앉아서 탑을 쌓는 無量心
정선아라리 22
솟을 대문 벼락치며 불똥이 튀고 있다
지붕이 들썩대도 잠만 자는 저 양반아
신부가 겁탈당한다 바로 네 딸년이다
한참 젖고 싶다 몇 번 더 젖고 싶다
어디 싶은데 싶은데 무엇에 젖을 건가
나무야 방독면을 쓰자 꽥꽥 물오리 행차 중
꿈이 그리운 이 있으면 나와 보랑께
아무도 없군 역시, 참으로 다행이구먼
옛적에 그런 것들은 꽉꽉 눌러 꿔 뒀지라.
정선아라리 23
숨 고르기는 X을 식히는 젤 중요한 호흡법이니라
잘 안되지? 아무러면, 아직은 어림 없지!
짜식아, 쇠똥을 봐라 얼마나 고른 숨을 쉬나.
정선아라리 24
허파나 간 썩는 것은 용서가 되면서도
이빨 썩는 것은 이해가 안되누만
허기사 바위도 물에 썩고 닳지 않는가
부스럼 많아 허망한 것들일세
몇 거풀 뜯어내도 기름진 모가지 뿐
저 강에 머리 처박은 잡풀들의 몰골일 뿐.
도리깬 도리깨대로 비명으로 엎어지고
곡식은 곡식대로 죽어라 매 맞는데
때리는 사람 손 모가지 그는 누구인가.
정선아라리 25
저거 크면서 그립자도 만근이네
팔월 한낮에도 추위 타는 무성한 잎
이 가을 성한 곳 없이 홍역을 앓고 있다.
정선아라리 26
비온 뒤 돋아나는 새순 파름한 순
마음도 고것처럼 눈빛도 고것처럼
늙어도 자리를 메울 고것 뽀얀 볕살만 …
정선아라리 27
모가 지고 날이 선 풀을 담뿍 젖게 하소
꽃과 어머니를 만나 보라 어서 하소
그 물로 안경을 닦으며 아픈 귀를 씻게 하소
바람을 눕히고 먼지를 쓸어내고
푸른 소리로 오시는 고건 잠귀 트이는 예쁜 울음
땅이여, 맑게 깨거라 북을 가만히 두드리소.
정선아라리 28
한 번 팔 때마다 구겨진 옷을 넣고
또 한 번 팔 때마다 제 발목 잘라 넣고
하늘을, 별을 보면서 웃던 이빨도 뽑아넣고
물의 구성은 수소 둘 산소 하나
무색 무취 무맛이라고 떠들어대는 아이들
옳거니, 그 물맛 같은 땅을 파고 묻으며…
정선아라리 29
현대란 이름으로 도배한 천장에서
와지끈 뚝딱 쿵 송장이 떨어졌다.
빗물이 번져드는 방, 무성한 잠이 큰다.
잠의 단층을 열고 실핏줄을 드러낸채
꿈과 현실 사잇길로 틈을 내며 내려오신
할머님 하얀 모습이 이 방안에 누우셨다.
여기 달빛이 억수로 무너지고
달빛 묻은 칼을 들어 나도 베고 너도 베며
짊어진 이승의 짐을 무 썰 듯 잘라낸다.
정선아라리 30
비오고 눈내린 후 또 봄풀 시름 겨운
그런 돌각담을 또 몇 구비 돌고돌아
부황든 바람이앓는 또 그 곁에 그 곁에서
안부도 접어두고 길도 아예 버려두고
노 혼자 불켜 쟁여논 사유의 밤 물소리
한 번도 쓰지 못하고 닦아두기만 하였구나.
정선아라리 31
모두 피고름이네 썩은 귀 부러진 손
깎고 다듬어도 눈썹만 깊어지고
무명지 자른 끝에서 개털처럼 피는 봄
정선아라리 32
봄은 쇠 뼈다귀 까마귀 울던 울음
씨 못된 어금니가 멍이 들어 푸른 숲에
다시는 돋아나지 않으마 비 뿌리는 저 부스럼
정선아라리 33
망치는 불 달군 뼈 무딘 칼을 세운다.
세워진 칼 끝으로 부순다. 쪼개어댄다.
화려한 망치의 날숨 배추잎이다. 쇠똥이다.
- 망치 -
정선아라리 34
새는 날면서도 발성 연습을 한다.
바람은 그 때문에 빳빳한 풀이 되고
놓은 채 잃어버린 채 붓하나가 점 하나가 …
정선아라리 35
실 뽑듯 뽑아내는 초록 산울림이다.
산을 바라보고 선 목이 아픈 여우 머리다.
구름도 향기가 되는 빨강댕기의 집이다.
정선아라리 36
봄 옷고름 글러놓고 다홍빛에 익는 살결
목 언저리 가슴 둘레 갓 찧은 햅쌀 서말
너 또한 화선지 가득 매운 연기로 피는구나.
- 홍매 -
정선아라리 37
떨구어논 불씨들이 몇 소절 씩 눈을 든다.
산굽이 휘돌며 버짐처럼 피는 노래
심장을 깨물어 뜯는 눈이 시린 풀쐐기다.
정선아라리 38
물소리에 기댄 채 별이 흐릅니다.
끌어매도 자꾸만 흐르는 이것
너무도 키 큰 외로움 목이 아픈 밤입니다.
정선아라리 39
이별 섞인 풀단 엮어 소쿠리에 담아지고
지게 목발 두들기던 낮아서 무거운 음계
아리랑 아 - 리 - 랑 – 시름처럼 떠서 운다.
정선아라리 40
눈에 보이는 門 닫혀진지 오래지만
눈에 보이는 門 허물어진지도 오래였네
어둠의 골짜기에서 만난 그대 화두 내 화두.
[시조]
진달래
한 세상 내 옷고름 남이 볼까 남이 알까
뒤돌아 꺾인 골짜기 그 벼랑에 피운 뜻은
모질게 살아온 네 삶 그 순한 입술인 줄
어느 貧者의 삶이 저리 은은하랴
있는 듯 없는 듯 피운 아늑한 삶의 꽃등
뿌리를 돌 틈에 박고 살점 드러낸 가난이지만
오늘은 산에 올라 당신과 만납니다.
기쁨도 슬픔도 담담하게 머금고 섰는
나 또한 당신을 닮아 저물도록 섰습니다.
[시조]
밭일구기
떠날 것 다 떠나고 남루로 남은 땅에
땀띠 돋아 겉말 성한 나무들을 불 지른다.
익어서 거름도 못될 소리마저 불태운다.
바람과 물에 젖어 소금치는 언어의 밭
아린 잠을 깨워 새벽으로 세워놓고
파랗게 서정의 씨를 이랑이랑 뿌린다.
돌아올 몫이 없어도 내일은 윤나는 거름
어둠을 모아 놓고 살속 깊이 섞다 보면
아침은 한 생을 넘어 밭을 갈고 있으니.
[시조]
春日
만가지
시름 놓고
산빛 트인 마을 마을
꽃잎 마다
고인 봄빛
물소리로 흩어지고
새들은
온통 푸른 노래
세상 밖을 날고 있다.
[시조]
산촌일기
별 총총 들어차고 새소리 통통하게 여문
네 분부신 음성들이 풀잎에 엎혀 나오는 이랑
흙냄새 살찐 새벽도 빛이 되어 녹고 있다.
몇 천년 응달에 쌓인 비애를 불태우고
한나절 꿈을 다져 햇살 덮는 바쁜 오후
맛있는 내일도 한 줌 소중스레 덮인다.
씨알 뿌린 자리 믿음 묻은 손등 위로
다독이는 소망 한 떼 일렁이는 꽃바람이야
동구 밖 노을도 익어 알알 여문 저녁 길.
[시조]
사랑법
滿朔의 달덩이가 대숲에 내리던 날
金貨를 줍고 있는 여인의 치마폭에
바람은 하이얗게 절인 봄날들을 풀어놓고
별빛 만개한 밤 세상이 다 출렁이는
그대 고운 음성 흔들리는 꽃잎 한 잎
꽃망울 부푼 하늘 속 당신 귀도 붉어라.
[시조]
아침
잠귀 연한 하늘 아래 새소리를 열어놓고
어둠 속 새벽을 온통 물소리로 열어놓고
마을이 흠씬 젖도록 바람떼가 크고 있다.
숲을 깔고 앉아 청청히 우는 바람
귀를 막고 싶어도 땅이 솟듯 넌출대며
목줄이 환하게 트인 길을 열며 오고 있다.
종다리 몇 낟 음표 사랑처럼 쌓이는 아침
지금 꽃잎 일구듯 맑게 씻은 빛을 물고
짭짤한 웃음을 얹어 간 맞추는 새야 새야
푸르디 푸른 숨결 꿈도 깨어 출렁이는
물소리 바람소리 새소리가 앉은 숲
수만 잎 햇살이 쏟아져 금빛 침을 놓고 있다.
[시조]
매미 소리
솔숲에 숨어있던 젖은 산이 내려온다
산줄기 퍼렇게 동심이 따라온다
그 속에 하이얗게 뜬 내 어린 유년의 꽃
태양에 띄워보는 생의 진한 목젖인가
음양이 인광처럼 엇갈리는 계절 앞에
예순 날 네 혼을 담아 내가 우는 소리여
[시조]
입 춘
어머니 하늘 안은 귓밥 엷은 색실
할머님 숨어 말린 동이 가득 달이 차고
마을이 흠씬 젖도록 풀잎들의 눈이 큰다.
백옥 같은 새소리들 시가 되어 반짝이는
시방 아득한 꿈속 銀을 밟고 오는 아침
그 고운 신경의 울림 속눈썹 살 아려라
하늘 시린 솔바람 소리 산도 한 켜 높아지면
내 안을 깊이 돌아 맑게 맑게 트이는 빛
언젠가 우리가 만난 고향 하나 익고 있다.
[시조]
봄바람
봄바람 냄새는
내 여인의 살 냄새라
알맞게 분칠한 입술
몸에 절로 스며드는
어스름 저녁 개울에 선
내 여인의 숨소리라
내 여인이 오늘 이 밤
설레는 것 모두 챙겨
헤매는 듯 눈빛에 담아
문밖을 나서더니
그리움 그 축축한 바람에 안겨
알몸으로 피고 있다.
[시조]
모심기
못물 고인 6월 봄빛 논두렁에 헤쳐놓고
흙이 살에 배도록 살이 흙에 배도록
거름 내 땀내를 풀어 써레질을 하고 있다.
꿈꿔도 부신 한낮 한 못줄에 엉킨 우리
가슴을 열어놓은 웃음마저 한 살이 되어
빛깔도 푸른 피륙을 천장 만장 엮는다.
손날 마다 금이 가도 황토를 밟고 서면
마른 우리네 허리 빈 목숨에 넘치는
봇도랑 저 넉넉한 숨결 산을 심는 물소리
[시조]
뻐꾸기
푸른 잎이 되어
오늘 숲에 서니,
모두 싱그러운
초록빛 친구들
그 속에 뻐꾸기 소리
이직도 먼가?
천리 타향에 계신
부모님이 오신 것처럼,
그렇게 무심중(無心中)
찾아온 뻐꾸기 소리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내 옛 친구 같은 이여!
[시조]
영농일기
새 땀으로 맛들일 수첩을 펴놓는다.
벌써 손 끝에 묻어나는 풋 봄 내
凍土를 익히고 남을 씨도 골라 놓으며
새벽 풀잎 밟고 어둠 연 길목에서
트인 하늘 그 품 아래 해 맞잡은 두툼한 손
산 빛이 일어선 아침을 쟁기에 얹고 나선다.
거름기 눅눅히 밴 내 인생 밭을 매면
잔 근심 마른 나날 풀잎 속에 묻혀지고
일상은 푸른 몸부림 불끈 황토를 흔든다.
더러 등진 사람 그 고향도 데려와서
갈라 터진 살을 비벼 눈물을 일구는 땅
여름날 뜨거운 볕도 나누고 또 나누며
뒷산 솔숲이 열리며 산을 내려오는 바람소리
앞 단추 풀어놓고 댓돌 아래 내려서면
달덩이 환한 산마을 시름도 한 채 넘어간다.
[시조]
저녁 산길
흩어진 소리를 부르며
나그네 길을 가다
저무는 햇살을 거두어
사방에 씨를 뿌린다.
길고 먼 저승을 돌아
너와 나를 붙이고
한 묶음 바람에
우리는 얽힌 숲속
산신(山神)도 그늘에 묻혀
길을 잃은 저녁인데
생애를 지신(地神) 밟으며
귀를 찾는 숲과 숲.
[시조]
고향
인절미 한 사라에도 정이 철철 넘쳐 나던
그 눈길 그 손길 반겨 잡은 손바닥에
눅눅한 눈물이 솟는다 인정이 그리운 오늘.
찔레꽃 환한 웃음 유년의 내 강기슭
물결은 잔잔한 미소 어머니로 다가앉네
어질디 어진 바람이 저녁으로 불고 있네.
흙냄새 살쪄 가는 내 고향 풀빛 마을
개구리 울음소리도 달큰하게 섞여 살고
송아지 젖빛 목소리 물컹 고인 숭늉내.
[시조]
폭포
물 빛 산 빛 어우러진 하늘 한 끝이 터져
골을 메우는 자욱한 음성 천지가 진동하는 하강
흰 구름 수만 송이가 꽃가루로 쏟아진다.
파리똥 같은 데서 하루 쯤 여기 몸 담그면
기다렸다는 듯이 네 이놈 산을 가르고 달려와
내 몸에 세상 맛나는 푸른 칼질을 하는구나.
[시조]
바위와 소나무
험한 벼랑 용케 앉아 든든히 뿌리 튼 너
흔하게 쉽게 자리잡은 지천에 널린 나무보다
그래서 더 우뚝하던가 살아도 값이 나던가.
비와 천둥 손자국에 깎이고 닦인 바위
투명한 거울 하나 품었음직한 얼굴인데
천 마디 입을 다문 채 노송만이 푸르르다.
바위와 소나무 그대들 성은 달라도
뜨거운 마음 빛 섞고 이기고 뭉개어
어느 날 청청한 한 몸 울려 퍼질 빛과 소리.
[시조]
山房에서
가을빛을 데워서 茶를 끓이다가
달을 벗 삼아 문 밖에 서니
달빛에 청산도 한 채 俗을 벗고 떠오른다.
[시조]
山
이곳 산에 드니 새 이라도 날 것 같다.
복숭아 속살 같은 저녁놀도 내려앉고
無慾의 푸른 언어로 시를 쓰는 풀벌레
세상사 뜬 구름, 저 아래 벗어놓고
바위와 소나무 하늘과 벗한 저들
억년은 목숨을 얹혀 터를 박고 더 박고
달빛 올을 풀어 실을 뽑는 소리하며
바람이 타는 거문고 무릉에서 얼마더냐
바위벽 화선지 가득 산을 치는 수묵화.
눈 감고 앉았으면 만리 밖도 날아들고
열린 귀 가슴 속에 젖어드는 산 물소리
한주먹 몸뚱어리가 만근 산이 되었다.
[시조]
가을비
가뭄으로 목이 타던 빨랫감만 수북한 날
껍질도 가난의 켜로 집을 짓고 성을 쌓는
그 팔월 갈증의 밭에 눌 듯 말 듯 하던 오줌
가랑이는 안 보이고 발가락만 자근자근
숨은 머리카락 언 듯 언 듯 내비치다
오늘은 엉덩이 까고 고운 은빛 하혈을
상큼한 새벽녘에 거울 닦듯 쟁반을 닦듯
몇 포기 먼지 낀 갈꽃들의 때를 벗기며
저 빛깔 맑은 음률을 파뒤기며 궁글리며.
[시조]
단풍
이승 꽃 더미에 숨겨논 허허로움
뜨거운 기름으로 불길로 태우면서
가을 너 온통 그리움에 핏빛 번져 익는가.
[시조]
청산이 달에 뜨고
풀벌레 소리에 문을 열어 놓으니
숲을 타고 넘어오는 솔바람도 푸르르고
어허 청산에 달 뜨는가
청산이 달에 뜨는가
저기 보자 하늘은 달을 품고
조기 보자 새는 알을 품고
여기 보자 나무는 열매를 품고
요기 보자 나는 임을 품었는데
거기 선
이놈 청산아
너는 무엇을 품었느냐
[시조]
가을밤
마당엔 산이 누워
깊숙이 생각이 크고
뉘집 창 불빛 사위듯
저물어가는 풀벌레 울음
이 세상 인연과는 먼 곳으로
자꾸 떠나는 저 삶은 …
[시조]
金銅佛像
설움 몇 개 이어놓은 끈에 얽혀 떠돌면서
마음 안을 마음 밖을 부추기며 들추기며
이 저승 넘나들고 남을 사랑의 눈 하나가
쏟아지는 소리의 빛 흔드는 하늘이다가
여름 그 지천으로 익어가는 햇볕이다가
끝내는 가을로 앉은 푸른 연기의 눈 하나가
그리움 또 애닲음 몇 구비를 돌아오면
사랑도 땟물이런가 눈썹마저 俗을 벗고
청청한 숲을 열면서 오는 金銅佛像 하나가.
[시조]
귀뚜리
별들이 잎새 위에 스러져 잠이 든 밤
달빛은 가만가만 고독을 덮고 엎드려
마을 끝ㅌ 댓돌 밑까지 귀뚜리 소리를 파내더니
그 울음 잠에 고인 목소리를 끌어내어
동구밖 여기저기 씨뿌리듯 뿌려놓고
저만치 멀찍이 떨어져 희죽이 웃는 뜻은
뛰르 뛰르 뛰뜨르르 뛰뜨르 뒤뜰뒤뜰
달빛이 서러워서 삶이 너무 서러워서
가을밤 하얗게 열고 낭자히 구르는 독경소리.
[시조]
밤의 숲
어둠 갈피 갈피 고요를 접어넣고
앞새들 설핏한 머리칼 잘라 먹는 바람 한떼
짓푸른 피냄새 맡으며 바람 뒤에 내가 섰다.
갈기갈기 펄렁이는 개구리 울음처럼
목말라 목이 말라 갈증을 펄렁이는 풀벌레
갈색 잠 연한 개울가에서 물소리를 씹는다.
별들이 산에 안겨 무성하게 자라는 밤
하늘은 달을 떼다 산마루에 매어놓고
외로움 짙은 눈빛을 풀어 잠든 산을 태운다.
[시조]
가을 경영
이 저녁 풍성한 침묵 풍경도 눈을 뜬다.
치솟은 산봉마다 핏빛으로 타는 단풍
달빛도 넉넉한 높이 살이 쪄서 살이 쪄서
미닫이 열어놓고 명상 속에 먹을 갈면
마을이 한 장 동양화 갈바람에 흔들리고
방안은 잔잔한 仙境 산이 앉은 화선지
밤 깊어 난을 치다 문득 생각에 잠기면
귀뚜라미 푸른 귓밥 가슴 층층 고여오고
비워둔 적막한 뜰에 풀씨처럼 크는 서정
있는 듯 없는 듯 저 깊은 경영 속을
無常으로 저어오는 목이 하얀 바람떼
그 속을 내 유년 하나 목숨처럼 떠간다.
[시조]
절
태고의
님의 자태
고요 속에 심어두고
목탁에 옥굴리며
몸 헹구는 독경소리
빈 세월
마음 바늘로
빛을 뜨는 산사여.
[시조]
겨울 숲
바람이 도끼처럼 날을 세워 숲을 팬다.
앙상한 나무들의 울음소리 터뜨려놓고
살점도 다 뜯긴 달을 서천으로 몰고 간다.
어둠은 빛난 상처 맏음은 굳은 약속
머리도 맞대인 채 어깨를 껴안고서
해 하나 안으로 품고 온몸으로 견딘다.
하늘의 뜻으로 쌓이고 샇이는 눈
보내고 맞는 이치 저들은 아는지
눈 덮인 겨울 숲속에 하얗게 언 기도소리.
[시조]
겨울나무
황량한 들판의 우울을 마시고선
그대 가는 허리 목이 굽은 가슴속에
계절도 눈물로 익어 강물처럼 저물었다.
내 갈증의 뿌리 곁에 하얗게 밤을 지샌
손가락 매디매디 아우성이 살아나고
헹궈도 속살이 젖는 이 산하여 하늘이여
당신을 조각하다 꿈을 깬 아침나절
비로서 돌아누운 속질 푸른 수목 곁에
떠돌던 혈육의 정이 걸어오고 있었네.
[시조]
겨울 벌판에서
떠날 것 다 떠나고 貧子로 앉은 들판
한 평생 젖은 대궁 황덕불로 피워가도
목숨만, 퍼런 목숨만 얼어붙은 밭뙈기
우리네 모진 뿌리 매운 입맛만 남았지만
시려도 푸른 별빛 비늘처럼 돋아나고
바람은 지천에 쏟아져 새벽 창을 두드린다.
모두 허허로운 잠에 빠져 누웠을 때
깊은 적막 홀로 깨어 너와나 경작하는
부활의 피나는 울림 그 너머로 가는 걸음.
[시조]
囚人
내 삶의 전부를 죄로 살다 동면하는
수많은 내 눈물의 허리굽은 정거장에
가을 날 코스모스여 하늘빛도 서러워
영혼의 불티모아 삽질하는 거름더미
深山의 玉水처럼 아우성만 살아나고
地神의 무릎위에 떠는 내 허구의 낟알 들
번뇌와 절망으로 헝클어진 빗물 앞에
세상사 모는 恨은 고독의 꽃으로 피었는가
푸르른 하늘 복판에 별빛 한점 떠있다.
[시조]
火山 같은 죽음의 빛 속에
오늘을 팔아가며 내 생애를 태우는 밤
새벽녘 잠을 죄다 달빛으로 깨워놓고
산 앉아 강물도 앉아 바람소리를 팔고 있다.
몇 천년 숨결 맑은 고려의 항아리들
천성은 고운 잡목 마을 안에 쌓이면
승천의 북소리들은 귀를 사고 있었다.
한 다발 핏덩어리 철장 안에 쏟아놓고
火氣를 이기지 못해 무덤들이 떠나는 밤
하얗게 부서진 죽음 죽음 위에 앉은 죽음.
학력 및 경력
출생일시 및 본적
출생일: 1953년 10월 18일생
출생지: 강원도 정선군 임계면 골지리
본적: 강릉시 홍제동 179-11
학력
1959.3 –1965.2 강원 정선 문래 국민 학교 졸업
1965.3 –1968.2 강원 강릉 경포중학교 졸업
1968.3 –1971.2 강원 강릉고등학교 졸업
1971.3 –1973.2 강원 강릉 교육대학 졸업
1983.3 –1986.2 한국방송통신대학 행정학과 졸업
1990.9 - 관동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학과
교육경력.1
태백시 화전국민 학교 1973.10.13. - 1979. 2.28.
정선군 문래국민 학교 1979.3.1. - 1982. 2.28.
정선군 벽탄국민 학교 1982.3.1. - 1986. 2. 28.
정선군 증산국민 학교 1986.3.1 – 1989. 2.28.
강릉시 명주국민 학교 1989.3.1. -
교육경력.2
1980.12.5. 강원도 교육위원회 교육감 표창
1984.2.23. 정선군 교육장 표창
1986.3.1. - 1987.2.28. 새마을 주임교사(증산국민 학교)
1987.3.1. - 1988.2.28. 체육 주임교사(증산국민 학교)
1988.3.1. - 1989.2.28. 연구 주임교사(증산국민 학교)
1987.5.15. 문교부장관 표창
1987.8.31. 국어한문분과 2등급 입상(현장교육연구)
1988.8.30. 국어교육분과 3등급 입상. (현장교육연구)
1988.7.25. ‘88 우수학습지도 및 학습지도 방법 개선 현장지도 연구 3등급 입상.
1990.2.14. 강릉시 교육장 표창
1990.3.1. - 1989. 2.28. 정선장학 편집위원
문학 경력 1
1976. 강원아동문학회 회원
1984 – 1988 강원아동문학회 사무국장 역임
1987 – 관동문학회 회원
1987. 11. 어린이강원 편지쓰기 심사위원 역임
1987 - 한국아동문학연구회 회원
문학 경력 2
1989. - 1990. YMCA주초 바다시 백일장 심사위운
1989 - 솔바람 동요 동인
1990 – 강원 동요 동인
1980 – 한국국어교육학회 회원
1989. 4.29. 제46회 바다시 낭송회에 ‘초대시인’으로 참석.
1990 – 강원시조문학회 부회장
1991 – 아동문예작가회 이사
1991 – 영동시조문학회 총무
문학 경력 3
1976.3. 교욱자료지에 동시 ‘여름밤’ 1회 추천 (박경용 심사)
1976.5. 새교실지에 동시 ‘곷밭’, ‘봄이 온대요’ 등이 1회 추천. (문덕수 심사)
1976.5. 교육자료지에 동시 ‘봄날’ 2회 추천 (박경용 심사)
1976.6. 교육자료지에 동시 ‘조약돌’ 2회 중복 추천 (박경용 심사)
1976.7. 교육자료지에 동시 ‘소풍길’ 3회 추천 완료(박경용 심사)
1976.9. 새교실지에 동시 ‘공원’ 2회 추천 (문덕수 심사)
1976.12. 새교실지에 동시 ‘나비’ 3회 추천완료. (문덕수 심사)
1976.1. 샘터지 ‘늦겨울 아침’으로 샘터시조상 수상 (박재삼. 이근배 심사)
1977.2. 아동문예지에 동시 ‘아침청소’외 3편으로 추천 완료. (박경용 심사)
1978. 5. 기독교교육지 제7회 기독교 교육 아동문학 현상문예에 동시조 ‘함지’ 입상 (석용원 심사)
1978.12. 시조문학지 겨울호에 시조 ‘저녁산길’로 1회 추천(이태극.정완영.이근배 심사)
1980.8 월간문학 31회 신인상 시조 당선 ‘가을 산조’ (이상범 심사)
1983.1.1. 강원일보 신춘문예 시 ‘봄빛’당선. (이성교. 민영 심사)
1983.5. 제2회 계몽사 ‘계몽아동문학상’ 당선 수상작 ‘봄빛 3장’외 4편.
(장수철. 박화목 심사)
1984.11. 제4회 강원아동문학상 수상. 수상작 ‘아침은 햇빛과 새와 나무와 바람 속에서’ (심사위원장: 임교순)
1989.5. 제21회 한정동아동문학상 수상. 수상작: ‘가을바람과 풀꽃, 그리움에게’ (심사위원장:박경종)
1989 - 강원아동문학회 부회장
1976 – 조약돌 아동문학회 회원
1977 – 한국아동문학회 회원
1985 – 1988. 한국아동문학회 이사 역임
1989 - 한국아동문학회 강릉시 지부장
1980 – 1988 미래시 동인
1980 - 한국시조시인협회 회원
1980 – 정선 아라리문학회 회원
1987 – 1988. 정선아라리문학회장 역임
1982 - 한국문인협회 아동문학 분과 회원
1989 – 한국문인협회 강원도지부 감사
1983 - 아동문학시대 동인
1984 – 해안문학 동인
1985 - 강원시조문학 회원
1985 – 1988. 정선문화원 향토문화교실 강사 역임
1986 - 1987. 정선문화원 청소년백일장 심사위원 역임
1987 - 아동문학 「감자」 동인
1987 - 정선문화원 부설 향토사 연구위원 역임
문학 경력 4 (저서)
1982. 12. 동시집 『싸리울』, 아동문예사.
1985. 11. 시집 『나비, 청산의 나비』, 아동문예사.
1987. 10. 시집 『넘치는 목숨으로 와서』, 명지사.
1988. 8. 동시집 『풀잎과 코스모스에게』, 대교문화.
1989. 4. 동시집 『가을바람과 풀꽃, 그리움에게』, 화술
1990. 6. 한국위인전기. 『이승만. 안창호』, 삼익출판사
1991. 3. 동화집(몬테소리 어린이집 28). 『토끼와 여우』, 한국몬테소리
1991. 4. 동화집(애니메이션 동화 25). 『백설공부』, 삼익출판사
1991. 9. 시조집 . 『내 인생 밭을 매면』, 삼화인쇄사.
문학동해안시대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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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밭을 매면 제6시집(시조시집)
지은이: 남진원
지은이 주소: 강릉시 교1동 972-2. 5통 1반
Tel. 2-8340
발행일: 1991년 9월 1일
인 쇄: 강릉 삼환인쇄사
강릉시 명주동 3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