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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카페에 글을 남겨 봅니다.
올해 1/4분기에는 개인적으로 많은 일들이 지나간 것 같다는 생각이듭니다.
회원분들은 어떠셨나요? 부디, 많은 분들에게 좋은일이 많았던 1/4분기 였기를 소망해 봅니다.
저번주 4.7.(일) 새벽 KTX기차를 타고 원장님과 함께 대구마라톤을 다녀 왔습니다.
마라톤 준비를 못했기에 천천히 뛰면 완주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원장님과 5km 마다 스트레칭을 하기로 하고,
완주에 의미를 두고 기대에 부푼맘을 가지고 출발하였습니다.
아침에 일찍 준비를 하다보니 피곤했는지 머리 위 적재할 수 있는곳에 짐을 올리고 잠깐 자고 일어나니 동대구역에 도착하였는데요. 놀랐던 것이 탈때는 보이지 않았던 러너들이 내릴때는 보였는데, KTX 안에서 옷을 다갈아입고 화장도 하시고 신발도 신고 다 하시고 내렸기에 알 수 있었고 처음 탈때와는 360도 다른 모습이였습니다.
서울에서 대구를 가시는 분들은 아침 일찍 차를 타도 겨우 시간에 맞춰 도착할 수 있었고,
시간이 생각보다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경매인의 정신으로 3만명이 집결한 운동장을 비집고 들어가 짐을 맡기고 나와 간단하게 테이핑과 선크림을 발랐습니다. 혹시 몰라서 우비도 입고 나왔는데 대구는 정말 더웠습니다.
여름을 방불케하는 더위가 찾아왔었다는 것을 바보같이 오늘에서야 목뒤의 화상을 확인함으로써 더 정확히 알게 되었습니다.
hot! hot! hot!
수많은 인파사이에서 앞으로 천천히 전진하다보니 어느덪 출발선에 서있었고, DJ배동성 형님께서 5! 4! 3! 2! 1!을 외치셔서 신나게 출발을 하였습니다.
원장님께서 소개해주신 마라토너 어르신의 말씀처럼 5km 마다 물먹을때는 천천히 걸으며 먹고, 스트레칭도 조금씩하고 몸에 최대한 무리가 가지 않도록 속도를 조절했던것 같습니다.
5k, 10k, 15k, 20k, 25k 까지는 원장님과 함께 속도를 맞춰서 잘 달렸고, 이후 제 몸에 무리가 와서 저는 천천히 가기로 하고 25km 부터는 혼자서 달렸습니다. 문제는 그때부터였던것 같은데요.
장경인대 통증이 양쪽에 살짝와서 30km 까지는 나름대로 걷다가 뛰다가 했었고, 30km 이후부터는 장경인대 통증이 많이 올라와서 잠시 버스정류장에서 앉아서 여러가지 생각을 했었습니다.
"포기할까?" "버스카드가없네" "핸드폰도 없네" "지나가는 아주머니께 혹시 돈을 좀 빌릴 수 있을까?" 여러가지 포기하기 위한 대비를 하다가 다시 무거운 몸을 이끌고 계속해서 걸었는데 걷다보니 저보다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남성분, 저보다 작고 연약한 여성분, 마라톤 동호회 할아버님들이 저를 지나쳐 앞으로 가는것을 보면서 속으로 '아! 창피하다'라고 느끼며 저 스스로에 대한 실망을 많이도 했었습니다. (나중에 확인한 것이지만 30km - 40km 까지 10km를 오는데 2시간이 걸렸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후에도 걷다보니 많은 분들을 만나게 되었는데요.
저보다 연배가 많고, 다리가 불편하시고, 휠체어에 가족을 태우고도 마라톤을 참가하시는 분들이 완주를 외치며 달리고 걷고 하는 것을 보며 저 스스로 다리가 부러지더라도 걷자라는 생각을 했었고 그때부터는 많은 사람들이 저를 앞질러 가더라도 신경쓰지않고 계속해서 걷다가 뛰다가를 반복했습니다.
그리고 머리속에 원장님과 마라톤 전에 몇번이나 이야기를 나누었던 "완주에 의미를 두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욕1,000번, 할 수 있다 2,000번 정도를 외치며 몸의 모든 힘들 끌어서 완주를 향해 갔습니다.
제가 너무 늦다보니 차량통제가 풀리면서 저도 인도로 걷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작년 춘천마라톤에서 선배님들께 말로만 들었던 도로에 차들이 다니고 횡단보도에서 기다렸다 가야하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계속된 걸음에 결국 5시간56분이 걸려서 42.195km를 완주했고 원장님과 약속했던 완주를 할 수 있었습니다.
완주 후 약속한 장소에 원장님이 계셨고 해맑은 미소로 저를 반겨주셨습니다. 저는 너무 반가웠지만 다리가 너무아파 천천히 걸어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원래 계획은 시간이 많이 남아서 식사도 하고 씻을 수 있으면 씻으려 했지만 제가 생각보다 늦게 들어오다 보니아픈다리에도 원장님까지 뛰어서 서울행 기차를 겨우 올라타며 대구마라톤 일정은 끝이 났습니다.
저는 이번 대구 마라톤을 하면서 느낀것은 누구에게나 어느시점에는 고비가 온다는 것과, 그 고비를 어떻게든 버텨 스스로의 경험으로 만든다면 다른 어떤 어려움이 오더라도 또 다른 배움의 기회로 생각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아울러 꾸준히 노력하지 않으면 부상이 온다는 것, 무엇이든 지속적으로 해야 효과가 있다는 것도 몸소 깨달았습니다.
이런 값진 배움을 깨닫게 해주기 위해 계속해서 할 수 있다고 응원해 주시고 격려해주신 원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많은분들이 저의 기록을 보고 힘을 내셔서,
올해 춘천마라톤에서 함께 도전하시면 좋겠다는 생각에 한번 올려봅니다
이만 글은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풀코스 마라톤 완주라... 아마 일반인이 평생 스스로 겪을 수 있는 고난 중에 이보다 더 큰 고난이 있을까 싶습니다. 대단하다는 말뿐!
그 날의 모든 순간이 다시 기억나는 글이다. 나
개인적으로도 참 힘든 일이 겹쳐 가지 말까? 했었던 대구 마라톤… 풀코스를 달리며 참 많은 감정들을 한발한발 되물어 봤던…
참 더웠고
참 어려운 코스에
정~~~ 말 힘들었지만
해냈다는 성취감!!!!!
그 날, 누가 뭐래도
포기하지 않은 넌!!!
너무 멋졌다!!!
와~~성공하셨군요
멋지십니다^^
장경인대의 고통을 익히 알기에
그 고통을 환희로 승화시켜 완주에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넘나 멋지십니다^^
글을 읽으면서 춘천에서의 기억으로 갑자기.다리가 아파지는듯한 기분이 드네요~~ 누가 뭐래도 가장 뭉클하고 소중했던 그 감정과 과정을 많이.느끼시길 바랍니다. 포기하지 않은 부장님! 정말 멋지십니다^^
30km에서의 움직이지 않는 고통과 그래도 가야만 하는 갈등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느껴집니다.
포기하지않고 완주하신 태권브이님 정말 축하드립니다. ^^
이 완주글이 온크루님들을 다시뛰게 만든는 기폭제가 될것이라 생각합니다. 대단하십니다. ^^
대단한 경험을 하셨네요. 그날의 경험이 앞으로의 태권브이님 미래를 뚝심있게 견인 할 수 있는 힘이 될꺼예요. 몸이 빨리 회복되길 바랍니다!!
결국 해내셨군요!! 수많은 핑계와 이유들은 태권브이님 앞에서는 그저 한낱 게으름의 포장일뿐이라는걸 느끼고 반성하게 됩니다. 부상 오래가지 않게 관리 잘하셔요~ 풀마라톤 완주 축하드립니다!! 태부장님^^
느껴보지 못한,경험해보지 못한 부분이라 선뜻 댓글 달기에 부끄럽네요^^;
완주 축하드려요~!^^
브이님 멋져요~~!!^^
글에서 그날의 현장감이 느껴지네요~
마지막 글에서...
진한 감동과 배움이 느껴집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완주 축하드립니다. 마라톤에서 멋진 인생이 보이십니다.늘 감사합니다.^^
왜 원장님께서 마라톤을 인생에 경매에 비유하시는지 느껴지는 글이네요.
감동입니다.
고생하셨어요.
그리고 축하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