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9일 카페 재오픈 걷기로 다녀온 봉은사에 활짝 핀 홍매화가 궁금해 3월20일 수요일에 다시 다녀왔습니다. 열흘이 지난 지금 활짝 피어 절정이더군요.
2월 초 기상청 개화시기 예보 후, 3월 들어서며 계속된 꽃샘 추위가 이어져 매화, 개나리, 진달래, 벚꽃 등 대표 봄꽃들이 예상보다 개화가 늦어져 곳곳에서 꽃 축제를 늦추는 등 애로가 많다합니다.
저도 개설걷기 날 반쯤 피었던 홍매를 본게 아쉬워 계속 올라오는 꽃사진을 모니터 하다가 혼자 다녀왔어요.
평일인데도 개화 소식 듣고 찾아온 관람객이 제법 많았습니다.
햇볕은 따듯했지만 바람이 있어 사진을 찍는 손이 좀 시리더라구요.
구름도 있어 해를 가릴 때는 꽃 색깔이 이쁘지 않아 주머니에서 얼은 손 녹이다가 바람에 구름이 밀려가면 얼른 찍곤 했습니다.
추운데 왠만큼 찍고 귀가해도 될텐데도 찬바람에 실린 은은하고 향긋한 매화 향에 젖어 있는게 좋아 사진 찍는 핑계를 대며 한참을 머물다 왔습니다. 전철을 타니 옷에서 매화향이 나는 듯해 혼자 미소가 지어지네요 ^^
어제 바람 불고 비가 와서 홍매화 꽃잎은 떨어지기 시작했을거 같네요.
그래도 다른 매화를 비롯 목련꽃 등 봄꽃이 이제 피기 시작하니 다녀오셔도 좋을 듯 합니다 ^^
(*이번 후기부터는 사진에 시그니처를 넣었어요 ^^;;)
개설 걷기 이후 열흘이 지나 다시 찾은 봉은사.
2~3일 전부터 개화된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오기 시작하더군요.
봉은사는 남북국시대(통일신라시대)인 794년 견성암이라는 이름으로 연회국사가 창건했으며, 선릉과 정릉의 원찰입니다. 조선왕릉 근처에는 왕릉에 모신 왕과 왕비의 명복을 빌고 왕릉을 지키는 역할을 하는 수호 사찰로 원찰을 두었습니다. 불교를 탄압하던 조선시대에 불교의 맥을 이어갔다고 평가 받는 봉은사입니다.
오늘 찬바람은 있지만 하늘은 맑고 흰구름이 바람에 빠르게 흐릅니다.
일주문을 들어서면 석축 위로 아직 앙상한 나목 두 그루가 하늘을 향해 우뚝 솟아 절집의 위엄을 높이는 듯 합니다.
무슨 나무인가 싶어 가까이 당겨보니 이제 발아가 시작된 듯 알아보기 힘드네요.
오늘은 매화를 보는 목적으로 와서 걸음에 여유도 있고 혼자 걷는 길이라 시선에 여유가 생겨 좋네요.
햇살이 머무는 그렝이 기법의 석축도 편안해 보이고, 멋진 반송의 자태도 감상하고 늘어선 사리탑에도 눈길을 주어 봅니다. 천년이 넘는 세월을 지나며 많은 고승들이 이곳을 스쳐갔겠지요...
오, 뭐지 ? ~~
아직 사찰은 겨울빛인데 사리탑 사이로 붉은빛이 스칩니다.
석축을 삼각대 삼아 핸폰을 고정하고 줌을 쭉 당겨보니 진달래 한 그루가 화사하게 피었습니다.
묵직한 사리탑과 거친 소나무 수피 사이로 살짝 고개를 내민 여린 꽃잎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에 촛점을 맞추고 있노라니 모처럼 제 가슴도 분홍빛으로 물드는 듯 살짝 떨리네요.ㅎ~^^
연두빛 봄빛은 아직 깃들지 않았나보다 했는데 나무 가까이 다가서니 파릇한 새순이 돋은 산사춘이 반깁니다.
봄이 서서히 연두빛을 밝히고 있습니다.
와, 홍매화가 활짝 피었네요.
주변에 사진을 찍는 여성 관람자들이 몇 분 감탄사를 보내시네요.
이 홍매는 오늘 주인공은 아니고 지난 9일 날 봉은사로 들어서며 주차장에 제법 핀 모습을 보았던 홍매입니다.
빌딩숲 배경이 이채롭습니다.
흰구름을 배경으로 밝은 빛을 받으니 칙칙하지 않고 화사합니다.
천왕문으로 향하다 걸음을 다시 멈춥니다.
높은 빌딩보다 더 높이 보이는 나목이 궁금해 다가서니 잎이 돋아나기 시작하는 모과입니다.
굵직한 줄기에 연분홍빛을 그라데이션처럼 두른 앙증스런 잎사귀가 머지않아 꽃을 피울거 같습니다.
대웅전을 가기 전 우측의 매화당을 먼저 찾습니다. 홍매, 백매가 꽃을 피우는 것을 보았던 곳이지요.
만개한 꽃을 찾기도 전에 매화 향기가 먼저 존재를 알려주네요.
몇 분이 매화 앞에서 인증샷 남기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홍매, 백매 모두 절정입니다.
백매는 아직 꽃봉오리가 좀 보이기도 합니다만 개인적으로는 만개 보다 이런 정도를 더 좋아합니다 ^^
지금부터는 매화당 앞에서 놀기~~^^
우선 기본으로 개화 상황 하나 찍고~~
수형 살피며 요리조리 앵글 옮겨보기~~
백매의 청초함과 갓 핀 싱그러움이 좋네요.
홍매를 배경 삼아 담아보기~
백매 꽃송이가 많아 보기에는 소담하지만 사진으로 담기에는 좀 빼곡합니다.
굵은 줄기를 뚫고 꽃을 피운 것도 기특합니다.
올해 새로 올라온 삐죽한 가지가 좀 거슬리긴했지만, 봉긋한 꽃봉오리가 예뻐서~
용트림처럼 휘어진 선이 예쁜데 꽃이 너무 핀게 아쉽~~
그래도 흰구름 두둥실 파란하늘을 배경으로 시원스럽습니다.
매화당 앞에는 꽃이 핀 두 그루 외에 심한 가지치기로 꽃을 피우지 못한 매화나무가 두 그루 더 있습니다.
꽃이 없으니 눈길을 받지 못하는 서러움을 느끼고 있을 것만 같은 앙상한 매화나무에요.
한 바퀴 나무를 돌아보다 둔탁하게 가지치기가 된 줄기 끝에서 한 송이 꽃을 발견했습니다.
옅은 분홍빛이 볼품없는 수형의 가지와 대조되어 더 청초하고 여리여리합니다.
소담하고 화려하게 핀 매화나무 보다 이 한 송이 꽃에 저는 더 빠졌어요.
하늘을 배경으로 가지 사이로 저 꽃에 촛점을 맞히기가 쉽지 않아 어찌나 힘들던지 눈물까지 흐르고~~^^;;
그럼에도 거침과 대비되는 연약해 보이는 아름다움과 역광에 비치는 가려림을 포기할 수 없었답니다.
실제는 작은 꽃 한송이가 사진보다 더 극적인 느낌~~^^
배경을 단청으로 바꾸어서~
이번에는 옆 홍매를 넣어서~~
잘 살피니 줄기 아래에도 꽃이 피었네요.
한 그루에 핀 단 두 송이를 프레임 안에 함께 넣기~~
잘 찍고 못 찍고를 떠나서 이 행동 자체가 진짜 힘들었네요.ㅎㅎ~~
빛줄기도 우연히 들어오고요~~^^
그리고 또 한 그루, 가지치기로 눈길에서 벗어난 백매가 줄기에 겨우 꽃을 피웠어요.
와~~감동~~
이렇게 아프고 힘들게 꽃을 피워내네요.....
역광으로~
순광으로~
에효, 한참 있었네요. 그럼 다시 영각 앞 홍매로 향합니다.
법왕루 후면 창살이 참 이쁩니다.
연등은 연중 설치되어 있는 듯합니다.
맑은날 빛과 그림자가 만드는 아름다움도 만난 날입니다.
하운당 앞 수양벚꽃 같습니다.
이제 경우 움을 트네요. 꽃이 피면 나무는 작지만 예쁠거 같아요.
단정.....
공존....
산수유꽃도 화사하게 피었습니다.
회색빛 도는 거목도 줌으로 가까이 당기니 봄이 도착해 있습니다.
영각 도착.
와우~~홍매가 활짝 피어 매화 향기가 진동합니다
지금부터는 영각 홍매하고 놀기~~~^^
이렇게 활짝 만개했습니다.
아직 꽃잎이 떨어지지 않았으니 이제 절정에 이른 듯 합니다.
빛의 방향 따라 색감이 달라지네요.
햇빛이 반짝 비치니 붉은빛이 밝은 꽃뭉치가 됩니다.
순광으로 담으니 하늘이 이렇게 파란날입니다.
시들은 꽃잎 하나 없는 생생함이 남아 있는 절정입니다.
군중 속의 고독??~~
줄기에 홀로 피었네요...
풍판에 기대어~~
근데...어디서 본듯한 느낌?....2월 화투?~~^^
봉은사 홍매가 남다름은 서울에서 제일 빨리 피는 홍매라는 것과 높은 빌딩숲과 전각이 어우러지는 배경이라 할 수 있습니다.
봉은사에는 잘 생긴 소나무도 많습니다.
역광은 역시나 색감이 어둡네요.
바람 불고, 구름 흘러 좋은 날입니다. ^^
사진 동우회 느낌의 단체도 왔다가는 등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으러 왔습니다.
이 분도 저와 마찬가지로 오래 머물머 사진을 담으시더군요.
활짝 핀 꽃에 눈에 즐겁고, 향기에 코가 행복합니다.
손은 시리고, 해는 내려앉으니 이제 떠날 시간입니다. 에고, 허리야~~~ㅎㅎ
이 나무도 매화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가지가 마치 수양벚꽃처럼 축축 늘어진 모습이 물가에 피어 분위기가 좋아 앵글을 받고 있습니다.
접사도 해 보고 싶었는데 밧데리도 다 되어 가고~
손도 시리고 눈도 아프고 ~
배도 고프고~~^^;;
그래서 집으로 돌아갑니다~~
목련도 피기 직전~
이제 여기저기서 봄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하겠네요~~
국보 제83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복제품이겠지요?
이 불상을 보니 용산 국립박물관도 다녀와야겠어요.^^
봉은사를 떠나는 이 시간도 하늘이 참 멋스럽습니다.
전각들의 지붕선, 빌딩들의 스카이라인, 쭉쭉 뻗은 소나무들이 모두 어울려 멋진 풍경을 만들네요.
동작역에 도착합니다.
어느덧 노을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국립서울현충원에 수양벚꽃 개화상황 확인하러 왔습니다.
기상청 개화시기 예보에 따라 3월31일 경 절정이라 해서 30일 방문으로 공지문을 올리려다 아무래도 늦어질것 같아 확인왔더니 역시나 벚나무는 벌거벗은 나목 같습니다.
가지를 가까이 당겨 확대해 보니 이 꽃망울이 맺히기 시작합니다.
관리하시는 분도 아무래도 30일 개화는 힘들 듯 하다는 의견을 주시네요.
일정을 지연해야 할거 같습니다.^^;;;
매화는 다른 꽃과 향기를 섞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다른 꽃들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려할 때 서늘한 날씨에 먼저 피나 봅니다.
오늘 그 고혹한 향기에 심취한 행복한 날입니다....^^
첫댓글 홍매, 백매, 산수유, 진달래까지
찬찬히 여유있게 잘 바라보았습니다
한참을 바라보다 보니,
순간이동으로 봉은사에 와 있는 줄ㅎㅎᆢ
단정이란 설명의 사진도 인상적이었구요
수고하셨습니다~
홀로
여유있는 시간을 갖고
봉은사의 백매, 홍매를 시선과 각도를 달리하여
예술 작품을 탄생 시켰네요
으음 ~ 감탄 !
정말 잘 다녀 오셨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