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한 송이 포도로 한달 동안 보시하다, 얻기 어려운 열일곱 가지 일
옛날 사위국에 어떤 가난한 집이 있었다.
그 뜰에 포도 나무가 있어 포도가 몇 송이 달려 있었는데, 주인은 그것을 도인에게 보시하려 하였다.
그런데 그때 왕이 먼저 그 도인을 청하여 한 달 동안 공양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 가난한 집은 세력이 없어서 왕이 한 달을 지낸 뒤에야 그 도인을 맞이하여 포도를 보시하면서 말하였다.
“보시하려고 생각한 지 한 달이 되었는데, 이제야 원을 이루었습니다.”
도인은 그 우바이에게 말하였다.
“한 달 동안 내내 이것으로 보시하라.”
우바이가 말하였다.
“내게는 한 송이 포도뿐인데 어떻게 한 달 동안 보시할 수 있겠습니까?”
도인은 말하였다.
“그저 한 달 동안 늘 보시하려고 생각하면 그것이 곧 한 달이 되느니라.
열일곱 가지 일이 있으니, 그것은 사람으로서 이 세간에서 매우 얻기 어려운 일이다.
첫째는 부처님 세상을 만나기 어렵고,
둘째는 부처님을 만났더라도 사람이기가 어려우며,
셋째는 사람이더라도 중앙에 나기 어렵고,
넷째는 중앙에 났더라도 큰 종족의 집이기 어려우며,
다섯째는 큰 종족의 집이더라도 사지(四支)와 육정(六情)을 완전히 갖추기가 어렵고,
여섯째는 사지와 육정을 갖추었더라도 재산이 많기가 어렵고,
일곱째는 재산이 많더라도 선지식을 만나기 어렵다.
여덟째는 선지식을 만났더라도 지혜를 얻기가 어렵고,
아홉째는 지혜를 얻었더라도 마음이 착하기가 어렵고,
열째는 마음이 착하더라도 잘 보시하기가 어렵고,
열한째는 능히 보시하더라도 덕이 있는 현선(賢善)한 사람을 만나기 어려우며,
열두째는 덕이 있는 현선한 사람을 만나더라도 그에게 가기가 어렵다.
열셋째는 그에게 가더라도 적당한 때를 얻기가 어렵고,
열넷째는 적당한 때를 얻더라도 질문하여 중정(中正)한 말을 듣기가 어려우며,
열여섯째는 중정한 말을 듣더라도 그것을 아는 지혜를 얻기가 어렵고,
열일곱째는 그것을 아는 지혜는 얻었더라도 능히 갖가지 뜻 깊은 경을 받기가 어렵다.
이것이 이른바 열일곱 가지 일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