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여름 폭우와 물난리) 홍수에 집과 자동차가 떠내려간다.
주민: 어떻게 하면 좋아! 사람 무릎만큼 저게 뭐야? 우와 미쳤다!
내레이션: (물난리 동영상) 수도권을 마비시킨 기록적 폭우!
구조대원: 이쪽으로 나오세요!
주민: 쑥대밭이 됐다. 쑥대 밭
내레이션: 서울 강남이 순식간에 물바다가 되고, 저지대 주민들은 서둘러 대피했다.
KBS 뉴스(8월 10일): 한편 비소식이 없는 전남 남해안과 경남, 제주지역에는 여전히 폭염 특보가 내려져 있습니다.
내레이션: 같은 시각 남부지방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대구의 폭염일수는 40일을 넘게 극한 폭염이 찾아왔던 2018년 기록을 뛰어넘었다. 둘로 쪼개진 한반도의 날씨,
------------(동영상: 산불과 태풍)-----------
내레이션: 극단적 이상 기후로 지구촌 곳곳에서 재난은 일상이 됐다. ---모래 폭풍과 폭염, 가뭄---그리고 그 재난의 시작으로 지목된 곳 북극, 차가워야 할 북극이 비정상적으로 달아오르면서 전 세계가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다. (거대한 빙하가 추락하여 바다로 떨어짐), 지금 북극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인천국제공항(7월 11일): KBS 취재팀은 기후재난의 진원지로 꼽히는 북극으로 향했다. 북극은 대륙으로 둘러싸인 얼어붙은 바다, 5대양 중 가장 작고 바다 물도 전 세계 해수의 1%에 불과한 북극해, 바다를 뒤덮은 얼음 덩어리 해리는 지구의 기후를 조절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양은진/극지연구소 해양연구본부 박사: 북극해의 해빙은 지구로부터 들어오는 햇빛을 반사해 열 흡수를 적게 하는 기온 조절자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데 특히 북극해 해빙의 변화는 현재 한반도 뿐만 아니라 중위도 권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상이변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내레이션: 하얀 얼음으로 덮쳐 있는 북극의 바다는 지구를 시원하게 해주지만 얼음이 사라진 검은 바다는 그 반대다. 더 많은 열을 흡수해 북극의 온도를 끌어올리고 더 많은 눈과 얼음이 녹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로드 다우니/세계양생기금(WWF) 수석고문: 북극은 지구의 나머지 부분보다 3배나 더 빨리 따뜻해 지고 있습니다. 북극에서도 바렌츠 해의 북쪽, 스발바르 제도 처럼 섬으로 이뤄진 지역은 전 세계 평균보다 5~7배 빠르게 따뜻해지고 있습니다. 믿을 수 없을 정도입니다. 정말 미쳤어요.
내레이션: 1980년 여름 철에 북극해빙 면적은 754만 ㎢였다. 40년이 지난 지금 그 면적은 절반 가까이 줄었다(2020년~382㎢). 사라지는 북극의 해빙, 지구기후를 조절하는 심장이 고장났다.
김백민/부경대 환경대기학과 교수: 북극을 중심으로 굉장히 센 바람, 그 바람이 바로 북극이 기본적으로 굉장히 춥기 때문에 존재할 수 밖에 없는 그런 바람이거든요. 북극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잖아요. 그것도 너무 급격하게 다른 지역보다 급격하게 뜨거위지다 보니까 이제 제트 기류가 점점 약해지는 거죠.
국종성/포스텍 환경공학과 교수: 제트 기류가 약화하면 대기가 정체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저기압이 정체되면 집중호우가 내리고 고기압이 정체되면 폭염 또는 가뭄이 발생하게 되는 거죠.
내레이션: 약해진 제트기류에 갇힌 유럽과 미국은 열대 폭염과 가뭄, 산불이라는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한반도에는 장마전선이 정체하며 폭우로 돌변했다. 연결된 재난 그 시작은 북극이다. 노르웨이령 스발바르 제도는 북위 78도 사람이 거주할 수 있는 최북단 지역이다. 차가운 해안이라는 뜻으로 육지의 60%가 연중 눈과 얼음으로 덮여있다. 여름 평균기온은 영상 6도 그러나 서쪽 연안의 난류 영향과 기후변화로 온난해진 탓에 만년설의 흔적은 점차 줄고 있다. 과학자들과 함께 빙하의 상태를 살펴보기로 했다. 스발바르에는 수만년 전 빙하기 때 만들어진 피오르 빙하가 존재한다. 빙하는 싸인 눈이 중력에 의해 강처럼 흘러내리는 얼음 층인데 바다물이 얼어서 생기는 해빙과는 태생 자체가 다르다. 빙하가 녹으면서 끌고 내려온 퇴적물이 해안의 지형을 바꿔놓고 있다. 딕슨 피오르는 북극에서 가장 빠르게 빙하가 사라지고 있다.
최경식/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겨울에 내린 눈이 그 위치에 그대로 존재하지 않고 다 녹아서 낮은 고도로 흘러 들어가기 때문에 그런 과정에서 퇴적물들을 운반시키고 침식시켜서 갯벌을 형성하는 것이기 때문에 강력한 기후 변화의 증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내레이션: 빙하는 사라지고 광활한 갯벌로 변한 딕슨 피오로,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취재진 일행 강을 건너고 있다),
취재진: 다리를 움직여!
기자: 곰 발자국이네
취재진: 곰이 이렇게 간 것 같은데요.
기자: 이렇게 해서 지금 저쪽으로 갔네요.
내레이션: 탐사과정에서 언제 사람을 덮칠지도 모를 북극 곰에 대한 경계도 빼놓을 수 없다.
신방실/기상전문기자: 여기서 우리가 북극곰을 만날 수 있나요?
크리스토퍼 미순/북극곰 감시요원: 물론입니다. 제 동료가 작년에 바로 이곳에서 한 마리를 봤습니다. 그래서 항상 대비해야 합니다.
내레이션: 밀물이 들어오기 전 지형 측량과 드론 촬영을 진행했다. 급격히 변하는 딕슨 피오르의 지형과 퇴적물 분석을 통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을 위해서다.
조주희/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연구원: 정확한 위도, 경도 그리고 고도 자료를 얻기 위해서 지금 RTK GPS (실시간 이동측위) 라고 하는 장비를 설치하고 있는 중입니다.
내레이션: 한낮이 되자 기온은 20도 가까이 치솟았다. 더위에 약한 북극곰 대신 모기의 습격이 시작됐다.
신방실: 모기 정말 많다.
남승일/극지연구소 빙하환경 연구본부 박사: 스발바르에서는 (모기를) 처음 봤어요. 물론 3년 만에, 오랜만에 왔지만 전혀 제가 모기를 본 적이 없는데 그동안 올해가 꼭 20년 됐는데 온지---
내레이션: 기후위기가 만든 북극의 낯선 풍경이다.
최경식/서울대 지구환경 과학부 교수: 이 지역만 봐서는 여기가 극지방이라고 상상하기가 어렵죠. 그런데 이것이 안타깝게도 기후 변화가 지속되면 앞으로 우리가 부딪히게 될 북극의 미래의 모습이다.
내레이션: 빙하의 소멸은 딕슨 피오르 만의 문제일까? (노르덴스키올드 빙하/빌레 피오르), 수 천년의 세월이 덮힌 눈의 피오르, 이곳에서 빙하도 점차 메마른 언덕을 드러내고 있다. 빙벽의 쪼개진 틈에서 폭포 같은 물이 쏟아지고 시커먼 흙탕물이 요동친다.
남승일: 제가 2005년도에 이 지역을 탐사했었거든요. 그때는 지금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앞쪽에빙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훨씬 더 넓게 분포했는데 지금 많이 뒤로 후퇴해서 여기 보이는 언덕들이 옛날에는 안 보였는데 지금은 빙하가 후퇴해서 나타난 것이거든요. 육상에 많은 빙하들이 있었는데 그건 거의 다 없어진 것 같아요. 지금 피오르에 들어와 있는 조수 빙하만 일부 남아 있고 육상은 훨씬 더 열을 많이 받으니까 더 빠르게 다 사라졌고---
내레이션: 해빙이 줄어든 현장을 확인했다.
크리스티안 호벨사스/안전요원: 올 해는 6월 중순부터 해빙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피라미덴까지 보트를 타고 들어갈 수 있었어요. 오래 전에는 8월이나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물론 해마다 조금씩 다르긴 했지만 한 여름까지 기다려야 했습니다.
바린 마스터백/스발바르 현지 가이드: 이곳에서 일하며 여름과 겨울 모두 겪으면서 저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체감했습니다. 강물은 점점 불어나고 있습니다. 그만큼 여름에 얼음이 많이 녹고 있다는 것이죠. 여름에는 빙하의 크기도 작아집니다. 제 생각에 지금이 자연의 모습 그대로를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기후는 점점 더 악화하고 있으니까요.
내레이션: 빙하에서 피아노 연주 (발렌베르크 빙하 2016년), 2016년 그린피스는 이곳 발렌베르크 빙하에서 피아노 콘서트를 열었다. 26㎞에 이르는 웅장한 빙벽, 하지만 이 빙벽은 무서운 속도로 무너져 내리고 있다. 2017년 과학자는 발렌베르크 빙하를 폭주기관차로 묘사했다. (2017년 12월 사이언스-왜 천천히 움직이던 빙하가 때때로 폭주 기관차처럼 빠르게 밀려와 사람들을 쓸어버릴까) (발레베르크 빙하 2022년). 보통 빙하는 ㎝ 단위로 느리게 움직이지만 발렌베르크 빙하의 경우 2015년 하루에만 9m 라는 엄청난 속도로 이동했다.
요르겐 슈테펜센/코펜하겐대 닐스보아연구소 교수: 온실효과가 증가하면 적도보다 북극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북극에서는 작년보다 많은 복사 에너지를 우주로 방출하기 때문인데요. 1.5도 상승은 북극에서 6도가 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많은 것을 의미합니다.
내레이션: 바다 얼음인 해빙은 유리 잔 속의 얼음처럼 해수면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육지의 빙하는 다르다.
앨런 허버드/노르웨이 트롬소대 교수: 육지 빙하는 건강한 은행 잔고 같습니다. 그러나 지난 20년간 은행 잔고가 심각한 적자 상태에 들어갔습니다. 빙하가 줄면서 지구 해수면 상승에 가장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내레이션: 북극에서 육지 빙하가 가장 빠르게 줄고 있는 곳은 그린란드, 2002년을 기점으로 20년간 5151 Gt(기가론)의 얼음이 손실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것은 남한 전체 면적을 높이 50m의 얼음으로 덮고도 남는 양이다. (그린란드 서밋 스테이션 (3216m)-2021년 8월 처음으로 눈 대신 비 관측), 지난 해 8월에는 그린란드 빙상 꼭대기에 처음으로 눈 대신 비가 내렸다. 영하 10도 안팍이던 3000m 고지대의 기온이 9시간 동안 영상을 기록했다.
레진 훅/노르웨이 오슬로대 교수: 전 세계적으로 빙하가 얇아지고 후퇴하고 또 줄고 있습니다.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기후 시나리오에서는 확실히 이번 세기말까지 북극 지역의 빙하가 80~90% 아니 100% 사라질 것입니다.
내레이션: 육지에 담수를 가두고 있는 빙하가 사라지면 해수면 상승에 가속화가 붙게 된다. 전 세계 평균 해수면 상승률은 2010년대 초까지만 해도 해마다 2mm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후에는 4.5mm로 더블링 현상을 보이고 있다.
국종성: 해수면 상승은 두 가지 원인으로 설명할 수 있어요. 첫번째가 육지에 있는 빙하가 녹아서, 두번째가 열팽창에 의해서 생기는 겁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관측해 보면 그린란드와 남극의 빙하가 빠르게 녹기 시작하고 있다. 이런 보고가 있거든요. 그 말은 전 지구의 해수면 고도가 굉장히 빠르게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내레이션: 이런 추세라면 2030년 부산은 수영만 요트 경기장부터 백스코 주변과 원동일대까지 침수될 가능성이 크다. 대한민국 국토의 5%가 물에 잠기고 332만 명이 침수피해를 입게 된다. 지구 온도가 2도 상승하는 2050년 전 세계는 유명 건축물과 랜드 마크들은 잃게 될 것입니다 (New York, Dubai, Vancouver). 육지의 빙하가 예상보다 더 빠르게 녹는다면 이번 세기말 해수면은 최고 2m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백야의 땅이자 인간이 거주하는 가장 높은 위도에 위치한 롱엽이앤, 오둔씨는 13년전 이곳에 정착했다.
오둔 톨프센/스발바르대 안전담당 팀장: 산도 좋아하고 야외에 있는 것도 좋아해요. 여름 날씨도 좋고요. 겨울이 조금 길긴 하지만 봄이 오면 즐길 수 있어요.
내레이션: 북극점 탐험가로 일한 오둔씨는 북극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그런데 최근 그의 일상에 변화가 찾아왔다.
오둔: 피오르의 해빙 쪽 현장에서 일하는데 처음에 왔을 때는 해빙까지 스노모빌을 타고 갈 수 있었지만 지금은 해빙이 없어요. 그래서 주변을 다니는 게 어려울 때도 있어요. 해빙으로 바로 가지 못하고 피오르를 돌아서 가야 해요.
내레이션: 직접 지은 집에도 문제가 생겼다. 스발바르의 주택들은 대부분 땅 위가 아닌 기둥 위에 지어져 있다. 영구 동토층이 녹으면서 집 전체가 무너지거나 뒤틀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오둔: 영구 동토층이 얼었다가 녹으면 많이 움직입니다. 드릴로 집의 기둥을 박아야 하는데 충분히 깊지 않으면 기둥이 뽑혀 나올 수 있습니다.
내레이션: 최근 스발바르에는 땅을 밟으면 매트리스 위를 걷는 것처럼 출렁거리는 것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KBS 취재팀은 땅이 꺼지면서 생겨난 거대한 웅덩이를 발견했다.
남승일: 저도 사실 20년 동안 여기 다녔는데 처음 보는 겁니다.
내레이션: 무너진 흙 덩어리 사이로 두꺼운 얼음층이 모습을 드러냈다.
남승일: 얼음 쐐기라고 하는데 저게 사실은 동시베리아 이런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고 이쪽 스발바르에서는 좀 보기가 어려운데 우연한 기회에 발견한 것 같아요. 실제 영구 동토층을 우리가 여기서 보고 있는 거죠. (영구 동토층 Permafrost-2년 이상 0도C 이하로 유지된 토양층),
내레이션: 영구 동토층은 주로 북극의 고위도에 위치하며 땅의 온도가 낮아 2년 이상 얼어있는 토양층을 말한다. 하지만 영구 동토층은 더 이상 영원하지 않다. 얼음이 녹으며 물 웅덩이가 생겨나고 땅의 균열은 커지고 있다. 롱엽이앤의 시내에 있는 3층 건물, 2014년 벽에서 균열이 발견된 후 공정계단이 휘었고 벽이 뒤틀려 문도 닫히지 않는다. 결국 2016년 서른 명의 주민들은 대피해야 했다.
오둔: 도시에 있는 새 집들은 20m나 아래에 기둥을 박아요. 영구 동토층이 많이 녹을수록 집의 안전을 위해 더 깊이 드릴로 박아야 합니다.
주민: 지금까지는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니었지만 앞으로는 큰 문제가 될 수 있을 거예요.
내레이션: 산 사람뿐 아니라 죽은 사람도 기후 위기를 피해가기 힘들다. 영구 동토 층에서는 시체가 썩지 않기 때문에 스발바르에서는 1950년대부터 매장이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 (스발바르 박물관), 그런데 최근 다른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땅이 녹으면서 매장 금지법 이전에 묻은 관들이 떠내려가는 일이 잦아진 것이다.
헤게 아이러첸/스발바르 박물관 수석연구관: 영구 동토층이 녹으면서 산 주변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산 자체라기 보다는 산의 경사가 바뀌고 있다는 뜻입니다. 땅 속에 묻힌 시신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다른 곳으로 이장해야 합니다.
내레이션: 1980년대 이후 북극 영구 동토의 표층 온도는 최대 3도 상승했다. 두껍고 오래된 얼음인 하얀 영역은 줄고 얇고 여린 얼음인 파란 영역은 늘었다. 영구 동토층 면적이 대폭 줄어든 것이다. 얼음이 사라진 풍토는 푸르게 변하고 있다. (툰드라 그리닝 Tundra Greening-고위도 툰드라 지역에 식물이 증가하는 현상), 툰드라 그리닝 현상, 식물이 온실 가스인 탄소를 흡수 하지만 빛을 반사하던 눈과 얼음의 장소는 더 큰 온도 상승을 불러 온다. 북극의 초록 풍경이 반갑지 않은 이유다.
김민철/극지연구소 생명과학연구본부 박사: 여름에도 얼어있고 겨울에도 얼어있고 계속 사시사철얼어 있는 곳인데 문제는 반응이 비가역적이라는 것이거든요. 한 번 녹으면 다시 그 상태로 돌아가지 않기 때문에 이제 우리 시대는 끝인 것이고 다음 빙하기를 기다려야 합니다.
내레이션: 영구 동토층의 붕괴는 기후학적으로 심각한 문제다.
정수종/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얼어있던 땅이 녹게 되면 거기에 많은 유기물이 쌓여 있기 때문에 미생물이 번식하게 되고 그 미생물이 유기물을 먹는 거죠. 소화하게 되면서 배출하는 게 온실가스 이거든요. 이산화탄소 (CO2),
내레이션: 영구 동토층에는 최대 1조 6천억 톤의 이산화탄소가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대기 중에 존재하는 이산화탄소의 두 배에 달하는 양이다. 이산화탄소보다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도 변수다. 메탄 (CH4) Methane,
정수종: 작년 8월에 IPCC 6차 보고서를 통해서 메탄의 위협, 위험성이 좀 더 강조됐거든요. 온실효과가 이산화탄소에 비해서 25배, 30배 정도 높다고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고
내레이션: 영구 동토층이 품고 있는 메탄 가스의 위력은 어느 정도일까. (동영상: 메탄가스), 메탄가스에 불이 붙으면 즉각 폭발을 일으킨다.
김백민/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교수: 메탄이 북극의 얼어있는 땅에 엄청난 양이 매장 돼 있는데 대기 중으로 방출되기 시작하는 거죠. 우리는 그것을 영구 동토가 호흡한다고 얘기를 하는 건데 그런 축축환 늪지 내에서 메탄이 올라오거든요. 보글보글하는 늪에서 이렇게 하는 것들이 전부 다 메탄이나 이산화탄소거든요.
내레이션: 이미 영구 동토층에서 대규모 탄소방출이 시작되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김백민: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이산화탄소가 이미 영구 동토층에서 나오고 있다는 1년에 약 17억톤(국내연간 배출량의 2배이상)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고 있다고 나오는 논문이 있는데요. 최근 우리 학계 핫토픽입니다.
내레이션: 탄소 품은 시한 폭탄, 영구 동토층의 위협은 눈 앞에 닥친 엄중한 경고다. 영구동토층에 갇혀 있던 미지의 미생물이 인간에게 어떤 위협이 될지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수종: 영구 동토층은 판도라의 상자인 것 같아요. 열리는 순간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거죠. 많은 탄소가 나올 뿐만 아니라 아까 말했던 미생물에 의한 또 다른 질병이 창궐할 수도 있고 기후 변화, 질병 모든 것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어떤 일이 벌어질 지 모르는 판도라의 상자인 거죠.
내레이션: 북극의 이상 기온은 생태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추위나 강풍을 견디기 위해 씨가 작게 자라는 북극 식물들,
연구원: 이 식물은 잎에 비타민 C가 있어서 실제로 먹어볼 수 있어요. 먹으면 약간 신맛이 나요.
취재진: 제가 먹어 볼게요.
이유경/극지연구소 생명과학연구본부 박사: 어때요? 신맛이 나죠.
취재진: 새콤하고 맛이 괜찮아요. 샐러드 같아요.
내레이션: 북극에서 생존해온 식물들이 최근 대혼란에 빠졌다. 이상 기온으로 서식지가 북상하거나 개화시기가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유경: 최근에는 사실 북극 툰드라 식물이 거의 벼랑 끝에 서 있거든요. 눈이 많이 온다거나 혹은 더 건조해진다거나 그러면 이제 식물들의 조성이 완전히 바뀌더라고요. 북극에 살던 초본식물들이 사라지고 이끼가 늘어난다든지
내레이션: 식물 생태계뿐 아니라 동물들도 변화에 직면했다. 초대 포식자인 북극곰은 해빙을 기반으로 물범이나 바다 코끼리를 사냥한다. 그러나 해빙이 사라지면서 굶주리는 북극곰이 많아졌다. 달라진 북극에서 살아남기 위한 북극곰의 처절한 본능은 기존 생태계의 질서까지 거스르고 있다.
박하동/극지연구소 기술원: 과거에 니알슨 마을의 건물이 있는 곳에 직접 곰들이 나타나서 거기에 있는 많은 새들의 알을 모조리 먹은 사례가 있었다고 하고요.
내레이션: 스발바르 서쪽 해안에서 바다 새의 알을 훔쳐 먹는 북극곰의 모습이 포착됐다. 알을 깨먹느라 앞 발은 금새 노란색으로 변했다. 12 마리의 북극곰이 18시간 동안 먹어치운 알의 갯수는 2638개였다. 북극곰이 순록을 사냥하는 모습도 자주 목격되고 있다.
바린 마스터백: 올해 4월에 북극곰이 순록을 공격해 잡아먹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제가 찍은 사진은 북극곰이 순록 위에 올라타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정말 처음으로 보는 광경이었죠.
내레이션: (동영상), 니알슨 폴란드 기지 주변에서 과학자들이 촬영한 영상을 보면 북극곰이 순록을 익사시킨 뒤 다시 해안으로 끌고 온다. 물범을 사냥하던 북극곰은 얼음이 없어진 바다에서 생존하기 위해 육지의 포식자로 돌변했다.
제스퍼 모스바처/노르웨이 극지연구소 박사: 스발바르의 북극곰 개체 수는 약 3000마리입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개체 수가 꽤 안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들의 행동이나 서식지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북극곰들이 육지에서 더 많이 지내기 시작한 겁니다. 과거 얼음 위에서 사냥했던 것과 달리 육지에서 순록과 물범을 조금씩 사냥하기 시작했습니다.
내레이션; 바다 코끼리의 멸종 위기도 심각한 문제다. 바다 코끼리 개체 수는 전 세계에 일만 2000여 마리에 불과하다. 바다에 얼음이 사라지자 해안가로 몰려들었다가 떼 죽음을 당하기도 한다.
로드 다우니: 바다 코끼리는 북극 해양 생태계에서 핵심종입니다. 북극 주민들에게도 문화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이렇게 강력한 동물임에도 불구하고 기후 변화와 그로 인한 북극의 변화에 취약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내레이션: 북극 생태계를 떠 받치고 있는 식물과 동물들은 기후 위기로 인한 생존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인간도 결코 다르지 않다. 영구 동토층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종자 저장고 시드 볼트 (Seed Vault), 스발바드 제도에 있는 세계 최대 종자저장고, 내부의 온도는 항상 영하 18도로 유지돼 전기의 공급이 차단돼도 종자를 지킬 수 있다. 또 지진과 핵 테러 소행성 충돌 등 모든 위험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시드 볼트에 위탁되어 있는 종자는 6만여 종, 110만 개가 넘는다.
루카스 슈체첼/폴란드 관광객: 우리는 미래에 어떤 일이 생길지 모릅니다. 전쟁일 수도 있고요. 이런 시설은 우리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겁니다.
내레이션: 그런데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던 스발바드 종자 저장고도 위기를 맞았다. 2016년 가을 이레적인 고온 현상이 북극권을 덮쳤다. 눈이 녹은 물이 쏟아지며 터널 입구가 침수됐다.
스테판 슈미츠/세계작물 다양성 재단이사: 종자 저장고를 둘러싼 영구 동토층은 원래 예상했던 것만큼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이제 예방적 접근을 기반으로 추가 보안을 제공하기 위해 종자 저장고 개선 작업이 2018년과 2019년 각각 이루어졌습니다.
내레이션: 인류 최후의 노아의 방주가 기후위기 앞에 무너진 겁니다. 하지만 인류 코 앞까지 닥친 이 위기를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김백민: 지금까지 5번의 대멸종이 있었어요. 45억년 지구역사에서 멸종이 있을 때마다 제일 중요한 시그널(시호)은 다양성이 줄어들었던 거에요. 다양성이란 건 우리가 생명체로서 지구에서 조화롭게 살아가기 위해서 꼭 유지해야 할 필수조건이거든요.
내레이션: 현재 북극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후변화의 과학적 데이터는 니알슨(Ny-Alesund) 과학기지촌으로 모인다. 니알슨엔 전 세계 10개국이 과학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니알슨 다산기지), 우리나라의 다산기지는 2002년에 처음 문을 열었고 올해 20년을 맞았다 (다산 대한민국 북극과학기지 DASAN Korea Arctic Research Station 2002.4.29), 과학자들은 날씨가 온화한 여름 철에 주로 과학기지촌을 방문했다. 특히 빙하가 녹은 물에 유속과 유량을 측정하는 일은 여름에만 할 수 있다.
일라리아 바네스키/이탈리아 극지연구소 박사: 이곳에서 빙하가 녹아 피오르로 흘러가는 물을 관찰합니다. 전체 양뿐만 아니라 부유물질 그리고 지상에서 바닷물로 이동하는 미생물까지 관찰하죠 (콩스 피오르)
내레이션: 다산기지 앞 콩스 피오르 빙하 역시 매년 수백 미터씩 후퇴하고 있어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는 곳이다.
취재진: 우리에게 샘플을 좀 보여주실 수 있나요?
이탈리아 연구원: 보이시죠? 붉은 색입니다. 빙하 녹은 물은 모두 이런 색이에요. 암석에 포함된 철과 망간, 그 밖의 물질들이 흘러들어가면서 피오르의 색도 붉어지는 겁니다 (니알슨 독일기지)
내레이션: 기상 관측 풍선을 매일 띄우는 것도 중요한 연구이다. (라디오존데 Radiosonde-고층 기상관측 장비), 라디오 존데 관측이다.
기욤 헤먼트/독일 극지해양연구소 박사: 기상을 관측하기 위한 풍선입니다. 전 세계에 많은 관측소가 있는데 매일 UTC(협정세계시) 11시에 동시에 띄우고 그 자료를 통합합니다.
내레이션: 이 풍선이 고도 30㎞까지 올라가 기온이나 바람 습도 등을 관측하는데 일기예보 생산에 활용된다. 독일기지에선 1926년부터 북극에서 라디오존데 관측을 시작했다. 100년의 기록을 보유한 건데 북극의 기후 변화를 감시하는 강력한 도구인 셈이다. (풍선공중에 날림)
취재진: 얼마나 먼가요?
루네 젠슨/노르웨이 기지대장: 여기에서 1㎞ 거리입니다.
내레이션: 해발고도 474m에 위치한 제플린 관측소, 지구 최북단에서 북극의 배경대기, 즉 오염되지 않은 기준 값을 생산한다. 관측장비 주변에선 어떤 작은 오염도 허용되지 않는다. 구어틱스 재킷도 미세 플라스틱이 유입될 수 있어 벗어야 할 정도다.
루네: 제플린 관측소는 전 세계 다른 관측소들과 연결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이 가장 먼저 변화를 감지해 내기 때문에 지구를 위한 경보 시스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내레이션: 1988년 처음 문을 연 제플린 관측소는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와 각종 오염물질을 측정하고 있다.
루네: 가장 중요한 것은 장기적인 연속관측입니다. 예를 들어서 이산화탄소 측정은 1988년부터 계속해 왔습니다. 그리고 많은 다양한 관측 장비들이 있습니다. 노르웨이 스웨덴 일본 한국 등 여러 국가에서 온 기계들도 있습니다.
내레이션: 그런데 최근 청정한 제플린 관측소에서도 이상 변화가 감지됐다. 지금 같은 여름에는 식물성 광합성이 활발해 이산화탄소 농도가 406ppm으로 낮은 편이다. 하지만 겨울에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다시 높아지는 데 지난 해 겨울 처음으로 422ppm까지 치솟았다. 산업화 이전보다 50%나 증가한 수치다. 북극으l 대기에서도 기후위기 경보음이 울리고 있는 것이다.
마르코 카줄라/이탈리아 기지대장: 우리는 기후 변화 감시탑을 2010년에 세웠습니다. 흥미로운 결과 중의 하나는 지난 20년간 니알슨의 평균 기온이 2.7도 상승했다는 점입니다.
내레이션: 증가하는 탄소배출과 그 영향이 증폭되어 나타나는 북극, 6000km 떨어져 있는 북극의 변화는 기후 재난 이라는 나비효과로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
국종성: 겨울 철에 북극의 온난화가 되면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에 한파가 자주 발생하고 강하게 올 수 있다. 이런 연구가 굉장히 많이 있고요. 한 달 전에 북극해의 온도가 상승하게 되면 우리나라 8월에 폭염이 발생할 확률이 굉장히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를 저희가 발표한 바 있습니다.
내레이션: 북극은 우리의 미래의 척도다.
정수종: 극지의 기후 변화가 극지에서 끝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전 지구적으로 지금 영향을 줄 수 있잖아요. 탄소를 통해서 또는 바람의 변화를 통해서 제트 기류의 변화를 통해서 우리한테까지 영향을 주니까 관심을 안 가질 수 없어요
남승일: 지구의 기후 변화에 북극은 우리 몸으로 얘기하면 심장과 같은 역할을 해요. 다른 곳이 아프면 치료가 가능하고 그렇지만 심장은 굉장히 위급하게 발생하잖아요. 우리가 주시하고 관찰하고 지속적으로 연구해야 한다고 봅니다. (미 매사추세츠주 서머싯 7월 20일 바이든 대통령)
내레이션: 북극의 위기는 전 세계 인류의 위기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UN의 전 세계 저명한 과학자들은 최신 기후 보고서를 인류에 대한 레드 코드(심각한 경고) 라고 부릅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인류에 대한 코드레드’입니다.
내레이션: 지금 이대로라면 여름철 북극의 해빙은 10년 안에 모두 사라질지 모른다. 그리고 북극의 변화는 한반도에 사는 우리의 삶도 송두리째 바꿔 놓을 것이다. 끝. (KBS 시사기획 창 384회 고장난 심장, 북극의 경고에서 정리).
내용 요약
① 여름 폭우와 물난리, 홍수에 집과 자동차가 떠내려간다. 물난리, 수도권을 마비시킨 기록적 폭우! 쑥대밭이 됐다. 서울 강남이 순식간에 물바다가 되고, 저지대 주민들은 서둘러 대피했다. KBS 뉴스 (2022년 8월 10일) 한편 비소식이 없는 전남 남해안과 경남, 제주지역에는 여전히 폭염 특보가 내려져 있다. 같은 시각 남부지방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대구의 폭염일수는 40일을 넘게 극한 폭염이 찾아왔던 2018년 기록을 뛰어넘었다. 둘로 쪼개진 한반도의 날씨, 산불과 태풍, 극단적 이상 기후로 지구촌 곳곳에서 재난은 일상이 됐다. 모래 폭풍과 폭염, 가뭄, 그리고 그 재난의 시작으로 지목된 곳 北極, 차가워야 할 북극이 비정상적으로 달아오르면서 전 세계가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다. 거대한 빙하가 추락하여 바다로 떨어짐, 지금 북극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② 인천국제공항(7월 11일): KBS 취재팀은 기후재난의 진원지로 꼽히는 북극으로 향했다. 북극은 대륙으로 둘러싸인 얼어붙은 바다, 5대양 중 가장 작고 바다 물도 전 세계 해수의 1%에 불과한 北極海, 바다를 뒤덮은 얼음 덩어리 해리는 지구의 기후를 조절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북극해의 海氷은 지구로부터 들어오는 햇빛을 반사해 열 흡수를 적게 하는 기온 조절자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데 특히 북극해 해빙의 변화는 현재 한반도 뿐만 아니라 중위도 권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상이변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하얀 얼음으로 덮쳐 있는 북극의 바다는 지구를 시원하게 해주지만 얼음이 사라진 검은 바다는 그 반대다. 더 많은 열을 흡수해 북극의 온도를 끌어올리고 더 많은 눈과 얼음이 녹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북극은 지구의 나머지 부분보다 3배나 더 빨리 따뜻해 지고 있다. 북극에서도 바렌츠 해의 북쪽, 스발바르 제도 처럼 섬으로 이뤄진 지역은 전 세계 평균보다 5~7배 빠르게 따뜻해지고 있다. 믿을 수 없을 정도다. 정말 미쳤다. 1980년 여름 철에 북극해빙 면적은 754만 ㎢였다. 40년이 지난 지금 그 면적은 절반 가까이 줄었다(2020년~382㎢). 사라지는 북극의 해빙, 지구기후를 조절하는 심장이 고장났다.
③ 북극을 중심으로 굉장히 센 바람, 그 바람이 바로 북극이 기본적으로 굉장히 춥기 때문에 존재할 수 밖에 없는 그런 바람이다. 북극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그것도 너무 급격하게 다른 지역보다 급격하게 뜨거위지다 보니까 이제 제트 기류가 점점 약해지고 있다. 제트 기류가 약화하면 대기가 정체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低氣壓이 정체되면 집중호우가 내리고 高氣壓이 정체되면 폭염 또는 가뭄이 발생하게 된다. 약해진 제트기류에 갇힌 유럽과 미국은 열대 폭염과 가뭄, 산불이라는 三重苦에 시달리고 있다. 한반도에는 장마전선이 정체하며 폭우로 돌변했다. 연결된 재난 그 시작은 북극이다. 노르웨이령 스발바르 제도는 북위 78도 사람이 거주할 수 있는 최북단 지역이다. 차가운 해안이라는 뜻으로 육지의 60%가 연중 눈과 얼음으로 덮여있다. 여름 평균기온은 영상 6도 그러나 서쪽 연안의 난류 영향과 기후변화로 온난해진 탓에 萬年雪의 흔적은 점차 줄고 있다. 과학자들과 함께 빙하의 상태를 살펴보기로 했다. 스발바르에는 수만년 전 빙하기 때 만들어진 피오르 빙하가 존재한다. 氷河는 싸인 눈이 중력에 의해 강처럼 흘러내리는 얼음 층인데 바다물이 얼어서 생기는 海氷과는 태생 자체가 다르다. 빙하가 녹으면서 끌고 내려온 퇴적물이 해안의 지형을 바꿔놓고 있다. 딕슨 피오르는 북극에서 가장 빠르게 빙하가 사라지고 있다. 겨울에 내린 눈이 그 위치에 그대로 존재하지 않고 다 녹아서 낮은 고도로 흘러 들어가기 때문에 그런 과정에서 퇴적물들을 운반시키고 침식시켜서 갯벌을 형성하는 것이기 때문에 강력한 기후 변화의 증거라고 볼 수 있다. 빙하는 사라지고 광활한 갯벌로 변한 딕슨 피오로,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탐사과정에서 언제 사람을 덮칠지도 모를 북극 곰에 대한 경계도 빼놓을 수 없다. 밀물이 들어오기 전 지형 측량과 드론 촬영을 진행했다. 급격히 변하는 딕슨 피오르의 지형과 퇴적물 분석을 통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을 위해서다. 정확한 위도, 경도 그리고 고도 자료를 얻기 위해서 지금 RTK GPS (실시간 이동측위) 라고 하는 장비를 설치하고 있다. 한낮이 되자 기온은 20도 가까이 치솟았다. 더위에 약한 북극곰 대신 모기의 습격이 시작됐다.
④ 스발바르에서 모기를 처음 봤다. 기후위기가 만든 북극의 낯선 풍경이다. 이 지역만 봐서는 여기가 극지방이라고 상상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이것이 안타깝게도 기후 변화가 지속되면 앞으로 우리가 부딪히게 될 북극의 미래의 모습이다. 노르덴스키올드 빙하/빌레 피오르, 수 천년의 세월이 덮힌 눈의 피오르, 이곳에서 빙하도 점차 메마른 언덕을 드러내고 있다. 氷壁의 쪼개진 틈에서 폭포 같은 물이 쏟아지고 시커먼 흙탕물이 요동친다. 2005년도에 육상에 많은 빙하들이 있었는데 그건 지금 거의 다 없어졌다. 지금 피오르에 들어와 있는 조수 빙하만 일부 남아 있고 육상은 훨씬 더 열을 많이 받으니까 더 빠르게 다 사라졌다. 해빙이 줄어든 현장을 확인했다. 올 해 6월 중순부터 해빙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피라미덴까지 보트를 타고 들어갈 수 있었다. 오래 전에는 8월이나 들어갈 수 있었다. 물론 해마다 조금씩 다르긴 했지만 한 여름까지 기다려야 했다. 여름과 겨울 모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강물은 점점 불어나고 있다. 그만큼 여름에 얼음이 많이 녹고 있다. 여름에는 빙하의 크기도 작아진다. 지금이 자연의 모습 그대로를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기후는 점점 더 악화하고 있다.
⑤ 2016년 그린피스는 이곳 발렌베르크 氷河에서 피아노 콘서트를 열었다. 26㎞에 이르는 웅장한 氷壁, 하지만 이 빙벽은 무서운 속도로 무너져 내리고 있다. 2017년 과학자는 발렌베르크 빙하를 폭주기관차로 묘사했다. 2017년 12월 사이언스는 왜 천천히 움직이던 빙하가 때때로 폭주 기관차처럼 빠르게 밀려와 사람들을 쓸어버릴까. 2022년 발렌베르크 빙하 보통 빙하는 ㎝ 단위로 느리게 움직이지만 발렌베르크 빙하의 경우 2015년 하루에만 9m 라는 엄청난 속도로 이동했다. 온실효과가 증가하면 적도보다 북극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북극에서는 작년보다 많은 복사 에너지를 우주로 방출하기 때문이다. 1.5도 상승은 북극에서 6도가 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그것은 많은 것을 의미한다. 바다 얼음인 해빙은 유리 잔 속의 얼음처럼 해수면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육지의 빙하는 다르다. 육지 빙하는 건강한 은행 잔고 같다. 그러나 지난 20년간 은행 잔고가 심각한 적자 상태에 들어갔다. 빙하가 줄면서 지구 해수면 상승에 가장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뜻이다.
⑥ 북극에서 육지 빙하가 가장 빠르게 줄고 있는 곳은 그린란드, 2002년을 기점으로 20년간 5151 Gt(기가론)의 얼음이 손실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것은 남한 전체 면적을 높이 50m의 얼음으로 덮고도 남는 양이다. 그린란드 서밋 스테이션 (3216m)은 2021년 8월 처음으로 눈 대신 비 관측, 지난 해 8월에는 그린란드 빙상 꼭대기에 처음으로 눈 대신 비가 내렸다. 영하 10도 안팍이던 3000m 고지대의 기온이 9시간 동안 영상을 기록했다. 전 세계적으로 빙하가 얇아지고 후퇴하고 또 줄고 있다.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기후 시나리오에서는 확실히 이번 세기말까지 북극 지역의 빙하가 80~90% 아니 100% 사라질 것이다. 육지에 담수를 가두고 있는 빙하가 사라지면 해수면 상승에 가속화가 붙게 된다. 전 세계 평균 해수면 상승률은 2010년대 초까지만 해도 해마다 2mm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후에는 4.5mm로 더블링 현상을 보이고 있다. 해수면 상승은 두 가지 원인으로 설명할 수 있다. 첫번째가 육지에 있는 빙하가 녹아서, 두번째가 열팽창에 의해서 생긴다. 최근 몇 년 사이에 관측해 보면 그린란드와 남극의 빙하가 빠르게 녹기 시작하고 있다. 이런 보고가 있다. 전 지구의 해수면 고도가 굉장히 빠르게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다.
⑦ 이런 추세라면 2030년 부산은 수영만 요트 경기장부터 백스코 주변과 원동일대까지 침수될 가능성이 크다. 대한민국 국토의 5%가 물에 잠기고 332만 명이 침수피해를 입게 된다. 지구 온도가 2도 상승하는 2050년 전 세계는 유명 건축물과 랜드 마크들을 잃게 될 것이다 (New York, Dubai, Vancouver). 육지의 빙하가 예상보다 더 빠르게 녹는다면 이번 세기말 해수면은 최고 2m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피오르의 해빙 쪽 현장에 스노모빌을 타고 갈 해빙이 없다. 그래서 주변을 다니는 게 어려울 때도 있어 해빙으로 바로 가지 못하고 피오르를 돌아서 가야 한다. 직접 지은 집에도 문제가 생겼다. 스발바르의 주택들은 대부분 땅 위가 아닌 기둥 위에 지어져 있다. 영구 동토층이 녹으면서 집 전체가 무너지거나 뒤틀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영구 동토층이 얼었다가 녹으면 집이 많이 움직인다. 드릴로 집의 기둥을 박아야 하는데 충분히 깊지 않으면 기둥이 뽑혀 나올 수 있다. 최근 스발바르에는 땅을 밟으면 매트리스 위를 걷는 것처럼 출렁거리는 것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무너진 흙 덩어리 사이로 두꺼운 얼음층이 모습을 드러냈다. 얼음 쐐기라고 하는데 그건 사실 동시베리아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고 이쪽 스발바르에서는 좀 보기가 어려운데 우연한 기회에 발견하였다. 실제 영구 동토층을 여기서 보고 있다. 영구 동토층 Permafrost은 2년 이상 0도C 이하로 유지된 토양층, 영구 동토층은 주로 북극의 고위도에 위치하며 땅의 온도가 낮아 2년 이상 얼어있는 토양층을 말한다. 하지만 영구 동토층은 더 이상 영원하지 않다. 얼음이 녹으며 물 웅덩이가 생겨나고 땅의 균열은 커지고 있다. 롱엽이앤의 시내에 있는 3층 건물, 2014년 벽에서 균열이 발견된 후 공정계단이 휘었고 벽이 뒤틀려 문도 닫히지 않는다. 결국 2016년 서른 명의 주민들은 대피해야 했다. 도시에 있는 새 집들은 20m 아래에 기둥을 박는다. 영구 동토층이 많이 녹을수록 집의 안전을 위해 더 깊이 드릴로 박아야 한다.
⑧ 산 사람뿐 아니라 죽은 사람도 기후 위기를 피해가기 힘들다. 영구 동토 층에서는 시체가 썩지 않기 때문에 스발바르에서는 1950년대부터 매장이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 그런데 최근 다른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땅이 녹으면서 매장 금지법 이전에 묻은 관들이 떠내려가는 일이 잦아진 것이다. 영구 동토층이 녹으면서 산 주변도 변화하고 있다. 산 자체라기 보다는 산의 경사가 바뀌고 있다. 땅 속에 묻힌 시신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다른 곳으로 이장해야 한다. 1980년대 이후 북극 영구 동토의 표층 온도는 최대 3도 상승했다. 두껍고 오래된 얼음인 하얀 영역은 줄고 얇고 여린 얼음인 파란 영역은 늘었다. 영구 동토층 면적이 대폭 줄어든 것이다. 얼음이 사라진 풍토는 푸르게 변하고 있다. 툰드라 그리닝 Tundra Greening은 고위도 툰드라 지역에 식물이 증가하는 현상, 식물이 온실 가스인 탄소를 흡수 하지만 빛을 반사하던 눈과 얼음의 장소는 더 큰 온도 상승을 불러 온다. 북극의 초록 풍경이 반갑지 않은 이유다. 永久 凍土層은 여름에도 얼어있고 겨울에도 얼어있고 계속 사시사철 얼어 있는 곳인데 문제는 반응이 비가역적이라는 것이다. 한 번 녹으면 다시 그 상태로 돌아가지 않기 때문에 이제 우리 시대는 끝인 것이고 다음 빙하기를 기다려야 한다.
⑨ 영구 동토층의 붕괴는 기후학적으로 심각한 문제다. 얼어있던 땅이 녹게 되면 거기에 많은 유기물이 쌓여 있기 때문에 미생물이 번식하게 되고 그 미생물이 유기물을 먹는다. 소화하게 되면서 배출하는 게 온실가스다. 이산화탄소 (CO2), 영구 동토층에는 최대 1조 6천억 톤의 이산화탄소가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대기 중에 존재하는 이산화탄소의 두 배에 달하는 양이다. 이산화탄소보다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도 변수다. 메탄 (CH4) Methane, 작년 8월에 IPCC 6차 보고서를 통해서 메탄의 위협, 위험성이 좀 더 강조됐다. 온실효과가 이산화탄소에 비해서 25배, 30배 정도 높다고 알려져 있다. 영구 동토층이 품고 있는 메탄 가스의 위력은 어느 정도일까. 메탄가스에 불이 붙으면 즉각 폭발을 일으킨다. 메탄이 북극의 얼어있는 땅에 엄청난 양이 매장 돼 있는데 대기 중으로 방출되기 시작하고 있다. 우리는 그것을 영구 동토가 호흡한다고 얘기를 한다. 그건 축축환 늪지 내에서 메탄이 올라온다. 보글보글하는 늪에서 이렇게 하는 것들이 전부 다 메탄이나 이산화탄소다. 이미 영구 동토층에서 대규모 탄소방출이 시작되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⑩ 이산화탄소가 이미 영구 동토층에서 나오고 있다는 논문이 있다. 1년에 약 17억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고 있다(국내 연간 배출량의 2배 이상). 최근 우리 학계 핫토픽이다. 탄소 품은 시한 폭탄, 영구 동토층의 위협은 눈 앞에 닥친 엄중한 경고다. 영구동토층에 갇혀 있던 미지의 미생물이 인간에게 어떤 위협이 될지도 가늠하기 어렵다. 영구 동토층은 판도라의 상자인 것 같다. 열리는 순간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많은 탄소가 나올 뿐만 아니라 아까 말했던 미생물에 의한 또 다른 질병이 창궐할 수도 있고 기후 변화, 질병, 모든 것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어떤 일이 벌어질 지 모른다. 북극의 이상 기온은 생태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추위나 강풍을 견디기 위해 씨가 작게 자라는 북극 식물들은 잎에 비타민 C가 있어서 실제로 먹어볼 수 있다. 먹으면 약간 신맛이 난다. 북극에서 생존해온 식물들이 최근 대혼란에 빠졌다. 이상 기온으로 서식지가 북상하거나 개화시기가 빨라지고 있다. 최근에는 북극 툰드라 식물이 거의 벼랑 끝에 서 있다. 눈이 많이 온다거나 혹은 더 건조해진다거나 그러면 이제 식물들의 조성이 완전히 바뀐다. 북극에 살던 초본식물들이 사라지고 이끼가 늘어난다든지,
⑪ 동물들도 변화에 직면했다. 초대 포식자인 북극곰은 해빙을 기반으로 물범이나 바다 코끼리를 사냥한다. 그러나 해빙이 사라지면서 굶주리는 북극곰이 많아졌다. 달라진 북극에서 살아남기 위한 북극곰의 처절한 본능은 기존 생태계의 질서까지 거스르고 있다. 과거에 니알슨 마을의 건물이 있는 곳에 직접 곰들이 나타나서 거기에 있는 많은 새들의 알을 모조리 먹은 사례가 있었다. 스발바르 서쪽 해안에서 바다 새의 알을 훔쳐 먹는 북극곰의 모습이 포착됐다. 알을 깨먹느라 앞 발은 금새 노란색으로 변했다. 12 마리의 북극곰이 18시간 동안 먹어치운 알의 갯수는 2638개였다. 북극곰이 순록을 사냥하는 모습도 자주 목격되고 있다. 올해 4월에 북극곰이 순록을 공격해 잡아먹은 사건이 있었다. 북극곰이 순록 위에 올라타 있는 모습이었다. 정말 처음으로 보는 광경이었다. 니알슨 폴란드 기지 주변에서 과학자들이 촬영한 영상을 보면 북극곰이 순록을 익사시킨 뒤 다시 해안으로 끌고 온다. 물범을 사냥하던 북극곰은 얼음이 없어진 바다에서 생존하기 위해 육지의 포식자로 돌변했다. 스발바르의 북극곰 개체 수는 약 3000마리다. 전 세계적으로도 개체 수가 꽤 안정적이다. 하지만 이들의 행동이나 서식지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북극곰들이 육지에서 더 많이 지내기 시작한다. 과거 얼음 위에서 사냥했던 것과 달리 육지에서 순록과 물범을 조금씩 사냥하기 시작했다. 바다 코끼리의 멸종 위기도 심각한 문제다. 바다 코끼리 개체 수는 전 세계에 일만 2000여 마리에 불과하다. 바다에 얼음이 사라지자 해안가로 몰려들었다가 떼 죽음을 당하기도 한다. 바다 코끼리는 북극 해양 생태계에서 핵심종이다. 북극 주민들에게도 문화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렇게 강력한 동물임에도 불구하고 기후 변화와 그로 인한 북극의 변화에 취약성이 커지고 있다.
⑫ 북극 생태계를 떠 받치고 있는 식물과 동물들은 기후 위기로 인한 생존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인간도 결코 다르지 않다. 영구 동토층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종자 저장고 시드 볼트 (Seed Vault), 스발바드 제도에 있는 세계 최대 종자저장고, 내부의 온도는 항상 영하 18도로 유지돼 전기의 공급이 차단돼도 종자를 지킬 수 있다. 또 지진과 핵 테러 소행성 충돌 등 모든 위험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시드 볼트에 위탁되어 있는 종자는 6만여 종, 110만 개가 넘는다. 우리는 미래에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른다. 전쟁일 수도 있다. 그런데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던 스발바드 종자 저장고도 위기를 맞았다. 2016년 가을 이레적인 고온 현상이 북극권을 덮쳤다. 눈이 녹은 물이 쏟아지며 터널 입구가 침수됐다. 종자 저장고를 둘러싼 영구 동토층은 원래 예상했던 것만큼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이제 예방적 접근을 기반으로 추가 보안을 제공하기 위해 종자 저장고 개선 작업이 2018년과 2019년 각각 이루어졌다. 인류 최후의 노아의 방주가 기후위기 앞에 무너진 거다. 하지만 인류 코 앞까지 닥친 이 위기를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⑬ 지금까지 5번의 대멸종이 있었다. 45억년 지구역사에서 멸종이 있을 때마다 제일 중요한 시그널(시호)은 다양성이 줄어들었다. 다양성이란 건 우리가 생명체로서 지구에서 조화롭게 살아가기 위해서 꼭 유지해야 할 필수조건이다. 현재 북극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후변화의 과학적 데이터는 니알슨(Ny-Alesund) 과학기지촌으로 모인다. 니알슨엔 전 세계 10개국이 과학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니알슨 다산기지, 우리나라의 다산기지는 2002년에 처음 문을 열었고 올해 20년을 맞았다. 다산 대한민국 북극과학기지 DASAN Korea Arctic Research Station (2002.4.29), 과학자들은 날씨가 온화한 여름 철에 주로 과학기지촌을 방문했다. 특히 빙하가 녹은 물에 유속과 유량을 측정하는 일은 여름에만 할 수 있다. 이곳에서 빙하가 녹아 피오르로 흘러가는 물을 관찰한다. 전체 양뿐만 아니라 부유물질 그리고 지상에서 바닷물로 이동하는 미생물까지 관찰한다. 다산기지 앞 콩스 피오르 빙하 역시 매년 수백 미터씩 후퇴하고 있어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는 곳이다. 빙하 녹은 물은 모두 붉은 색이다. 암석에 포함된 철과 망간, 그 밖의 물질들이 흘러들어가면서 피오르의 색도 붉어지고 있다.
⑭ 독일기지에선 1926년부터 북극에서 라디오존데 관측을 시작했다. 100년의 기록을 보유한 건데 북극의 기후 변화를 감시하는 강력한 도구다. 풍선을 공중에 날림, 해발고도 474m에 위치한 제플린 관측소, 지구 최북단에서 북극의 배경대기, 즉 오염되지 않은 기준 값을 생산한다. 관측장비 주변에선 어떤 작은 오염도 허용되지 않는다. 구어틱스 재킷도 미세 플라스틱이 유입될 수 있어 벗어야 할 정도다. 제플린 관측소는 전 세계 다른 관측소들과 연결돼 있다. 하지만 이곳이 가장 먼저 변화를 감지해 내기 때문에 지구를 위한 경보 시스템 역할을 하고 있다. 1988년 처음 문을 연 제플린 관측소는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와 각종 오염물질을 측정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장기적인 연속관측이다. 예를 들어서 이산화탄소 측정은 1988년부터 계속해 왔다. 그리고 많은 다양한 관측 장비들, 즉 노르웨이 스웨덴 일본 한국 등 여러 국가에서 온 기계들도 있다. 그런데 최근 청정한 제플린 관측소에서도 이상 변화가 감지됐다. 지금 같은 여름에는 식물성 광합성이 활발해 이산화탄소 농도가 406ppm으로 낮은 편이다. 하지만 겨울에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다시 높아지는 데 지난 해 겨울 처음으로 422ppm까지 치솟았다. 산업화 이전보다 50%나 증가한 수치다. 북극의 대기에서도 기후위기 경보음이 울리고 있다. 이탈리아는 기후 변화 감시탑을 2010년에 세웠다. 흥미로운 결과 중의 하나는 지난 20년간 니알슨의 평균 기온이 2.7도 상승했다는 점이다. 증가하는 탄소배출과 그 영향이 증폭되어 나타나는 북극, 6000km 떨어져 있는 북극의 변화는 기후 재난 이라는 나비효과로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 겨울 철에 북극의 온난화가 되면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에 한파가 자주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연구가 굉장히 많이 있다. 한 달 전에 북극해의 온도가 상승하게 되면 우리나라는 8월에 폭염이 발생할 확률이 굉장히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북극은 우리의 미래의 척도다.
⑮ 극지의 기후 변화가 전 지구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 탄소와 바람과 제트 기류의 변화를 통해서 우리한테까지 영향을 주니까 관심을 안 가질 수 없다 지구의 기후 변화에 북극은 우리 몸으로 얘기하면 심장과 같은 역할을 한다. 다른 곳이 아프면 치료가 가능하지만 심장은 굉장히 위급하게 발생한다. 북극의 위기는 전 세계 인류의 위기다. 우리가 주시하고 관찰하고 지속적으로 연구해야 한다. UN의 전 세계 저명한 과학자들은 최신 기후 보고서를 인류에 대한 레드 코드(심각한 경고) 라고 불렀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인류에 대한 심각한 경고’다. 지금 이대로라면 여름철 북극의 해빙은 10년 안에 모두 사라질지 모른다. 그리고 북극의 변화는 한반도에 사는 우리의 삶도 송두리째 바꿔 놓을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