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 4章 甲辰(1904) 天地公事
70 갑진(甲辰 1904) 정월(正月)에 경성(京城)으로부터 백남신(白南信)을 나상(拏上)하라는 공문(公文)이 전주부(全州部)에 이르는지라, 김병욱(金秉旭)이 남신(南信)다려 일너가르되 작동(昨冬)에 나의 화란(禍難)은 증산(甑山)의 도움을 입어 면(免)하얏다하니 남신(南信)이 병욱(秉旭)을 통(通)하야 천사(天師)ᄭᅦ 도움을 청(請)하거늘, 천사(天師) 가라사대 부자(富者)는 돈을 써야 하나니 돈 십만냥(十萬兩)의 증서(證書)를 가저오라 하신대 병욱(秉旭)이 남신(南信)의게 말하야 십만냥(十萬兩)의 증서(證書)를 밧치니라. 그 후(後)로 백남신(白南信)의 화란(禍難)은 풀니고 도리혀 남삼도세관(南三道稅官)이 되야 누거만(累巨萬)을 모이다. 그 후(後) 천사(天師)ᄭᅦ서 그 증서(證書)를 불살으시니라. * 累巨萬 「여러 거만」이라는 뜻, 썩 많은 액수(額數)
71 갑진(甲辰 1904) 정월(正月) 십오일(十五日)에 천사(天師)ᄭᅦ서 술을 마이시고 홍몽히 주무실 새 장흥해(張興海)의 어린 아들이 급병(急病)을 발(發)하야 죽게됨으로 흥해(興海)의 부(父)가 천사(天師)ᄭᅦ 시료(施療)하심을 청(請)하거늘, 천사(天師)ᄭᅦ서 누어 일지안으시고 혼몽 중(中)에 이르사대 냉수(冷水)나 먹이라 하셋더니 흥해(興海)의 부(父)가 병아(病兒)의게 냉수(冷水)를 먹인후(後) 이어서 그 아해가 죽는지라.
흥해(興海)의 부(父)의 성질(性質)이 본래(本來) 표한(慓悍)하야 부중인(付中人)이 천동(天動)이라고 호(號)하는 터인데 그 아해의 죽음을 보고 크게 성내여 천사(天師)를 원망(怨望)하야 왈(曰) 이는 고의(故意)로 약(藥)을 그릇 일너 죽임이라. 손으로 만저 죽은 사람을 이르키며 말 한마듸로 위태한 병을 곳침은 내가 실견(實見)한 바이라. 만일 우리 아해를 고의(故意)로 죽임이 아니엇스면 물은 고사하고 흙을 먹엿슬지라도 그 신이(神異)한 도술(道術)로 능(能)히 낫게 하엿슬것이라 하고, 드듸여 곤봉(棍棒)으로 천사(天師)를 난타(亂打)하야 유혈(流血)이 임리(淋漓)케 한지라.
천사(天師)ᄭᅦ서 비로소 ᄭᅢ달아 이러나시니 흥해(興海)의 부(父)가 살인범(殺人犯)이라하고 천사(天師)를 결박(結縛)하야 장방청(長房廳)에 갓다가 문득 뉘우친듯이 글너주며 왈(曰) 이것이 다 나의 잘못이라. 어린아이가 급증(急症)으로 죽엇거늘 엇지 선생(先生)을 원망(怨望)하리요 하고 전교(前交)를 회복(囘復)하기를 원(願)하고 자기(自己) 집으로 동행(同行)하랴 하거늘, 천사(天師)ᄭᅦ서 듯지 아니하시고 서원규(徐元圭) 집에가서 계시다가 익일(翌日)에 전주(全州) 이동면(伊東面) 이직부(李直夫)의 ᄶᅵᆸ으로 가시니라.
대개 흥해(興海)의 부(父)가 천사(天師)를 용서(容恕)하야 장방청(長房廳)으로부터 도라가게 한 것은 백남신(白南信)으로부터 밧은 이십만냥(二十萬兩)의 증서(證書)가 잇슴을 알고 돈을 요구(要求)하랴 함이니라.
그 익일(翌日)에 장흥해(張興海)의 부(父)가 서원규(徐元圭) 집에 간즉, 천사(天師)ᄭᅦ서 게시지 아님으로 대노(大怒)하야 천사(天師)를 살인범(殺人犯)으로서 도피(逃避)하얏하고 사방(四方)으로 수색(搜索)하더라. 이 ᄯᅢ에 천사(天師)의 성솔(省率)은 전주군(全州郡) 화전면(花田面) 화정리(花亭里) 이경오가(李京五家) 협방(狹房)에 이거(移居)하여잇는데, 효순(孝淳)의 가족(家族)이 그곳애 가서 행패(行悖) 하니라.
김형렬(金亨烈)은 당초(當初) 효순(孝淳)의 난(亂)을 알지 못하얏더니 이제 천사(天師)의 소식(消息)을 들으랴고 화정리(花亭里)에 왔다가 효순(孝淳)의 가인(家人)의게 결박(結縛)되야 서원규(徐元圭)의 집에가서 천사(天師)의 계신곳을 뭇되 가르키지 아니하니 그들이 더욱 분노(憤怒)하야 형렬(亨烈)과 원규(元圭)를 무수(無數)히 구타(毆打)하니라. 이로 인(因)하야 천사(天師)의 성솔(省率)은 태인(泰仁) 굴치(屈峙)로 피화(避禍)하고 형렬(亨烈)은 원규(元圭) 집에서 승야(乘夜) 도피(逃避)하고, 원규(元圭)는 나날이 그들의 행패(行悖)에 견대지 못하야 약국(藥局)을 폐쇄(廢鎻)하고 가권(家眷)을 거느리고 익산(益山)으로 피(避)하니라.
72 이 ᄯᅢ에 천사(天師)ᄭᅦ서 이직부(李直夫)의 집에 머무시니 직부(直夫)의 부(父) 치안(治安) 노인(老人)이 당년(當年)의 명운(命運)을 평(評)하야 주심을 구지 청(請)하거늘 천사(天師)ᄭᅦ서 천지공사(天地公事)를 행(行)하신 이후(以後)로는 명운(命運)과 복서(卜筮)를 일체(一切)로 말삼치 아니하신 바, 이제 부득이(不得已)하사 백지 일매(白紙一枚)에 글써서 불살으시고 다시 글을 써서 긴봉(緊封)하야 주시며 가라사대 급(急)한 일이 잇거든 열어보라 하신 지라.
치안 노인(治安老人)이 깁히 거두엇더니 마참 그의 자부(子婦)가 난산(難産)으로 위경(危境)에 이름을 듯고 그 일에 당(當)함인가 생각하야 그 봉서(封書)를 가지고 갓다가 이미 순산(順産) 되얏습으로 다시 잘 간수하얏더니, 이해 세말(歲末)에 노인(老人)이 병(病)들어 매우 위독(危篤)한지라. 아들 직부(直夫)가 그 봉서(封書)를 열어보니 곳 소시호탕(小柴胡湯) 이첩(二貼)이라 씨엿슴으로 그 약(藥)을 쓰고 곳 쾌복(快復) 되니라.
그해 정월(正月)에 천사(天師)ᄭᅦ서 직부(直夫)의 집에서 화(禍)를 피(避)하사 월여(月餘)를 머무시니라.
73 이해 이월(二月)에 천사(天師)ᄭᅦ서 굴치(屈治)에 게실새 아우 영학(永學)다려 대학(大學)을 닑으라 하섯더니 영학(永學)이 듯지안코 황주죽루기(黃州竹樓記)와 엄자릉묘기(嚴子陵廟記)를 닑는지라. 천사(天師)ᄭᅦ서 듯고 가라사대 죽(竹)은 죽을 ᄯᅢ 밧구어 ᄭᅡ는 발이오, 묘기(廟記)는 제문(祭文)이라. 멀지 아니하야 영학(永學)은 죽으리라 하시고 이도삼(李道三)을 명(命)하사 글 한 구(句)를 전(傳)하시니 곳
골포사장전유초(骨布沙場氈有草)
혼반고국조무인(魂返故國吊無人)이라 하엿더라.
처음부터 영학(永學)이 천사(天師)ᄭᅦ 향(向)하야 도술(道術)을 배워 달나고 자조 청(請)하나 천사(天師)ᄭᅦ서 듯지아니하시고 대학(大學)을 닑게하셋는데, 영학(永學)은 명(命)을 어긔고 술서(術書)를 공부(工夫)함으로 이 시(詩)를 보내어 계구(戒惧)케 하심이라.
그 후(後)에 갑칠(甲七)이 천사(天師)를 모시고 굴치(屈治)에 가니 영학(永學)이 임사(臨死)한지라. 천사(天師)ᄭᅦ서 그 입에 무지(拇指)를 대여 가라사대 이 무지(拇指)를 떼면 곳 죽을지니 ᄯᅳᆺ에 잇는대로 유언(遺言)하라 하신대 영학(永學)이 부모(父母)의게 말을 마친후(後) 무지(拇指)를 ᄯᅦ니 곳 사망(死亡)하니라.
74 김형렬(金亨烈)은 장효순(張孝淳)의 난(亂)을 격근후(後) 천사(天師)와 그 성솔(省率)이 어데 잇는지 몰라서 각처(各處)로 도라다니며 찾다가, 고부(古阜)에서 갑칠(甲七)을 만나 천사(天師)의 게신곳을 알고 고부(古阜) 두승산(斗升山) 하(下) 촌려(村廬)에서 천사(天師)ᄭᅦ 뵈고 후약(後約)을 정(定)하고 도라가니라.
75 이월 십오일(二月十五日)에 천사(天師)ᄭᅦ서 갑칠(甲七)을 더부리고 부안(扶安) 고부(古阜) 등지(等地)에 순유(巡遊)하시다. 고부(古阜) 흑암(黑岩) 주점(酒店)을 지내실새 이 ᄯᅢ 화적(火賊)이 크게 성(盛)하야 백주횡행(白晝橫行)함으로 순검(巡檢) 한사람이 미복(微服)으로 야순(夜巡)하라(다)가 이 주점(酒店)에 와서 쉬는지라.
천사(天師)ᄭᅦ서 주모(酒母)다려 일러 왈(曰) 저 사람은 죽은 땅에 다다른 사람이니 주식(酒食)을 주지 말나. 만일 주식(酒食)을 주엇다가 죽는 ᄯᅡ에 ᄲᅡ진후 대금(代金)을 밧지못하면 손해(損害)가 아니냐 하시니, 그 순검(巡檢)이 이 말을 듯고 크게 분노(憤怒)하야 천사(天師)를 ᄯᅡ리며 무리(無理)한 말을 하얏다고 ᄭᅮ짖는지라.
천사(天師)ᄭᅦ서 우서 가라사대 주검한테 마자 무엇이 압흐랴 하시고 밧그로 나가시니, 주모(酒母)가 순검(巡檢)다려 일너 왈(曰) 뎌이는 신인(神人)이니 나거서 사과(謝過)하고 연고를 물어보라한대 순검(巡檢)이 곳 천사(天師)의 뒤를 ᄯᅡ라와서 사과(謝過)하고 연고를 물으니 천사(天師) 가라사대 오늘밤은 사무(事務)를 페(廢)하고 다른 곳으로 ᄲᅡᆯ니가라 하신지라. 순검(巡檢)이 명(命)을 ᄭᅩ차 옴겨갓더니 얼마 못되야 여러 화적(火賊)이 몰녀와서 주모(酒母)를 난타(亂打)하면서 순검(巡檢)의 거처(去處)를 물으니라. 이것은 화적(火賊)이 순검(巡檢)을 죽이랴고 미리 약정(約定)한 일이 잇섯더라. 익일(翌日)에 그 순검(巡檢)이 천사(天師)의 머무시는 곳을 차저와서 재생(再生)의 은(恩)을 감읍(感泣)하니라.
76 갑진(甲辰 1904) 육월(六月)에 천사(天師)ᄭᅦ서 김형렬(金亨烈)의 집에가사 형렬(亨烈)다려 전주부(全州部)에 가서 김병욱(金秉旭)을 보고 맛날 기회(期會)를 약정(約定)하고 오라 명(命)하시니, 형렬(亨烈)이 명(命)을 밧들고 전주부(全州部)에 가서 병욱(秉旭)을 맛나 그 익일(翌日) 야반(夜半)에 천사(天師)ᄭᅦ서 병욱(秉旭)을 차자 만나시기로 약정(約定)하고 도라오든 길에 장효순(張孝淳)의 사망(死亡)한 소식(消息)을 들으니라.
형렬(亨烈)이 도라와서 천사(天師)ᄭᅦ 병욱(秉旭)과 약회(約會)한 것을 복명(復命)하고, 이어서 효순(孝淳)의 사망(死亡)를 보(報)하야 왈(曰) 이 사람은 우리 손에 죽어야 할 것인데 절로 병사(病死) 하얏스니 천도(天道)가 엇지 공정(公正)하다 하오릿가. 천사(天師) 가라사대 이 무슨 말인가. 죽은 자(者)는 불상하니라.
그 익일(翌日)에 천사(天師)ᄭᅦ서 병욱(秉旭)을 맛나지 아니하시고 형렬(亨烈)로 더부러 고부(古阜)로 향(向)하야 ᄯᅥ나가시니 형렬(亨烈)이 병욱(秉旭)과의 약회(約會)를 어긔심이 이상(異常)하야 천사(天師)ᄭᅦ 물엇스나 웃으며 대답을 아니하시더라.
77 이 ᄯᅢ에 천사(天師)ᄭᅦ서 태인(泰仁) 신배(新培) 김모(金某)의 집에 가실새, 그 리중(里中)에 이르시니 엇던집 한채애 불이나서 모진 바람에 화세(火勢)가 맹렬한지라. 천사(天師)ᄭᅦ서 가라사대 뎌불은 그대로 두엇다가는 전동리(全洞里)가 초토(焦土)될 것이니 맛불을 노와 구(求)하리라 하시고 형렬(亨烈)을 명(命)하사 셥으로써 불을 피우니 순식간(瞬息間)에 그 불이 스스로 소멸(消滅)되니라.
78 이해 칠월(七月)에 김형렬(金亨烈)이 천사(天師)의 게신 곳을 찾아갈새, 마참 동학도당(東學徒黨)이 원평(院坪)에 모혀잇 잇는지라. 천사(天師)ᄭᅦ 뵈온후 그 일을 고(告)하니 천사(天師) 가라사대 속(速)히 원평(院坪)에 가서 그 회(會)의 취지(趣旨)와 행동(行動)을 조사(調査)하야 오라 하심으로, 형렬(亨烈)이 명(命)을 ᄶᅩ차 원평(院坪)에 가서 탐사(探査)하니 그 회(會)의 명칭(名稱)은 일진회(一進會), 목적(目的)은 보국안민(保國安民), 대회(大會)의 처소(處所)는 충남 강경(忠南 江景)이라.
곳 도라와 복명(復命)한대 천사(天師) 가라사대 그네들로 하여곰 금후(今後)에도 갑오(甲午)와 갓흔 약탈(掠奪)의 폐(弊)가 업게하고 각각(各各) 제 재산(財産)을 쓰게 하리라 하시더니, 그 후(後) 일진회(一進會)의 행동(行動)은 남의 것을 약탈(掠奪)치 안코 제 재산(財産)을 써서 회원(會員)의 가산(家産)이 탕패(蕩敗)되니라.
79 이 ᄯᅢ 김형렬(金亨烈)이 천사(天師)를 모시고 원평(院坪) 김성보(金成甫)의 집에 머무시더니 정남기(鄭南基)[天師의 妻弟]가 일진회원(一進會)이 되야 천사(天師)의 가입(加入)을 강권(强勸)하다가, 군중(群衆)으로 더부러 천사(天師)의 두발(頭髮)을 늑삭(勒削)코저 하야 가위로써 베혀 보아도 베혀지지 안는지라. 천사(天師)ᄭᅦ서 머리 한 모슴을 친(親)히 버혀시며 가라사대 내 이것으로써 여러 사람의 ᄯᅳᆺ을 풀어주노라 하시고, 웃으시며 정남기(鄭南基)다려 일너가라사대 내가 너의 보좌(補佐)가 되리라 하신후(後) 다시 남기(南基)의게 탈회(脫會)하기를 권(勸)하시고 가라사대 네가 내 말을 듯지 아니하면 일후(日後)에 후회막급(後悔莫及)하리라 하시더니, 과연 (果然) 그 후 에 남기(南基)는 패가망신(敗家亡身)하고 그 유족(遺族)이 유리(流離)하니라.
80 일진회(一進會)가 발흥(勃興) 함으로부터 천사(天師)ᄭᅦ서는 관(冠)을 버리시고 삿갓을 쓰시며 내의(內衣)는 검게하시고 외의(外衣)는 히게하야 가라사대 뎌 일진회(一進會)가 흑의(黑衣)를 입음으로 나도 흑의(黑衣)를 입노라 하시고, 문(門) 밧게나시와 하늘을 가라처 말삼하시되 구룸이 안은 검고 밧근 흼이 나를 모형한 것이라 하시다.
81 갑진(甲辰 1904)에 김덕찬(金德賛)이 모상(母喪)을 당(當)하야 장차(將次) 장례(葬禮)를 지낼 새, 전주(全州)에 갓다가 도라오는 길에 용두치(龍頭峙) 주점(酒店)에서 천사(天師)ᄭᅦ 뵈니 천사(天師) 가라사대 오늘 장사(葬事)는 못 지내리니 파의(罷蟻) 하리라. 덕찬(德賛)이 도라가 장례(葬禮)를 행(行)할 새 소점(所占)한 ᄯᅡ를파매 곳 큰 의혈(蟻穴)임으로 다시 다른 곳을파니 그곳도 ᄯᅩ한 그러함으로 부득이(不得已)하야 토롱(土壟)을 하니라.
82 천사(天師)ᄭᅦ서 비록 지천(至賤)한 사람을 대(對)할지라도 반듯이 존경(尊敬)을 하신지라, 김형렬(金亨烈)의 노자(奴子) 지남식(池南植)의게도 대(對)할 ᄯᅢ마다 존경(尊敬)을 하시거늘 형렬(亨烈)이 가로되 이 사람은 곳 내의 노자(奴子)니 존경(尊敬)치 마르소서. 천사(天師) 가라사대 이 사람이 곳 너의 노자(奴子)니 나의게 관계(關係)가 업나니라 하시며, ᄯᅩ 일너가라사대 이 향리(鄕里)에는 아소(兒少)로부터 숙습(熟習)이 되얏스니 말을 고치기 어려우나 다른 곳에 가면 엇더한 사람을 물론(勿論)하고 다 존경(尊敬)하라. 이 뒤로는 적서명분(適庶名分)과 반상(班常)의 구별(區別)이 업나니라.
83 김갑칠(金甲七)이 천사(天師)ᄭᅦ 모든 일에 매양 응석부리며 고집(固執)을 잘부리되 천사(天師)ᄭᅦ서 잘 달래어 일ᄭᅢ우실 ᄲᅮᆫ이요 한번도 ᄭᅮ짓지 아니하시니 갑칠(甲七)은 일향(一向) 더욱 심(甚)하야 곳치지 안커늘, 하로는 형렬(亨烈)이 성내여 ᄭᅮ짓저 가로되 저런 못된 놈이 어데 잇느냐하니 천사(天師) 가라대 아직 언행(言行)이 덜 풀녀서 독기(毒氣)가 잇도다.
악장제거무비초(惡將除去無非草),
호취자래총시화(好取看來總是花)라.
말은 마음의 소리요, 행실은 마음의 자최라.
말을 잘하면 복(福)이 되야 점점(漸漸) 큰 복(福)을 일우어 내 몸에 이르고,
말을 잘못하면 화(禍)가 되야 점점(漸漸) 큰 화(禍)를 이루어 내 몸에 이르나니라.
84 천사(天師) 가라사대 난(亂)을 지은 사람이 잇서야 다스리는 사람이 잇나니, 치우(蚩尤)가 작란(作亂)하야 능(能)히 대무(大霧)를 지음으로 황제(黃帝)가 지남거(指南車)로써 치란(治亂)하얏나니 난(亂)을 지은 자(者)도 조화(造化)요, 난(亂)을 다사린 자(者)도 조화(造化)라. 그럼으로 최제우(崔濟愚)는 작란(作亂)을 하는 사람이요 나는 치란(治亂)을 하는 사람이라. 전명숙(全明淑)의 난은 곳 천하(天下)의 난(亂)을 동(動)케 하엿나니라.
85 형렬(亨烈)이 천사(天師)ᄭᅦ 고(告)하야 가르되 정(鄭)집신 이라 하는 사람은 지식(知識)이 신이(神異)한 사람이라, 내의 증조(曾祖) ᄯᅢ에 내 집에 오래 잇섯는대 동리(洞里)에 맥환상(麥還上)으로 크게 곤난(困難)이 잇슴을 보고 금광(金鑛)을 가리처써 면(免)케 하엿고, ᄯᅩ 영삼(靈蔘)을 만히 엇어 병인(病人)을 구제(救濟)하엿으며, 지낸 임술년(壬戌年)에 경상도(慶尙道)에서 이러난 민란(民亂)을 미리 말하엿스나 내의 증조(曾祖)는 그의 지식(知識)을 빌어 명당(明堂) 하나라도 어더써 그 여음(餘蔭)을 후세(後世)에 ᄭᅵ친것이 업사오니 한(恨)이 되는 일이로소이다. 천사(天師) 가라사대 그러한 지식(知識)을 가진 사람이 엇지 남의 밥을 헛듸이 먹으리요, 천리(天理)의 극진(極盡)함이 일호인욕(一毫人慾)의 사(私)가 업나니라 하시니라.
86 동월(同月)에 천사(天師)ᄭᅦ서 전주(全州) 용두(龍頭) 주점(酒店))에 게실새 이ᄯᅢ에 일진회(一進會)와 전주(全州) 이속(吏属)이 서로 교쟁(交爭)하야 최창권(崔昌權)이 부내(府內) 이민(吏民)을 모와 사문(四門)을 굿게 닷고 일진회(一進會)의 입성(入城)을 거(拒)하고, 각군(各郡) 각면(各面)으로 통문(通文)을 발(發)하야 민병(民兵)을 모집(募集)하야 일진회(一進會)를 초멸(剿滅)하려 하는지라
천사(天師)ᄭᅦ서 가라사대 어렵게 살아난 것이 ᄯᅩ 죽겟스니 구원(救援)하리라 하시고, 화정리(花亭里) 이경오(李京五)의 집에가서 돈 칠십냥(七十兩)을 청구(請求)하시니 경오(京五)가 돈이 없다고 사절(謝絶)함으로 다른 곳에서 돈 칠량(七兩)을 구(求)하시고 가라사대 이 돈이 능히 칠십냥(七十兩)을 대(代)하리라 하시고, 형렬(亨烈)과 함ᄭᅦ 용두(龍頭) 주점(酒店)에 도라오사 모인 사람을 만히 청(請)하야 술을 권(勸)하시고 조히에 글을 써서 여러 ᄶᅩᆨ으로 ᄭᅳᆫ은 후 그것으로 노끈을 ᄭᅩ아서 그 주점(酒店) 문추(門樞)와 문(門)고리 쇠에 연결(聯結) 하시더니, 그날 석모(夕暮)에 이르러 이속(吏属)과 일진회(一進會)가 화해(和解)되야 사문(四門)을 통개(通開)하고 일진회(一進會)가 입성(入城)하니라. 이 ᄯᅢ 천사(天師)ᄭᅦ서 소비(消費)된 돈이 육냥(六兩)이라.
천사(天師) 가라사대 고인(古人)은 바둑 한 점(點)으로써 백만병(百萬兵)을 물니첫다 하는데, 나는 육냥(六兩) 전(錢)으로써 이속(吏属)과 일진회(一進會)외 싸홈을 글넛슨즉 내가 고인(古人)만 갓지 못하다 하시더라.
87 그 후(後) 연일(連日) 그 주점(酒店)에 게실새 이ᄯᅢ 순검(巡檢)이 부내(府內)에 잇는 일진회원(一進會員)을 조사(調査)하야 밤마다 순회(巡廻)하면서 경계(警戒) 취체(取締)함으로, 천사(天師)ᄭᅦ서 일진회원(一進會員)다려 일너가라사대 그대들이 이갓흔 고난(苦難)을 당(當)하고도 면(免)할 줄을 몰으고 무슨 일을 하느뇨. 내가 그대들을 위(爲)하야 관부(官府)의 취체(取締)가 업게 하리라 하시더니, 과연(果然) 이로부터 그 엄중(嚴重)한 취체(取締)가 풀어지니라.
88 그 후 천사(天師)ᄭᅦ서 이경오(李京五)다려 일너 왈(曰) 내가 그대의게 돈 칠십량(七十兩)이 잇슴을 알고 청구(請)한 것인데 웨 그러케 속엿느뇨. 경오(京五)가 정색(正色)하야 왈(曰) 참으로 업섯나이다 하더니 그 익일(翌日)에 화적(火賊)이 경오(京五)의 집에 들어서 그 돈을 탈거(奪去)한지라. 천사(天師)ᄭᅦ서 들으시고 가라사대 그 돈에 적신(賊神)이 범(犯)함을 알고 창생(蒼生)을 건지랴고 청(請)한 것이언마는 경오(京五)가 듯지 아니하얏다 하시니라.
89 이해 팔월(八月) 이십칠일(二十七日)에 천사(天師)ᄭᅦ서 형렬(亨烈)을 다리고 익산군(益山郡) 만중리(萬中里) 황사성(黃士成)의 집에 이르시니, 마참 엇던 사람이 노기(怒氣)를 ᄯᅴ고 문(門)을 홱 다침애 벽토(壁土)가 문어지는지라. 천사(天師)ᄭᅦ서 동리(洞里) 정춘심(鄭春心)의 집에 옴기시다.
원래(元來) 황사성(黃士成)의 부(父) 숙경(淑京)이 전주(全州) 용진면(龍進面) 용암리(龍岩里)에 사는 황참봉(黃叅奉)의 돈을 쓰고 갑지 못하얏더니, 참봉(叅奉)이 죽은 뒤에 그 아들이 차인(差人)으로 하여금 숙경(淑京)의게 채무변상(債務辨償)을 독촉(督促)하야 왈(曰) 네가 빗을 갚지 아니하면 경무청(警務廳)에 말하야 너를 옥중(獄中)에서 썩이며 밧으리라고 하면서 위협(威脅)한 것이다.
이날 밤에 사성(士成) 부자(父子)가 춘심(春心)의 집에 와서 천사(天師)ᄭᅦ 뵈고 이 사실을 고(告)하거늘, 천사(天師) 가라사대 그대의 집이 파벽(破壁) 되얏스니 그 일은 글너지리라 하시고 숙경(淑京)으로 하야곰 입자(笠子) 한입과 백목(白木) 한 필을 사오게 하신 후(後)에, 숙경(淑京)다려 일너가라사대 이 후(後)로는 아모 염려(念慮)도 말나. 일이 순조(順調)로 풀닐지니라. 입자(笠子)와 백목(白木)은 채권채무간(債權債務間) 길닥는 것이라 하시니라.
이해 세말(歲末)에 이르러 문득 순검(巡檢)이 숙경(淑京)을 잡아가거늘 숙경(淑京)이 순검(巡檢)의게 간청(墾請)하야 채주(債主)의 집에가니 황참봉(黃叅奉)의 아들이 숙경(淑京)을 보고 쟁힐(爭詰) 하는지라. 참봉(叅奉)의 미망인(未亡人)이 그 아들을 불너 책(責)하야 가르되 뎌 어른은 너의 부친(父親)의 친구인데 엇지 참아 옥(獄)에 가두아 금수(禽獸)의 행위(行爲)를 하랴 하느냐 하고 그 증서(證書)를 앗어 불살나 버리니라.
90 구월 십일(九月 十日)에 천사(天師)ᄭᅦ서 함열군(咸悅郡) 회선동(會仙洞) 김보경(金甫京)의 집에 가시니 개가 즛고 나오더라. 이 ᄯᅢ 보경(甫京)의 병(病)이 위독(危篤)하야 문(門)에 나서 통접(通接)치 못하고 시료(施療)하심을 청(請)하거늘, 천사(天師)ᄭᅦ서 웃으시며 가라사대 주인(主人)의 병(病)은 임이 저 청구(靑狗)의게 옴겻스니 근심 말나 하시더니 과연(果然) 보경(甫京)이 쾌복(快復)되고 청구(靑狗)가 병(病)들어 삼일(三日)을 지나 죽으니라.
91 이대에 회선동(會仙洞) 부근(附近)에는 도적(盜賊)이 출몰(出沒)하야 밤마다 촌락(村落)을 겁략(劫掠) 하거늘, 보경(甫京)이 천사(天師)ᄭᅦ 고(告)하야 가로되 졔집이 요족(饒足)하지 못하오나 외간(外間)에서는 부자(富者)라고 함으로 도적(盜賊)을 두려워하나이다. 천사(天師) 가라사대 근심을 하지 말나. 이 후(後)에는 도적(盜賊)이 업게 하리라 하시더니 과연(果然) 그 뒤로는 도적(盜賊)의 자최가 업서지니라.
* 劫掠(劫略): 위협(威脅)이나 폭력(暴力)으로 남의 것을 빼앗음
92 그 ᄯᅢ에 천사(天師)의 거룩하신 소문이 사방(四方)에 들니게 된지라. 천사(天師)ᄭᅦ서 보경(甫京)으로 하여곰 고(鼓)를 구(求)하야 오사 색기로써 대량(大樑)에 달고 종야(終夜)토록 처울니시며 가라사대 이 북소리가 서양(西洋)ᄭᅡ지 울녀 들니리라 하시니 보경(甫京)은 그 의의(意義)를 알지 못하니라.
93 천사(天師)ᄭᅦ서 만히 함열(咸悅)에 게섯는데 이것은 만인함열(萬人咸悅)의 의(意)를 취(取) 함이라 하시더라. 천지공사(天地公事)를 하심으로부터 두루 순회(巡廻)하시는 곳은 전북(全北) 칠군(七郡)이니 곳 전주(全州) 태인(泰仁) 정읍(井邑) 고부(古阜) 부안(扶安) 순창(淳昌) 함열(咸悅)이러라.
94 천사(天師)ᄭᅦ서 보경(甫京)을 명(命)하사 유불선(儒彿仙) 삼자(三字)를 쓴 후(後) 합안정좌(合眼正坐)하야 삼자중(三字中) 일자(一字)를 집흐라 하시니 보경(甫京)이 불자(佛字)를 집흠에 천사(天師)ᄭᅦ서 깃거운 빗을 낫타내시다.
ᄯᅩ 한사람(未詳)을 명(命)하사 전례(前例)와 갓치하시니 그 사람은 유자(儒字)를 집흠애 천사(天師) 가라사대 유(儒)는 부유(腐儒)라 하시더라.
95 천사(天師)ᄭᅦ서 익산(益山)에 가세서 월여(月餘)를 게시다가 다시 회선동(會仙洞) 에 이르시니 보경(甫京)의 모가 병(病)들어 위독한지라, 천사(天師)ᄭᅦ서 외당(外堂)에 게시사 보경(甫京)다려 일너가라사대 금야(今夜)에 명부사자(冥府使者)가 병실(病室)에 침입(侵入)하야 나의 사자(使者)의 틈을 엿보아서 병인(病人)을 해(害)할지니, 병실(病室)을 ᄯᅥ나지 말고 한사람식(式) 체번(替番)하야 잠을 자지 말고 밤을 새우라.
보경(甫京)이 명(命)을 ᄶᅩ차 가인(家人)을 단속하야 잠들지 안코 한사람씩 서로 체번(替番)하야 밤을 새여스나, 이러케 여러 날을 계속(繼續)한 ᄭᅡ닭에 모다 곤뇌(困惱)하게 되얏는데 보경(甫京)이 문득 잠이 든지라. 천사(天師)ᄭᅦ서 외당(外堂)으로부터 급(急)히 소리처 보경(甫京)을 부루시니 보경(甫京)이 놀라ᄭᅢ니 발서 그 모친(母親)이 명종(命終)하니라. 대개 천사(天師)의 말삼하신바 내의 사자(使者)라 함은 시병인(侍病人)을 가라처 이르심이니라.
96 십일월(十一月)에 천사(天師)ᄭᅦ서 전주부중(全州部中)에 이르시니 마참 민요(民擾)가 이러나서 인심(人心)이 흉흉(汹汹)한지라. 김보경(金甫京)이 천사(天師)ᄭᅦ 뵈니 천사(天師)ᄭᅦ서 보경(甫京)다려 일너가라사대 김병욱(金秉旭)이 국가(國家)의 중진(重鎭)에 처(處)하야 민심(民心)의 동요(動搖)를 진무(鎭撫)하야 그 천직(天職)을 다하여야 할지라. 그 방책(方策)을 엇더케 하얏는지 병욱(秉旭)을 차자가서 물어오라 하심으로 보경(甫京)이 병욱(秉旭)을 보고 천사(天師)의 명(命)을 전(傳)하니, 병욱(秉旭)이 가로대 내의 무능(無能)으로는 물ᄭᅳᆯ릇하는 민요(民擾)를 진정(鎭定)할 수 업사오니 다만 천사(天師)의 신위(神威)를 바라나이다 한지라.
보경(甫京)이 복명(復命)하니 천사(天師)ᄭᅦ서 웃고 들으실 ᄲᅮᆫ이러니 그날 밤에 우설(雨雪)이 크게 나리고 천기(天氣)가 혹한(酷寒)하야 설한방어(雪寒防禦)의 설비(設備)가 업시 노영(露營)에 모혓든 민중(民衆)은 할일 업시 해산(解散)하야 집으로 도라가고, 그 우설(雨雪)은 삼일간(三日間) 계속(繼續)한 ᄭᅡ닭에 군중(群衆)는 다시 모히지 못하고 소란(騷亂)은 스스로 평정(平靜)하니라.
97 십이월(十二月)에 천사(天師)ᄭᅦ서 동곡(東谷)에 게시다. 이ᄯᅢ 동곡인(銅谷人) 김갑진(金甲振)이 나병(癩病)으로 인(因)하야 면부(面部)에 부기(浮氣)가 나며 미모(眉毛)가 다 ᄲᅡ짐으로 천사(天師)ᄭᅦ 시료(施療)하심을 청(請)하거늘, 천사(天師)ᄭᅦ서 갑진(甲振)을 명(命)하사 정문(正門) 밧게서 방(房)을 향(向)하야 서게 하신 후(後) 형렬(亨烈)과 기외(其外) 수인(數人)으로 하여곰 대학(大學) 우경일장(右經一章)을 송독(誦讀)케 하사 십분(十分)을 지낸 후(後) 돌녀보내시더니, 이로부터 갑진(甲振)의 병(病)이 차효(差效)가 잇서 얼마 못되야 전쾌(全快)되니라.
98 동곡리(銅谷里) 전(前) 주점주(酒店主) 전순일(田順一)이 신병(身病)으로 오래동안 위통(委痛)하다가 천사(天師)ᄭᅦ 뵈이기를 원(願)하는지라. 천사(天師)ᄭᅦ서 한공숙(韓公淑)을 불너 함ᄭᅴ가사 병인(病人)을 보시고 죽(粥) 한 그릇을 먹게하신 후(後) 공숙(公淑)다려 일너가라사대 이 병(病)에는 은영자(銀纓子)가 잇서야 치료(治療)하리라. 공숙(公淑)이 가로대 나의게 잇나이다 하고 낭중(囊中)으로부터 은영자(銀纓子) 한 개를 내여 들이니 천사(天師)ᄭᅦ서 그 방중(房中)에 잇는 파경(破鏡) 한 ᄶᅩ각을 취(取)하사 그 우에 은영자(銀纓子)를 노아서 은벽(隱僻)한 곳에 두시고, 병인(病人)다려 나잇는 곳에 주안 일상(酒案 一床)을 차려오라 하시고 십분간(十分間) 지낸뒤에 천사(天師)ᄭᅦ서 떠나시며 가라사대 의사(醫士)가 ᄯᅥ나니 병인(病人)은 문(門)에 나와 송별(送別)하라. 순일(順一)이 그대로 한 후(後) 곳 쾌차(快差)하니라.
그 뒤에 순일(順一)이 주안(酒案)을 차려오지 안커늘 천사(天師) 가라사대 그 사람이 구미(口味)를 일어 신고(辛苦)하리라 하시더니 과연(果然) 순일(順一)이 병(病)은 나앗스나 구미(口味)를 일어버려 수삭(數朔)을 두고 고통(苦痛)하니라.
99 ᄯᅩ 동곡리(銅谷里) 전(前) 주점주(酒店主) 김사명(金士明)의 아들이 크게 병(病)들어 사일(四日)만에 죽는지라. 그 모(母)가 사아(死兒)를 안고 천사(天師)ᄭᅦ 와서 살녀달라고 애원(哀願)함애, 천사(天師)ᄭᅦ서 웃어 가라사대 사자불가복생(死者不可復生)이니 내 엇지 살니랴 하시고 사아(死兒)를 안아 무릅우에 누이시고 배를 만저내리며 허미수(許眉叟)(未詳)를 불너 송우암(宋尤庵)잡아내라는 소리를 하신후(後) 모과(木果)를 입에 씹어 춤을흘녀 사아(死兒)의 입에너으니 사아(死兒)가 문득 항문(肛門)으로 추즙(醜汁)을 쏘며 놀나 소리치고 회소(回甦)한지라. 그 모(母)를 명(命)하사 미죽(米粥) 한 그릇을 쑤어 아해(兒孩)를 먹이니라.(편자(編者) = 그 아(兒)는 지금(只今) 장년(壯年)이 되다).
100 동곡인(銅谷人) 김창여(金昌汝)가 적체(積滯)로 음식(飮食)을 잘먹지 못하야 형모(形貌)가 초췌(憔悴)한지라. 천사(天師)ᄭᅦ서 그를 평상(平床)에 눕게 하신후(後) 배를 어르만지시며 형렬(亨烈)을 불러
규화세침능보곤(葵花細忱能補袞)
평수부종빈읍결(萍水浮踵頻泣玦)
일년월명임술추(一年月明壬戌秋)
만리운미태을궁(萬里雲迷太乙宮)
청음교무이객소(淸音蛟舞二客簫)
왕겁오비삼국진(往刼烏飛三國塵) 이라는
시구(詩句)를 읍게 하시더니
그 후(後)로 창여(昌汝)의 체증(滯症)이 전쾌(全快)되니라.
101 전주(全州) 용두치(龍頭峙) 김모(金某)(未詳名)가 앉은뱅이로서 천사(天師)ᄭᅦ 와서 그 병(病)을 곳저주심을 애원(哀願)하는지라. 천사(天師)ᄭᅦ서 그 병인(病人)을 압헤 안치시고 한참 한화(閒話)하시다가 연죽(煙竹)을 들어 가라사대 이 연죽(煙竹)을 들어올님에 ᄯᅡ라서 차차 이러서라 하시고 연죽(煙竹)을 서서(徐徐)히 들어 올리시니, 그 병인(病)이 힘을다하야 거겟다라서 무릅과 다리를 피여서며 점점 발을 옴기는지라.
천사(天師)ᄭᅦ서 형렬(亨烈)을 명(命)하사 글 한 장을 고성대독(高聲大讀)하시니 그 글은 곳 예고신 예팽신 석란신(曳鼓神 曳彭神 石蘭神)
동서남북중앙신장(東西南北 中央神將)
조화조화운 오명령훔(造化造化云 吾命令吽)이라.
이 글을 닑은뒤에 병인(病)으로 하여곰 정중(庭中)에서 구보(驅步)케 하시며 광찬(光賛)을 명(命)하사 회초리로 종아리를 ᄯᅢ려 ᄲᅡᆯ리걸게 하시고 교자(轎子)를 버리고 도보(徒步)로 전주(全州)에 도라가게 하니라.
102 태인군(泰仁郡) 감곡면(甘谷面)에 한 병인(病人)이 잇서 조반(朝飯)을 먹으면 오시(午時)에 토(吐)하고 석반(夕飯)을 먹으면 효두(曉頭)에 토(吐)하는 증세(症勢)로 고민(苦悶)하다가 천사(天師)ᄭᅦ 와 뵈옵고 시료(施療)를 청(請)하거늘, 천사(天師)ᄭᅦ서 병인(病人)다려 일너가라사대 집에 도라가서 주효(酒肴)와 병(餠)을 만히 장만하야 이곳으로 가저오라. 약을 가라처 주리라.
그 사람이 명(命)을 ᄶᅩ차 집에 도라가서 주효(酒肴)와 병(餠)을 만히 장만하야 가저오는지라.
천사(天師)ᄭᅦ서 흔연(欣然)히 바다서 모든 제자(弟子)와 열좌(列坐)하야 한가지 잡수려 하시다가 문득 성내시며 그 물건을 도로 주어 보내시니 그 병인(病人)이 원분(怨憤)을 품고 도라가서 자기(自己)의 허물이 업는가 자성(自省) 하더라.
수일(數日) 후(後)에 천사(天師)ᄭᅦ서 그 병인(病)을 차저가시니 병인(病)이 무심(無心)히 대(對)하는지라. 천사(天師)ᄭᅦ서 일너가라사대 내가 신약(神藥)을 가리키리라 하시고 나무굉이를 ᄭᅩᆨ이여 다려먹으라 하시며 손으로 복부(腹部)를 만저 내리시고 도라 오섯더니, 그 사람이 곳 명(命)하심을 ᄶᅩ차 나무굉이 ᄶᅩ각을 다려마신 후(後) 그 병(病)이 쾌차(快差)되니라. 대개 천사(天師)ᄭᅦ서 그 식물(食物)을 도로 돌녀보내며 성내심은 그 병인(病人)으로 하여곰 분노(憤怒)케 하야 장부(臟腑)를 두집히려 하심이니 이는 시료(施療)하는 대에 필요(必要)가 잇슴으로 인(因)하심이러라.
103 금구군(金溝郡) 수류면(水流面) 구미동(龜尾洞) 최운익(崔雲益)의 아들이 병(病)으로 사경(死境)에 이른지라. 운익(雲益)이 천사(天師)ᄭᅦ 와서 살녀주심을 청(請)하거늘 천사(天師) 가라사대 그 병인(病人)의 형모(形貌)가 매우 추루(醜陋)하야 일생(一生)에 깁이 한(恨)을 품엇슴으로 그 혼(魂)이 이제 지나(支那) 심양(瀋陽)에 잇서 도라오기를 실여하니 엇지할 수 업노라.
운익(雲益)이 듯고 그 형모(形貌)의 추루(醜陋)함을 알아 말삼함을 크게 신성(神聖)히 녁이는 동시(同時)에 그 회소(囘甦)치 못하리란 말삼에 더욱 슯어하면서 구지 약(藥)을 청(請)하거늘 천사(天師)ᄭᅦ서 사물탕(四物湯) 한 쳡을 지어서 그 봉피(封皮)에 구월음(九月飮)이라 써서 주시니 운익(雲益)이 약을 가지고 집에 도라간 즉 그 아들이 발서 죽엇더라. 운익(雲益)이 간 후(後) 제자(弟子)들이 구월음(九月飮)의 ᄯᅳᆺ을 물으니 천사(天師) 가라사대 구월(九月)에 장시황어여산하(葬始皇於驪山下)라 하엿스니 곳 살지 못할 ᄯᅳᆺ을 표시(表示)함이라. 그러나 약(藥) 을 물어 엇지 못하면 함원(含怨)하겟기로 그갓치 한 것이라 하시더라.
104 동곡(銅谷) 박순여(朴順汝)의 모(母)가 연육십여(年六十餘)에 병(病)들어 매우 위독(危篤)하야 회복(囘復)할 희망(希望)이 업슴으로 치상준비(治喪準備)를 하고 장례(葬禮)에 쓸 술ᄭᅡ지 비저너은지라. 천사(天師)ᄭᅦ서 그 말을 들으시고 순여(順汝)를 명(命)하사 시장(市場)에 가서 초종(初終)에 쓰는 모든 물건을 보고 그것이 쓰이지 안토록 하여 달라는 심고(心告)를 성의(誠意)로 하고 돌아오라 하시고, 사물탕(四物湯) 한 텹을 ᄭᅳᆯ여서 그 병실(病室) 정문(正門)밧 계하(階下)에 ᄯᅡ를 장방형(長方形)으로 파고 그 약(藥)을 부으며 가라사대 병(病)이 이미 장기(葬期)에 이르러스니 약(藥)은 ᄯᅡ에 써야 되리라 하시더라.
이ᄯᅢ 순여(順汝)가 시장(市場)으로부터 돌아오거늘 천사(天師) 가라사대 시장(市場)에 가서 누의게 심고(心告)하엿나뇨. 순여(順汝) 가로대 선생님(先生任)의게 심고(心告) 하엿나이다. 그 후(後) 병인(病)이 곳 회생(囘生)하거늘 천사(天師)ᄭᅦ서 이웃 사람을 모혀노코 그 비저너은 술을 다 마시니라.
105 천사(天師)ᄭᅦ서 원평(院坪)에 게실새 그 ᄯᅢ에 어사(御使) 안종덕(安鍾悳)이 부안(扶安) 정읍(井邑) 고부(古阜) 순창(淳昌) 등(等) 칠읍(七邑) 군수(郡守)를 파면(罷免)하고 ᄯᅩ 전주(全州)에 출도(出道)하게 되야 군수 권직상(郡守 權稷相)의 지위(地位)도 위태(危殆)케 된지라.
김병욱(金秉旭)은 당시(當時) 전주부(全州部) 군관(軍官)으로서 권씨(權氏)와 우의(友誼)가 잇슬ᄲᅮᆫ더러 순치(脣齒)의 관계(關係)가 잇슴으로 이것을 근심하다가 천사(天師)ᄭᅦ 와뵈고 그 대책(對策)을 묻거늘, 천사(天師) 가라사대 권직상(權稷相)이 파면(罷免)되면 군(君) 의 지반(地盤)도 안전(安全)치 못할 것이오 ᄯᅡ라서 내 주용(酒用)이 ᄭᅳᆫ어질 것이라. 내 장차(將次) 도리(道理)가 잇스니 군(君)은 걱정말나 하시더니 그 후(後) 안어사(安御史)가 권직상(權稷相)을 파면(罷免) 하랴고 전주부(全州部)를 들어오는 동시(同時)에 안어사(安御史) 면관(免官)의 비훈(秘訓)이 서울에서 전주부(全州部)에 도착(到着)한지라. 병욱(秉旭)이 천사(天師)ᄭᅦ 와서 크게 감사(感謝)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