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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 속리산(俗離山·1,058m)은 바위산이다. 남쪽 천황봉에서 북쪽 문장대(1,054m)로 이어진 능선은 울퉁불퉁한 바위의 연속이다. 비로봉, 입석대, 신선대, 문수봉 등 주능선을 장식하는 봉우리는 기암이 아닌 봉이 없다. 그러나 속세를 떠났다는 이름 그대로 멀리서는 범접하기 어려울 듯한 기암 능선은 다가서면 기암들 사이로 길이 뻥 뚫려 있어 기대했던 만큼의 자연미와 신선미는 없다.
백두대간이 나뉘는 문장대에서 속리산 능선은 분위기가 달라진다. 북동쪽 밤재로 뻗은 백두대간도 만만치 않지만 북서쪽 활목고개로 뻗은 능선은 험산을 대표하기라도 하는 듯 오르내림과 거친 바위산의 연속이다. 속리산 서북릉이라 불리는 이 능선은 국립공원이자 충북알프스 일부 지역이기도 하다. 보은군은 1999년 군 관광사업 진흥을 위해 속리산 주능선과 구병산 능선을 이어 ‘충북알프스’로 지정한 바 있다. 이후 일부 구간에 한해 국립공원법상 통제 구역이지만 보은군과의 협의 하에 충북 지역에서의 산행이 허용되고 있다.
- ▲ 로프가 자주 나타나는 서북릉 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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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명 높은 V자형 바윗골에 철계단 놓여
속리산 서북릉을 이루는 활목재에서 묘봉과 관음봉을 거쳐 문장대까지 뽑는 산행은 도상거리는 10km 남짓하지만 굴곡이 심하고, 험난한 기암이 속출해 문장대에서 최단 하산기점인 상주시 화북면 장암리로 내려선다 해도 하루에 만만치 않다. 또한 국립공원에서 묵인해 주는 구간이 묘봉 서쪽 구간이기 때문에 보은군 신정리를 기점으로 하는 상학봉(834m)~묘봉·애기업은바위 갈림목~애기업은바위 원점회귀 산행이 주로 이루어진다.
신정리는 상주시와 보은군의 경계인 활목재에서 보은 방향(남서쪽) 약 2km 지점에 위치한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들어서면 나타나는 마을이다. 마을 입구에서 2km쯤 들어서면 대형주차장이 나타난다.
‘상학봉 2.2km, 주전봉 2.8km, 묘봉 3.7km, 애기업은바위 3.4km, 거북바위 0.3km’라는 안내판이 세워진 주차장에서 임도를 따라 5분쯤 오르면 갈림목에 닿는다. ‘묘봉 3.4km, 상학봉 1.9km’ 안내판이 서 있는 이 지점에서 왼쪽 길은 토끼봉 삼거리 북서쪽 능선으로 이어지고, 곧장 뻗은 임도는 애기업은바위 능선으로 이어진다. 산행은 대개 왼쪽 길을 따라 능선에 올라선 다음 묘봉 삼거리와 애기업은바위를 거쳐 신정리 방향으로 진행한다.
왼쪽 길은 계곡을 따르다 지능선 너머 무명폭포가 눈길을 사로잡는 계곡으로 내려섰다가 능선 사거리로 올라선다(약 30분). 상주시 화북면 운흥동으로 이어지는 산길과 활목고개 길이 갈라지는 능선 갈림목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면 숲 우거진 산길이 한동안 지속되다 안부를 지나면서 가팔라진다.
- ▲ 바위길의 연속인 서북릉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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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암봉을 우회하고 두 번째 봉으로 다가서면 급경사 바위가 앞을 가로막는다. 로프를 타고 바위를 넘어서면 토끼봉 갈림목에 다다르면서 거친 암봉을 등에 지고 문장대까지 내달리는 속리산 서북릉이 제 면모를 드러낸다.
삼거리를 지나면 약 20m 높이의 암벽이 앞을 가로막는다. 예전에는 배낭을 뒷사람에게 넘겨놓고 V자형 바위 틈을 타고 올라 배낭을 끌어올려야 하는 속리산 서북릉 최난구간이었으나 지금은 데크가 놓여 쉽게 오를 수 있다.
바위 틈을 빠져나간 다음 로프를 잡고 급경사 바윗길을 오르면 또다시 구멍바위가 나타나고 구멍바위를 빠져나가 가파른 바윗길을 내려서면 아기자기한 암릉이 이어지다 상학봉 정상 뒤편으로 올라선다. 예전에 나무다리를 세워놓아 쉽게 오를 수 있었으나 지금은 오르기 만만찮은 상학봉 정상은 문장대~천황봉~구병산으로 이어지는 충북알프스와 청화산에서 조항산을 거쳐 희양산까지 이어지는 백두대간이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곳이다.
상학봉을 지나면 능선은 거친 바윗길로 바뀐다. 칼날 같은 바위가 나타나는가 하면 가파른 슬랩바위가 긴장케 하지만 로프가 매달려 있어 쉽게 오를 수 있다. 이 구간을 지나면 국립공원 입산금지 안내판 앞 삼거리에 다가선다. 여기서 묘봉까지는 약 10분 거리다. 애기업은바위로 가려면 갈림목에서 오른쪽 능선을 따르도록 한다.
애기업은바위 직전 안부 갈림목에서 능선을 따르면 애기업은바위로 향하고, 오른쪽 길은 계곡을 거쳐 임도로 떨어진다. 낙엽송이 울창하고 단풍나무도 많아 가을 분위기가 뛰어난 골짜기다. 임도 상단 주차장에서 산행기점 상의 주차장까지는 약 1km 거리다.
교통
신정리행 노선버스는 보은에서 출발한다. 보은 시외버스터미널 부근 정류장 06:35 첫차 이후 08:05 이후 19:05까지 1시간 간격으로 출발하는 신정리 경유 용화행 신흥운수 이용. 25분 소요, 요금 1,450원. 신흥운수 전화 043-542-2510.
상주 지역에서는 용화행 시내버스를 타고 용화에서 하차해 2km쯤 걸어내려가도록 한다.
보은까지는 서울, 청주, 대전, 상주 등지에서 직행버스가 운행한다. 서울· 경기·전라도 지역에서는 청주를, 경상도 지역에서는 상주를 거쳐 접근하는 게 교통편이 원활하다.
서울→보은 동서울 종합터미널(1688-5979, www.ti21.co.kr)에서 1일 13회(07:30~18:30) 운행하는 보은 경유 속리산행 직행버스 이용. 3시간, 1만4,200원.
청주→보은 가경동 여객터미널(1688-4321)에서 20분 간격(06:20~20:40)으로 운행하는 보은행 버스 이용. 1시간30분, 6,200원.
대전→보은 동부 시외버스터미널(042-624-4451~3)에서 1일 18회 운행(06:50~20:10)하는 속리산·상주·예천행 직행버스 이용. 1시간10분, 5,600원.
상주→보은 종합터미널(054-534-9001~5)에서 보은 경유 서울행 우등버스(06:55~18:15, 1일 15회 운행)나 청주행 직행버스(06:55~19:30, 20분 간격 운행) 이용. 1시간, 6,600원.
상주→용화 시외버스터미널에서 09:35, 11:15 출발하는 상주여객(054-534-8250) 시내버스 이용. 1시간, 1,500원.
숙박
신정리 마을 입구의 별방유스타운은 휴일에 한해 학생 단체 숙소를 빌려준다. 혹한기에는 숫자가 적으면 어렵지만 보일러를 가동하지 않거나 날씨가 좋을 때는 30여 명도 민박이 가능하다. 보일러를 가동하지 않을 경우 1인당 1만원, 보일러 가동시 1만2,000원이며, 식사는 백반류를 5,000~6,000원에 내놓는다. 예약 시 삼겹살 구이도 가능. 전화 043-542-5454~5. 홈페이지 www.startown.co.kr.
더욱 다양한 숙소와 음식을 원하면 법주사 관광단지에서 묵도록 한다. 문의 속리산국립공원관리소 043-542-5267, 또는 홈페이지(songni.knps.or.kr) 참조. ‘공원정보→여행정보’ 클릭.
첫댓글 힘든 코스 다녀오시느라 수고많으셨습니다.언제 시간되면 한번 갔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