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바새계경 제2권
12. 이장엄품(二莊嚴品)
선생이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떠한 것이 보살의 자타장엄(自他莊嚴)이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보살이 두 법을 갖추면 능히 나와 남을 장엄하리니,
첫 번째는 복덕이요,
두 번째는 지혜이니라.”
“세존이시여, 어떤 인연으로 두 가지 장엄을 얻나이까?”
“선남자여, 보살이 6바라밀을 닦으면 곧 이와 같은 두 가지 장엄을 얻나니,
보시와 지계와 정진은 복장엄이요,
인욕과 선정과 지혜는 지혜장엄이니라.
또 여섯 가지 법이 있어, 두 가지 장엄의 인(因)이 되나니,
이른 바 6념(念)이라,
불ㆍ법ㆍ승을 염(念)하는 것은 지혜장엄이요,
계(戒)ㆍ시(施)ㆍ천(天)을 염하는 것은 복장엄이니라.
선남자여, 보살이 이 두 가지 장엄을 갖추어야 능히 나와 남을 이롭게 할 수 있나니,
모든 중생을 위하여서 삼악도의 고통을 받아도 그 속마음에 근심과 후회가 없느니라.
만약 능히 이 두 가지 장엄을 갖추면 곧 뛰어난 선교방편(善巧方便)을 얻으며, 세간법과 출세간법을 분명히 아느니라.
선남자여, 복덕장엄이 곧 지혜장엄이요, 지혜장엄이 곧 복덕장엄이니, 왜 그런가?
대체로 지혜라는 것은 능히 선법을 닦아서 십선을 갖추고 재부(財富)와 대자재를 얻는 것이니, 이 두 가지를 얻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능히 나도 이롭고 남도 이익되게 하느니라.
지혜 있는 사람은 세상법을 배워도 배운 사람들 중에서 뛰어나다.
이 인연으로 곧 재부와 대자재를 얻나니,
보살이 이와 같이 두 가지 법을 갖추고, 능히 두 세상에서 나와 남을 이롭게 하느니라.
지혜로운 자는 능히 세간법과 출세간을 분별하나니,
세간법이란 것은 온갖 세론(世論)과 온갖 세정(世定)이요.
출세간법이라는 것은 오온과 십이처와 십팔계를 아는 것이니,
보살은 이 두 법을 알기 때문에, 능히 두 세상에서 나와 남을 이롭게 하느니라.
선남자여, 보살이 비록 세간의 즐거움이 허망한 것이어서 참된 것이 아님을 알면서도 또한 능히 세상의 즐거움과 인연을 만드나니, 왜 그런가?
모든 중생들을 이익되게 하기 위해서이니라.
선남자여, 이 두 가지 장엄에는 두 가지의 바른 원인이 있으니,
첫 번째는 자심(慈心)이요,
두 번째는 비심(悲心)이니라.
이 두 가지 원인을 닦으면 비록 다시 생사의 고해에서 윤회하더라도 비난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느니라.
또 보살이 두 가지 법을 갖추고 능히 위없는 보리를 장엄하나니,
첫 번째는 생사를 좋아하지 않는 것이요,
두 번째는 깊이 해탈을 관찰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또한 능히 두 세상을 이롭게 하나니,
법상(法相)을 알고 대 지혜를 얻어서 능히 나와 남으로 하여금 재산과 수명이 늘어나게 하느니라.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이 두 가지 법을 갖추면,
일체를 보시할 때 근심과 비난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으며,
여러 가지 악한 일을 보아도 능히 견디어 참느니라.
보살이 보시할 때 두 가지의 밭을 보나니,
첫 번째는 복전(福田)이요,
두 번째는 빈궁(貧窮田)이라,
보살이 복덕을 더하고자 가난하고 고통을 당하는 사람들에게 베풀고,
위없이 뛰어난 지혜를 더하고자 하여 복전에 베풀며,
은혜를 갚기 위하여 복전에 베풀고,
가엾은 생각을 내어 가난하고 곤궁한 사람들에게 베푸느니라.
번뇌를 버리기 위하여 복전에 베풀고, 공덕을 성취하기 위하여 가난하고 곤궁한 사람들에게 베풀며,
온갖 즐거움의 인연을 더하기 위하여 복전에 베풀고,
온갖 괴로움의 인연을 버리고자 하여 가난하고 곤궁한 사람들에게 베푸느니라.
보살이 가깝고 애정을 가지고 있는 곳에는 은혜를 갚기 위하여 베풀고, 원수에게는 악을 제거하기 위하여 베풀며,
와서 구하는 자를 보면 외아들 같은 생각으로 힘의 많고 적음에 따라서 베푸나니,
이것이 보시바라밀이니라.
보살이 베풀 때 인색한 마음을 버리면 이것이 시라(尸羅)바라밀이며,
능히 모든 책망하는 자의 말을 참으면, 이것이 인욕(忍欲)바라밀이며,
베푸는 물건을 손수 주는 것이 정진(精進)바라밀이며,
지극한 마음으로 생각을 집중하여 해탈을 관하면 선정(禪定)바라밀이며,
온갖 원한과 친애의 구별을 하지 않으면 반야바라밀이니라.
선남자여, 저 모든 중생들이 탐심으로 죽일 때 한 생각에 십이인연이 갖추어지는 것처럼,
보살이 베풀 때도 역시 이와 같이 한 생각에 이 여섯 가지 일을 갖추나니,
이것이 공덕ㆍ지혜장엄이니라.
그리고,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이 불공법(不共法)의 인연을 짓는 것이 복장엄이요,
중생을 교화하여 모두 삼종의 보리를 획득하게 하면 지장엄이니라.
또 선남자여, 보살이 만약 능히 중생을 조복하면 지장엄이요,
중생들과 함께 모든 고뇌를 받으면 복장엄이며,
보살이 능히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나쁜 소견을 여의게 하면 지장엄이요,
능히 중생을 가르쳐서 신(信)ㆍ시(施)ㆍ계(戒)ㆍ다문(多聞)ㆍ지혜에 머물게 하면 복장엄이니라.
또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이 오법을 갖추면 능히 위없는 보리를 장엄하나니, 무엇이 오법인가?
첫 번째는 신심(信心)이요,
두 번째는 비심(悲心)이며,
세 번째는 용기요,
네 번째는 세론을 독송하면서 피로나 싫어함을 내지 않는 것이요,
다섯 번째는 모든 세속의 업도 배우되 또한 싫어하지 않는 것이니라.
선남자여, 보살이 두 가지의 장엄을 갖추려면 7상(相)이 있어야 하나니, 무엇이 칠상인가?
첫 번째는 스스로의 죄과를 아는 것이요,
두 번째는 남의 허물을 말하지 않는 것이며,
세 번째는 병자를 간호하는 것을 즐거워하는 것이요,
네 번째는 가난한 사람에게 보시하기를 즐거워하는 것이요,
다섯 번째는 보리심을 얻는 것이요,
여섯 번째는 마음에 방일함이 없는 것이요,
일곱 번째는 항상 지극한 마음으로 육바라밀을 닦는 것이다.
선남자여, 또 일곱 가지 상이 있으니, 무엇이 일곱 가지인가?
첫 번째는 원수를 교화하는 것을 즐거워하는 것이요,
두 번째는 교화할 때 싫어하지 않는 것이요,
세 번째는 반드시 해탈을 성숙하게 하는 것이요,
네 번째는 자기가 아는 세상의 말과 세상사로 중생을 교화하되 마음에 탐욕과 집착이 없는 것이요,
다섯 번째는 온갖 악한 일을 참는 것이요,
여섯 번째는 항상 다른 사람이 기뻐하지 않은 일을 선전하여 말하지 않는 것이며,
일곱 번째는 파계한 자와 올바르지 못하고 악한 일을 하는 사람을 보아도 마음으로 성내지 않고 항상 가엾어 하는 것이니라.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이 이 일곱 가지 상을 알면 능히 스스로도 이롭고 또한 남도 이롭게 할 수 있느니라.
선남자여, 보살에 두 가지가 있으니,
첫 번째는 재가보살이요,
두 번째는 출가보살인데,
출가보살이 두 가지 장엄을 하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재가보살이 닦는 것은 어려우니, 왜 그런가?
재가보살은 많은 악연에 얽혀 있기 때문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