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풍경반 5월 산행(토)
지리산 7암자 순례길 중 3곳: 도솔암, 영원사, 상주무암
지문교 지리산풍경반 청강생으로 따라갔다.
주제도 모르고 높은 봉우리를 탐한다.
명당이 어딘지 알고 싶으면 유명한 절이나 최소 작은 암자에 가면 알 수 있다.
왕이 등산을 했었더라면 아마도 궁궐을 산에 지었을 것이다.
구중궁궐 감옥에 갇혀 살지 않고...
도솔암을 인터넷에서 찾으면 여러군데가 나온다.
'도솔' (兜率)은 산스크리트 tusita (to satisfy)의 음역으로서,
산스크리트의 조상어인 세소토어 tosola (to be free)에서 유래한 것이며,
<(속세의 윤회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곳>을 의미한다.
속세의 중생들의 이상향인 천상의 정토인 것이라고 한다.(인터넷)
도솔암을 오르는 길은 쉽지 않다.
쉬우면 순례길이 아닐 것이다.
가파른 오르막 그러나 길지는 않다.
어느 오르막이나 내리막이나 아름답지 않은 산길은 없다.
사람이 훼손만 하지 않았다면!
오랜 세월이 묻어 있는 이끼를 얹은 바위와
높이 솟아 잎사이로 햇빛의 모자이크 예술을 만드는 나무들의 작품을
사람이 만들수는 없다.
도솔암에 앉아 바라보면 지리산의 주능선이 한 눈에 들어온다.
오늘 천왕봉은 구름모자를 쓰고 계시다.
일곱인지 여덟인지 형제바위는 다정하게 붙어서서 부드러운 다른 봉우리와는 다르게 형제애를 뽐낸다.
그래 얘들아! 너희에게 바라는 건 그것 뿐이야.
너희끼리 서로 그렇게 바라봐 주는 것...
마치 재롱떠는 아이들 바라보듯 마당에서 우리를 바라보든 스님에게
누군가 사람들이 많이 찾아 오냐 물으니 안오는데 오늘은 좀 많이 왔다고 하시며 한마디 덧붙이신다.
"심심하지 않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묻는이의 마음을 읽고 계시다.
뭔가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건너편 봉우리들만 바라봐도 하루가 금새 지나갈 것 같다.
그렇게 달콤한 휴식을 떨구고 우리는 또 다른 곳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한다.
그냥 여기 오래 머무르고 싶다.
저 봉우리를 바라보며.
영원사(靈源寺)에서 바라보는 짙은 녹음은 뛰어내리면 마치 침대 매트위에 눕듯 폭신하게 받아 줄 것 같다.
무량수전에서는 '나무아미타불' 이 끝도 없이 되풀이 되고 있다.
뭔가 입으로 같은 말을 되풀이 하다 보면 무념무상에 이를 것 같다.
로사리오는 좀 길고 그냥 '예수님'이 좋겠다!
예수님 예수님 예수님....
영원사에서 상무주암에 이르는 오르막 또한 만만찮다.
어려우니 도파민의 세례를 받는다.
짜게 먹은 점심에 시원한 물 한모금이 간절할 즈음 사람 3-4명이 팔을 벌려야 겨우 닿을 아름드리 '구상나무'를 알현한다.
고만고만한 나무들 사이에 부처님처럼 떡 버티고 계신 이 생불을 보지도 못하고 오를 뻔 했다.
천천히 가야 보인다.
원래는 길이 없었지 싶은 오솔길을 간신히 빠져 나가기도 전에 이름도 신기한 상무주암이 옆에 있다.
그냥 개인 거처같은 암자에 선듯 들어가지지 않는다.
밖에서 의미 심장할 것 같은 글만 사진으로 남긴다.
전삼삼여후삼삼前三三後三三
『前三三後三三』이란 곧 「앞에도 三三은 九요, 뒤에도 三三은 九」라는 말로써
열 명 이내의 몇 안 되는 숫자를 나타내는 것이다.
즉, 이것이나 저것이나 고만고만 거의 같은 정도(彼此一般)라는 뜻이라고 한다.
뜻을 알면 무엇하리.
부처님의 그 심오한 진리를 어찌 알 수 있으랴.
모든 것 다 비우고 내려와 땀으로 다 빠져나가 시들시들해진 내 세포를 마지막 계곡수로 채운다.
덧:: 제 폐북에 주절주절 올린것 교무처장님 명으로 여기 옮겼슴다.
다 기억하고 싶고 기록하고 싶은 선생님의 재미있는 설명(이미 다 잊었지만) 너무 감사하고 또 듣고 싶어요.
사진 많이 찍고 싶었는데 죽을 힘을 다해 따라가느라 못찍어 아쉬웠어요 ㅠㅠ
어쩝니까, 생긴대로 사는거쥥 ㅎㅎ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 너무 고맙습니다.
#지문교 #지리산풍경반 #지리산 #지리산을그대로
첫댓글 쌤 넘넘 고맙습니다
이 생생 후기가 많은 이들에게도 생생히 읽혀질 것입니다.
쌤 덕분에 지풍반 올해 꼭~~~!!!
이보다 더 멋진 청강후기는 없다!!!
전쌤이 더욱 돋보이십니다^^
쌤 다른반도 청강해주세욤^^
청강은 언제, 몇번 할 수 있나요? (또 하라니까 신나서 히히)
마리샘~ 반가웠습니다!
샘의 재미있고 유익한 설명들 다 기억못해 아쉽습니다. (듣는 즉시 까먹음) 다음엔 녹음이라도....ㅎㅎ
마리 선생님~ 생생 정보통 이시네요. 된장국 파우치가 생각나 웃습니다.
상무주암 따라가지 못해 아쉬웠는데.. 감사합니다.
또 반갑게 뵐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