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호식당>
이렇게 멀리까지 와서 이렇게 튼실하고 맛있는 음식을 만나리라고는 기대 못했다. 도치알탕,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새 음식이 미각을 별세계로 안내한다. 가자미조림도 예사 음식이 아니었다. 밥상을 가득 채운 찬들은 그야말로 인심과 손맛의 극치다.
1.식당얼개
상호 : 제비호식당
주소 : 강원특별자치도 고성군 거진읍 거진항길 29
전화 :033-682-1970
주요음식 : 해물, 매운탕
2. 먹은날 : 2024.2.28.점심
먹은음식 : 도치알탕 35,000원, 가자미조림 30,000원
3. 맛보기
나무랄 데가 없다. 이렇게 토속적이면서도 손맛 가득한 밥상을 어디서 받겠는가. 바닷가 손맛이니 해물이 그득이다. 땅끝까지 이렇게 근사한 음식이 있는 우리나라 좋은 나라다.
도치는 겨울에 잡히는 생선이다. 운좋게 절기가 맞아 알탕을 먹을 수 있었다. 강원도 겨울 별미 도치알탕, 도치에는 유난히 알이 많아 다른 생선보다 알탕이 더 적합하다는 도치알탕! 미끈미끈한 느낌이 아구를 생각나게도 한다. 이름도 생소한 도치알탕을 먹으며 이 작은 나라에 어쩌면 이리 식재료가 많을 수 있는지, 여행의 절반이 맛기행이라면 어디를 가도 성공하는 여행을 할 수 있다는 말일진대, 동해안 풍광까지 더하면 말해 무엇하리오.
1) 도치
조기어강 횟대목 도치과에 속하는 해산어류. 한국의 동해안, 러시아, 태평양 연안에 분포한다. 몸길이는 65mm 정도이며, 몸은 타원형이다. 머리와 몸은 골질의 혹 모양 돌기가 싸고 있는데, 돌기 표면에 매우 작은 가시가 나 있다. 몸 빛깔은 전체적으로 회갈색을 띠고 있으나, 제1등지느러미·아래턱·뺨부분 등의 일부분은 흑갈색을 나타낸다. 생김새 때문에 삼퉁이라고도 불리는데, 암컷 도치의 알을 이용한 삼퉁이알탕은 강원도 바닷가에서 즐겨 먹는 요리이다. 암컷 도치에는 다른 생선보다 알이 80%나 많이 들어 있다. ( 다음백과)
도치알탕. 알반 국물 반이다. 도치 육질은 아마도 아구와 비슷한 거 같다. 흐물흐물 미끄러지는 맛이 국물 속에 들어 있다. 새까만 생선이 점액질을 뒤집어 쓰니 맛 아니면, 아구처럼 텀벙텀벙 바다에 그냥 버려버려야 할 외모이다. 하지만 그 미끈적거리는 식감이 알탕의 맛을 더하니, 외모와 맛은 반비례인가.
알이 유난히 많아 암컷은 알탕을 주로 끓이고, 수컷은 데쳐 숙회로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다.
12월의 고성은 도치, 장치, 곰치 못난이 삼형제가 겨울보양식의 주연으로 등장한다. 거기에 11월부터 양미리와 도루묵이 한창이다. 원래 도루묵탕을 먹고자 했지만 아쉽게도 1월에 절기가 끝나 먹을 수 없었고, 꿩 대신 닭으로 그나마 남은 겨울 보양식 도치알탕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었는데, 이것이 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도치알탕은 도치살과 함께 신 김치를 넣어 끓여 개운한 맛이 난다. 돼지고기를 넣는 김치찌개와는 완전 달라 김치국을 먹는 기분도 든다. 졸깃한 고기 육질과 미끈한 생선껍질과 김치와 함께 퍼지는 커다란 알맛은 형용 가능하다면 이상하다. 신선의 음식인 거 같은데, 김치가 인간의 음식으로 편안하게 만든다.
상차림. 놀라운 것은 주연인 도치알탕과 가자미조림만은 아니었다. 상을 가득 메운 소박한 찬들, 소박하나 손맛만은 그득한, 그래서 수더분해보이는 찬들의 향연이었다. 어느 하나 굴욕 없는 찬들이 강원도 음식이란 이런 거야, 큰소리를 친다. 플레이팅이 섬세하지 않아도 그 안에 담긴 마음과 깊은 손맛은 확실히 전달된다.
코다리조림, 갈치조림, 미역무침,
명란젓, 잔멸치볶음,
코다리조림. 부드럽고 알차다. 일단 식재료 자체가 상등급인 것을 알겠다. 코다리가이렇게 살이 두툼하다니, 맛도 두툼하다. 너무 달지 않고 부드럽게 양념한 조림이 코다리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게 한다.
오징어무침
봄동겉절이. 겉절이까지 완벽하다. 해물찬에 밀리는 채소찬이어도 맛은 제각각 온전하다. ㅏ
가자미조림. 싱싱한 가자미로 졸이니 국물맛이 제대로 난다. 양념으로 채우는 조림이 아니라, 조림국물까지 스며나오는 주재료의 싱싱한 맛으로 조림맛을 제대로 알게 한다. 살은 쫀득쫀득이고, 국물은 한 방울까지 밥비벼먹고 싶을 만큼이다. 조림에서 양념장 맛만 나면 그른 맛이다. 가자미 살에 양념이 어우러지고, 국물에 가자미맛이 녹아난다. 매운 맛도 감칠 맛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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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