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0. 불정(佛頂)
불타바리(佛陀波利) 존자가 문수를 친견하러 가다가 길에서 한 노인을 만났는데 그가 물었다.
“존자는 어디서 오십니까?”
존자가 대답하였다.
“서천(西天)에서 왔소”
노인이 다시 물었다.
“『불정존승경(佛頂尊勝經)』1)을 가지고 오셨는지요?”
“아니오”
노인이 말하였다.
“공연히 와서 무슨 이익이 있으리요”
이에 존자는 다시 서천으로 돌아갔다.
대각련(大覺璉)이 송했다.
서천의 멀고 먼 10만 리 길에
공연히 와서 무엇 하느냐, 간곡한 책망일세
파리(波利)에게 존승경 없다고 말하지 말라.
동쪽에 퍼진 것이 이 경이니라.
대양안(大陽安)이 염하였다.
“당초에 어떤 말을 했어야 문수를 보고 서천으로 가지 않았겠는가?”
그리고는 다시 말하였다.
“두 손을 벌려 그에게 바치는 시늉만 했어야 하느니라.”
1) 경의 이름이며 존귀하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 단 이야기 끝에 이 경을 가지고 왔는냐고 물은 것에 불과하다.
說話
“『불정존승경』을 가지고 오셨는지요?[還將佛頂尊勝]……”라고 한 것은 『불정존승경』을 물은 것이 아닌데, 말을 따라 대답했기 때문에 “공연히 와서 무슨 이익이 있으리요?[空來何益]”하였으니, 다시 서토(西土)로 간들 공연히 갔으니 무슨 이익이 있겠는가?
대각(大覺)이 송한 뜻은 경의 제목이 매우 분명하다는 뜻이다.
대양(大陽)의 염은 바친 것[呈似]인가? 바치지 못한 것[不呈似]을 염송 한 것이다.
출처: 우리절 불암사 원문보기 글쓴이: 금강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