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1배럴은 몇 리터일까요? | ||
요즘 우리의 눈길을 잡아끄는 최고의 이슈는 역시 사상최고 가격을 경신하고 있는 기름값이 아닐까 합니다. 이라크 정세불안과 함께 공급은 제자리 걸음을 걷는 반면, 거대경제의 발전으로 중국이라는 소위 기름먹는 하마가 하나 새롭게 등장하면서 유가는 천정부지로 솟아 올르고 있습니다. 폴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 대학교 교수는 요즘처럼 원유가가 오르니까, 1973년과 79년에 이어 3번째 오일쇼크가 올 수 있다는 경고를 했는데요. 원유 공급은 주변여건이나 기술력의 한계로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데 반해서, 중국과 미국 등 유류 소비국의 기름소비는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유가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지 말라고 하는 쪽은 지금 유가가 1973년과 1979년 오일쇼크 때보다 유가는 더 올라갔지만, 현실적인 물가 인상 등을 감안해 보면, 오일 쇼크 당시 유가의 절반 수준에도 못미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중국이 대용량의 원유 비축기지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고, 미국도 중동 정세 불안을 이유로 야금야금 원유 보유량을 늘리고 있어서 기름값 상승세가 꺾이기는 쉽지 않을 듯 합니다. 오늘 할 이야기는 오일쇼크가 올 것인지 안 올 것인지는 아닙니다. 기왕 유가가 경제의 최고 관심사로 떠오른 이상, 뉴스에는 매일 나오지만 가르쳐주지는 않는 기름 이야기를 좀 할까 합니다. 우리가 흔히 주유소에서 사용하는 단위는 리터죠. 그러나 국제 유가를 이야기할 때 흔히 사용하는 단위는 배럴입니다. 1배럴의 양은 얼마나 될까요? 1배럴은 미국에서 쓰는 단위 갤런으로 42갤런이구요. 리터로 환산하면,159리터쯤 됩니다. 이 배럴은 영어로 나무통이라는 의미로, 1859년 미국 펜실베니아주 도르크라는 사람이 처음으로 석유의 기계 채유에 성공해 55갤론 크기의 나무통에 채워 팔면서 부터입니다. 55갤런 짜리 나무통인데 왜 42갤런이 1배럴이 됐는지 아십니까? 당시는 수송사정이 무척이나 나빠서 55갤런을 꽉채워 보내도 중간에 기름이 새버려서 도착할 때는 42갤런쯤이 남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42갤런이 1배럴이 됐죠. 그래도 중요한 것은 1배럴에 159리터라는 사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1배럴에 40달러 쯤하니까, 계산해보면 1리터에 300원이 조금 넘죠? 우리나라 주유소 1리터에 1,400원 넘으니까 중간 정제과정 거치고 세금붙고 유통과정 거쳐서 한 4배 조금 넘게 쓰는 셈이네요.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이야기가 나왔으니까...세계 3대 원유를 알고 계신가요? 북해산 브렌트유, 두바이유, 그리고 앞에서 말한 서부텍사스산 중질유입니다. 우선 북해산 브렌트유는 유럽 시장에서 주로 거래가되는 원유구요. 두바이유는 아시아시장 그리고 서부텍사스산 중질유는 미국에서 거래되는 상품입니다. 이들 대표 원유 가격을 중심으로 수입할 때 돈을 더 주던가 덜주던가 해서 가격이 결정됩니다. 특히 서부텍사스산 중질유는 미국 밖으로는 한방울도 반출이 안되는 기름인데요. 어떻게 세계 유가가 올랐다 떨어졌다 할 때 가장 대표되는 기름인 것처럼 됐느냐... 바로 세계 최대 규모인 뉴욕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주요 금융상품이어서 자연스럽게 기름값의 현재 수준을 가늠하는 역할을 맡게 됐죠. 참고로 3대 원유 가운데 서부텍사스산 중질유가 가장 품질이 좋은데요. 그런데 왜 중질유냐? 중질유는 품질이 중간이 아니고, 부피를 질량으로 나눈 비중이 중간쯤 된다는 뜻에서 중질유라는 사실 알아두세요.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떤 기름을 가장 많이 수입할까요? 바로 가격이 가장 싼 두바이유를 가장 많이 수입합니다. 우리나라가 쓰는 기름의 80%를 수입한다고 하는데요. 두바이유는 앞서 말씀드린 브렌트유,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가운데 유황 함유량이 가장 많아서 탈황 공정에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가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고 합니다. 물론 가격이 싸기 때문이 아니라 운송이 가장 편해서 이기 때문이구요. 제일 싼 기름을 수입해도, 기름값이 오르면 우리 경제에는 심한 타격이 옵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에너지 과다 소비형 경제 체질로 유가가 5달러만 오르면 생산 원가가 다른 선진국보다 6배나 많은 1.2%가 상승한다고 하네요. 솔직히 휘발유 1리터에 1,400원이 넘으니 이제는 차를 스틱으로 바꾸던가 버스나 지하철 타는 수 밖에 없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