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일(현지시간) 카메라 제조사 캐논이 RF 마운트용 줌 렌즈를 3종 선보였다. 이번에 발표한 제품은 △APS-C 카메라를 위한 광각 줌 렌즈 'RF-S 10-18mm F4.5-6.3 IS STM' △동영상 촬영에 특화된 표준 줌 렌즈 'RF 24-105mm F2.8L IS USM Z' △초망원 촬영이 가능한 'RF 200-800mm F6.3-9 IS USM'이다.
캐논 RF 24-105mm F2.8L IS USM Z (출처 : Canon)
그중 가장 많이 주목받은 렌즈는 RF 24-105mm F2.8L IS USM Z다(이하 'RF 24-105mm F2.8L Z'). 화각은 평범한 표준 줌 렌즈지만 조리개가 밝고 영상 촬영에 특화됐기 때문이다.
기존 렌즈보다 조리개 밝고 영상 촬영 특화돼
기존에 동일한 화각을 갖춘 렌즈로 'RF 24-105mm F4-7.1 IS STM'과 'RF 24-105mm F4L IS USM'이 있다. 전자는 소형·경량화에 중점을 둔 보급형 렌즈, 후자는 고정 조리개를 탑재하고 고화질을 지향하는 렌즈다. RF 24-105mm F2.8L Z 렌즈는 동일 화각 최초로 F2.8 조리개를 탑재했다. 앞서 출시한 두 제품보다 조리개가 밝아 저조도 촬영이나 배경이 흐린 사진·영상을 찍기 용이하다.
줌 링 아래에 조리개 조절 링이 추가됐다 (출처 : Canon)
RF 렌즈 최초로 조리개 조절 링을 탑재해 촬영 도중 조리개 값을 바로 바꿀 수 있다. 또한 조리개 링이 부드럽게 돌아가도록 설계해, 동영상을 촬영하면서 조리개 값을 바꿔도 카메라가 흔들리거나 소음이 유입되지 않는다.
파워 줌 어댑터 장착하면 줌 조절 한결 편해져
렌즈 측면에 파워 줌 어댑터를 장착할 수 있다 (출처 : Canon)
렌즈 외관을 살펴보면 렌즈 측면에 장착하는 '파워 줌 어댑터'에 눈길이 간다. 어댑터에는 줌 조절 스위치가 탑재됐는데, 이 스위치를 누르면 렌즈의 줌 링을 직접 돌리지 않아도 어댑터에 내장된 모터가 돌아가면서 줌 링을 회전시킨다. 파워 줌 어댑터에 달린 다이얼을 돌리면 줌 속도를 느리거나 빠르게 조절할 수도 있다.
캐논 시네렌즈를 제어하는 줌 그립(왼쪽)과 줌 서보(오른쪽) (출처 : Canon)
파워 줌 어댑터 대신 기존 캐논 시네렌즈에 장착해 사용하는 '줌 그립'과 '줌 서보'도 호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메라를 직접 들고 촬영할 때는 파워 줌 어댑터나 줌 그립을, 카메라를 삼각대에 거치하고 원격으로 촬영할 땐 줌 서보를 사용하는 게 좋다. 한편 캐논은 카메라 바디에 탑재된 조이스틱으로도 줌 조절이 가능하게끔 펌웨어 업데이트를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너줌·초점 미세 조절·손떨림 보정도 지원...영상 촬영에 어울려
RF 24-105mm F2.8L Z 렌즈는 위에서 언급한 요소 외에도 영상 촬영에 어울리는 특징이 많다.
이너줌 방식을 채택해 줌 배율을 바꿔도 렌즈 길이가 변하지 않는다. 카메라를 짐벌에 장착하고 영상을 찍기 좋다. 이너줌을 지원하지 않는 렌즈는 줌 배율을 바꿀 때 렌즈 앞이 튀어나오면서 무게중심이 앞으로 이동하므로 짐벌이 균형을 잡기 어렵다.
일반적인 렌즈는 영상 촬영 도중 줌 배율을 변경하면 초점이 풀린다. 반면 RF 24-105mm F2.8L Z 렌즈는 줌 배율을 바꾸는 동안에도 초점 링에 내장된 나노 초음파 모터가 움직이면서 피사체가 흐려지지 않도록 초점을 조절한다. 또한 연속 AF 모드에서 초점이 피사체 앞뒤로 반복해서 잡히는 '워블링' 현상도 개선했다.
파워 줌 어댑터로 줌 배율을 조절하는 모습 (출처 : Canon)
렌즈에 광학식 손떨림 보정 모듈이 내장돼 카메라를 들고 찍어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3가지 손떨림 보정 방식을 지원하는데, 렌즈에 탑재된 스위치를 통해 △모든 방향의 흔들림을 보정하는 모드 △가로나 세로로 패닝 촬영할 때 최적화된 모드 △움직임을 추적할 때만 보정하는 모드 중에서 고를 수 있다. 보정 성능은 5.5스톱이며 EOS R5나 R6처럼 센서 손떨림 보정 기능이 탑재된 카메라에 마운트하면 8스톱으로 향상된다.
단점은 휴대성, 사진 위주로 찍는다면 “글쎄?”
화각은 표준 줌이지만 휴대성은 타사 70-200mm 렌즈와 비슷하다 (출처 : Canon)
화각에 비해 조리개가 밝다 보니 부피가 커지고 무게도 무거워졌다. 길이는 199mm로 타사 70-200mm F2.8 망원 렌즈와 비슷하며 필터 구경은 82mm로 대구경 렌즈에 속한다. 무게는 1330g으로, 동일한 화각을 갖춘 RF 24-105mm F4-7.1 IS STM(395g)이나 RF 24-105mm F4L IS USM(700g)보다 훨씬 무겁다.
휴대성이 떨어지다 보니 스냅 사진 작가나 영상 촬영 비율이 낮은 일반 소비자에게는 이점이 없다. 반면 영상 촬영을 전문으로 한다면 기존 24-70mm F2.8 렌즈보다 화각 범위가 넓고 줌 배율 조절이 편하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
RF 24-105mm F2.8L Z 렌즈는 오는 12월 출시 예정이며, 가격은 2999달러로 책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