陶淵明詩曰 : 「翩翩三靑鳥.」 駱賓王詩曰 : 「三鳥聯翩報消息.」 李白詩曰 : 「婉孌三靑禽.」
도연명시왈 : 「편편삼청조.」 낙빈왕시왈 : 「삼조련편보소식.」 이백시왈 : 「완련삼청금.」
[解釋] 陶淵明의 詩에 말하기를, 「세 마리의 푸른 새가 펄펄 난다.」라고 하였다. 駱賓王의 詩에는 말하기를, 「세 마리의 새가 가지런히 날아와서 소식을 알린다.」라 하였으며, 李白의 詩에는 말하기를, 「어리고 고운 세 마리 푸른 새.」라고 하였다.
按<漢武故事>云 : 「三靑鳥如烏. 夾恃王母傍.」 又<大人賦>註, 「張揖曰三足靑鳥也.」 其說不同.
안<한무고사>운 : 「삼청조여오. 협시왕모방.」 우<대인부>주, 「장읍왈삼족청조야.」 기설부동.
[解釋] 상고하여 보니, <漢武故事>에 말하기를, 「세 마리 까마귀 같은 푸른 새가 王母의 곁을 모시고 있다.」고 하였고, 또 <大人賦>의 註에서 張揖은 말하기를, 「발이 세 개 있는 푸른 새.」라고 하여 그 說이 서로 같지 않다.
陶潛乞食詩曰 : 「饑火①駈我去. 不知竟何之. 行行至斯里. 叩門拙言辭.」 末云 : 「銜戢知何謝? 冥報以相貽.」 蘇東坡以爲, 「淵明得一食. 至欲冥謝主人. 哀哉此大類丐者口頰也.」
도잠걸식시왈 : 「기화①구아거. 부지경하지. 행행지사리. 고문졸언사.」 말운 : 「함집지하사? 명보이상이.」 소동파이위, 「연명득일식. 지욕명사주인. 애재차대류개자구협야.」
[解釋] 陶潛의 乞食詩에 말하기를, 「굶주림의 불길[饑火]이 나를 몰고 가니, 마침내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겠다. 가다가다 이 마을에 이르러 문을 두드렸으나 말은 서툴렀다.」 하고는, 끝 귀에서 말하기를, 「감사하게 생각하는 마음[銜戢] 무엇으로 사례할까? 저승에서 은혜를 갚아 드리리라.」라고 하였다. 蘇東坡가 말하기를, 「淵明이 한 끼의 밥을 얻어먹고, 주인에게 저승에서 은혜를 갚고자 하기에 이르렀으니 가엾다. 이것은 거지의 입언저리에서 나오는 말과 매우 비슷하다.」고 하였다.
[註解] ①饑火 : 굶주림을 참지 못하는 불같은 마음.
余謂陶公甔石屢空①. 不以介意. 而觀此詩語. 有行乞可憐之色. 殊可疑也.
여위도공담석루공①. 불이개의. 이관차시어. 유행걸가련지색. 수가의야.
[解釋] 나는 말한다. 陶公은 식량이 여러 번 떨어졌으나 개의치 않았는데, 이 시의 말을 보니 다니면서 乞食한 가엾은 빛이 있으니 매우 의심할 만하다.
[註解] ①屢空 : 어려운 處地.
陶淵明責子詩曰 : 「雖有五男兒. 總不好紙筆.」 又曰 : 「雍端年十三. 不識六與七.」 蓋二子同歲生也.
도연명책자시왈 : 「수유오남아. 총불호지필.」 우왈 : 「옹단년십삼. 불식륙여칠.」 개이자동세생야.
[解釋] 陶淵明이 아들을 꾸짖는 詩에 말하기를, 「비록 다섯 명의 사내아이가 있으나, 모두가 종이와 붓을 좋아하지 않는다.」라고 하였고, 또 말하기를, 「雍과 端은 나이가 열셋이건만 여섯 일곱도 셀 줄 모른다.」고 하였다. 대체로 두 아들은 같은 해에 낳았는가 보다.
按淵明與子疏. 曰 : 「汝等雖非同生云云.」 知五子非一母也. 又曰 : 「汝輩家貧. 每役柴水之勞.」 <韻府>云 : 「梁王秀嘆元亮孫作里司. 辟爲西曹.」 蓋里司如今里正. 元亮子孫之不振. 豈以貧窶失學故歟?
안연명여자소. 왈 : 「여등수비동생운운.」 지오자비일모야. 우왈 : 「여배가빈. 매역시수지로.」 <운부>운 : 「양왕수탄원량손작리사. 벽위서조.」 개리사여금리정. 원량자손지부진. 기이빈구실학고여?
[解釋] 淵明이 아들에게 보낸 편지를 보니, 「너희들은 비록 同腹 소생은 아니다……」라고 하였으니, 다섯 아들이 한 어머니에게서 나지 않은 것을 알겠다. 또 말하기를, 「집이 가난하여서 너희들에게 매양 땔나무를 해오고, 물을 긷는 수고를 시켰다.」고도 하였다. <韻府>에 말하기를, 「梁王 秀는 元亮의 孫子가 里司가 된 것을 탄식하여 불러다가 西曹 벼슬을 시켰다.」고 하였다. 대체로 里司라는 것은 지금의 里正 같은 것일 것이다. 元亮의 子孫들이 떨치지 못한 것은 혹시 가난하고 궁핍하여서 학문을 할 수 앖었기 때문일까?
謝玄暉鼓吹曲. 「凝笳翼高蓋. 疊鼓送華輈」①. 李善註, 「徐引聲謂之凝. 小擊鼓謂之疊.」
사현휘고취곡. 「응가익고개. 첩고송화주」①. 이선주, 「서인성위지응. 소격고위지첩.」
[解釋] 謝玄暉의 鼓吹曲에, 「엉기는 피리 소리 높은 수레덮개 날개 편 듯, 웅장한 북소리 아름다운 수레 밀고 오는 듯.」이라고 하였다. 李善이 註하기를, 「천천히 소리를 길게 끄는 것을 凝이라 하고, 북을 작게 치는 것을 疊이라고 한다.」고 하였다. (그러니 피리 소리를 천천히 길게 끌면서 높은 日傘으로 호위하고, 북을 작게 치면서 화려한 수레를 보냈다는 것이다.)
[註解] ①凝笳翼高蓋, 疊鼓送華輈 : 凝笳는 많은 피리 소리가 엉기듯이 합주되는 것이다. 翼高蓋는 수레의 높은 덮개를 날개 같이 펴는 것을 말한다. 來朝하는 제후의 행차에 군악대가 부는 피리 소리가 제후가 탄 수레의 높은 덮개를 양편에서 떠받치고 들어오는 것 같다는 뜻이고, 疊鼓는 첩첩이 쌓인 여러 개의 북을 뜻하고, 華輈는 조각을 한 아름다운 수레를 뜻하며, 送華輈는 화려한 수레를 밀고 오는 것이고, 제후의 행차에 악기를 연주하여 오기 때문에, 그 북소리가 화려한 수레를 밀며 오는 것 같다는 뜻이다.
岑參凱歌. 「鳴笳攂疊鼓擁回軍.」 楊愼曰 : 「急引聲謂之鳴. 疾擊鼓謂之攂.」
잠삼개가. 「명가뢰첩고옹회군.」 양신왈 : 「급인성위지명. 질격고위지뢰.」
[解釋] 岑參이 凱歌에서, 「鳴笳攂疊鼓擁回軍.」이라고 하였다는데, 楊愼이 말하기를, 「소리를 급히 잡아당기는 것을 鳴이라 하고, 북을 빨리 치는 것을 攂라고 한다.」고 하였다. (그러니 피리를 급한 소리로 불고, 북을 빨리 쉴 새 없이 치면서 돌아오는 군대를 옹위한다는 뜻이다.)
凝笳疊鼓. 吉行之文儀也. 鳴茄攂鼓. 師行之武備也. 詩人用字不苟如此.
응가첩고. 길행지문의야. 명가뢰고. 사행지무비야. 시인용자불구여차.
[解釋] 피리를 천천히 긴 소리로 불고 북을 작게 치는 것[凝笳疊鼓]은 길한 행차의 아름다운 거동이고, 피리를 급한 소리로 불고 북을 빨리 쉴 새 없이 치는 것[鳴茄攂鼓]은 군대가 행진하는 때의 武備인 것이다. 詩人의 글다 쓰는 것이 구차하지 않음이 이와 같다.
謝脁詩, 「雲去蒼梧①野.」 李白詩, 「望雲知蒼梧.」 又「白雲愁色滿蒼梧.」 按李白註, 曰 : 「歸藏②啓筮. 有白雲出自蒼梧. 入于大梁. 詩語蓋以此也.」
사조시, 「운거창오①야.」 이백시, 「망운지창오.」 우「백운수색만창오.」 안리백주, 왈 : 「귀장②계서. 유백운출자창오. 입우대량. 시어개이차야.」
[解釋] 謝脁의 詩에, 「그름이 蒼梧野를 간다.」라고 하였고, 李白의 詩에는, 「구름을 바라보고 蒼梧를 안다.」라고 하였으며, 또, 「흰 구름 시름 빛이 蒼梧에 가득하다.」라고도 하였다. 李白의 註를 참조하여 보니 말하기를, 「歸藏易의 점괘 풀이에, 흰 구름이 蒼梧에서 나와서 大梁으로 들어간다고 한 것이 있다. 詩에 사용한 蒼梧와 구름이란 말은 대체로 이것을 인용한 것이다.」라고 하였다.
[註解] ①蒼梧 : 蒼梧山. 중국 湖南省 寧遠縣의 동남쪽에 있음. 舜 임금이 남방을 순행하다가 崩御하였다는 곳임. 일명 九疑라고도 함. ②歸藏(易) : 세 가지 易經 중의 한 가지.
<玉臺新詠>曰 : 「鴛鴦七十二. 羅列自成行.」 李白詩, 「七十紫鴛鴦.」 孟郊詩, 「花開七十有二行.」 其謂七十二云者何義也?
<옥대신영>왈 : 「원앙칠십이. 나렬자성행.」 이백시, 「칠십자원앙.」 맹교시, 「화개칠십유이행.」 기위칠십이운자하의야?
[解釋] <玉臺新詠>에 말하기를, 「鴛鴦은 七十二마리가 벌여서 스스로 行列을 이루었다.」라 하였고, 李白의 詩에는 「七十마리의 자주 빛 鴛鴦.」이라고 하였으며, 孟郊의 詩에는, 「꽃이 七十二줄로 되어 있다.」라고 하였다. 그들이 七十二라고 말한 것은 무슨 뜻인가?
或謂, 「四氣有七十二候. 五行四時各旺七十二日. 疑取義於此也?」 <莊子>云 : 「孔子治詩書. 以奸七十二君.」 <管子>言 : 「封禪者. 七十二君.」 又孔子弟子七十二人. <列仙>、<高士>、<隱逸>等傳. 皆七十二人. 此則倣而爲之歟?
혹위, 「사기유칠십이후. 오행사시각왕칠십이일. 의취의어차야?」 <장자>운 : 「공자치시서. 이간칠십이군.」 <관자>언 : 「봉선자. 칠십이군.」 우공자제자칠십이인. <열선>、<고사>、<은일>등전. 개칠십이인. 차즉방이위지여?
[解釋] 어떤 이는 말하기를, 「四氣는 七十二候가 있고, 五行은 四時에 각각 七十二日씩 旺日이 있다. 의심컨대 여기에서 따온 뜻이 아닐까?」라고 하였다. <莊子>에 말하기를, 「孔子는 詩書를 다스려서, 七十二 임금을 간사한 자로 만들었다.」고 하였고, <管子>에는 말하기를, 「封禪한 자가 七十二 임금이 있다.」고 하였다. 또 孔子의 弟子는 七十二人이며, <列仙傳>、<高士傳>、<隱逸傳> 等에도 모두 七十二人씩이다. 이것은 곧 모방하여 한 것일까?
<木蘭詞>曰 : 「出門見火伴. 火伴始驚忙.」 今漢語謂同行者爲火伴. 蓋言其同炊爨也.
<목란사>왈 : 「출문견화반. 화반시경망.」 금한어위동행자위화반. 개언기동취찬야.
[解釋] <木蘭詞>에 말하기를, 「문에 나가서 火伴을 보니, 火伴이 비로소 놀라고 바빠하였다.」라고 하였다. 지금의 중국말에 同行하는 사람을 火伴이라고 한다. 대체로 炊事를 같이 한다는 뜻일 것이다.
顔延年詩 : 「屢薦不入官. 一麾乃出守.」 按麾是麾去之義. 杜樊川乃云 : 「欲把一麾江海去.」 誤矣.
안연년시 : 「누천불입관. 일휘내출수.」 안휘시휘거지의. 두번천내운 : 「욕파일휘강해거.」 오의.
[解釋] 顔延年의 詩에, 「여러 번 추천하였으나 官에 들어가지 않고, 一麾로 드디어 出守한다.」라고 하였다. 상고하여 보니, 麾라는 것은 지휘에 나간다는 뜻이다. 杜樊川이 이에 말하기를, 「한 旗를 잡고 江海에 가고자 한다.」라고 풀이한 것은 잘못이다.
孫綽詩, 「碧玉破瓜年①.」 呂洞賓詩, 「功成當在破瓜年.」 按<小說>, 「以破瓜爲二八」是也.
손작시, 「벽옥파과년①.」 려동빈시, 「공성당재파과년.」 안<소설>, 「이파과위이팔」시야.
[解釋] 孫綽의 詩에, 「푸른 구슬이 외를 깨칠 때.」라고 하였다. 呂洞賓의 詩에, 「공을 이루는 것은 마땅히 破瓜年에 있어야 한다.」고 하였다. <小說>을 보니, 「破瓜는 二八이다.」라고 한 것이 이것이다. (즉 破瓜는 16세이다.)
[註解] ①破瓜年 : 瓜자를 세로로 한가운데를 나누면 두 개의 八자가 되는데, 이것을 합하면 16, 곧 여자의 나이 16세를 가리키는 數가 되고, 또 이것을 곱하면 64가 되어 남자의 나이 64세를 가리키는 수가 된다는 데서 온 말이다. 약칭으로 破瓜라고도 한다. 破瓜는 외를 깨친다는 뜻으로, 오이를 여성으로 비유하여 여자의 나이 16세를 가리킨다. 또 여자가 처녀를 깨친다 하여, 처녀성을 잃는다는 의미와 초경이 시작되는 나이를 가리키기도 한다. 이밖에도 破瓜는 남자의 나이 64세를 비유하여 쓰이기도 하는데, 남자로서 이 나이가 되면 혼자서 잠자리에 드는 나이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梁柳惲詩云 : 「亭皐木葉下. 隴首秋雲飛.」 王融見而嗟賞. 遂有名. 「嗚呼! 今世之有王融難矣.」 車天輅每喜使此語. 蓋有所感焉爾.
양류운시운 : 「정고목엽하. 농수추운비.」 왕융견이차상. 수유명. 「오호! 금세지유왕융난의.」 차천로매희사차어. 개유소감언이.
[解釋] 梁나라 柳惲의 詩에 말하기를, 「정자의 언덕에는 나뭇잎이 떨어지고, 밭둑 머리에는 가을구름이 날린다.」라고 하였다. 王融이 보고, 감탄하고 칭상하여 드디어 유명하게 되었다. 「아! 지금 세상에 王融 같은 사람이 있기는 어렵다.」 車天輅는 배양 이 말 쓰기를 좋아하였다. 대체로 느낀 바가 있었던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