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부처님 오신날
1. ‘불기 2565년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온누리에 부처님의 자비 광명이 충만하시고
코로나19의 조기 종식을 기원합니다.’
2021년 음력 사월 초파일 부처님 오신 날, 매달 초하루 법회에는 잘 가지 못해도 1년에 한번은 꼭 절에 가는 날이다. 팔공산 갓바위로 가는 도로변에 있는 지장선원으로 갔다. 부처님 오신날 봉축법회에 웃음교실 강사들과 같이 참석하여 육법공양을 올리기 위해서다. 지장선원에 도착하니 절 주위 도로변과 법당안에 울긋불긋 고운 연등이 달려서 부처님 오신날을 봉축하며 알리고 있었다.
2. 지장선원장 지공스님은 수년전 필자가 운영하는 대구경북흥사단 평생교육원에서 웃음코칭지도사, 레크리에이션지도자, 실버건강체조지도사 3종 자격과정에 참가하여 민간자격을 취득하신 멋진 스님이다. 매주 화요일 저녁에 흥사단에서 하던 애기애타웃음교실에도 오시고 애기애타웃음봉사단에도 열심히 참여하여 봉사활동을 같이 하신 분이다. 이러한 귀한 인연으로 봉축법회때 육법공양을 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웃음강사들과 함께 참가하게 되었다. 물론 절에 다니지 않는 강사도 있었다.
3. 코로나 방역대책으로 오시는 신도분들을 일일이 열체크와 방문기록을 남기고 있었다. 절에서도 실감하는 코로나시대 풍속도이다. 법회에 참석하기전에 1층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다 보니 찻잔 덮은 보자기에 있는 문구가 맘에 든다.
'지금 이대로 행복합니다.'
4. 필자는 육법 공양단이 등, 향, 차, 꽃, 과, 떡 순서로 올리는 공양물을 받아서 부처님 전에 올려놓는 역할을 수행하였다.
법당 들어가는 문옆에 공양의 의미를 적은 족자가 있었다.
'음식물이나 의복 탕약 등을 불타나 승려에게 공양물을 올리는 것'
5. 육법공양(六法供養)은 불교에서 대표적인 공양물 여섯 가지를 이르는 말로서
‘향·등·꽃·과일·차·쌀 등 여섯 가지 중요한 공양물을 말한다. 이들 공양물은 각각 상징하는 바가 다르다. 우선 향은 해탈향(解脫香)이라고 해서 해탈을 의미한다. 자신을 태워 주위를 맑게 하므로 희생을 뜻하기도 하고 화합과 공덕을 상징하기도 한다. 등은 반야등(般若燈)이라고 하며, 지혜와 희생·광명·찬탄을 상징한다. 꽃은 만행화(萬行花)로서 꽃을 피우기 위해 인고의 세월을 견딘다고 해서 수행을 뜻하며, 장엄·찬탄을 상징하기도 한다. 과일은 보리과(菩提果)로 깨달음을 상징한다. 차는 감로다(甘露茶)라고 해서 부처의 법문이 만족스럽고 청량하다는 것을 상징한다. 마지막으로 쌀은 선열미(禪悅米)로서 기쁨과 환희를 상징한다.’(출처 : 두산백과)
6. 육법공양은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말이다. 절에서도 평소에는 육법공양을 올리는 의식을 잘 하지 않는다. 부처님오신날 등 큰 행사때 만 하고 있어서 신도들도 잘 구경하지 못하는 의식이다. 특히 부처님전에 육법공양을 올리는 일은 불가에서는 공덕을 쌓는 것과 같은 매우 의미가 있고 영광스러운 기회라고 한다.
육법공양에 이어 삼귀의, 발원문, 청법가, 입정, 봉축법문, 사홍서원, 공지사항, 관용의식 순으로 부처님오신날 봉축법회가 진행되었다.
7. 발원문은 주지스님과 참석자들의 간절한 마음으로 낭독하며, 부처님 오신날을 봉축하면서, 코로나19가 완전히 물러가고 대구와 우리나라 경제가 살아나길 간절히 발원했다.
8. 발원문을 소개해 드린다.
거룩하신 부처님이시여, 당신이 이 땅에 오신날을 봉축하는 오늘, 저희들은 당신 앞에 등불을 밝히고, 향을 사르오며, 감로의 다를 올리고, 온갖 꽃으로 장식하여, 세상에서 진귀한 과일과, 음식을 올린, 육법 공양으로, 당신의 오심을 축복하며, 당신과 인연됨을 한없이 기뻐하나이다.
9. 그리고 저희 중생들은, 당신 앞에 엎드려 절하며 발원합니다.
저희들은 영원히 당신의 모습에, 귀의할 것을 발원합니다.
저희들은 영원히 당신의 가르침에, 귀의할 것을 발원합니다.
저희들은 영원히 당신을 예경하며, 당신을 닮도록 발원합니다.
10. 자비하신 부처님, 당신은 언제나, 중생들이 어둠에서 방황할 때, 빛을 만나게 하시고, 시련으로 고통 당할 때, 당신의 손을 내밀어 잡게 하시며, 불화로 인하여 반목할 때, 당신의 미소를 보게 하시고, 나래와 좌절에 빠져 허덕일 때, 당신의 고행을 배우게 하시어, 온갖 공덕으로 중생들을 인도하시었나이다.
11. 그 은혜가 큰 강과 바다와 같아, 천만송이 꽃으로 백만가지 음식으로 장엄하고, 천만배의 절을 올려, 당신을 예경하고 찬란 해도 다함이 없기에, 오늘 당신이 이땅에 오신날을 봉축하면서, 만 중생들은 환희로서, 당신의 가르침을 축복하고, 당신의 길을 따라, 당신의 참뜻이 이땅에 실현 되도록, 발원하는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12. 만 생명이 어버이를 만난 부처님 오신날을 봉축하면서, 저희들은 하루속히 코로나19가 완전히 물러가고 대구와 우리나라 경제가 살아나길 간절히 발원하오니 진리의 가피력 내리시어서 성취의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하옵소서 거룩하신 당신은, 진리와 자비와, 지혜의 왕이시기에, 진리가 있는곳, 자비가 있는곳, 지혜가 있는곳엔, 당신이 있음을 알겠나이다. 더불어 진리를 알고 실천하고, 자비심 내고 지혜를 일구는 중생이면, 당신과 늘 함께함을 알겠나이다.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시아본사석가모니불.(지장선원 발원문)
13. 법회를 마친 뒤 절밥으로 점심공양을 맛있게 하고 1층 카페에서 육법공양을 한 웃음강사들과 커피를 마시며 휴식을 취한다. 커피를 마시면서 쳐다보니 벽에 있는 지장선원 달력에도 행복을 담은 캘리그라피가 있다. 보자기에 적힌 글과 내용이 일맥 상통한 것 같다.
'행복하기는 너무 쉽다
현재 주어진 것으로 충분히 행복해 하면 된다.
가지지 않은 것이 아니라 가진것에 집중하면 된다'
마음에 와 닿으면서 공감 가는 글귀입니다.
13. 부처님 오신날 지장선원에서의 하루는 힐링 타임이었다.
‘스님의 염불과 목탁소리를 들면서,
경을 읽으면서,
부처님께 절하면서,
명종소리를 들으면서,
육법공양을 올리면서,
삼귀의를 하면서,
입정에 들면서,
발원문을 읽으면서,
청법가를 부르면서,
봉축법문을 들으면서,
사홍서원을 하면서,
아기부처 관욕의식을 하면서,
맛있는 절밥으로 점심공양을 하면서,
1층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마치고 승용차에서 미소셀카를 찍고서’
14. 지난해는 코로나 사태로 초파일 행사 자체가 생략되어서 가지 못했는데 오랜만에 절에 가서 봉축법회에 참석하였다. 아내와 함께 가지 못해서 아쉽기는 하지만, 전날까지도 엄청 바쁘게 보냈기에 힐링이 필요했는데 잘 다녀 왔다는 생각이 든다.
부처님 오신날 지장선원에 다녀온 내용을 적는 중에도 장면이 그려지며 입가에 슬며시 미소가 지어진다. 힐링 타임으로 즐겁게 보낸 고맙고 감사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