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자진언수행의 음성치유 효과에 관한 연구
1.연구목적
불교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모든 심리적 괴로움을 번뇌라고 부른다. 달리 말하면, 모든 불선(不善)의 마음이 번뇌이다. 번뇌는 마음을 더럽히고, 흐리게 하며, 지혜로움을 덮고 장애하여 생사윤회에 떨어지게 한다. 요즈음 말로 하면, 마음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물결이 일어나듯 동요하고 괴로워하는 것이다.
스트레스와 번뇌를 비교하면 번뇌라는 용어는 스트레스보다 포괄적이다. 그래서 스트레스와 번뇌의 광협을 논하면, 스트레스를 번뇌에 포함시켜도 될 개념이지만, 번뇌는 아무래도 불교용어에 그치므로 현대인들은 번뇌라는 용어보다는 오히려 스트레스라는 용어에 친숙하여 그 단어를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스트레스에 대한 치유를 불교적으로 말하면 번뇌의 치유법이 될 것이다.
번뇌에 대한 치유법은 다름 아닌 불교의 수행법이다. 그 수행법으로는 수행자의 근기와 상황에 맞게 다양한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다. 그 수행법이 그대로 스트레스 치유법으로 바로 기능한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모두 활용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번뇌가 스트레스를 포함하는 개념이라면, 번뇌의 치유법은 곧 스트레스의 치유법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에 의해서 최근 들어 스트레스치유에 대한 불교적 접근이 활발하게 시도되고 있다. 불교적 접근이란 불교 수행법의 활용, 혹은 응용의 모색이라 할 수 있다.
불교의 입장에서 보면 우리 모두는 번뇌에 시달리는 병자들이고, 그 병을 고치는 분은 의왕(醫王)이신 부처이며, 의왕의 처방이 불교의 수행법이다.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의왕의 처방을 살펴 문제해결에 적절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는 경전에 설해진 부처님의 가르침과 수행법에 초점을 두고 여기에서 문제 해결요소를 발견해내어 현대인들이 지니고 있는 스트레스와 번뇌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시도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불교의 수행법은 실로 다양하지만 그 가운데 말겁의 중생들을 구원하여 열반심을 성취하게 하는 데에는 관세음의 이근원통(耳根圓通)이 으뜸이며 성취하기 쉬운 방편이다. 이근원통이란 소리를 체로 하는 수행법으로 대승의 칭명염불, 밀교의 진언다라니행이 여기에 해당된다. 음성을 위주로 한 수행법과 전통적으로 중시하는 호흡법 및 관법이 결합될 때 완전하고 이상적인 치유법이라 할 수 있다.
관세음보살은 석존의 열반이후부터 미래불의 출현에 이르기까지 중생의 일체고난을 구제하는 자비존이므로 근기가 약한 현대인은 관세음보살에 의지하는 신앙이 필요하다. 관음신앙의 이행도(易行道)이자 신ㆍ구ㆍ의의 밀법(密法)으로서 삼밀을 실행하는 육자진언행은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가 하나로 결합된 이상적인 수행법일 뿐만 아니라 관음신앙의 결정체여서 현실적인 상황과도 부합하는 적절한 행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음성을 이용한 치유법 혹은 치료법은 불교만의 독점적 전유물이 아니어서 동서고금의 여러 시대, 여러 지역에서 연구되고 시도되었다.
본 논문은 그러한 음성치유법 가운데 대표적인 것을 선별하여 불교와 나란히 간략하게 고찰한 후 진언의 성격과 기능을 살펴보고, 밀교 육자진언행의 음성치유법적인 공능을 스트레스의 치유와 관련하여 치유하는 근거, 과정, 그리고 결과를 논하고자 한다. 전 단계에서 불교외의 음성치유법을 고찰하는 이유는 스트레스라는 문제에 대한 현대의 처방, 즉 대체의학의 처방도 약소한 언급을 하는 것이다. 그렇다하더라도 이 스트레스를 포섭하는 번뇌에 대한 근본적 처방으로서 대승불교의 칭명염불, 그리고 중국밀교의 오자진언을 가교로 하여 구심점인 육자진언행을 중심으로 논구하고자 하는 것이다.
2.연구방법
1)선행연구의 고찰
본 논문의 주제와 관련하여 선행연구를 조사하면 다음과 같다.
스트레스에 대한 국내 연구들은 주로 스트레스 실태나 요인 등에 한정되어 있고, 선행연구 고찰을 통해 스트레스관리 프로그램을 정신생리질환자들에게 시행한 Han KS(1997)의 연구, 알코올 중독자 자녀에게 적용한 Yang SH(2005)의 연구, 그리고 노인에게 적용한 Kim JH(2007) 연구와 Ahn HS et al.(2008)의 연구가 있다.
이 분야에서는 기독교가 압도적인 연구성과를 내고 있는데, 「심리치료와 영성지도의 유사성과 차이점에 관한 고찰」 등 한국기독교상담심리학회에서 운영하는 학회 등을 통해서 끊임없이 연구논문을 생산하고 있다. 또한 대한스트레스학회지인『스트레스연구』, 그리고 한국심리학회지인『건강』에 실린 스트레스 관련 논문들은 해마다 방대한 연구실적을 축적하고 있다.
육자결에 관한 연구로는, 이동욱 외 3인의 「육자결과 영가무도의 한의학적 고찰 및 임상적용에 대한 연구」, 오근배의 「소리수련에 관한 연구」(원광대학교 석사논문, 2009), 유영준의 「영가무도에 관한 연구」(원광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9) 등이 있다. 진언과 관련해서는 국내논문으로 김무생의 「육자진언의 상징의미」(『밀교학보』 창간호, 위덕대학교 밀교문화연구원, 1999), 「육자진언 신앙의 사적전개와 그 특질」(동국대학교 불교문화연구원, 1986)외, 허일범의 「육자진언의 관법화에 관하여」 (인도학불교학연구제44권제2호, 1996), 「육자대명왕진언의 의미와 역할」, 김영덕의「육자대명왕진언⋅천수다라니 수행과 깨달음」(『대각사상』, 2009), 정혜원의 「진언수행의 심신치유 효과에 관한 연구」 (동국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15), 박성규의「『보리심론』의 법상에 관한 연구」(위덕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4) 등 다수가 있다.
국외논문으로는 佐佐木憲德의 「진언と염불」(『밀교연구』통호5, 高野山大學, 1920), 坂內龍雄의 「진언다라니」(『인도학불교학연구』통호59, 1981), 栂尾祥雲의「진언다라니の연구」(『밀교연구』통호1』, 1924), 森 快圓의 「眞言の語源と其の意義」(『밀교연구』통호58, 1936) 등 수많은 논문이 발표되어 있다.
참고한 관련문헌으로는, 먼저 국내문헌에 김무생의 『회당사상과 진각밀교』(위덕대학교 출판부, 2002), 김동화의 『구사학』(뇌허불교학술원, 2001), 권오민의 『아비달마불교』(민족사, 2015),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 불학연구소의 『진언ㆍ다라니 수행 입문』(조계종출판사, 2008), 허우성의 『욕망론』(경서원, 1995), 용성역술의 『육자영감대명왕경』(『용성대종사전집』, 1937) 등이 있고, 국외문헌에는 佐佐木現順의 『번뇌の연구』(청수홍문당, 1950), 武藤義一의 『물と心の세계』(동경: 교성출판사, 1970), 橫山公實의 『 밀교명상の극의』(たま出版. 山崎泰廣, 1984), 朴畢圭譯의 『밀교명상과 심층심리』, (이문문화사, 1983), S.B. Dasgupta의 An Introduction to Tantric Buddhism(Shambhala,1958), Jeremy Holmes의 Depression(EJbooks, 2006) 등 다수가 있다.
그러나 이들 다수의 논문과 저술 등은 각각 진언이나 스트레스, 소리치료, 명상 등과 관련될 뿐 본 논문의 주제인 육자진언수행과 스트레스의 상관관계 내지는 불교수행을 통한 스트레스 치유 효과에 직접 관련된 연구는 찾기 어렵다.
2)연구방법
스트레스, 번뇌, 그리고 진언이나 육자진언이라는 주제로 연구한 논문들이 분야별로 다소간 존재하지만, 스트레스치유와 관련하여 육자진언행의 음성치유법적인 공능에 대해서 아직 충분한 연구가 진행되지는 않았다. 이것은 응용불교적 성격이 강하고 외관상 생소해 보이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스트레스라는 현대적 개념과 불교의 행법을 연관지어 연구하려는 시도는 무언가 어색하고 접목이 용이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스트레스치유라는 문제에 대해서 기독교가 많은 관심을 가지고 다각도에서 접근하는 현실을 보면서 중생구제의 활동에 적극적인 불교가 이것을 도외시할 수는 없다고 본다. 스트레스라는 말이 현대적인 용어이고, 치유라는 말이 현대에도 일반적으로 사용되므로 스트레스치유라는 말이 친숙하기는 하나 불교적으로는 각각의 스트레스 증상에 대한 대치(對治)라고 생각한다. 이 스트레스대치와 관련하여 불교적인 해결법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어서 여러 측면에서 이 문제에 대한 접근을 시도하고자 한다. 제목이 말하는 본 연구는 육자진언수행의 결과적 효과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기보다는 결과를 낳기까지의 과정과 작용, 즉 공능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음성치유법은 불교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불교 외부의 음성치유법은 불교의 음성치유법과 어떻게 다르며, 불교의 것이 수승하다고 하면 무엇이 그러해서 수승 한지를 살필 필요가 있고, 특히 육자진언행이 가지는 음성치유법으로서의 공능을 밝히면 이 문제에 대한 차원 높은 해답을 제시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진언행은 진언수행을 말하지만 밀교의궤에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보통명사화된 용어이다.
진언행은 밀교의 행법이고 좁게는 구밀이지만, 넓게는 구밀과 함께 신밀과 의밀을 동시에 행하므로 삼밀의 수행이며, 불교사적으로는 바라밀행의 다음 단계로 발전한 수행형태이다. 연구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인과적 논리를 따라 먼저 원인을 분석하고 다음에 해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Ⅰ장은 서론으로서 연구목적과 연구방법을 기술한다.
Ⅱ장은 스트레스의 분석이다. 본 논문의 주제와 관련하여 스트레스의 성격을 파악하고 스트레스를 여러 측면에서 분석한다. 스트레스의 성격과 관련하여서는 스트레스가 무엇인지를 정의하고, 스트레스의 부작용, 그리고 스트레스의 원인을 살펴본다. 스트레스의 분석에서는, 스트레스를 심리학적, 의학적, 사회학적, 그리고 불교학적 분야에서 이미 연구된 것 혹은 관련된 사항들을 모아 고찰한다.
Ⅲ장은 음성치유법의 고찰이다. 음성치유법을 본격적으로 논하기에 앞서, 우선 소리가 무엇인지를 고찰한다. 소리의 고찰은, 소리가 무엇인지를 분석하고, 파동과 인체간의 관계 및 치료법으로서의 소리를 살펴본다. 그 다음은 소리를 이용한 치료법이 동서고금에 어떤 것이 있었는지를 살펴, 그 대표적인 것을 모아 고찰한다. 여기에 선별된 치료법은 중국도교의 육자결, 현대대체의학의 음악치료법, 대승불교의 칭명염불, 그리고 중국밀교의 오장신체관이다. 주로 이러한 행법들의 역사적 유래와 효능을 중심으로 고찰한다.
Ⅳ장은 밀교의 육자진언행이다. 본 논문의 이론적 배경을 제공하는 장이므로 사실상 순수이론의 핵심이다. 이 장에서는 진언의 의미, 진언행과 관법, 진언의 기능, 그리고 육자진언을 고찰한다. 구체적으로 진언이 내포하는 의미, 진언행의 관법에서는 아자관과 오자관, 진언의 기능에서는 파동의 기능, 호흡의 기능, 상징의 기능을 살펴본다. 그리고 진언 가운데 본 논문과 관련하여 중요한 육자진언은 별도의 절을 두어, 육자진언의 성립, 상징과 의미, 성격이라는 3개의 항으로 고찰한다.
Ⅴ장은 스트레스 대치에 관련하여 육자진언행의 공능을 논한다. 이 장은 앞선 Ⅳ장의 응용적 해석이다. 치유의 근거, 치유의 과정, 그리고 치유의 효과에 이르기까지를 망라한다. 치유의 근거는 육자진언행이 종합관법이라는 것으로 귀결하여 논하고, 세부적으로 관법의 해설, 관음의 가피를 논설한다. 치유의 과정에서는 신행과 의식-행동변화에 초점을 맞추어 논한다. 치유의 효과로서는, 1차적인 스트레스의 치유 외에, 그 치유과정에서 변화된 행자의 마음에 근거하여 발보리심을, 그리고 진언행자는 곧 밀교행자임을 결말지어 논설한다.
Ⅵ장은 지금까지의 내용을 정리하여 결론을 짓는다.
<육자진언수행의 음성치유 효과에 관한 연구/ 김준규 위덕대학교 대학원 불교학과 박사학위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