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구본창 작가의 비누 시리즈나 백자시리즈는 본 적이 있는데
백자시리즈를 보면서 참 대한 분이라는 걸 느꼈지요
사진으로 백자를 세계에 알린 분이기도한데 이번에는 곱돌 시리즈를 내놓으셔서 저는 곱돌 시리즈와 지화시리즈를 처음 보았습니다
<지화> PAPER FLOWER 2008, 2023
구본창은 2008년 대구사진비엔날레 총감독을 맡으면서 대구를 자주 방문했는데,
이때 지화(花)소장자이자 연구자인 김태연 궁중상화연구소 소장을 만나게 되면서 지화에 매료됐다. 종이꽃인 지화는 가화(假花)의 한 종류로 무속신앙이나 불교에서 사용됐다.
무속신앙에서는 주로 동해안별신굿, 서울, 경기굿, 황해도 굿에서 찾아볼 수 있다.
특히 동해안 어민들이 풍어와 안전을 비는 마을굿인 동해안별신굿에서 지화는 크고 화려한 것이 특징이며, 우리나라 지화를 대표할 만큼 제작, 보존, 전승에 있어 뛰어나다. 사진 속 지화는 김태연궁중상화연구소 소장품으로 국가 무형유산 동해안별신굿의 보유자 김석출(金石出, 1922-2005), 김용택(金用澤, 1947-2018)을 포함해 여러 장인이 제작한 작품이다. 동해안별신굿에서는 상상의 꽃인 살잽이꽃 즉, '다부사리' 지화가 중요한데, '다부사리'란 '다시 산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으며 '액(厄)'을 막는 지화이다. 동해안별신굿 김석출이 제작한 살잽이꽃을 촬영한 <지화 09> (2023)는 그 중요성으로 이번 전시를 위해 새로 제작됐다. 이전에 제작된 <지화> (2008) 시리즈는 황해도 굿 이해경의 <백색 수파련>(2008), 서해안 배연신굿 및 대동굿 안승삼의 <수련>(2004), 동해안별신굿 김동열의 <목단>(2004)과 <산함박>(2008), 동해안별신굿 김용택의 <추라(작약)>(2008), 영해별신굿 김장길,
송명희 부부의 <영해별신굿 지화>(2008)와 <연화봉>(2008)을 촬영한 작품이다. 서울·경기 지역과 황해도 지역에서 주로 나타나는 수파련(水波)은 식물로서 존재하지 않으나 한국의 불교와 무속에서 비중이 큰 꽃이다. 무속에서는 수파련이 있는 제물상이 천상 즉,
신이 좌정하는 공간을 의미하고 수파련은 수명장수를 비는 기복신앙이 강하게 내재해 있다. 서울 굿에서는 백색 수파련과 일반 수파련으로 구분되는데, 전자는 흰색 꽃으로만 만들어진다. 목단은 별신굿에서 가장 중요한 지화로 부귀영화를 상징한다. 산함박은 산에 피는 꽃이라 산함박이라고 한다. 바리데기 굿에서 '길대부인이 태자를 낳으면 입힐 옷을 준비했는데 팔에
함박꽃을 수놓았다'라고 할 만큼 함박꽃은 귀하고 아름다운 지화다. '추라'는 잘게 썬다는 뜻으로, 얇은 화지를 겹쳐 아주 잘게 썬 뒤 이를 펴서 만든 지화로 굿 청을 장식하기 위해 사용했다. 연화봉은 전체적으로 오므려진 연꽃과 유사한 형태로서 신성한 의미를 강조하였으며,
그 속에 굿의 대상인 신이 있다고 여겼다. 정성 들여 만든 지화는 소재 특성상 굿이 끝나가면서 제 색과 모양을 잃게 되고 결국 태워 없어진다. 화려한 모습으로 짧은 생을 살다 가는 꽃인데, 작품 속 지화는 본래의 화려함을 한 꺼풀 벗겨낸 은은한 아름다움으로 영원히 살아있다.
<백자> VESSEL 2004-현재
구본창은 2004년 여러 작품 시리즈 중에서도 그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백자〉 시리즈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그는 국립중앙박물관(The National Museum of Korea),
호암미술관(Hoam Museum of Art), 프랑스 파리 국립기메동양박물관 (Musée Guimet), 일본 도쿄 일본민예관 (The Japan Folk Crafts Museum), 도쿄 이타미 준(伊丹潤. 한국명 유동룡. 1937-2011) 컬렉션, 오사카시립동양도자미술관(The Museum of Oriental Ceramics)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등 전 세계 16곳의 조선백자 컬렉션을 찾아 조선백자의 아름다움을 사진에 담았다. 아름답고 단아한 한 장의 사진에는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백자의 소재지를 찾고, 복잡한 절차를 거쳐 촬영 허가를 받고, 수많은 연습 촬영을 거쳐, 먼 거리를 비행하고 귀중한 소장품을 조심스럽게 촬영하고 인화하는 지난한 과정이 켜켜이 담겼다. 이는 국내에서 여러 예술가에게 영감을 주었고 대중적 인기를 얻었을 뿐만 아니라 해외 박물관이 중국과 일본 도자기에서 벗어나 한국 도자기에 관심을 기울이는 계기가 됐다. 이러한 결과는 백자의 형태를 강조한 작품의 특성에 있다. 그는 사진의 사실적이고 기계적인 속성으로 백자의 자연스러움을 제대로 담기 위해서 백자를 사람처럼 혼을 지닌 대상으로 여기고, 두꺼운 한지인 사합지를 배경으로 간접조명과 대형 카메라를 사용해 초점을 조절해가며 부드럽게 촬영해 온기를 더했다. 백자 뒤로 흐릿하게 보이는 수평선은 의도적인 장치로, 공간을 만들고 대상이 여기 있음을 알린다. 이는 그와 기질이 비슷해 좋아할 수밖에 없는 조르조 모란디 (Giorgio Morandi, 1890-1964)의 정물화에 등장하는 수평선에서 영향을 받았다. 인화 전에는 도자기 특유의 광택을 없애는 과정을 거쳐 백자가 공간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면서 보는 이를 안으로 끌어들일 수 있도록 했다. 결국 사진 속 백자는 그가 바란 대로 만든 이의 혼과 쓰던 이의 정성스러운 손길, 그리고 이를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마저 다 담을 수 있는 사물로 존재한다.
“나는 백자를 단지 도자기가 아닌 혼을 지닌 것으로 여기고 마치 인물을 찍듯이 촬영한다.
나는 백자가 단순한 도자기 이상의 혼을 가진 그릇으로써 우리의 마음을 담을 수 있고 만든 이의 마음을 담을 수 있는 용기(用器)로 보이기를 기대한다."
-구본창
백자시리즈는 마치 연필스케치 같았습니다
게다가 바탕면을 무채색으로 분할하여 더욱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곱돌> GOBDOL 2006-2010
구본창은 2006년 3월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悅, 1889-1961)가 세운 일본민예관 (1936)에 조선백자를 촬영할 목적으로 방문했을 때 조선 곱돌 공예품의 단순한 아름다움에 반해 이를 몇 점 촬영했다. 그리고 다음 해 다시 민예관을 방문해 이를 촬영하면서 〈곱돌>시리즈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다양한 석재의 산출지로 일찍부터 그 가공술이 발전해 고구려 돌칸흙무덤, 신라 다보탑, 석가탑, 석굴암 등의 건축구조물, 불상 등이 많이 남아있다. 조선 후기에는 화강석, 대리석, 청강석, 곱돌, 오석 등 다양한 돌로 공예품을 제작했는데, 화로, 약탕기, 솥, 냄비, 주전자, 접시, 술잔 등의 일상구와 벼루, 필통 등의 문방구가 있다. 곱돌에서 곱은 순수 우리말로 (동물성) 기름을 뜻한다. 따라서 곱돌이란 기름 덩이처럼 매끄러운 돌이다. 쉽게 깨지지 않으면서 모양을 낼 수 있을 만큼 강도가 알맞고, 불에 닿을수록 강도가 높아지며 철분이 섞이지 않아 특히 식기 제작에 알맞다. 곱돌은 본래 흰 재색이나 공예품을 만든 뒤에는 색을 먹이는 경우가 많다. 공예품에 들기름이나 콩기름을 먹인 뒤에 겨 속에 넣어
태우면 탄소가 기름에 부착돼 표면이 옷을 칠한 듯 검게 변한다. 이는 물로 씻거나 천으로 닦아도 유지된다. 특히 장수에서 우수한 곱돌 공예품이 제작됐다. 이는 조선 제19대 왕 숙종(肅宗, 1661-1720, 재위 1674-1720) 때부터 왕의 수라상에 올라 애용됐고 차차 궁중과
고관대작의 집에서 사용됐으며 일제강점기부터는 서민들의 사용으로 대중화됐다. 곱돌 공예품은 단순한 미와 실용적 덕성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됐으나 지금은 제한적으로 사용된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민속박물관에 각각 16점과 45점의 곱돌 공예품이 소장되어 있는데, 일찌감치 곱돌의 아름다움을 알아본 야나기의 소장품은 이들과 비교해 우위를 점하고 있다. 잊힌 공예품을 소환한 <곱돌>시리즈에서 곱돌은 앞으로 끌어내 강조되기보다는 배경에 묻힌 듯 추상적인 실루엣으로 드러나 일상을 완전히 벗어난 독특한 미감을 지닌 예술작품으로 존재한다.
<탈> MASK 1998-2009
구본창은 1998년 봉산 탈을 촬영하면서 한국의 전통 예술과 문화에 관심을 돌리게 됐고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탈> 시리즈를 제작하기 시작한다. 그는 전국 곳곳의
가면극 동호회를 쫓아다니면서 총 13종의 가면극에 등장하는 수백 명의 탈춤꾼을
사진에 담았다. 한국의 가면극은 크게 본산대놀이 계통과 마을굿놀이 계통으로 나눌 수 있는데,
본산대놀이 계통으로 황해도의 봉산탈춤, 강령탈춤, 은율탈춤, 경기도 양주별산대놀이, 서울 송파산대놀이, 경상남도의 통영오광대, 수영야류 (水營野遊), 동래야류(東萊野遊), 고성오광대, 가산오광대, 마을굿놀이 계통으로 경상북도의 하회별신굿탈놀이, 강원도 강릉관노가면극, 함경남도의 북청사자놀음 등의 <탈> 시리즈를 촬영했다.
그리고 1888년 프랑스인 샤를 바라(Charles Varat, 1842-1893) 가 조불수호통상조약 (1886)을 계기로 1888년 조선을 탐사하며 수집 후 프랑스 국립기메동양박물관에 기증한 탈 8점과 서울대학교박물관에서 소장한 국가무형유산 탈 등 잘 알려지지 않은 조선시대 탈을 촬영했다. 본래 초현실적인 것에 대한 선호로 가려진 것, 숨겨진 것에 관심이 많았던 그에게 제 모습을 가리는 탈은 작품의 적절한 대상이었다. 구김 없이 밝은 얼굴보다 인생의
우여곡절을 담은 얼굴, 사연과 상처가 있는 모습에 마음이 움직이는 그의 성향과도 맞았다. 또한 평소 그가 좋아했던 사진작가들로, 알비노, 다운증후군 환자, 남성 매춘부, 마스크를 쓴 사람들, 그리고 일란성 쌍둥이 등 두 사람이 등장하는 모습을 담은 다이안 아버스(Diane Arbus, 1923-1971)와 바이마르 공화국 시대 독일 사람들의 직업, 계층, 계급에 따라 인물을 담은 아우구스트 잔더 (August Sander, 1876-1964)의 사회적 초상 사진에서 받은 영향도 있었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탈 자체의 조형성도 탈춤도 아닌 적절한 자세를 취한 채 멈춰 선 탈춤꾼을 사진에 오롯이 담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강경에서 우연히 발견한
모래 덮개용 천을 배경으로 부동의 탈춤꾼을 세운 뒤, 4×5"의 대형카메라와 네거티브 필름이 붙어있는 즉석 필름을 사용해 이를 촬영했다. 카메라의 틸트 시프트 (Tilt Shift) 렌즈를 위아래로 이동해 초점을 맞추는 틸트 샷 (Tilt Shot) 기법으로 신체의 하단부 초점을 흐리고, 폴라로이드사의 55타입의 필름을 사용해 흑백조를 부드럽게 했다. 디지털카메라가 발달하지 않았던 그 당시, 즉석 필름은 결과를 빨리 확인하고 모델과 상의해 다시 자세를 잡고 최적의 상태에서 재촬영하는 데 적합했다. 또한 가끔 현상을 위해 서둘러 이미지를 떼다가 뜻하지 않게 생긴 자국으로 화면은 회화적이면서도 좀 더 신비로운 분위기를 내기도 했다. 이렇게 구현한 초현실적 분위기와 흑백 인화로 탈의 기록보다는 인간과 신을 연결하는 탈의 제의적 성격과 탈이 표상하는 다양한 인간의 본성을 탐구하고자 했다. <탈> 시리즈는 가면극을 구성하는 춤, 대사, 음악만이 아니라 색마저 소거됐다. 그런데도 화면에는
삶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이 묘하게 뒤섞여 있고, 이 세상과 저세상을 오가는 영혼이
잠시 머물러 있는 듯 신비롭다. 일본의 사진 평론가 이이자와 고타로 (飯澤耕太郎, 1954-)가
한 줄로 요약했듯이 "탈 시리즈는 기록과 예술적인 표현, 현실과 환상, 전통과 현대가
독특하게 섞이고 융합된 매력적인 작품이다.
탈시리즈 중 하나인데요
탈과 몸의 비례에 한 번 주목해서 자세히 보세요~~
몸에 비해 탈이 부각된 것이 보이시나요?
앞으로 소개할 것들은 이번에 처음 소개한 시리즈들이예요
저는 구본창작가가 점점 더 전통적이고 한국적인 것들을 천착하는 것에 자부심을 느꼈어요
<비무장지대 > DMZ 2010-2019
구본창은 2010년, 1990년대 초중반의 <재가 되어버린 이야기> 시리즈처럼
전쟁, 수탈과 같은 아픈 역사를 담고 있는 사물을 대상으로 촬영한 작품 시리즈를 시작했다. <비무장지대> 시리즈는 2010년 6·25 전쟁 발발 60주년을 맞아 사진가의 눈으로
6.25 전쟁의 상흔을 기록해 달라는 국방부의 요청으로 제작됐다. 평소 작업방식과도 부합하는 전쟁 관련 사물을 촬영하기로 하고 전쟁기념관을 찾아 전쟁 당시 참혹함을 간직한 수많은 유품과 잔해를 본다. 이를 둘로 나눠 하나는 전쟁 당시 사용된 총탄, 단검, 지뢰 등
살상 무기를, 다른 하나는 참전 군인이 사용했던 철모, 군화, 회중시계 등 유품을 촬영했다. 젊은 나이에 국가를 위해 가족과 미래, 두려움을 뒤로하고 전장에 나서서 다시 돌아오지 못한 이들의 영혼과 그 가족의 마음을 위로하고, 1953년 7월 27일 체결된 휴전협정으로
여전히 비무장지대가 유효한 대한민국의 현실을 일깨운다.
〈콘크리트 광화문> CONCRETE GWANGHWAMUN
2010
구본창은 2010년 국립고궁박물관을 방문하기 위해 경복궁을 찾았다가 야외에 놓인 콘크리트 광화문 부재를 발견하고 이를 촬영했다. 조선 개국과 함께 1395년(태조 4년) 경복궁 정문으로 세워진 광화문(光化門)은 ‘빛이 널리 비춘다'라는 뜻으로, 1426년(세종 8년)에 집현전
학자들에 의해 이름이 지어졌다. 광화문은 1592년(선조 25년)에 발발한 임진왜란(1592- 1598) 때 소실됐으나, 1865년(고종 2년)에 경복궁을 중건하면서 광화문도 새로 지어졌다. 일제강점기 때는 경복궁 흥례문 주변에 조선총독부 청사 건물을 지으면서 경복궁의 동문인 건춘문 북쪽으로 이전되었다. 당초 일제는 광화문을 없애려고 했는데, 국내 지사(志士)가 반발하고, 일본 학자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悅, 1889-1961)가 일본 잡지 『개조(改造)」에 「사라지려 하는 한국의 한 건축에 대하여」(1922)라는 글을 기고해 “어떤 민족(民族)이 이런 위엄 있는 건축을 만들었느냐”면서 광화문 유지를 적극 옹호했다. 그의 글은 영어로 번역돼 큰 반향을 일으켰고, 마침내 일제는 계획을 바꾸어 이를 이전 건축했다. 그러나 1950년
한국전쟁 당시 폭격으로 문루(門樓, 아래에는 출입하는 문을 내고, 위에는 누를 지어 사방을 두루 살피는 기능을 가진 건물)부분이 소실됐다. 이후 정치적 목적으로 국가문화유산 복원 사업을 적극 추진했던 박정희 군사독재 시기인 1967년 광화문 복원을 추진, 1968년 남아있던 광화문의 석축을 구 조선총독부 청사 앞으로 이전했는데, 시간과 비용의 문제로 목조가 아닌 철근 콘크리트로 문루를 복원했다. 다만 전체를 일체화해 타설하기 어려워 부재별로
제작해 조립하는 전통 목구조 방식으로 세워졌다. 이후 1991년 경복궁 복원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광화문 역시 2006년 12월 '광화문 제 모습 찾기' 사업의 일환으로 해체됐고, 해체 이후 주요 콘크리트 광화문 부재는 경복궁 경내 국립고궁박물관에 전시됐다가 2011년에 서울역사박물관으로 이관됐다. 주요 부재는 주심포, 주간포, 귀공포, 추녀, 여장, 반자, 계단 등으로 구본창은 이 중 여섯 개의 부재를 낮과 밤에 촬영했다. 이번 전시에서 임진왜란,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군사독재 등 아픈 역사로 점철된 광화문 부재를 담은 〈콘크리트 광화문〉시리즈를 최초로 선보인다.
이번에 최초로 선보인 콘크리트광화문 시리즈예요
열린방
구본창은 1979년 독일 유학을 시작하며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자신을 투영해 낯선 유럽 도시의
곳곳을 카메라에 담은 <초기 유럽> 시리즈를 제작했고, 1985년 귀국해 빠르게 변화하는 서울에서 다시 이방인이 되어 생경하게 느껴지는 서울의 곳곳을 카메라로 기록한 <긴 오후의 미행>을 제작했다. 이러한 도시 스냅사진이라는 초기작품의 연장선에서 그는 가장 최근 작품으로,
1996년부터 다양한 해외 여행지에서 꾸준히 촬영해 온 스냅사진 중 주요작품을 선별해
<익명자>(1996-현재) 시리즈를 발표했다. '익명자'는 '익명의, 미지의, 미행의'라는 뜻을 가진 인코그니토(incognito)의 명사형으로 그 자신을 가리킨다. 그가 익명자로서 세상 이곳저곳을 다니며 발견한 대상, 풍경을 포착하는 것은 그의 생각과 마음을 따라가는 행위의 기록으로, 하루하루 일기를 쓰는 것과 다르지 않다. 앞으로도 계속될 <익명자> 시리즈가 있는 '열린 방'은 이번 회고전이 항해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항해의 시작으로 향해 있음을 의미한다.
그가 즐겨 읽었던 헤르만 헤세 (1877-1962)의 저서 『데미안』(1919)의 한 구절처럼 "아무래도 좋은 운명 하나가 아니라 자신의 운명을 찾아내, 운명을 자신 속에서 완전히 그리고 굴절 없이 다 살아 내는 일"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가장 최근작들이지요
살아내는 일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면서...
첫댓글 예술의 세계가 무한합니다.
삶이 유한한 듯 하지만 무한하듯이.
콘크리트 광화문 부재라니 넘 생경합니다~
덕분에 눈호강했습니다. 감사!!!
고맙습니다 _()_
서울은 전시를 자주 볼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좋은 시간 나날이 되기를..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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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맙습니다 _()_
고맙습니다. ()
고맙습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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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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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 해주시니 호기심에서
한층더 작품 보여지는 안목
UP 되는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
_(((관세음보살)))_
고맙습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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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_()_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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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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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