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아이리스>의 무대를 찾아서 떠난 설국으로의 여행 아키타
동해를 사이에 두고 한반도와 마주한 아키타(秋田) 현은 눈을 빼놓으면 이야기할 수 없는 곳이다.
드라마 <아이리스>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주요 배경지가 바로 일본의 아키타.
드라마 <아이리스(IRIS)>. 그 주요 무대가 되었던 아키타 현의 겨울은 드라마보다 더 환상적이다. 드라마에서 현준(이병헌 분)과 승희(김태희 분)가 스키를 즐기고 호숫가를 걸으며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비롯해 함께 혼욕을 즐기는 장면, 그리고 선화(김소연 분)가 현준을 저격하는 장면 등은 일본 동북 지방 아키타 현을 배경으로 촬영했다.
<아이리스>에 등장하는 아키타 현의 주요 명소는 크게 네 지역으로 나눌 수 있다. 현준과 승희가 온통 눈으로 덮인 온천에서 혼욕을 즐기며 행복한 추억을 만들었던 쓰루노유(鶴の湯) 온천, 두 사람이 황금빛 동상과 신사를 배경으로 걸으며 슬픈 전설에 대해 이야기했던 다자와 호수, 그리고 현준과 승희가 스키와 보드를 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장소이자 선화가 현준을 저격한 다자와코 스키장. 마지막으로 승희와 현준이 얼음집 사이를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과 장안의 화제를 몰고 온 현준이 승희에게 키스를 하면서 사탕을 건네주는 장면은 요코테(模手)라는 유서 깊은 도시에서 촬영되었다.
어느 곳을 방문해도 어렵지 않게 온천을 접할 수 있는 일본은 자타가 인정하는 온천 왕국이다. 각 온천마다 독특한 특징이 있어 어느 곳이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4백 년 역사를 자랑하는 쓰루노유는 일본의 젊은이들이 제일 가보고 싶은 곳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선택하는 곳이다.
휴가를 이용해 현준과 승희가 찾았던 쓰루노유 온천에서 촬영된 장면은 제법 많다. 눈 내리는 혼욕탕에서 목욕을 즐기는 장면과 료칸 주인 딸과의 첫 만남과 재회, 그리고 낭만적인 설원을 걷는 장면 등. 많은 사람들은 영화와 드라마를 감상하고 자신도 그런 추억을 만들거나 즐기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그 무대에 도착하면 십중팔구는 실망한다. 일반적인 시선이 아닌 카메라워크에 의해 제작된 영상물은 현실과는 좀 동떨어진 분위기를 낸다는 것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쓰루노유 온천과 주변 풍광만큼은 이런 법칙에서 벗어나 있다. 오히려 드라마보다 더 낭만적이다.
현준과 승희, 현준과 선화가 아름다운 설경을 배경으로 걷는 장면과 한적한 산촌 주택에 머무는 장면은 쓰루노유 온천 인근에서 촬영되었다. 이곳은 겨울이면 어김없이 눈이 사람 키만큼이나 높이 쌓인다. 이런 눈길을 따라 이동하다 보면 저마다 독특한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는 작은 온천과 멋진 눈옷으로 단장하고 있는 나무들을 만나게 된다. 10여 곳에 달하는 아담한 온천 가운데 놓칠 수 없는 곳이 가니바(蟹場) 온천이다. 가니바 온천은 그 자체가 한 장의 그림엽서다. 하늘을 향해 우뚝 솟은 울창한 숲 사이에 자리한, 남녀 혼욕이 가능한 노천탕과 산책로는 중년들에게 인기가 높다.
쓰루노유와 가니바 온천을 비롯해 개성이 넘치는 온천이 모여 있는 아키타 뉴토 온천 지역은 개인적으로 무척 선호하는 장소다. 그래서 지금까지 여섯 차례나 방문했다. 사계절 두루 찾았지만 아름다운 설경을 만끽하려면 겨울이 제격이다. 드라마의 무대가 되었던 쓰루노유 온천은 말할 것도 없고 인근에 자리한 작은 온천과 다자와 호숫가에 위치한 가신데이 시라하마 온천은 낭만 그 자체이다. 사방이 온통 눈으로 둘러싸인 노천에서 즐기는 온천욕과 주변 풍경은 신비롭다는 표현을 사용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마치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 <설국> 속에 들어와 있다는 착각을 일으킬 정도다. 쓰루노유 온천에서 다자와 호수 방향으로 이동하다 보면 다자와코 스키장이 나온다. 승희와 현준이 스키를 즐기는 장면과 선화가 현준을 저격하려다 실패한 장면의 배경지인 다자와코 스키장은 여유롭게 스키를 즐기기에 그만이다.
다자와코 스키장에서는 기다림이란 없다. 리프트를 타거나 스노 모빌을 이용하는 데 단 몇십 초면 가능하다. 다자와코 스키장도 매력적인 요소가 많다. 그중 하나가 스키를 타면서 즐기는 낭만적인 풍광이다. 스키어의 실력에 따라 즐길 수 있는 여러 코스의 슬로프가 있는데, 이곳에서 바라본 사방이 눈으로 덮인 수많은 봉우리와 광야를 연상케 하는 다자와 호수가 어우러진 풍경은 목젖을 넘어온 감탄사마저 막아버린다.
다자와코 스키장에는 <아이리스>에서 승희와 현준이 눈이 부시도록 화려한 동상을 배경으로 걸으면서 전설 속 이야기를 나누었던 다자와 호수가 있다. 다자와 호수는 계절마다 전혀 다른 풍경을 연출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다자와 호수는 제법 크다. 한 바퀴 둘러보려면 자동차로 족히 30∼40분은 달려야 한다. 넓은 다자와 호수 중에서 드라마를 촬영한 곳은 호수의 상징인 황금색 다쓰코 공주 동상과 신사가 세워진 남서쪽이다. 호수의 상징인 다쓰코 공주는 드라마 속에서 승희가 현준에게 이야기해주었던 전설의 주인공이다.
내용인즉 ‘다쓰코 히메’라는 전설로, 서로 사랑했지만 함께하지 못한 두 남녀에 관한 이야기이다. 결국 이 두 남녀는 이승에서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죽어서 용이 되어 이곳에 살고 있다는 내용이다. 다쓰코 히메 전설에 의하면 서로 그리워하는 두 용이 흘리는 눈물 때문에 아무리 추워도 다자와 호수가 얼지 않는다고 한다.
일본의 주요 명소 가운데 하나인 다자와 호수를 이야기할 때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있다. 다쓰코 공주 동상 인근에서 호수와 동상을 응시하고 있는 작은 신사가 그곳이다. 작은 신사는 청춘남녀에게 인기가 높은 명소다. 젊은 청춘들에게 신사가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까닭은 이곳에서 바라본 동상과 호수 풍경이 장관이란 것과 사랑하는 남녀가 5엔짜리 동전을 넣고 함께 소원을 빌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믿거나 말거나 하는 소문 때문이다. 작은 것을 소중히 여기는 일본인들의 정성 탓일까? 꽤 많은 청춘남녀가 신사를 찾는다. 그리고 다자와 호수에는 진정한 여유와 휴식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전통 료칸 가신데이 시라하마(花心亭しらはま)이다.
예로부터 수질이 뛰어난 온천수와 극진한 서비스로 명성이 자자한 전통 온천 료칸 가신데이 시라하마 입구에 발을 디디는 순간 감동의 서비스가 시작된다. 오카미(女將)라 불리는 안주인이 지배인과 종업원을 대동하고 현관에 나와 손님을 맞는 것을 시작으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온천 시설과 뛰어난 음식 맛, 그리고 전통문화까지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이런 명성 때문에 많은 투숙객들이 경제적인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가신데이 시라하마를 찾는다.
<아이리스>에서 현준과 승희가 이글루를 연상시키는 얼음집 사이를 걸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장면은 다자와 호수에서 자동차로 1시간 남짓 이동해야 다다를 수 있는 유서 깊은 도시 요코테(模手)다. 동북 지방의 대표적인 문화 도시 요코테는 축제와 전통이 숨 쉬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계절마다 흥미로운 축제가 열리는 요코테의 겨울을 상징하는 축제는 두 가지가 있다. 드라마 속에 소개된, 얼음집에서 아이들과 어른들이 음료와 떡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가마쿠라 축제와 풍년을 기원하는 커다란 깃발, 인형을 들고 행진하는 본덴 마쓰리이다. 요코테의 겨울 축제를 대표하는 두 축제는 헤이안 시대부터 내려오는 전통을 축제로 승화시킨 것이다.
드라마 <아이리스>로 청춘남녀 사이에서 인기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는 아키타 현. 드라마 속 주인공처럼 추억과 사랑의 믿음을 소중히 생각한다면 누구나 나름의 추억을 담아내기에 부족함이 없는 곳이다. 낭만적인 설경을 배경으로 여유롭게 피로를 풀 수 있는 온천과 정성스럽고 극진한 서비스와 맑은 미소로 방문객을 반기는 아키타 현. 그곳에 다다르면 진정한 사람의 향기와 로망을 느낄 수 있다.
필자 이형준은 1년 중 절반을 외국에서 보내다시피 하는 사진작가이자 여행작가로 지난 20여 년 동안 1백20여 개국 2천5백여 개 도시와 지역을 여행했다. <동화를 찾아가는 아름다운 여행>, <엽서의 그림 속을 여행하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유럽 1, 2>등 수많은 여행서를 펴냈다.
여행메모
가는 길
인천에서 아키타까지 대한항공(KE)에서 직항 편이 운행되고 있어 2시간이면 갈 수 있다. 아키타공항에서 드라마 속 무대까지 드라마에 등장했던 다자와 호수와 뉴토 온천 지역, 다자와코 스키장까지는 렌터카와 버스, 택시로 갈 수 있다. 소요 시간은 1시간 30분~2시간. 저렴한 비용으로 편리하게 이동하는 방법은 공항에서 출발하는 점보 택시(Jumbo Taxi)를 이용하는 것이다. 점보 택시 요금은 장소에 따라 1인 기준으로 2천2백∼3천엔이면 갈 수 있다.
숙박
온천으로 유명한 뉴토 지역과 다자와 호수 주변에는 저렴한 숙박 시설부터 고급스러운 전통 료칸까지 다양한 숙박 시설이 있다. 일반 료칸과 호텔의 경우 아침을 포함한 요금이 적용되지만 온천 료칸과 전통 료칸의 경우 동일한 객실을 이용해도 식사에 따라 요금이 달라진다. 일반 료칸과 호텔은1인 기준으로 8천∼1만2천엔 수준이고, 고급 료칸은 1인 기준으로 2만5천∼3만5천엔 수준이다.
●쓰루노유 온천 료칸 <아이리스>의 주요 무대가 되었던 곳으로 숙박 요금은 객실과 투숙하는 인원에 따라 차이가 있다. 한 방에 여러 명이 머무는 경우 저렴하고, 혼자 머무는 경우는 비싸진다. 1호관 1만6백50엔, 2호관 8천5백50엔, 본관 9천6백엔, 신본관 & 동본관 1만2천7백50∼1만5천9백엔이다. 요금은 1인 기준 2식(저녁과 아침 포함)과 세금이 포함된 가격이다.
예약 81(0187) 46 2139
예약 가능 시간 7:00∼22:00
온천 이용 투숙객은 무료이며 외부인은 성인 5백엔, 어린이 3백엔
기타 정보 http://www.tsurunoyu.com, http://www.tsurunoyu.com
●가신데이 시라하마(花心亭しらはま) 온천 료칸 다자와 호수와 뉴토 온천 지역을 통틀어 제일 고급스러운 숙박 시설로, 이곳에서 바라본 호수 풍경이 일품이다. 서비스도 극진해 일본 전통 온천 료칸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동일한 객실을 사용하는 경우라도 음식, 투숙 인원에 따라 요금이 달라진다. 요금은 1인 기준이며 식사(저녁과 아침)와 세금이 포함되어 있다. A타입 객실은 2만2천5백∼3만5천7백엔, B타입 2만1천∼2만7천3백엔이다.
예약 81(0187) 43 1200 e-mail: katakuri@hana.or.jp
온천 이용 투숙객은 무료, 외부인은 1인 5백∼1천엔, 가족탕 3천엔
기타 정보 http://www.hana.or.jp/~sirahama/sira/index.html
온천
뉴토 온천 지역과 인근에는 남녀가 함께 목욕을 즐길 수 있는 혼욕 노천탕을 비롯해 다양한 온천이 있다. 어느 온천이나 투숙객에게는 무료로 개방하고 있으며, 온천만 이용하는 방문객을 위해 일정액을 받고 온천을 개방한다. 온천에 따라 각기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5백∼1천1백엔이며, 가족당 3천엔 수준이다.
먹을거리
쓰루노유 료칸과 가신데이 시라하마 료칸이 위치한 곳은 산간 내륙이지만 인근에 바다가 있어 다양한 음식을 즐길 수 있다. 이 지역의 특산 요리로는 불에 달군 돌을 이용한 이시야키 요리를 비롯해 쌀로 만든 기리탄포, 토종닭인 히나이를 이용한 닭 요리, 산채 음식이 유명하다.
볼거리
계절에 따라 즐길 수 있는 볼거리가 다르다. 봄부터 가을 사이에 방문하면 세계자연유산 지역인 시라카미산지 너도밤나무 숲을 산책하거나 작은 보트를 타고 아름다운 다자와 호수를 감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문화에 관심이 있다면 요코테와 무사 마을인 가쿠노다테 마을을 둘러보는 것도 괜찮다. 겨울에 찾는다면 아름다운 설경으로 유명한 하치만타이 설경이나 다자와 호수와 인근 도와다 호수를 구경하거나 축제에 참여해보는 것도 좋다.
스포츠와 레저
눈이 내리는 겨울에 찾는다면 온천에서 마음과 몸의 피로를 푸는 것이 최고다. 스키와 등산을 좋아한다면 12월 중순∼3월 말에 개장하는 다자와 스키장을 이용해보기를 권한다. http://www.tazawako-ski.com/hangl/html/main.php
쇼핑
아키타 현 뉴토 지역과 다자와 호수 지역은 작은 시골 마을이다. 따라서 고가의 제품보다 나무로 만든 토산품이나 인형을 구입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비자 & 기타
정보 일본은 무비자로 3개월 동안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다. 기타 정보는 www.akitafan.com 혹은 www.hana.or.jp/~sirahama/sira/index.html에서 검색해보자. 아키타 현 서울 사무소: 02-771-6191
1 드라마 속에서 주인공 승희와 현준이 슬픈 전설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걸었던 다자와 호수의 상징 다쓰코 히메 상.
2 드라마 속에서 현준과 승희가 머물렀던 장소이자 북한 공작원으로 등장하는 선화가 피신했던 아키타 쓰루노유 료칸의 겨울 풍경.
3 산촌 지방의 전통적인 건축 양식을 고수하는 곳으로 유명한 가니바 온천의 노천탕.
4 쓰루노유 노천탕에서 드라마 속 현준과 승희처럼 호젓한 분위기에서 혼욕을 즐기는 광경.
5 눈이 내리는 쓰루노유 료칸은 겨울이면 어김없이 설국으로 변한다.
6 다자와 호수에 세워진 신사. 젊은 남녀들이 사랑을 맹세하면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7 얼음집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요코테의 어린이와 어른들.
8 드라마 <아이리스>에서 승희와 현준이 데이트를 즐기는 장면을 촬영했던 요코테 성.
9 사방이 눈으로 덮여 있는 아키타 현 뉴토 온천 지역의 자연 풍광.
10 그림엽서가 연상될 정도로 아름다운 모습을 갖춘 쓰루노유 온천.
11 낭만적인 분위기를 맛볼 수 있는 쓰루노유 온천의 밤 풍경.
12 온천 지역의 숙소에서 손님에게 제일 먼저 제공되는 말차와 과자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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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와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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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 온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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