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희의 방
이금이작가님의 ‘너도 하늘말나리야’ 시리즈 두번째이야기 소희의 방을 읽고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류희경
-‘나는 이를 악물고 울음을 참는다. 아이들이 내 마지막 모습을 불쌍한 아이로 기억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헤어지고 연락을 끊는 것이 공감이 갔다. 나의 비루한 모습의
현재를 보여주고 싶지 않아하는 마음.
-소희엄마가 왜 사는지 나오는 부분도 와닿음.
-작가님이 시대적배경에 맞게 촘촘하게 개정을 하셔서 역시나 초판과 비교해 볼 수 있는 장치들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음.
이주희
-전반적 느낌이 ‘밤티마을 영미네 집’의 영미도 생각났고, ‘유진과 유진’의 작은유진과 엄마의 관계와 혼합된 느낌이 들었음.
-‘채경이는 속을 뒤집어서 햇볕에 널어놓은 것처럼 감정을 감추거나 속이는 것이 없었다. 그래서 때로는 철이 없거나 푼수같아 보이기도 했지만 소희는 그런 채경이가 좋았다. 돌이켜보면 소희는 늘 나이에 비해 조숙하고 생각이 깊은 아이로 칭찬받으며 살아왔다. 하지만 소희는 칭찬 들을 때마다 느꼈던 기쁨에 곰팡이가 피어오르고 있음을 미처 알지 못했다.본능적으로,자기 감정에 충실하고 솔직한 친구를 찾아내 어설프게나마 그 애를 흉내 내며 눅눅한 마음에 햇볕을 쬐고 있음도 알지 못했다. 달밭마을에선 미르가 그런 친구였고 지금은 채경이었다.’ 옛날의 나를 돌아보게 했고,심리표현이 공감된다.
-‘하지만 소희는 자신이 동경이나 욕망 자체를 느끼지 못했던 것이 아니라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무관심으로 자존심을 지켜왔음을 깨달았다. 가장했던 무관심은 살얼음처럼 얄팍한 것이어서 채경이의 말 몇 마디에 파삭 깨져버렸다.그러자 욕망으로 다글다글 끓고 있는 속내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실수가 아니길 바라는, 눈물이 차오르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하는 심리묘사 부분이 공감이 많이 됐음.
-소희의 방은 소희가 쏟아낼 수있는 공간으로 해석
박상미
-긴장감을 가지다 마지막에 풀어내는 시간이 짧아 아쉬움이
남는다.
-감정표현 치밀하고 촘촘해서 놀라웠다.
-엄마의 이야기가 좀 더 보고싶었다.
-비현실적인 요소가 있다. 너무 똑똑하고 주위에 좋은친구로만
설정.
김숙현
-소희를 시어머니에게 뺏긴 것처럼 만약 이혼을 하면 또 아들들을 뺏길 것 같은 두려움이 느껴짐.
권현희
-첫장면의 이층집 전형적. 고모등장.작은엄마집에서의 생활 관념적.
-좋은 작품의 단면적으로 보이는 모습이 없음. 작가가 무엇을 보여주고 싶은지 메세지 전달 안 됨.
-감정 심리묘사 어른이어야 이해와 공감할 수 있다 생각함.
나눔 시
부모로서 해줄 단 세 가지 - 박노해
무기 감옥에서 살아 나올 때
이번 생에는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내가 혁명가로서 철저하고 강해서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허약하고 결함이 많아서이다
하지만 기나긴 감옥 독방에서
나는 너무 아이를 갖고 싶어서
수많은 상상과 계획을 세우곤 했다
나는 내 아이에게 일체의 요구와
그 어떤 교육도 하지 않기로 했다
미래에서 온 내 아이 안에는 이미
그 모든 씨앗들이 심겨져 있을 것이기에
내가 부모로서 해줄 것은 단 세 가지였다
첫째는 내 아이가 자연의 대지를 딛고
동무들과 마음껏 뛰놀고 맘껏 잠자고 맘껏 해보며
그 속에서 고유한 자기 개성을 찾을 수 있도록
자유로운 공기 속에 놓아두는 일이다
둘째는 '안 되는 건 안 된다'를 새겨주는 일이다
살생을 해서는 안 되고
약자를 괴롭혀서는 안 되고
물자를 낭비해서는 안 되고
거짓에 침묵 동조해서는 안 된다
안 되는 건 안 된다는 것을
뼛속 깊이 새겨주는 일이다
셋째는 평생 가는 좋은 습관을 물려주는 일이다
자기 앞가림은 자기 스스로 해나가는 습관과
채식 위주로 뭐든 잘 먹고 많이 걷는 몸 생활과
늘 정돈된 몸가짐으로 예의를 지키는 습관과
아름다움을 가려보고 감동할 줄 아는 능력과
책을 읽고 일기를 쓰고 홀로 고요히 머무는 습관과
우애와 환대로 많이 웃는 습관을 물려주는 일이다
그러나 내 아이를 위해서 내가 해야 할 유일한 것은
내가 먼저 잘 사는 것, 내 삶을 똑바로 사는 것이었다
유일한 자신의 삶조차 자기답게 살아가지 못한 자가
미래에서 온 아이의 삶을 함부로 손대려 하는 건
결코 해서는 안 될 월권행위이기에
나는 아이에게 좋은 부모가 되고자 안달하기보다
먼저 한 사람의 좋은 벗이 되고
닮고 싶은 인생의 선배가 되고
행여 내가 후진 존재가 되지 않도록
아이에게 끊임없이 배워가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나는 그저 내 아이를
'믿음의 침묵'으로 지켜보면서
이 지구별 위를 잠시 동행하는 것이었다
박노해 시집
'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 중에서
참석자
-임정선, 김숙현,이상희,남아영,이주희,권현희,류희경,박상미,강지현,황해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