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과실의 수확 후 생리 대부분의 신선과실은 다른 농산물에 비해 조직이 연하고 수분함량이 높아 수확 후 출하준비 및 유통과정에서 여러 가지 장해를 쉽게 받기 때문에 취급하는데 각별한 주의를 필요로 한다. 또한 과실은 수확 후에도 살아 있는 생명체로서 생리작용이 유지 되므로 조직 및 품질변화가 지속적으로 일어난다. 수확 후 과실의 품질변화에 직접 영향을 주는 중요한 생리현상으로 호흡작용과 증산작용 등이 있다.
(1) 호흡작용 살아있는 생명체로서 수확 후의 과실은 호흡작용을 지속한다. 호흡이란 과실 내 축적된 탄수화물 등의 저장양분(기질)이 산화(분해)되는 과정으로서 이러한 산화과정에서는 산소가 소모외고 이산화탄소가 발생되는 한편, 다른 물질의 합성이 필요한 재료물질의 생성과 아울러 최종적으로는 에너지가 생성된다. 생성된 에너지의 일부는 과실의 생명유지를 위한 대사작용에 소모되나 대부분의 에너지는 호흡열로서 체외로 방출된다.(C6H12O6+6O2→6CO2+ 6H2O+E(에너지)) 과실 또는 기타 식물체의 호흡 정도는 유전적 또는 주위 환경에 영향을 받으며 일반적으로 호흡이 왕성한 작물 또는 품종은 수확 후 저장성이 약한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저장성이 약한 복숭아는 사과에 비하여 호흡량이 높으며 사과 중에서도 조생종 품종인 쓰가루, 몰리스델리셔스는 만생종으로서 저장성이 좋은 후지에 비하여 높은 호흡량을 보인다. 이 호흡량은 온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 0∼30℃의 범위에서 온도를 10℃낮출 때마다 호흡은 대략 절반씩 감소하며 이밖에도 주위의 산소, 이산화탄소, 에틸렌 등의 요인에 의해서도 식물의 호흡은 영향을 받는다.
과실은 발육과정에서 호흡의 변화양상에 따라 급등형(climacteric type)과실과 비급등형(non-climacteric type)과실로 구분되는데, 급등형 과실의 발육단계는 호흡의 변화양상과 관련하여 볼 때 급등전기, 급등기, 급등후기로 구분될 수 있다. 호흡량이 최소점에 이르게 되는 급등전기에 과실의 성숙은 완료되므로 이 시점이 과실의 수확시기에 해당된다. 한편, 급등기는 수확 후 저장 또는 유통 기간에 해당되는데 호흡증가가 계속되어 호흡량이 최고점에 이르는 시기는 과실 후숙이 완료되어서 식용에 가장 적합한 상태가 된다. 후숙이 완료된 후 호흡은 다시 감소하기 시작하며 과실노화가 진행되어 세포의 생리적 기능 상실 및 조직의 점차적인 붕괴와 함께 품질이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 사과 주요품종의 호흡량을 살펴보면 조생종인 쓰가루, 몰리스델리셔스, 홍로 보다는 중·만생종인 조나골드, 후지가 적은데 이는 품종 고유의 유전적인 요인에 의한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과실 내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생리적 반응은 온도변화에 큰 영향을 받으며, 온도가 낮을수록 반응속도가 느려진다. 특히 수확 후 과실호흡은 온도영향을 심하게 받아 호흡량이 감소하는데 상온에서 보다 저온에서 호흡량이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한다. 같은 품종 내에서도 수확 후에 호흡은 변화되는데 수확시 보다는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면 상온 및 저온에서 호흡이 최대치에 이르는 시점(climacteric peak : 호흡 최대치)이 있다. 이점을 지나면 과실은 노화되어 상품성을 상실하기 시작한다. 상온보다는 저온에서 호흡 최대치에 이르는 시점이 늦추어 진다. 호흡의 최대치를 지나면 과실은 노화되어 상품성을 상실하기 시작하기 때문에 에틸렌 발생량과 비교하여 상온유통 및 저온저장 한계기를 설정할 수 있다.
(2) 증산작용 호흡작용은 저장양분을 분해하므로 에너지가 발생되고 에너지의 상당부분은 열로 발생하는데 열을 식혀주기 위한 과정에서 식물체 내에 존재하는 수분이 체외로 빠져나가는 것을 증산작용(transpiration)이라 한다. 증산작용은 수분이 많은 작물의 중량을 감소시키며, 조직의 변화를 일으켜 신선도를 떨어뜨리고 시들어지면서 외양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수확 후 관리를 소홀히 했을 때 문제될 수 있는 중량의 감소는 오히려 증산작용에 의한 소모가 크다. 증산은 표피에 존재하는 기공이나 과점(lenticel) 그리고 상처나 표피 자체의 왁스층을 통하여 일어나는데 증산경로는 기공증산과 표피증산의 2종류로 대별되며 수분손실은 기공증산을 통하여 대부분 일어나고 표피증산은 8~10% 정도이다. 따라서 작물 전체 부피에 비해 외부에 노출된 표면적이 크면 증산할 수 있는 면적도 커서 손실이 심하게 일어나며 증산 속도는 전체부피에 대한 표면적의 비와 그 표면적의 노출 정도에 따라 좌우된다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과실은 85~95%가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중 수분이 10~15%정도 소실되면 상품가치를 잃게 된다. 증산작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로는 습도, 온도, 공기의 유속 등을 들 수 있다. 증산작용은 건조하고 온도가 높을수록 그리고 공기의 움직임이 많을수록 촉진되며 과실의 표피조직이 상처를 입었거나 절단된 경우에는 그 부위를 통해서 수분 손실이 많아진다.
나. 예냉 과실류 및 신선 채소류의 수확 후 선도 저하가 일어나는 근본적인 원인은 호흡작용, 증산작용, 에틸렌(과실성숙호르몬) 생합성, 갈변 및 흑변 현상 등이 있는데 이러한 현상들은 온도에 의에 크게 좌우된다. 즉 동결점에 가까운 온도에서는 생체의 반응과 효소의 작용이 둔화되는 반면, 온도가 어느 정도까지 상승하게 되면 이들의 반응이 더욱 활발하게 일어나 생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노화현상이 촉진될 수 있다. 따라서 과실류나 채소류는 수확 후에 소비자에게 이르기까지 저온유통시스템(cold chain system) 하에서 유통되어야만 그 자체의 고유의 품질이 유지될 수 있다. 고온기에 수확된 과실류는 수확 직후에 가능한 한 빨리 적당한 품온까지 냉각함으로써 과실 자체의 호흡량 및 성분이나 물성의 변화를 억제하여 그 후의 품질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과실류는 품온이 5℃상승함에 따라서 그 품질변화의 속도는 2~3배가 된다. 또는 32℃에서 과실의 1시간 보존은 10℃에서 4시간, 0℃에서 7일간의 보존기간에 상응하는 품질노화가 같으므로 예냉하여 출하하면 과실의 보존이 현저하게 개선된다. 저장용 사과의 경우 착색을 좋게 하기 위해서 노지에 장기간(3~7일) 햇빛에 노출시키거나 수확 후 저장용 상자에 쌓아 외기온 상태에서 장기간(3~7일) 두면 장기저장을 할 경우에 저장성이 크게 떨어진다. 따라서 별도의 예냉장치가 없는 농가에서는 수확 후에 통풍이 잘되는 그늘진 작업장에서 하루 정도 품온을 낮춘 후 저온저장고에 입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 예냉의 효과 (가) 수분손실 억제 과실은 수확 후 주변 환경 및 자체 호흡, 증상에 의해 일정하게 수분을 발산한다. 발산된 수분은 다시 보충될 수 없어 무게감소가 일어나고 과실은 위조(shriveling, wilting)하게 된다. 수분증발은 수증기에 의해 포화된 세포간극내의 내부공기와 불포화된 외부공기사이의 수증기압 차이 때문에 일어나고 수분증발의 속도는 외부 온도와 상대습도에 의해 결정되므로 과실 수확 후 품온을 빨리 낮추어야 수분손실을 억제시킬 수 있다.
(나) 호흡활성 및 에틸렌 생성억제 사과는 수확 후 호흡 및 에틸렌 생성이 증가하는 급등형(climacteric)과실에 속한다. 이러한 급등형 과실은 저온에 저장함으로써 호흡의 증가와 에틸렌의 생성을 억제시킬 수 있다. 수확 후에 바로 과실의 품온을 낮추지 않고 상온에 방치하면 호흡의 증가와 다량의 에틸렌 생성으로 과실의 저장수명이 크게 단축된다.
(다) 병원균의 번식 억제 병원 미생물의 생장과 번식속도는 온도에 따라 크게 다른데 낮은 온도일수록 이들의 생명현상은 크게 둔화된다. 사과 표면에 많이 기생하여 저장 중에 과실을 부패시키는 잿빛곰팡이(Gray mold rot Botrytis cinerea)나 푸른곰팡이(Blue mold rot. penicillium expansum)는 비교적 저온에서 생육이 저하되기 때문에 수확 후 바로 온도를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2) 예냉방법 (가) 강제통풍냉각(forced air cooling) 냉각매체로서 냉풍을 사용하는 것으로 저장고내의 냉기를 순환시켜 골판지상자나 플라스틱 상자의 외부로부터 냉각하는 방식이다. 통상의 냉장차 등을 활용할 수 있어 간편하지만 냉각효율이 낮고 냉각에 장시간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예냉에 이어서 저장을 할 때는 예냉 후에 다시 운반할 필요가 없으므로 과실류에서는 많이 이용된다. 통상의 과실류에서는 품온 25℃이상일 때 5℃까지 내리는데 10시간 이상이 필요하다. 장점으로는 실내냉각에 비해 냉각속도가 빠르고 온도편차가 적으며 예냉 후 저온저장고로 활용이 가능하여 통상 저온저장고에서 이루어지기도 한다. 용기의 특별한 적재방법이 불필요하지만 냉각속도가 늦고 결로 발생이 있으며 냉각편차가 발생하는 단점도 있다.
(나) 차압통풍식 냉각 저장고내의 냉기를 통기공을 갖는 골판지 상자 내에 통과시키고 다시 부압실로 흡인하여 공기의 압력차를 이용한 냉각방식이다. 예냉고 내의 냉기를 강제적으로 용기내로 빠져나가도록 냉기와 가실의 품온 사이에서 열교환 속도를 증대시킨다. 적화와 흡입구의 위치에 따라 중앙흡인식과 벽면흡인식으로 나눌 수 있다. 장점으로는 냉각속도가 빠르고(예냉 시간 2~6시간) 온도편차가 적으며 과실표면에 결로가 발생하지 않는다. 최적통풍속도시 강제통풍식에 비하여 에너지 절약이 가능하다. 단점은 풍속이 클 경우 건조가 발생되며 예냉시설 소요공간으로 입고 효율이 낮다. 용기 크기 및 적재방법에 따라 냉각편차 발생이 가능하다.
(다) 진공예냉 진공예냉은 예냉실 내 압력을 내려 과실표면의 수분을 증발시킴으로써 물의 증발잠열을 이용하여 과실을 냉각시키는 장치이다. 진공조의 진공도가 높아지면 과실로부터 수분증발이 왕성하게 되어 증발잠열에 의하여 과실 자신의 냉각이 일어나는데 물은 대기압 1,013hpa때 100℃에서 끓고 진공이 높아져 압력이 6.1hpa로 감소하면 수온이 0℃가 되고 이때 약 600㎉/㎏의 증발잠열을 빼앗긴다. 물은 기체가 되면 압력의 감소와 함께 체적이 팽창하고 대기압 하에서 1㏄의 물이 8hpa에서는 160㏄로 팽창한다. 이때 대량의 수증기가 진공펌프로 직접 흡인되면 진공펌프오일에 수증기가 차서 성능이 저하되기 때문에 중간에 콜드트랩(cold trap)을 설치하여 수증기를 포집하여 냉각시켜 물로 만든다. 이와 같이 진공예냉은 진공을 할 때 걸리는 압력에 충분히 견딜 수 있는 밀폐된 예냉실과 진공펌프 콜드트랩 등의 장치가 필요하여 시설비가 많이 든다. 장점은 냉각속도가 빠르고(예냉 시간 20~40분) 예냉 효율이 좋으며 적재된 과실을 균일하게 냉각시킬 수 있으며 물에 씻은 과실류의 탈수에도 이용이 가능하다. 다만 시설비가 많이 들고 표면적이 넓은 엽채류에 적합하다.
다. 저장에 관여하는 요인 (1) 품종 및 재배조건 사과의 저장시 첫 번째로 고려할 사항은 저장과실의 품종이다. 사과는 품종에 따라 저장력에 차이가 있어 조생종은 만생종에 비하여 저장력이 크게 떨어진다. 조생종은 호흡량과 에틸렌 생성량이 만생종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저장기간이 짧다. 또한 유전적으로 국광의 혈통을 갖고 있는 품종이 저장력이 우수하며 같은 품종 내에서도 대과보다는 소과가 저장력이 높은데 이는 대과가 세포용적이 크고 세포벽이 약해서 경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수확시기에 따라 저장력이 다른데 같은 품종이라도 조기 수확시 저장력은 좋으나 맛이 떨어지며 완숙된 경우 맛은 좋으나 저장력은 약하고 저장 중 생리장해과 발생이 많다.
과실의 저장 전 재배조건도 저장성에 영향을 미친다. 재배조건으로 보면 경사지에서 재배된 과실이 상대적으로 배수가 잘되어 질소흡수가 적어 과육세포간극이 작고 경도가 높기 때문에 배수가 잘되는 경사지에서 재배된 과실이 평지에서 재배된 과실보다 저장력이 좋다. 칼리질 비료의 시용은 수확 후 과실의 저장성 향상에 도움을 주지만 재배 중 질소과다 시용은 과실을 크게 하나 저장 중 호흡량이 많아져서 저장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또한 과수원이 남향으로 과실비대기에 햇볕을 잘 받고 배수가 양호한 토질에서 생산된 과실이 저장이 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 온도 과실 내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생리적 반응은 온도의 변화에 큰 영향을 받으며 일반적으로 온도가 낮을수록 반응속도가 느려진다. 특히, 수확 후 과실의 호흡은 온도의 영향을 심하게 받아 기온이 낮을 때 호흡량이 감소하므로 장기간 저장에는 저온저장이 보편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과실은 다량의 수분을 함유하고 있지만 과즙의 수분에는 무기염류나 당을 비롯하여 각종 성분이 용해되어 있으므로 과실의 어는 온도는 빙점 강하현상에 의해 낮아져서 대략 -2℃에서 얼기 시작한다. 과실조직의 결빙에 의해 나타나는 피해를 동해라고 한다. 저장 과실이 동해를 입으면 해동 후에 정상 회복이 어렵고, 부패하게 되므로 과실 저장시 저장고 내의 온도는 -2℃ 이하로 내려가지 않도록 특히 주의해야 한다. 빙점 이상의 저온에서도 과실 종류에 따라서는 생리적으로 피해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를 구분하여 저온 장해라 한다. 사과, 배를 비롯한 온대산 과실에서는 저온장해의 피해가 크지 않으므로 이러한 과실의 저장시에는 동해를 입지 않을 정도로 온도를 낮출수록 저장에 유리하다. 사과의 경우에는 -1~0℃라고 할 수 있다.
과실에 대한 적정 저장 온도를 알고 있다고 해도 저장고 내의 온도를 균일하게 맞추기는 힘들다. 이는 저장고 내의 위치에 따라 온도 편차가 있기 때문인데 저장고 높이가 6~7m인 경우 상․하의 온도 편차는 대략 2℃정도이다. 저장고 내의 온도 편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저장고내에 있는 유니트쿨러(unit cooler : 냉풍이 나오는 장치)에 덕트(냉풍배관)를 설치하여 저장고 내의 온도를 균일하게 유지되도록 한다. 또한 저장고 내의 온도를 표시하는 냉동기 컨트롤박스의 온도 표시기는 대개가 부정확하기 때문에 저장고 내에 정밀한 온도계를 여러 군데 설치하여 수시로 온도를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 습도 저장고 내의 습도는 일반적으로 상대습도로 표시된다. 일정온도에서 공기가 최대한 수용할 수 있는 수증기의 양에 대하여 현재 공기 중에 함유되어 있는 수증기의 양을 백분율(%)로 표시한 수치가 상대습도이다. 과실의 수분햠량은 대개가 90% 이상이며 저장 중 과실중량의 5% 이상의 수분 감소는 과실의 상품가치를 크게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로 작용함으로써 에틸렌의 생성을 증가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저장 중 수분의 손실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저장고 내의 상대습도는 대개 85~95%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95% 이상의 상대습도에서는 작은 온도변화에 의해서도 상대습도가 100%에 도달하여 수증기의 응축에 의한 이슬이 형성될 수 있으므로 병원 미생물의 번식에 유리한 조건이 형성되므로 상대습도는 95%를 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저장고 내의 습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저장고 바닥에 물을 뿌리는 방법이 소규모의 저온저장고에서 이용되고 있으나 가급적이면 자동가습장치를 설치하여 온도와 마찬가지로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4) 에틸렌 과실을 비롯하여 모든 식물조직은 에틸렌가스를 생성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는데 에틸렌은 특히 과실에서 다량 생성되며 과실의 성숙 및 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 식물의 노화 호르몬 또는 과실의 후숙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다. 과실의 발육과정에서 에틸렌의 생성량 변화는 호흡의 변화양상과 일치한다. 비교적 호흡량이 낮은 비급등형 과실은 에틸렌 생성량 또한 낮으며 특히 급등형 과실에서 호흡의 급격한 증가는 에틸렌 생성의 급격한 증가와 동시 또는 그 이후에 나타난다. 따라서 에틸렌은 과실의 무름(연화)을 비롯하여 후숙과 관련된 여러 가지 생리적 변화를 유발한다.
과실의 에틸렌 발생은 과실의 종류 및 품종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조생종인 쓰가루 보다는 중·만생종인 조나골드, 후지가 에틸렌 생성량이 월등히 낮다. 호흡과 마찬가지로 에틸렌 생성량에 있어서도 상온보다는 저온에서 에틸렌 생성량이 현저히 낮고 에틸렌 생성최대치에 이르는 시점은 품종마다 차이가 있지만 호흡 최대치보다는 상온 및 저온에서 다소 늦어지는 양상을 보인다. 이러한 에틸렌 생성은 과실저장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서 에틸렌 생성량이 높은 작물 또는 품종은 저장성이 낮은 경향이 있고, 조생종은 만생종에 비하여 에틸렌 생성량이 비교적 많아 저장성도 낮다.
한편, 에틸렌은 생성이 개시되는 시점을 지나면 사실상 인위적으로 생성 및 작용을 억제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적절한 수확시기의 선택과 아울러 효과적인 저장수단을 통하여 에틸렌의 생성 및 작용을 억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대부분의 과실은 상처 또는 병해, 충해를 입거나 부적절한 환경조건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게 될 경우 스트레스 에틸렌의 발생이 증가한다. 이러한 과실은 주위의 건전한 과실에 불리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저장시 상처과, 병해충과, 과숙과는 선별하여 제거해야 한다. 또한 사과와 배를 혼합하여 저장하게 되면 에틸렌 생성이 상대적으로 적은 배는 에틸렌에 의한 피해를 받기 때문에 혼합저장을 피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원예산물의 생리적인 면을 고려할 때, 장기간 저장을 위해서는 단일 품종, 단일 과종만 저장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라. 저장방법 (1) 상온저장 상온저장은 냉동시설이나 가온기를 설치하지 않고 외기에 의해서 저장고 내의 온도를 조절하는 방법이다. 난지에서는 외기온이 높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외기온을 차단하여야 하며, 한랭지에서는 외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기 때문에 보온에 유의해야 하고, 저장고 내의 습도를 유지하기 위하여 밀폐도를 높여야 한다. 상온저장의 유형에는 냉동시설을 하지 않은 지상저장고(창고 형태)와 반지하저장고가 있다. 지상저장고는 벽돌이나 단열재를 이용하여 내부에 과실을 보관하게 되는데, 외기온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저장 중에 과실의 품질이 많이 떨어지며 장기간 저장이 어렵다. 지상저장고 보다는 반지하저장고가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기에는 보다 효과적이지만 온도와 습도를 자동적으로 조절해 주지 못하므로 저장 중에 과실품질을 최상으로 유지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2) 저온저장 저장고에 냉동기를 설치하여 저장고 내의 온도를 일정온도(-5~5℃)로 낮추어 저장하는 것을 저온저장이라고 한다. 국내에는 냉풍에 의한 유니트 쿨러(unit cooler)식의 냉각방법이 보편화되고 있는데 소형 냉동기를 사용한 6.6~9.9㎡(2~3평)의 조립식인 것부터 6.7~10a(200~300여 평) 대형 저온저장고까지 있다.
(가) 과실 및 저장고의 소독 과실은 재배 중에 나무에서 병원균에 오염될 수 있는데 이러한 과실을 수확하여 그대로 저장하게 되면 저장 중에 병원균에 의해 피해를 받을 수 있다. 현재 선진국에서는 과실을 수확 후에 물이나 세척제(100ppm의 염소)를 첨가하여 과실을 씻은 후 저장고에 입고하는 것이 나무로부터 감염될 수 있는 균류 등에 의한 저장 중의 발병을 막는 작업이 보편적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작업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또한 과실을 저장고에 놓기 전에 저장고 1㎡당 유황 20~30g을 태우고 24시간 밀폐하여 저장고를 훈증 소독하면 저장 중 부패과의 발생을 감소시킬 수 있다. 유황 훈증시 발생되는 아황산가스는 인체에 유독할 뿐만 아니라 금속을 부식시키는 작용이 있으므로 철제기구는 밖으로 내놓고 증발기 등의 설비는 밀폐하여 훈증 후에 저장고를 환기시켜 아황산가스를 완전히 제거하여야 한다. 저장고의 소독을 위해서는 훈증소독 이외에 1% 포름알데히드나 5%의 차아염소산나트륨(락스 성분) 수용액을 분무할 수도 있다.
(나) 과실 입고 및 상자의 배치 사과 또는 배 등의 과실은 별도로 예냉 시설을 갖추지 않고 수확 후 곧 저온저장고에 입고시킴으로써 예냉을 대신하는데 이는 과실의 경우 중량에 비하여 표면적이 적어 예냉에 의한 품온저하속도가 크지 않으므로 예냉의 효과가 적어서 별도의 예냉시설을 갖추는 것이 비경제적이기 때문이다. 사과와 배 등의 과실은 수확 후 예냉보다는 과실의 선별작업이 보다 중요하다. 과실을 저장고에 입고시킬 때에는 저장시 병원 미생물의 발병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별을 거친 후 입고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사과의 경우에는 밀병의 발생이 많은 것은 저장 중에 내부갈변 장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가급적 저장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저온저장고내의 과실상자는 찬 공기가 골고루 유통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바닥은 빠레트를 깔고 벽면에서 30∼50㎝, 중간통로 50㎝, 천장에서 50㎝정도 공간을 남겨 과실상자를 쌓도록 하여야 하 며 이때 적당한 용적율은 65∼75%로 저장고 높이에 따라 다르나 4.5m높이의 경우 평당 150∼200 상자를 적재할 수 있다. 과실 상자는 통풍이 좋은 플라스틱 상자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저장고 입고 후에는 일정하게 온도를 낮추어 관리하고 저장고가 차면 바로 적정 저장온도(후지 사과는 0℃)를 맞추어 나간다. 저장고에 입고한 후 온도가 높게 유지되면 과실의 호흡이 높아 이산화탄소가 저장고 내 축적됨으로써 과심부가 갈변되는 이산화탄소 장해로 발전하기도 하므로 주기적인 환기를 실시한다. 과실의 호흡량은 특히 동결 피해를 받은 과실이 많고 이산화탄소 장해에 민감하므로 수확 전후 과실이 얼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다) 온도 관리 저장온도는 사과 과실의 호흡이나 미생물의 번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수확한 과실은 호흡에 의해 축적된 당과 산이 소모되는데, 호흡이 많으면 품질저하도 많아지게 된다. 과실 내에서 일어나는 호흡은 온도가 낮을수록 느려지기 때문에 정확한 온도관리는 과실 품질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것이다. 따라서 저장고내로 과실 입고를 끝난 후에는 빠른 시간 안에 온도를 낮추어야 한다.
표 111. 저장고내 온도 상승의 원인 구 분 내 용 포장열 - 포장열은 수확한 사과의 온도와 저장고 설정온도간 차이에 따라 제거되어야 하는 열량임 - 수확시 포장 온도에 따른 입고전 생산물의 온도, 1일 입고량, 설정 온도까지의 도달시간으로 계산함 호흡열 - 호흡열은 사과의 호흡에 의해 방출되는 열로써 저장고내 온도에 의해 조절되는 열 요인임 - 호흡열을 낮추기 위해서는 저장고내 온도를 일정수준까지 낮춤으로써 발생을 억제함 전도열 - 전도열은 저장고 외부에서 저장고 안으로 전도되는 열로서 내부와 외부와의 온도차 및 단열재료의 종류에 따라 차이가 큼 - 전도열을 낮추기 위해서는 저장고 축조시 단열효과가 좋은 자재를 사용하여 축조하여야 함 대류열 - 외부공기가 저장고 내부로 유입되어 일어나는 대류현상에 의해 일어나는 열량임 - 따라서 대류열의 유입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저장고의 출입을 제한하여야 함 장비열 - 저장고에서 작동하는 기기나 장비에서 발산되는 열 - 적재시 사용되는 지게차, 저장고내 조명등, 송풍기 등
사과의 색깔을 더 좋게 한다고 저장고에 사과를 입고한 후 온도저하를 늦추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저장고 안에 이산화탄소가 축적되어 장해가 발생할 위험성이 있음은 물론이고 과실품질도 급격하게 나빠지게 된다. 일단 저장고에 사과 입고가 끝나면 온도는 빨리 설정온도까지 낮추는 것이 원칙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상적인 저장고 온도관리는 설정온도인 0℃를 기준으로 0.5℃ 이내에서 조절되도록 하는 좋다. 즉 -0.5℃에서 +0.5℃ 범위에서 저장고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적정 온도관리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저온에 약한 델리셔스 계통의 품종은 0℃에서도 저온장해를 받으므로 이보다 다소 높은 온도에서 저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온도설정을 0℃로 설정하였더라도, 저장고내 적재량, 적재방향 등에 따라 온도편차가 발생하여 동결장해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저장고내의 온도설정을 2℃ 정도의 높은 온도로 설정하고, 동결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 저장고내 온도가 정확하게 유지되는지를 수시로 관찰하여야 한다. 저장고 외부에 설치된 제어판에 나타나는 온도계기는 잘못 작동할 수도 있으므로 직접 저장고 안의 온도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쿨러(냉각기)에 서리가 많이 끼면 냉각효과가 떨어지고 심하면 저장고 온도가 상승하게 되므로 수시로 쿨러를 관찰하여 일정 주기별로 서리를 제거하여야 한다. 그러나 너무 자주 서리를 제거하면 오히려 저장고 내 온도편차가 심하므로 수시로 쿨러에 끼는 서리의 양을 관찰하여 제상주기를 조정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저장고는 자동으로 하루에 4~6회 정도 서리를 제거하도록 설계되어 있으나 최선의 방법은 자주 쿨러를 관찰하여 제상주기를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온도를 관찰하는 쉬운 방법으로는 밥공기 크기의 그릇에 물을 담아 저장고에 넣어 두고 물이 어는지를 관찰했을 때 살얼음으로 얼고 나서 3~4일에 걸쳐 서서히 얼음이 두꺼워지면 저장고 온도가 정상적으로 유지된다고 판단해도 무리가 없다. 만약 물이 전혀 얼지 않으면 저장고 온도가 높을 수 있으므로 정확한 온도를 확인할 필요가 있고, 반면에 그릇의 물이 하루 만에 완전히 얼었다면 저장고 온도가 지나치게 낮을 우려가 있으므로 역시 정확한 온도계를 이용하여 저장고 안의 온도를 확인해야 한다.
표 112. 사과 품종별 적정 저온저장 기간(원예연구소, 1994~2002 )
쓰가루
추광
홍로
홍월
조나골드
감홍
후지
30
40
50
60
90
100
180
(라) 습도 관리 사과를 저장할 때 가장 많은 손실을 가져오는 것이 과실에서 수분이 빠져나가는 것이다. 과실에서 수분이 빠져나가는 정도는 저장고 안의 습도가 낮을수록 심하다. 수분이 빠져나간다는 것은 사과의 무게가 그만큼 줄어들게 되어 경제적인 손실로도 직결된다. 또한 지나치게 수분이 많이 빠져나가면 탄력성이 떨어지고 심할 경우 껍질이 쭈그러드는 위조현상까지 나타나 상품성이 더욱 떨어진다. 저장고내 습도는 90~95% 유지를 목표로 해야 한다. 그러나 0℃로 유지되는 저장고 안의 습도를 정확하게 측정하려면 매우 비싼 장비가 필요하다. 저가의 습도 측정기로는 저온저장고의 습도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다. 믿을 만한 적당한 측정기기가 없으므로 저장고 안의 습도가 어느 정도인지는 주로 경험에 의한 판단에 따르게 된다. 즉, 사과를 저장하면서 과일의 상태를 잘 살펴보면 탄력이 쉽게 떨어지는 경우나 저장고 안에 뿌린 물이 빠르게 말라버릴 때는 저장고의 습도가 낮기 때문이다.
저장고 안의 습도가 낮은 이유는 쿨러의 온도가 너무 낮기 때문에 저장고 내 수분이 쿨러에 얼어붙기 때문이다. 따라서 저장고의 습도를 높게 유지하려면 계속하여 수분을 보충해 주어야 하는데 가능하다면 안개처럼 미세한 물 입자를 공급하는 가습기를 설치하는 것이 효과가 빠르고 클 뿐 아니라 가습기 가동시 과실표면에 물방울이 맺히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가습기의 용량은 저장고의 방습 정도나 저장고 내 온도 편차에 따라 선택해야 하지만 일반적으로 0.5~1L/분/30평의 가습 용량이면 저온저장고의 상대습도를 95% 유지할 수 있다. 가습기는 쿨러에서 바람이 나가는 방향으로 설치하여 분무입자가 같이 바람을 따라 비산되도록 해야 한다. 이 경우 쿨러의 온도가 낮아 가습기로 연결되는 물 공급관이 어는 경우가 있으므로 물 공급관은 열선 코일이나 열선 테이프로 감아 주어야 한다. 열선 코일이나 테이프는 겨울에 수도관 동파를 막기 위해 사용하는 정도면 된다. 가습기 설치가 어려운 저장고에서는 바닥에 물을 뿌리거나 제상시 녹은 물이 저장고 바닥에 흘러나오도록 하면 습도를 높게 유지할 수 있다.
(마) 저장고 내 대기환경 관리 1) 이산화탄소 축적 여부 확인 수확시기가 늦었거나 수확 전후 추위가 닥쳐 과실이 부분적으로라도 얼었을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빠른 기간 안에 출하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불가피하게 저장을 하는 경우에는 저장고 내 이산화탄소가 축적되지 않도록 관리해야만 내부갈변 발생의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 저장고 안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3%를 넘지 않도록 관리하여야 한다. 이산화탄소는 특히 입고과정과 입고 후 온도를 낮추는 기간 동안에 과실의 온도가 높은 상태에서 급속하게 축적된다. 따라서 저장고 입고가 끝나면 빠른 시간 안에 온도를 0℃까지 낮추고 만약 온도가 떨어지는 시간이 길어지면 주기적으로 환기를 시켜 이산화탄소를 빼 내어야 한다. 사과의 색깔을 좋게 한다고 저장고에 사과를 입고한 후 온도저하를 늦추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저장고 안에 이산화탄소를 축적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과실품질도 급격하게 나빠지게 하는 원인이 된다. 일단 저장고에 사과 입고가 끝나면 온도는 설정온도까지 가능한 빨리 낮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지켜야 할 원칙이다. 저장고 안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하는 기계는 가격이 비싸서 갖추기가 어려우므로 간이 방법으로 라이터를 사용할 수 있다. 즉, 저장고 안에 들어가 라이터를 켰을 때 라이터 불이 붙지 않으면 이산화탄소 농도가 1% 이상 높은 것으로 판단하면 된다. 이러한 저장고 안에서 오래 머물면 숨이 차오는 것이 느낄 수 있다. 이런 저장고는 하루에 30분 정도씩 환풍기를 작동하여 저장고 공기를 바꾸어 주거나 별도의 환풍기가 없으면 저장고 문을 열고 쿨러를 가동하여 저장고 안의 공기와 밖의 공기를 교체하도록 한다. 환기를 기온이 높은 한낮에 하면 저장고의 온도가 올라가므로 이러한 환기작업은 밖의 온도가 0℃에 가까울 시간대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 에틸렌 제거 에틸렌을 제거하면 과실의 저장력이 증진되고 연화현상이 억제된다. 저장 중 에틸렌의 영향을 적게 받은 과실은 유통 중 품질 저하가 적으므로 손실이 적고 그만큼 유통기간을 연장시킬 수 있다. 저장고는 환기창을 설치하여 주기적으로 환기를 시켜주어야 하며 환기창이 없을 경우에는 바깥기온이 낮은 시간(야간)에 저장고문을 열어 환기를 시켜준다. 에틸렌의 제거는 주기적인 환기에 의해서도 가능하나 환기에만 의존하는 것은 저장고 기기 가동 효율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못한다. 최근에는 에틸렌 가스를 흡수하여 산화 분해시키는 흡착 소재가 이용하고 있으며 대형 CA 저장고 등에서는 금속 촉매를 이용한 분해기기가 도입되어 저장 기간 연장에 도움을 주고 있다.
(바) 주기적인 과실품질조사 1) 내부갈변 조사 내부갈변은 ‘후지’ 품종에서 많이 발생되고 피해 정도가 심한 편이다. 내부갈변은 피해부위가 과육조직이기 때문에 외관상으로는 선별이 불가능하여 소비단계에서 문제를 발생시키는 주원인이 된다. 현재까지 저온 저장 중 발생하는 ‘후지’ 사과의 내부갈변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인 것으로 밝혀져 있다. 수확 전 및 수확 후 강추위가 닥쳐 얼었던 과실을 저장할 경우와 저장고의 환기가 되지 않아 저장고 내의 이산화탄소가 축적(3~5% 이상)될 경우에 내부갈변이 일어날 우려가 많으며 밀 증상(water core)이 심한 사과일수록 갈변이 더욱 촉진된다. 따라서 수확 전후 추위가 닥쳐 저장 전 얼었던 과실을 저장해서는 안 된다. 수확이 늦은 사과를 저장했다면 저장 30일 이후부터는 주기적인 조사를 통해 내부갈변이 일어났는지를 관찰하고 장해가 발생하였다면 가급적 바로 출하해야 한다.
2) 품질 조사 사과의 품질을 판단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먹어보는 것이다. 과일을 씹었을 때 육질이 아삭아삭하고 과즙이 많으면서 신맛이 강하면 제대로 품질이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과실의 신맛이 없어지고 육질이 푸석푸석한 느낌이 들면 바로 출하계획을 세워야 한다. 품질의 변화는 수확 시기, 저장고의 온도와 습도의 관리 및 유지기술에 따라 다르므로 저장초기에는 한달에 한번쯤, 저장 후기에는 한달에 두 번쯤 과실의 맛을 평가하여 출하시기를 미리 판단하도록 해야 한다. (사) 출하 ‘후지’ 사과는 저장력이 강한 품종이지만 좋은 품질의 과일을 시장에 출하하려면 품질에 근거하여 저장기간을 결정해야 한다. 따라서 사과를 언제까지 저장할 것인가는 먼저 과실의 품질을 기준으로 하되 시장 가격의 변화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좋다. 과실의 품질은 저장고에서 꺼내 바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출하와 유통에 소요되는 기간을 고려하여 저장고에서 꺼낸 사과가 유통과정을 거쳐 소비자 손에 들어갔을 때 어떤 상태로 변할 것이지를 고려하여 저장사과의 품질기준을 좀 더 엄격하게 설정하여야 할 것이다. 보편적으로 ‘후지’사과를 저온 저장할 경우는 5~6개월이 적정 저장기간으로 판단되므로 다음해 4월이 저온저장 한계기라고 할 수 있다. 적기에 수확한 사과는 저장고 관리기술에 따라서는 5~6월까지도 좋은 품질의 사과로 출하할 수 있으나 유통기간 중의 품질변화와 소비자의 품질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지나치게 저온저장 기간을 오래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저온저장 기간은 후지는 180일, 쓰가루는 30일 정도 가능하나 과실이 대과이거나 밀상 있는 과실은 조기출하 등 출하시기를 잘 조절하여야 하며 상온 유통시 과실이 쉽게 연화되므로 생리장해를 받지 않게 저온 유통하여야 한다. 저온 저장된 사과는 냉장차 등을 이용 저온유통 되어야 하나 외기온이 높을 때(10℃ 이상) 상온유통시 과실에 결로(이슬)가 발생되어 상품성을 떨어뜨리므로 저온저장고에서 출하된 과실은 실온에서 선풍기 등을 이용하여 13시간 정도 강제 환풍시킨 후 포장하여 출하하여야 한다. 과실의 출하시 수송조건, 온도, 습도, 용기 내 기체조성에 따라 신선도 및 부패과 발생에 많은 영향을 미치므로 포장시 환기공을 설치하여야 한다. 과실은 수요가 많아 고가일 때 출하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므로 높은 가격으로 출하하기 위해서는 유통정보를 신속히 얻어야 하며 산지별로 출하단체를 조직하고 계통출하로 출하량을 조절하여야 하고 출하규격을 통일하여야 한다.
표 114. 사과품종별 상온유통과 저온저장 한계기
품 종
상온유통한계기
저온저장한계기
쓰가루
몰리스델리셔스
홍로
추광
홍월
조나골드
후지
10일 이내
5일 이내
20일 이내
20일 이내
10일 이내
20일 이내
30일 이내
30±5일
40±5일
40±5일
50±5일
40±5일
80±10일
180±10일
※ 상온유통은 출하 후부터, 저온저장은 수확 직후 입고일로부터
(3) CA(Controlled Atomosphere) 저장 (가) CA저장의 원리 CA저장은 저온을 바탕으로 하여 산소농도를 대기보다 약 4~20배 낮추고 이산화탄소 농도는 약 30~150배 증가시킨 조건(O2 : 1~5%, CO2 : 1~5%)에서 저장하는 방법을 말한다. 이러한 조건에서는 호흡의 억제, 에틸렌의 생성 및 작용의 억제 등에 의해 유기산의 감소, 과육의 연화, 엽록소의 분해 등과 같은 과실의 후숙과 노화현상이 지연되며 미생물의 생장과 번식이 억제되어 과실의 품질을 유지하면서 장기간의 저장이 가능해진다.
(나) CA저장의 유형 CA저장은 가스조성 방식에 따라 급속 CA(Rapid CA), 초저산소 CA(ULO-CA), 저에틸렌 CA(Low ethylene CA)로 나누며 가스순환 방식에 따라 밀폐식(Static type), 배출식(Purge type)로 나눈다.
1) 급속 CA(Rapid CA) 관행의 CA저장에서는 과실을 저장고에 입고하여 밀폐시킨 후 저장고 내의 산소농도를 원하는 농도까지 낮추어 CA조건을 형성시키는데 1주일 이상이 소요되었다. 그러나 근래에 들어서는 질소 발생기를 이용하여 CA조건 형성에 소요되는 기간이 크게 단축되었으며, 산소 농도를 24시간 이내에 원하는 농도까지 신속하게 낮출 수 있다. 이를 급속 CA저장이라 하는데 저장 초기의 신속한 산소 농도의 저하는 과실의 저장기간 연장에 효과가 크다.
2) 초저산소 CA(ULO-CA) 1985년도 이후에 CA조건에서 산소농도를 한계농도인 1%까지 낮추어 저장하는 방법이 개발되기 시작하였는데 이것을 ULO(Ultra Low Oxygen : 초저산소)저장이라고 한다. 이러한 CA저장 방법의 발달은 CA저장에 소요되는 시설 및 기기의 성능 향상으로 발전하였으며, 관행에 비하여 저산소 CA저장을 위한 설비는 고도의 정밀성이 요구된다. 한편, 저산소 CA저장에서는 산소 농도를 한계점까지 낮추기 때문에 약간의 산소농도 저하에 의해서도 저장과실은 심각한 피해를 받을 수 있고, 이산화탄소 농도도 관행의 CA저장보다 낮게 유지하여야 한다.
3) 저에틸렌 CA(Low ethylene CA) CA저장고 내는 밀폐된 공간이기 때문에 과실에서 발생되는 에틸렌의 축적이 불가피하게 된다. 그래서 별도의 에틸렌 제거 장치를 이용하여 CA저장고 내의 에틸렌농도를 낮추어 저장하는 방법을 저에틸렌CA저장이라 한다. 저농도 에틸렌 저장은 에틸렌을 지속적 제거하는 방식이다. 일정한 수준 이상으로 에틸렌 농도가 상승하지 않도록 수시로 농도를 측정하면서 흡착제를 교환해 주거나 분해기를 작동시키는 장치가 필요하다. 에틸렌 농도가 일정치 이상으로 증가하면 자가촉매반응에 의해 에틸렌 생성이 급속히 증가하여 이후의 제어는 상당히 어려워진다. 따라서 저에틸렌 저장을 위해서는 성숙 초기에 수확한 과실을 저장하여야 하고 저장 초기부터 에틸렌을 제거하여 일정 수준치를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4) 밀폐식, 순환식(Static type, Circulation) CA조건 조성을 위하여 질소 발생기 및 이산화탄소 제거기를 부착하고, 에틸렌 제거가 필요할 경우 에틸렌 제거기를 별도로 부착하는 방식이다. 과실을 입고시킨 후 질소발생기에 의해 산소농도를 낮추며 과실의 호흡에 의한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높아지거나 에틸렌의 농도가 높아질 때 강제적으로 저장고 내의 공기를 빼내어 필요한 이산화탄소와 에틸렌만을 제거한 후 다시 저장고로 공기를 넣어주어 공기가 순환되는 방식을 밀폐식 또는 순환식이라고 한다.
5) 배출식(Purge type) 미국에서 많이 이용되는 CA방식으로서 질소발생기만 필요하고 이산화탄소 및 에틸렌 제거기를 별도로 부착하지 않는 방식이다. 질소발생기 하나만을 가지고 산소농도를 맞추며 과실의 호흡에 의해서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높아지면 질소를 불어넣어 질소에 의해서 저장고 내의 이산화탄소, 에틸렌, 그 밖의 휘발성 유해가스 등이 함께 배출되는 출구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밀폐식(Static)방식에 비하여 구조 및 설비가 단순하며 저장고 내의 유해가스 축적을 피하는 장점이 있지만 질소 가스의 소모가 많아서 질소 발생기의 작동을 많이 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마. 저장 장해 사과 저장 중에는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러한 손실의 원인은 크게 ‘생리적 장해(physiological disorder)'와 ‘병해(disease)’로 구분할 수 있다. 생리적 장해는 저장 중에 병원균의 침입 이외의 요인으로 발생되어 과실조직에 손상을 주는 것을 의미하며, 저장병해는 수상에서 또는 수확 전에 과피나 과경에 병원균이 침투하여 저장 중 일정한 조건이 형성될 때 발병하는 현상이다.
(1) 생리적 장해(physiological disorder) (가) 껍질덴병(Scald) 껍질덴병은 사과 저장 중에 과피가 갈색으로 얼룩이 지는 현상인데 품종에 따라 나타나는 증상이 다소 다르다. 초기에는 과피의 녹색 부분이나 미착색 부분에서 나타나 과피 전체로 확산되고 피해가 가벼운 것은 표피의 큐티큘라(cuticula)층 세포만이 고사, 갈변하나 병징이진행되면 바로 밑의 과육에 까지 갈변시킨다. 껍질덴병은 과피 내 알파파네신(α-farnesene)의 산화에 따른 트리엔(trienes)결합의 축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델리셔스(Delicius)계통의 사과에 많이 발생하고, 국내 저장 사과에서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최근에 미국에서 후지 사과 저장 중에 껍질덴병과 유사한 ‘후지얼룩(fuji stain)'이 발생하고 있다고 하며 저장고 내의 휘발성 가스 축적에 의한 장해이기 때문에 환기를 잘 시켜 주어야 한다.
그림 103. 껍질덴병 발생과실
(나) 고두병(bitter pit) 저장 중에 발생되는 대표적인 생리장해로서 과피에 갈색 반점이 나타나고 약간 함몰된다. 그 부분을 벗기면 과육이 스폰지 모양으로 갈변되고 변색부의 깊이는 수 ㎜정도로 그다지 깊지 않다. 발생부위는 과실 적도면을 중심으루 하부에 많다. 고두병은 시비량이 너무 많거나 고접 갱신으로 강전정한 나무, 혹은 어린나무 등 수세가 강한 나무에 발생이 많다. 기상적으로 보면 6~7월에 비가 적고, 8~9월에 비가 많은 해에도 발생이 많고 과실과 잎, 가지와이 사이에 칼슘의 흡수 경쟁에서 발생되므로 수세를 안정시켜 과실에 충분한 칼슘을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 질소, 칼륨이 과다할 때에도 발생하므로 재배중에 칼슘이 결핍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골든델리셔스, 세계일, 쓰가루 등에 많이 발생한다.
(다) 홍옥반점병(Jonathan spot) 성숙기로부터 저장초기에 주로 홍옥품종에서 발생하는데 처음에는 지름 2~3㎜미만의 갈색의 작은 반점이 생기는데 시일이 지남에 따라 지름 5㎜정도로 커진다. 초기에는 과피에 칼슘함량이 많을 때 이 장해의 발생을 억제시켰다는 보고가 있는 것으로 미루어 칼슘 결핍과 관계가 있는 것 같다. 그 밖에 과실의 질소함량이 많거나 저장온도가 높을 때, 수확기가 빠른 경우 또는 과실이 큰 경우에 잘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라) 내부갈변(Internal browning) 내부갈변은 후지에 많이 발생되고 피해정도가 심하다. 내부갈변은 저장고 내의 이산화탄소가 축적(5% 이상)되어 일어나는데 밀병(water core)이 많은 사과일수록 갈변이 더욱 촉진된다. 밀병은 과실을 잘라보면 과육의 절단면에 수침상(물이 들어찬 듯이 투명하게 보임)의 불규칙한 모양으로 형성되어 있다. 밀병은 솔비톨(sorbitol)이라는 당류가 과육의 특정부위에 비정상적으로 축적되어 나타나는데 이 솔비톨은 물과 강하게 결합하려는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밀병 부위가 물이 들어있는 것처럼 투명하게 보인다. 밀병이 발생된 과육 조직은 정상 조직에 비하여 생리적 대사 능력이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에 부적절한 환경조건에 세포기능의 현저한 저하가 나타나 갈변이 일어나게 된다. 과육조직이 내부갈변으로 발전되면 과육이 갈색으로 변하여 정상조직과 뚜렷하게 구분되고 시일이 경과되면 갈변조직은 괴사하여 수분이 점차적으로 탈수됨으로써 코르크화하는 현상을 보인다. 내부갈변은 피해 부위가 과육조직이지만 증상이 심해질 경우 점차 확대되어 과피에까지 이르게 되며, 이 시점에 이르러서야 과피의 변색에 의한 피해를 외관상 구분할 수 있게 된다. 밀병이 많이 있는 사과나 발병이 우려되는 사과는 저장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저장고 내에 이산화탄소가 축적되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환기시켜 주어야 한다.
(2) 저장병해 (가) 탄저병(bitter rot, Glomerella cincculata) 탄저병은 재배 중에 또는 저장 중에 많이 발생하는 병해로서 감염초기에는 과실 표면에 둥글고 작은 반점이 나타나 차츰 확대된다. 병반에는 여러 겹의 둥근 무늬가 발생하고 검은 점과 함께 둥근 포자 덩어리가 나타나며, 감염이 더욱 진행되면 병반이 함몰하면서 부패한다. 직경 6~16㎜의 일정하고 견고한 형태로 가볍게 함몰한다. 병반에 검고 불규칙적인 포자가 형성되는 검은무늬병(black rot)과 구별되며 고온다습한 재배지에서 주로 감염된다. 따라서 수확 전 포장에서 효과적인 방제가 필요하며 저장 전처리 단계에서 감염과실을 제거하며, 가급적 물리적 상처가 나지 않도록 주의한다.
그림 104. 저장 중 발생한 탄저병
(나) 잿빛곰팡이병(Gray mold rot, Botrytis cinerea) 잿빛곰팡이병의 증상은 과피에 연갈색 반점이 나타나 과실 전체가 썩어 들어가는데 겉으로 과실 표면에 잿빛 분말형태의 균사가 나타난다. 푸른곰팡이보다 반점이 더 크고 단단하며 감염된 과실의 과육에서 향기가 난다. 최초 감염원은 잡초 등과 같은 유기물이며, 지표 근처에 달려있던 과실에 비, 바람 등에 의해 균이 옮겨져 감염된다. 수확 후 감염은 주로 과실의 수송중 감염 과실과의 접촉에 의해 이루어지며 병의 진전이 다른 부패병보다 빨라 감염 과실은 저장중에 대부분 부패한다. 특히, 잿빛곰팡이 병원균은 저온에 대한 내성이 강하여 저온 저장고 내에서도 생육이 왕성한데 저장온도를 -1 ~ 0℃범위에서 저장할 경우 병원균의 발생을 비교적 억제할 수 있다. 과실 수확 후 저장고 입고 전에 선별을 잘해야 하며 가능하면 과실을 물이나 염화칼슘(CaCl2)수용액으로 세척하면 효과적이다.
그림 105. 저장 중 발생한 잿빛곰팡이병
(다) 푸른곰팡이병(Blue mold rot, Penicillum expansum) 푸른곰팡이병은 사과나 배의 저장중 가장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병으로 처음에는 옅은 색의 반점이 나타나고 고온이 유지되면 반점이 급속히 확대되어 과육 부분까지 부패하게 된다. 높은 습도하에서 흰색의 곰팡이가 나타나서 차츰 푸른 빛을 띠게 되며, 병이 더욱 심하면 병반이 청록빛을 띠면서 분말 형태의 포자가 나타나기도 한다. 재배상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수확 후 각종 처리 단계나 저장 중에 과피의 상처부위를 통하여 감염되어 피해를 준다. 재배지에서 감염원을 피하고 수확 후에는 과피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취급하며 과실의 품온을 가능한 한 빨리 낮추는 것이 발병을 억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