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학원물] 센트럴 사립 고등학교. ― 15th. | |
번호 : 306 글쓴이 : kapiisika |
조회 : 90 스크랩 : 0 날짜 : 2004.10.27 18:48 |
<< subtitle Ⅱ ――…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ㅡ 그 놀라운 전개 ③ >> 외삼촌 등장. 스포트라이트의 빛이 하나 더 무대에 추가되었다. 그런데 웬일인가, 열악하기로 소문난 이 학교 조명이 오늘따라 그 빛을 십분 발하는구나. 다시금 모든 학생들의 선망이 가득 담긴 눈초리가 무대에 등장한 외삼촌-그 유명한 로이 머스탱 학생회장님-을 향할 때 그 시선들의 주인공인 무능회장을 향해 어떤 유능한 부회장은 씩 웃으며 한 마디를 던졌다. "―― 무능회장, 잘 해." ...당연지사 그와 동시에 무능회장은 헤벌레. ―――아니 그렇다고 금세 헤벌쭉하니 넋잃고 입벌리면 어떡해!! 강당에 모인 로리파들의 순간적인 마음 속 외침은 상관하지 않고 로이 머스탱 학생회장-이 연극에서는 외삼촌 역-은 여전히 헤벌레한 눈으로 엄지손가락으로 오케이 사인을 만들어 보였다. 그리고 대사. "....누님~ (여기서 외삼촌의 '누님'이란 어머니 역인 엔비를 향한다는 것에 유념) 사랑방 손님 어르신의 밥상 좀 거두어 주슈." 엔비 턴. 아아, 물론 어머니 역인 엔비야 당연히 지금이라도 쳐들어가 아저씨가 계신 사랑에서 달걀이 얹힌 밥상을 거두어 들고 나가는 척 하면서 윈리 옆에 붙어있는 알을 부러 떼어버리고 싶은 것이 당연하겠지만 어디 유능한 부회장 리자 호크아이님께서 경청하고 계시는 이 연극에서 그럴 수야 있나. ...눈에서 땀을 흘리며 다음 대사를 읊는 수밖에. ".......으- 으-응, 그게 말이다. 호호호. 얘, 네가 사랑방에 드신 손님의 밥상을 거두는 것이 낫지 않겠니. 어떻게 외간 남자와 내가 얼굴을 맞댈 수가 있니." 눈에서는 피눈물이 나지만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 자신을 다독이며 겨우겨우 대사를 입 밖으로 끄집어 내자 무능한 외삼촌은 끄덕끄덕 고개를 끄덕이며 제 대사를 읊는다. "요즘 세상에 내외합니까, 허 참." 엔비는 그저 '저, 저 무능회장녀석이 나와 윈리짱의 만남을-!!'하고 입 속에 맴도는 말을 입 밖에 내지 않기 위해 인내에 고뇌를 거듭할 따름. 외삼촌이 무대 왼편에 덩그라니 놓여있던 밥상을 치우고 퇴장하자-외삼촌은 그러면서도 객석과 아저씨 역의 미소녀 윈리 록벨 양에게 윙크를 보내는 것을 잊지 않았다-다시 잠시 멈추었던 아저씨와 옥희의 대화가 재개 되었다. "옥희야, 오늘은 아저씨와 같이 놀러 나가지 않겠니?" 질문, 그리고 그 뒤를 따르는 앙증맞은 대꾸. "네에♡" 객석에서 소녀들의 코피분출로 난데없이 학예부의 티슈팔이꾼들이 성황을 이루고――― .........옥희와 아저씨는 산책을 나선다. 자칭 학예부의 엘리트들 몇 명이 달려나와 무대 세트를 산과 들이 보이는 배경으로 이리저리 배치하는 동안 천연덕스럽게 옥희는 무대가 설치되기도 전에 아저씨에게 한 마디를 던졌다. "아저씨, 아저씨는 옥희가 좋아요?" "........으응? " "아저씨는 옥희가 좋은 거죠?" "(이런 대사가 대본에 있었던가 심히 고민) ....당연하지!" 알은 활짝 웃으며 대사를 읊었다. "――― 그럼 아저씨, 옥희의 아빠가 되어 주시면 안돼요?" .....꿍얼꿍얼 원래의 대사에 살 하나를 더 붙이며. "마누라가 되어 주시면 더욱 더 고마울텐데." ".......에, 옥희야. 방금 뭐라고..?" 의아스러운 윈리의 질문에 천연덕스럽게 다시 받아치는 알폰스였다-. "아, 옥희의 아빠가 되어주시면 안되냐고 물었어요." 이 시점에서 세트가 다 설치되었고 학예부의 엘리트들이 그들에게 오케이 사인을 보냈다. 그러나 알폰스는 윈리의 다음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은 채 설치된지 몇 초 되지도 않은 무대 저 편으로 달려가 버리고 만 뒤- 어리벙벙해 하고 있는 학예부원들 사이로 윈리도 100% 완벽 애드립천국인 무대를 가로질러 알을 따라갈 수밖에 더 도리가 없지 않은가. (학예부의 엘리트들은 좌절하며 방금전에 겨우 설치 완료한 세트들을 눈에서 땀을 흘리며 다시 무대 뒤로 치워야만 했다- 그 모습이 어찌나 처절해 보이던지, 객석의 하나같은 증언.) 저멋대로에 어수선한 무대 위로 다시 조명이 켜졌다. 아저씨와 어머니가 나온다. 엔비는 자신의 '공주님'과 트윈씬이라는 것에 연신 입에 웃음을 걸고서 살랑살랑 무대 정 가운데로 올라섰다. 그 뒤를 살그머니 따른 아저씨 역의 윈리의 대사. ".........." 아, 대사가 아닌 행동으로 수정. 그녀는 역시 충실한 주인공답게 불충실한 주인공들이 펼치는 애드립 대신 대본의 원본 그대로를 연기했다- 하얗고 커다란 봉투를 엔비에게 전해 준 것이다. "어머, 이게 무엇인가요..?" 금세라도 입에서 꼬끼오 소리가 나올것만 같은 것을 참으며 하늘하늘 가녀린 어조로 대꾸, 엔비는 그 봉투를 받아들었다. 책은 나의 적이다, 라는 명언으로 유명해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의 원작은 고사하고 대본도 제대로 훑어 본 일이 없는 엔비인지라 이 봉투 안에 든 것이 무엇인지 그로서는 전연 미지수. 러브레터가 아닐까, 아니면 돈? 혹여 .....? 그녀, 아니 그는 봉투를 지이익 뜯었다. 그리고 나온 것은 작은 종이조각. 자아, 그것을 소리내어 읽어라. -라고 말하는 듯한 학생부회장 호크아이의 시선이 그를 향하고, 엔비는 또박또박 소리내어 종이조각에 적힌 문구를 읽기 시작했다. "―――저는 떠납니다. 떠나기 전 당신의 마음을 알고 싶습니다. .....당신은, 저를 사랑하십니까?" 당근빠따 '그댈사랑한다' 아니냐. 시익 엔비의 전용 웃음이 입가를 머물지만. ....리자 호크아이, 그녀의 시선은 무진장 날카롭다. 그가 대사에 충실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 윈리가 살짝 그의 귀에 속삭였다. "선배님, 잠깐 생각하는 척 하다가 무대 뒤로 들어가셔야 돼요. 이거 결국 거절하는 걸로 끝나거든요." 피눈물밖에 더 날 것이 없구나. 윈리의 말대로 복잡한 심경을 정리하는 듯한 표정을 짓고서 몇 초간 서 있다가 터덜터덜 무대 뒤로 들어가 버리는 그의 모습을 버림받은 강아지와 같았다- 윈리는 그 뒷모습을 바라보다 시선을 내리깐 채로 반대편 출구를 향해 나갔고, 짤막한 객석의 침묵과 함께 조명이 꺼졌다가 다시 켜졌다. . . 무유님 적령님, 시간의 압박으로 맡기신 뒷부분 미처 못 잇고 올립니다ㅠㅠ; 다음편★!! 잘 부탁드려요 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