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도시에 처음 방문할 때에는
그 도시 공간이 뿌옇게 두루뭉술하게 다가옵니다.
재차 방문하고 몇번 돌아다니다 보면
길의 구조, 건물들의 위치 및 분포가
눈에 띄고 머리에 익혀집니다.
공간, 지식, 글 .. 우리가 익힐 수 있는 모든 것들은 다 그렇겠지요.
복지요결도 한번 읽었다고
처음보다는 조금 더 이해하고, 생각하며 읽을 수 있는 듯 합니다.
그래도 아직 낯설고 배움이 부족해
떠오르는 여러 질문과 생각들을 기록하며
배움정리글을 써나가려 합니다.
복지요결에서 제시하는 사람다움은
제 가치관과 상통해서
읽을 때마다 공감하고, 기분도 좋습니다.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사는 것, 그리고 어울려 사는 것
이런 사회 만드는 데에 함께하고 싶어서 고민하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사람다움 사회다움을 어떻게 사회사업으로 실현하는가"
라는 질문을 가지고 실습에 참여하게 되었기 때문인지
사회사업가의 정체성과 역할,
사회사업의 방법의 세부적인 점들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에 청년 공동체에 대한 공부를 할 때에
관계 형성의 필요성과 관심을 정책 차원에서 요구했더니
개인의 관계에 개입하는 것이
자유와 권한을 침해하는 위험이 존재할 수 있다는 답변을 듣고
낙심과 수긍을 동시에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최근 1인가구의 증가와 고독의 문제로
정책, 공공 상에서도 개인의 정서에 관여하는 움직임들이 설득력을 얻고 있긴 합니다만
단순히 티비 몇 분 켜놓는지로 그 사람의 외로움과 고독을 측정,관리하는 것은
그다지 사람답고 사회다운 일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예산과 행정으로 복지를 이루려니
개인 삶의 영역, 자유의 침해, 자원 부족 등의 키워드가 등장하는 것 같습니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사회라는 이상 아래
'서비스'가 아닌 당사자와 지역사회 사람살이에 초점을 맞춘 방법을 택하면
좀 더 본질을 추구하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본질을 추구하는 방법은 주장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니
결국 사회사업가로서 어떤 주장과 생각을 선택할 것인지가, 참 중요한 문제입니다.
관련해 복지가 인간의 삶에서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 중
어느 부분을 차지하는지 혹은 차지해야하는지에 대해서도 궁금했습니다.
애초에 사람살이에서 공과 사를 구분하는 개념 자체가 부적절한 것일까요,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는 정책이 존재할 수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실천만이 만들어갈 수 있는 당사자성과 힘이 분명 있다고 생각하는데,
정책은 생성되고, 공급되는 과정 속 사각지대를 관리하는 세부적 조항과 경우들을 추가함으로
당사자성을 높이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는 철학을 가지고 정책, 서비스 구상에 임하면
보다 사람다운 사회다운 방법들이 만들어질 수 있을까요,
아니면 행정을 통한 공급이라는 방법 자체가
당사자를 수동적이고 무기력한 위치에 놓게 되는 것일까요
보통 인권이나 자율성의 일부 측면에서
당사자 개입이 소극적인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데
타인의 삶에 적극적으로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는 것이
사회사업 방법에서는 필요합니다.
타인의 삶에 어떠한 자격으로 참여할 것인가
하는 생각까지 떠오르자
실습 첫날 관장님이
사회사업가는 타인의 삶에 깊이 관여한다고
말씀하신 기억에도 닿았습니다.
제게 모든 공부는
좀 더 인간다운 선택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결정하기 위한 과정입니다.
저는 기독교적 가치관 아래
사회학을 전공해 관련된 가치들을 공부했고
마을살이하며 잠시 생태주의에도 관심을 가졌고
요즘은 사회복지를 정책의 차원에서 접근해 배우고 있습니다.
호기심은 많은데 진득하게 공부한 건 부족해서
복잡한 가치와 주장들이 여러 질문을 만들어내는 것 같습니다.
낫 놓고 기역자는 설명할 수 있지만, A는 설명할 수 없듯이
부적절한 용어나 개념 사용이 있을 수도 있겠지요,
고민하고 공부하다 보면
저만의 복합적인 가치관과 생각이 만들어지리라 희망하고 있습니다.
너무 늘어놓는 것 같아 부끄럽지만
나중에 공부 기록으로 삼으려고 솔직하고 세세하게 적었습니다.
틈틈이 읽으며 실마리를 찾아봐야겠습니다.
다른 사람들, 다른 삶들이 어울려 산다는 것
정말 어렵지만,
또 멋진 일입니다!
첫댓글 "복지요결에서 제시하는 사람다움은
제 가치관과 상통해서
읽을 때마다 공감하고, 기분도 좋습니다.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사는 것, 그리고 어울려 사는 것
이런 사회 만드는 데에 함께하고 싶어서 고민하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랬군요. 이런 사회를 만드는 것이 수정 선생님의 꿈이고, 그래서 그렇게 활동해왔군요.
복지요결 공부와 단기사회사업 실천이 수정 선생님의 이상 - 사람답게 사는 사회, 사람사는 것 같은 사회를 만드는 일에 개념과 가치를 세우는 데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수정 선생님의 꿈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