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서부청사에서 모두 모뎠습니다.
민이님, 괘이이빨님, 쭈냥님, 오부장.
저~ 멀리 건물에 나부끼는
"부마 민주항쟁 40년만에 일궈낸 국가기념일 10월 16일 지정을 축하합니다."
잠시 MBC경남에서 요즘 방송하고 있는 부마민주항쟁 40주년 특별기획 다큐멘터리 라디오 드라마 '79년 마산'에 대해 후기와 공감을 나눕니다.
민이님 보물 주머니에서
허브 오일들이 나와 뭉친 제 어깨와, 스트레스로 정신 가출 직전의 제게 위로를 건넵니다.
엊그제 태풍과 맞서느라 파스 힘을 빌리고 계신 민이님 ㅠㅠ
지난 태풍 다들 무탈하신지요.
향기로운 차와, 향기로운 오일들, 감사합니다.
아침 눈 뜨자마자, 지난 번에 주신 케냐 선 라이즈와 오늘 주신 골든 실론을 즐거이 마시겠습니다.
머리를 꺠우고, 속을 진정 시키는데 차 만큼 좋은게 없잖습니까
9시 반에 아침도 안 드시고 모였으니, 해장국으로 시작합니다.
진주하믄, 제일식당 해장국.
중앙시장 본점으로 갑니다. 9시가 갓 넘은 시간이지만 역시 중앙시장은 활력과 사람들이 넘칩니다.
장 구경도 재미집니다.
제일식당 본점으로 도착.
제일식당 본점에서는 해장국을 드실 수 없습니다.
천황식당 옆 건물에 해장국만 파는 제일식당으로 가야 합니다.
많이 서운합니다.
기어올라가다 시피 2층으로 올라가서 옹기종기 먹는 즐거움이 사라졌습니다. ㅠㅠ
시장을 걸어걸어, 제일해장국 전문점 도착.
새벽 4시부터 오후 2시까지만 영업합니다.
밤새 술 마시고 새벽 4시에 먹는 해장국은 을매나 맛있을까요.
해장국 5000원
민이님 화장실 가신 사이, 기다리지 못 하고, 숟가락을 먼저 듭니다.
민이님 죄송해요, 장유유서가 해장국 앞에서 무너졌어요
^^;;;
우리집 청소년을 업고 먹으러 가던 예전 제일 해장국은 젓가락을 안 줬었습니다.
지금보다 더 작게 썬 깍두기를 국물과함께 수저로 떠 먹었는데,
혹여 모르고 젓가락을 달라하면 이모님들이
"숟가락으로 떠 무~요~" 하셨더랬습니다.
이 깍두기는 숟가락으로 국물과 함께 떠 먹어야 합니다. 깍두기 국물만으로도 해장각.
숨도 안 쉬고 후루룩 먹게 되는 해장국.
말 그대로 해장국.
약간 질깃한 무청 시래기가 씹을수록 달달 고소
-김여사님은 무청 시래기를 손질하실때 얇은 투명한 껍질을 다 벗겨 버려서 이런 식감을 느끼기 힘듭니다, 그래서 이 질깃함이 반가웠어요.
감칠맛 폭발하는 과하지 않은 된장푼 고깃국물,
해장에 딱 적당한 양, 지친 속에 과하지 않은 고기 선네끼.
정신을 차리고 보니,
늘 그렇듯이....
민이님은, 우리 담에 새벽 4시에 이 해장국을 한 번 마셔보자 제안 하십니다.
아우, 그럼요 새벽 3시 반까지 술 마시고 우리 함께 먹어요.
해장국을 마주하는 자세는, 과음의 상태 아니겠습니까.
제일해장국 본점을 나와 걷다가 마주한 튀김집,
우리는 시선과 마음을 뺏깁니다.
당장 먹고 싶었지만, 해장국을 먹고 먹자고 힘들게 발을 떼었지만,
해장국을 먹고 나서도 생각나는 튀김을 먹으러 갑니다.
개당 700원 3개를 먹었는데 2000원만 받으십니다.
김말이 튀김은 띵작입니다. 김과 깻잎의 조화, 집에서 직접 만드셨다는 부심.
제일식당에서 쭈냥님이 작은 꽃무늬 오봉에 물컵을 담아 오셨는데,
우리는 모두 그 쟁반에 홀릭
민이님이 쟁반을 사러 가자 하십니다.
"우리 우정쟁반 하나씩 사요. 내가 사줄께요"
없는거 없는 중앙시장 그릇가게.
크기별로 줄서 있는 소쿠리에 잠시 희열을 느끼는 나...
개당 2500원인데, 만원을 내니 1000원을 거슬러 주십니다.
민이님, 이리 기분이 좋을 수 있냐며, 감탄감탄
우정 반지도 아닌 우정 쟁반
우정 오봉.
감사히 잘 쓰겠습니다. 수박을 잘라 올려 먹어도 좋고, 과자를 뜯어 한그시 올려 먹어도 좋고,
북어포와 캔맥주를 담아 침대에 뒹굴면서 먹어도 좋을 오봉입니다.
중앙시장 생선전을 지나, 국수를 드시러 가요
진주가 바닷가 동네도 아닌데 시장에서 이렇게 풍부한 어패류를 볼 수 있다는건 놀라운 일.
수류헌에서 커피를 먼저 한 잔 하려 했으나.
11시 오픈시간이 안되어, 걸어 1분거리 원깐돌이에서 국수를 한 그릇먼저 하기로 합니다.
우리는 방금 해장국과 튀김을 먹었지만요..
기분좋게 열려있는 문을 발을 휘휘 걷고 들어가서
물국수 4000원.
진주 시내의 국수 가격은 거의 4000원입니다.
진주에서 밀면이 흥하지 않는 이유도 물국수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진한 멸치 육수에 전구지, 숙주, 호박나물 듬뿍, 계란지단이 올라간 국수가 어딜가나 4000원 이니까요.
이 김치도 띵작
고급스럽고 순하지만 맛이 꽉 들어찬 육수
어찌나 면을 잘 빨았는지 거친 느낌1도 없이 후루룩 넘어가는 면발.
면과 육수의 밸런스가 기가막혀 감탄사만...
놋그릇에 담아 고급진 식당에서 팔아야할것 같은 국수
다시 정신을 차리고 보니,
늘 그렇듯이....
여러분 잠시 수류헌에 계시겠습니까.
오부장네 청소년이 개천예술제 참가를 한다고 예술회관에 가야하는데, 짐이 좀 있어서, 집에 들러, 청소년 실어다 주고 오께요.
배도좀 꺼뜨리고, 더위도 좀 식히고, -10월이 와이리 덥습니까 - 수다도 좀 떨고
-요즘 젊은이들은 엄정행 모를겁니더
-쭈냥님의 피지컬과 40대 아줌마의 피지컬을 비교해봅시다.
-진주에서 자람스롱 어릴 때 개천예술제서 상장 한 장 안 받아본 사람 드물낀데
-아로마오일 사용법을 나눕시다
-두통과 스트레스를 날리는 뒷목 귀 마사지 법을 나눕시다
-모든 이야기의 결론은 '나이'
국수 먹으로 갑시다.
오늘의 방문 예정 국수 집 중 한 곳 복국수
옆 집에 묶여있는 어른만한 진돗개에 쭈냥님이 매우 놀라셨지만,
알고보니 아무나 보고 배 내밀고 드러눕는 순디순디
복주머니와 국수 그릇의 그림, 파란 서체, 알고보면 간판에는 오방색을 사용한 센스를 엿볼수 있고.
국수 4000원
원깐돌이는 오뚜기 소면을 사용하고
복국수는 내고향 국수를 사용합니다.
복국수 면이 조금 더 굵어요, 쫄깃한 식감이 기가 막힙니다.
오뚜기 소면은 가늘고 부드러워 후루룩 넘어간다면,
복국수 국수는 씹기 즐거워 쭈냥님은 면을 매우 만족해 하십니다.
그러나, 복국수의 진한 멸치 육수는 기복이 있는 편
오늘은 비린향이 먼저 치고 들어옵니다.
다른 잡 맛도 저는 조금 느꼈는데, 멸치의 존재감을 느끼기에는 이정도는 땡큐입지요.
뭐 늘 그렇듯이, 언제나
정신을 차리고 보면....
허수경 시인이 죽은지 벌써로 1년이 되었다고요.
여그가 허수경 시인 모교 진주여고라예.
오부장도 진주여고 66회 졸업했고.
여그가, 진주양분식, 이 모퉁이를 돌면 여고국수,
우와, 학교 이쁘다, 가봐요.
은목서 향기가 가득한 진주여고를 걸어봅니다.
구름다리 비 덮개를 저리 밖에 못 만드나...
23년이 지났는데도, 건물은 그대로네....
생활관 앞 은사시나무가 없어져서 아쉽구나
이제 밥알을 먹어요,
뭔가를 씹고 싶으시다는 쭈냥님,
그라모, 난중에 돼지갈비 뜯으러 가입시다,
그리하여 당도한 대화식당
식당을 들어서는데 식사를 마치고 나오시는 젋은 여성분들 말씀이 귀를 지나갑니다.
"여기는 배가 안 불러"
씹을 새도 없이 후루룩 넘어가는 육회비빔밥
쭈냥님은 인생의 첫 육회비빔밥을 만나십니다.
비빔밥 자체도 좋아라 하지 않는데,
결국은 대만족!
빨개 보이는 육회 무침이 절대 진한 맛이지도, 절대 맵지도 않아요, 대부분의 진주육회비빔밥에는 숙채가 들어가는데, 이 집은 특이하게 생 오이채가 들어가네요. 밥알이 질척이지 않고 한 알 한 알 살아있어서 입 안에서 따로 노는게 아니라, 맛있게 씹혀요, 육회를 아주 잘게 썬것과도 잘 어울리구요. 아하. 씹을 때 마다 터지는 이 깨가... 큰 일 하네. 어쩜 이리 오동통하고, 신선할까, 향이 향이, 요즘 햇깨 철이자나요, 그래도, 이정도 꺠는 만나기 드뭅니더. 소주 한잔 해야 겠다는 민이님, 이스리 일 병 하십니다. 국 안에 고기도 너무 맛나게 씹히지만, 국은 이 집에서 비추인데 오늘은 매우 좋습니다.
역시 비빔밥은 젓가락으로 비벼야지요.
밥이 아니라 간식 같은 기분으로 한 그릇을 비울 때 쯤. 육회를 한 접시 하기로 합니다. 난중, 돼지갈비 하지 말고, 육회함 묵어봅시다. 비빔밥위에서의 육회만큼의 임팩트는 없지만, 술을 잘 즐기시지 않는 쭈냥님이 맥주를 드셔야겠다합니다. 좋은 음식은 술을 부르는 법, 카스 일병이요~ 쭈냥님 인생의 첫 육회비빔밥과 육회 성공, 육회를 이리 잘게 썰라믄 고기가 살짝 얼어야될건데, 얼었다 녹으면서도 이렇게 양념을 잘 잡고 고기가 질척이지 않고 맛있는건 고기가 확실히 좋은갑습니다.
즐거이 잘 먹었습니다. 오후도 깊어지고, 청소년이 공연하는 경남문화예술회관으로 가보입시더. 여러분은 오부장이 응원부대로 강제 동원하겠습니다.
아직 시간이 조금 남았으니, 입가심 한 잔씩 하구요. 경남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1층 로비에서 잠시 쉬어요. 공연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해요. 이제 날도 어두워졌으니 유등축제로 가보아요.
--------- 유등축제 --------- 집단멘붕, 어지러움, 공황경험, 기빨리는 체험 ---------------------------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지난 태풍에 이틀 휴장한데다, 나름 피크인 주말이니, 사람이 많아도 많아도... 등이고 부교고 머시고 빨리 가요, 차라도 한 잔 해요. 저기, 시원한 천수밀면집이 있네요, 저기 한 그릇 하믄 속이 내려갈것 같은데, 옴마야, 유등축제 행사장과 가까워 다른 음식을 파시고, 밀면을 안 하십니더, 어쨌든 우리 탈출해요.
시간이 8시를 넘었습니다. 옜날 국수에 전화를 해봅니다. 안 받으세요. 맞다 양푼이 국수, 전화해 봅니다. 안 받으세요.
아쉬워요. 시간이 8시가 넘으니 어디를 가야할까요. 우선, 중앙시장쪽으로 가봐요, 태양순대는 아직 영업중일거예요. 맞다! 우리 큰길 냄비우동 가보아요. 저녁이 아니면 거기는 못 가자나요.
성공! 국수 로드의 마지막은 우동입니다. 밥에 간이 1도 되어있지 않은 엄마가 집에서 만들어준 것 같은 김밥도 함께해요, 우동 5000원에 오뎅추가 500원 빨간 고추가루가 제법 많이 들어있어요. 풀기전에 국 맛 부터 보세요. 우와.. 이 진하기가, 진하기가, 전 고춧가루 안 푼 국물이 좋아요. 우동에는 단무지 이지요.
오부장과 민이님은 소면보다 굵은 면을 선호하지 않는취향을 공유하고, 오부장은 아무리 정신을 차려도 빈 그릇을 만들지 못 했습니다. 만 어디에서도 만날 수 없는 진한 육수! 동방호텔 나이트에서 나와 한 그릇 하던 곳. 술 취한 입맛에 맞을 진한 맛. 쭈냥님은 단숨에 오늘의 2위로 등극시켜 주십니다.
추운 겨울 밤 택시타고 와서 소주 한 잔 하면서 먹고, 밤새 걸어 집에 돌아가고픈 맛 입니다. 추워지면 소주가 맛있어질테니, 올해가 가기 전 꼭 그래보리라 다짐합니다. 유등축제 기념 국수로드의 일정이 끝납니다.
우리는 유등축제인데도 왜 7시가 되도록 먹고만 있어는가에 대해 당연하다 생각했고, 옜날국수와, 닭꼬치 피다를 못 간것을 후회했으며, 그럼에도 다음에 또 먹을 날이 있으니 행복하다 했습니다. 청소년 강제 응원에 군소리 없이 호응해 주셔서 감사했고, 역시 모뎌 먹으니 즐겁기 그지 없었습니다. 네버엔딩 수다도 즐거웠고, 처음 만나는 쭈냥님은 뭐 한 10년쯤 같이 먹으러 다닌 분 같았고 특유의 친화력에 감탄했습니다. 누나들의 정신없는 수다와 감정기복을 아무 불평없이 따라준 괘이이빨님도 감사했습니다. 9시가 좀 넘어 서부청사에서 모두 헤어집니다. 아무래도 진주에서 또 한번 모뎌야할것 같습니다. 다음 모임에는 걸시너분들과 함께 하길 바래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