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丁未元旦 (1907년 정월 초일) 扶桑日出淨無塵 부상에서 해가뜨니 깨끗하여 티끌이 없어 望裡江山色色新 강산을 바라보니 빛마다 새롭구나 軒外雪消春氣早 처마 밖에 눈은 녹아 봄소식을 알리고 梅腮半綻似迎人 매화의 볼은 반쯤 터져 사람을 맞은듯 하네
■丁未除夕 (1907년 한해를 보냄) 日征月邁屬前塵 해가 가고 달이 가서 전진에 부쳐지고 每到此宵懷復新 매양 이 밤이 오면 생각이 다시 새롭구나 莫向鏡中對顔面 거울을 향해 얼굴을 대하지 말라 今年人異去年人 금년의 사람이 지난해 사람과 다르리니
■溪堂敍話 (계당에서 이야기함) 一境安閑絶世波 일경이 편안하고 한가하여 세파가 끊어지고 情如白鷺立明沙 정은 백로처럼 맑은 모래에 서있구나 花樹盡情兼友誼 일가간의 정을 다하고 우의를 겸했으니 巢由陳跡問誰何 소유②의 지난 자취 누구에게 어떤지를 여쭐거나
(각주) ② 巢由 : 소유와 許由의 줄인 말로 巢父는 堯의 高士의 이름으로 속세를 떠나 나무 위에 살았기에 생긴 이름이며, 임금이 그에게 천하를 맡기고자 하여도 고사했다. 허유도 동시대의 인물로 역시 임금이 그에게 정권을 주려 제의했으나 거절하고 箕山에 들어가 숨었다고 함
■溪堂別章 (계당에서 이별한 글) 雪覆澤山咸 눈이 개울가와 산을 모두 덮었으니 未分谷與岩 골짜기와 바위를 구분하지 못하겠네 此時正離別 이러한 때 바로 이별하기 어려우니 莫道理歸帆 돌아갈 돛대를 다스린다고 이르들 마오
■己酉元旦溪堂 (1909년(기유) 정월초하루 계당) 何求方外仙 무엇 때문에 밖에서 신선을 구하려 하리오 可樂洞中天 가히 동네의 중천이 즐겁구나 大飮新年酒 새해 술 많이 마시려 晝宵談笑連 밤낮으로 담소가 끊이지 않네
雪消山淨境還仙 눈 녹아 산이 깨끗하니 도리어 선경인데 柳眼梅腮春滿天 버들눈 매화불로 봄이 하늘에 가득하네 嘉餠新醪來獻賀 좋은 떡에 새술 가져와서 축하를 드리네 坐占村閭福綿連 앉아서 마을에 복이 면연하기를 점치네
■己酉除夕溪堂 (1909년(기유)을 계당에서 보내며) 一年盡日入山門 일년 마지막 날 산문에 드니 風景無端驚我魂 풍경이 끝이 없어 내 마음을 놀라게 하네 椒酒還舒花樹誼 초주③로 도리어 일가들과 정의를 나누니 晨鷄願爾莫須煩 새벽 닭은 모름지기 번거롭게 말하기를 바라노라
(각주) ③ 椒酒 : 산초와 그 밖에 약제를 넣어 빚은 술로 屠蘇酒 따위를 말함
■庚戌元旦 溪堂 (1900년 원단 계당) 扶桑朝日送餘寒 부상의 아침 해가 남은 추위를 보내니 望裡溪山開別顔 바라본 속 계산의 다른 얼굴 열렸구나 祈富逐災爭獻賀 부를 빌며 재앙을 쫓아 다투어 헌가하니 新年人事互相看 신년 인사를 서로 좋게 보는구나
■溪堂會話 (계당에 모여 이야기 함) 踏盡茅茨渡石橋 모자 길을 걸어서 돌다리를 건너니 悅親情話坐中宵 다정한 일가의 정담이 한 밤중이네 林泉自興塵埃隔 임천이 스스로 흥겨우니 속세와 멀어지고 杷酒相看萬慮消 술잔잡고 서로 바라보니 오만시름 가시네
淸遊兩兩又雙雙 맑은 놀이 여기저기 쌍쌍이 앉았으니 細柳一邊松一憲 한쪽은 세류요 다른 쪽은 소나무네 雖好山中髦士會 산중이 좋아 더벅머리 선비들이 모였는데 奈違嶺外碩人跫 어찌 영외 큰 선비가 발길을 되돌아가리
恨哉慘惔天冠月 천관산의 달빛이 으슴푸레함이 한스럽고 愴矣咽嗚鏡水江 거울같이 맑은 물이 목매이듯 흐름이 섭섭타 信宿佳緣宗誼重 이틀밤의 아름다운 인영 종친의 정의 중하니 出門願莫起眠狵 문 나서며 잠든 삽살개 잠깨우지 말기를 바라네
綠水碧山中 푸른 물 푸른 산 가운데 志同會亦同 뜻이 같으니 모임 또한 같구려 炎凉何須說 덥고 서늘함은 어찌 반드시 말하리오 不售世間風 세상의 변덕스런 바람 팔지 않으리라
出戶相分南北津 문 나서며 서로 남북으로 나누어지니 愴然額手望行塵 슬픈 듯이 손을 이마에 대고 가는 길을 바라보네 人間離合無如數 인간이 떠나고 만남은 셀 수 없으나 但願來頭會事頻 다만 앞으로도 자주 만나주기를 원하노라
■溪堂除夕丙辰 (계당에서 1876년을 보냄) 天道元無新舊天 하늘의 도는 원래 신구 하늘이 없으며 川流自有祖宗川 흐르는 냇물은 자연히 조상의 시내였구나 嗟我人生將鬢髮 슬프다 우리 인생 장차 늙을 터인데 徒然枉作送迎年 부질없이 송영의 해를 원통하게 만들구려
첫댓글 (144-111일차 연재)
(장흥위씨 천년세고선집, 圓山 위정철 저)
111일차에도 '국파(형식)의 유고'가 두번째 마무리 글로 밴드에 게재됩니다.
다음차에는 만취공(계도)의 유시가 게재됩니다.
[본문내용- 국파 형식]
(앞에서 이어서, 2일차 마무리 글)
/ 무곡
국파공의 글이 2일차로 게재되며, 아쉽게 마무리 됩니다. 다음차에는 만취공의 글이 이어집니다./ 무곡
국파공의 한시가 매우 솔직하고 담백합니다./ 벽천
제11대 국립서울현충원장을 지낸
위동환종친의 중조부가 국파공(형식)입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국립서울현충원장을 지낸 위동환 종친 자서전, 효산의 오솔길 펴내다 ◇
출처 : 栢江 위성.. | 블로그
- https://naver.me/xSnBclEN/ 무곡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