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플스테이 프로그램과 심신치유의 관계성
2)명상이 마음치유에 미치는 영향
'명상(meditation)'은 사전적 정의로는 '고요히 눈을 감고 깊이 생각하는 것'을 의미한다. 명상은 고요한 상태에서 자아를 성찰하거나 수행을 위해 정신을 한 곳에 몰입하는 말로, 라틴어로 메디타티오(meditatio)라고도 하며, 또한 자기가 살아오면서 만들어진 여러 가지 마음속에 얽혀있는 상념들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을 의미한다.
불교에서 명상은 크게 집중명상과 통찰명상으로 나눌 수 있다. 가령, 집중명상은 특정대상에 집중하여 모든 상념을 없애고 산란한 마음을 고요하게 안정시키는 방법으로 지 법(止法) 또는 사마타(samatha) 수행이라 하며, 통찰명상(觀法, vipassana, mindfulness, 4념처 수행)은 심신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관조하고 알아차림으로써 존재의 의미를 깨닫는 지혜를 구하는 수행의 한 방편이다. 장현갑은 명상을 하는 목적은 크게 절대적인 목적과 상대적인 목적이 있다고 주장하며, 절대적인 목적은 불교에서 말하는 고통이 사라진 경지, 즉 해탈을 이루는 것이고, 상대적인 목적은 대부분의 일반사람들에게 해당되는 것으로 비록 현실적으로 삶의 고통이 있다고 해도 개인의 지식, 사고, 가치, 감정 등 존재를 제한하는 주관적 편견과 선입견에서 벗어나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의 입장은 오늘날 심리학이나 의학에서 다루는 명상의 상대적 의미를 강조한다. 그러나 허인섭은 명상이 즉각적인 실용성에만 관심을 지니는 현실에 대해 그 실용적 가치는 인정하나 명상하는 사람이 궁극적으로 지녀야 할 최종적 관심 즉, 궁극적 진리, 가치, 지혜의 추구에 대한 종교적 지향점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점을 주목하면, 초기에 종교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행되었던 명상은 현대에 와서는 건강 증진과 위축된 심리상태의 이완, 스트레스 완화, 심리치료와 상담, 교육, 스포츠, 문화예술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동안 서구의 심리치료는 심리적으로 경험한 사실을 바탕으로 연구 대상자의 문제점을 치유하려는 시도를 해왔다. 이러한 과정에서 개인이 '지금 여기'에서 경험하는 즉각적 경험은 경시되어 왔고 막상 문제에 부딪히면 과거의 부적응의 방식을 반복하거나 시행착오를 겪게 되는데 그 이유는 매 순간순간의 체험을 자각하고 그것에 대응하는 훈련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연유로 서구의 명상은 불교명상을 접목하여 이와 같은 부족한 면을 보강하여 심리치유에 적용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
최경희는 심리치유에서 명상은 집중과 통찰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게 되면서 직면하기 힘든 경험이 자신의 진정한 실체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되고, 한걸음 떨어져서 자신을 바라보는 힘이 생기게 되면서 외부 세계에 대한 지혜롭고 자비로운 안목을 가지게 해준다고 주장한다. 즉, '행위자'를 바라보는 '관찰자'의 입장에서 자신을 관찰하는 자기 마음을 바라보는 능력, 즉 '관찰적 자아'의 힘이 '경험적 자아'를 통제 조절하는 건강한 힘이 생기면서 자신의 현실적인 문제를 건강하게 대처하게 되고 해결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즉, 알아차림(sati) 명상을 통해 매순간 자신의 감정과 생각, 의도를 알아차리는 자각능력을 증진시켜 이전과는 달리 한걸음 물러서서 '지금 여기'의 자신을 바라보게 하는 통찰의 힘을 가진다면, 이것은 곧 심리치료적인 효과를 가져다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통찰명상이 심리치료의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러한 거리를 두는 '내려놓음'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수용'의 요소를 포함하기 때문이다. 강미자는 '내려놓음'은 부정적 감정이 일어날 때 단지 알아차리고 한 걸음 물러나는 관조적인 태도를 의미하며, '수용'은 그런 감정들을 온전하게 그대로 허용하여 그것들이 계속 머무르지 않고 곧 사라질 것임을 '분명한 앎'을 가지고 지켜보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생각을 통제하려는 인위적인 행위를 내려놓고 고통이 있는 삶 그 자체를 그대로 '수용'하라는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진단된다.
심리적 명상은 마음에서 일어나는 온갖 생각, 감정, 감각을 알아차리고 수반하고, 벗어나서 중심을 잃지 않음으로써 마음의 평정상태를 유지하면서 평화로움을 찾아가는 것이며, 삶의 과정을 역류시키는 길이 아니라 그것들을 지속해 나가는 길로서 부정적인 속성을 버리고 긍정적인 자질을 형성하며 증진시키는 것이다.
장현갑은 명상의 심리적·생리적 의미와 질병과의 관계를 고찰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현대인이 직면하고 있는 스트레스를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방법으로 1975년 하버드 의대 내과교수로 재직하고 있던 허벗 벤슨(Hebert Benson) 박사가 '이완반응(Relaxation Response)'이라는 인도의 초월명상(transcendental meditation: TM)을 소개하였다. 이완반응 명상은 생리학적으로 부교감신경계의 활동을 높이고 교감신경계의 기능을 억제함으로써 스트레스에 의한 해로운 반응을 정반대 방향의 평화와 이완반응으로 바뀌게 하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음을 입증하였다. 현대 심리학과 명상의 심리·생리학적 의미를 과학적으로 연구하고 이를 임상에 적용한 것은 벤슨의 '이완반응'이 발표된 이후이다. 과학적으로 입증이 어려웠던 명상을 통한 생리적 변화에 대한 연구는 명상을 할 동안 일어나는 뇌의 활동을 관찰하는 뇌파기록(Electroencephalogram: EEG) 장치와 기능적 자기공명영상장치(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 f-MRI) 등이 개발되면서 뇌의 활동의 변화를 과학적으로 입증하게 되었다.
최근의 과학적 연구에 의하면 명상은 뇌를 비롯한 신체부위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과학적 사실이 발표되었다. 명상이 뇌 활동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다섯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뇌파를 활용한 연구를 통해 명상은 세타파라는 느린 뇌파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명상을 할 동안 나타나는 창의적 생각, 난관돌파, 통찰발견 등과 관련이 있고, 학습 능력의 증진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따라서 효과적인 학습과 창의성의 개발 등에 명상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둘째, 명상동안의 뇌활동을 f-MRI를 통해 관찰한 결과, 명상이 깊어지면 대뇌의 활동성은 감소되지만 주의집중이나 판단 등과 관련 있는 특정 뇌부위와 혈압, 심장박동, 호흡 등의 자율신경계의 활동을 지배하는 뇌 부위의 활동은 증가된다. 즉, 전반적으로 뇌피질은 안정 상태를 취하지만 주의집중 등과 관련 있는 특정 뇌부위는 활동성이 증가하는 안정 동요라는 패러독스 현상을 보여준다. 따라서 명상은 뇌를 안정시키면서도 동시에 깨어있게 함으로써 성성 적적(性性寂寂)이란 전통적 의미의 선의 상태를 과학적으로 입증해준다.
셋째, 명상을 할 동안 난제의 해결과 같은 통찰이나 직관이 일어날 때 산화질소(nitric oxide: NO)라는 가스가 분출된다. 소량의 NO가스의 출현은 건강에 유익하지만, 다량의 NO가스의 출현은 건강에 해롭다. 명상을 할 동안에는 소량의 NO가스가 출현하지만 스트레스가 심할 때는 다량의 NO 가스가 출현하여 건강을 해친다.
넷째, 명상은 건강유지와 질병회복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
다섯째, 명상은 각종 통증을 완화시키고 피의 흐름을 개선하여 혈압을 떨어뜨리고, 심장병과 불면증을 완화하며 공황발작과 불안·우울을 개선한다. 또한 명상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춤은 비만을 개선하고 암의 치료효과를 높이고, 노화를 둔화시키고, 기억력을 증진시키고, 면역력을 높여주고, 스트레스로 인한 각종 신체 질병의 예방과 치유에 효과적이다. 또한 명상을 꾸준히 하면 뇌파의 변화는 물론 자율신경계의 조화가 회복되며, 스트레스호르몬 분비 감소, 고혈압, 통증, 만성 폐색성 폐 질환, 건선 등에 효과가 있다고 언급하였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보듯이 명상은 효과적인 학습과 창의성의 개발 등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뇌를 안정시키면서도 동시에 깨어있게 함으로써 성성적적(性性寂寂)의 상태를 갖게 하며, 각종 통증을 완화시키고 혈행 개선으로 혈압을 낮추고, 심장질환을 예방하며, 불면증을 극복과 공황발작과 불안·우울 등을 개선하는데 활용될 수 있다.
한문화는 명상이 주는 결과 중 가장 흥미로운 점은 명상이 뇌를 단련하고 새롭게 재구성하며, 사람들이 해로운 정서를 보다 잘 통제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며, 존 카밧진은 명상수행을 하고 나면 불안이 감소되고 부정적인 기분이 줄어드는 점을 지적한다. 불안이라는 현상은 신체적인 측면과 함께 인지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으며, 전자는 자율신경계의 과도할 활성으로 인한 것이며, 후자는 자신의 대처능력에 대한 과소평가,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결여 등으로 특징 지워진다.
신체적인 측면은 복식호흡법이나 점진적 근이완 또는 가벼운 운동 등에 의해서도 호전되지만, 인지적 측면에서는 명상이 운동과 비교하여 불안의 인지적 측면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크다. 감대환, 강정수는 명상을 통한 마음의 상태가 환자에 대한 의료 행위에 있어 깊게 집중할 수 있으며, 주위에 동요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봄으로써 진료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음을 언급하고 있다. 아울러 류인선, 김윤식은 "몸에 병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부정적인 마음이 있으며 명상을 통해 몸의 부정적인 신념이 긍정적인 신념으로 바뀔 때 몸의 질병이 치유될 수 있음"을 지적하였다. 한편, 황옥자와 권은주는 불교명상이 유아의 정서 및 전인적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하였다. 이러한 선행연구결과는 불교명상이 불교인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행복을 제공할 수 있으며, 모든 사람을 행복으로 인도하는 행복의 불교를 추구할 수 있는 중요한 수행법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마음챙김(mindfulness) 명상은 불교에서 해탈에 이르는 수승한 수행방법 중의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불교가 동양에서 기원한 종교이지만 불교 명상의 알아차림을 기초로 하여 치료의 차원으로서 심리치료와 접목하여 대중적으로 확산시킨 것은 존 카밧진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위빠사나의 '사띠'(sati(念): 알아차림 또는 마음챙김)개념을 원용하여 창안한 마음챙김에 기초한 스트레스 완화(Mindfulness-Based Stress Reduction: MBSR)프로그램의 심리치료의 효능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어감에 따라 종교의 울타리를 넘어 대중적으로 널리 확산되고 있다. 전통적인 종교수행법이었던 불교명상을 이용하여 서양인 특히, 미국인에게 알맞게 개발한 것으로 존 카밧진은 'mindfulness'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다른 종류의 명상법과 구분하고 있다. 최근 의료계와 임상심리학계에서 발표되고 발간된 불교명상과 관련된 논문 및 관련서적은 2010년에는 350여 편에 이를 정도로 널리 알려진 치료법이며, 알아차림을 기초로 한 불교명상과 서양 심리학을 접목시킨 '알아차림'에 기초한 스트레스 감소(Mindfulness-Based Stress Reduction: MBSR)이 가장 널리 알려진 프로그램으로 평가된다.
심리적인 질환뿐만이 아닌 신체질환에 이르기까지 심신의 관계를 통합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을 기조로 한 MBSR은 각종 만성 심신질환 환자들에게 매우 큰 치유효과가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이며, 생각 및 감정의 상태가 면역계, 내분비계, 신경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이미 심신의학, 행동의학, 통합의학 등의 분야에서 널리 인정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년 동안 '알아차림'의 명상법은 웰빙을 증진시키는 방법뿐만 아니라 불안, 우울증 등의 부정적 정서와 같은 힘든 치료 과정의 방법으로 상당히 주목을 받아왔다. '알아차림'은 미리 판단하지 않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여 마음을 어떻게 수련하는지에 대한 접근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므로 '알아차림'은 경험으로 얻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알아차림' 수행은 모든 마음현상은 영원한 것이 아니고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하고, 이를 통해 마음의 평온을 얻을 수 있게 되어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심신치유법이라 할 수 있다.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이 심신치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서용석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불교문예학과 불교문학전공 박사학위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