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도 집주인도 서로 얼굴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드디어 계약기간 2년을 훌쩍 넘겨 지나고 서로 헤어질 시간이 되었습니다.
세입자는 집을 너무너무 깨끗하게 사용하고 떠나면서도 구석구석 깔끔하게 정리하고 떠났습니다.
집주인은 세입자가 그동안 월세를 2~3개월 밀려도 그닥 신경 안썼습니다.
두 사람이 서로 나눈 문자메시지입니다.
'미안합니다. 바쁘다 보니 정산이 늦었네요.
중간관리비는 납부하셨지요?
제가 계산해 보니
보증금 잔금 0,000,000 + 수선충당금 000,000 - 밀린 월세 3개월분 0,000,000 - 대납 중개료 000,000 = 0,000,000
보내드려야 할 돈이 0,000,000원으로 나오는데
혹시 제가 누락시키거나 실수한 부분이 있다면 짚어 주시기 바래요.
오케이 싸인이 떨어지면 입금할께요'
'네~ 제가 정신이 없다 보니 고맙단 인사를 이제서야 드립니다.
좋으신 주인 분을 만나 맘적으로 편했답니다.
한번 뵌 적도 없지만 참 좋으신 분 같아요.
선생님도 건강하시고 행복한 날들 되세요~^^'
'저도 살면서 임차인 중에서는 가장 감동적인 분을 만난 것 같습니다.
청소까지 된 빈 아파트를 보며 다시 이런 분을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일었더랩니다.
십만원을 더 보낼테니 함께 청소하신 분과 치킨이라도 시켜 드세요.
내내 건강하고 행운이 함께 하시길요.
제게는 행운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OOO계좌로 입금하겠습니다.'
'치킨은 엄마랑 먹겠습니다.
엄마가 넘 깔끔하셔서 제가.....ㅜㅜ
배려해 주신 건 엄마 용돈으로 드릴께요.
좋으신 집주인 분을 만난 인연으로
저도 늘 좋은 일만 생길 듯하네요.
고맙습니다.'
참으로 아름답고 기분좋은 이별입니다.
그렇다고 서로가 대단한 헌신과 희생으로 상대를 위한 것도 아니고
그저 상식적인 선에서 조금씩 배려를 해 준 것 뿐인데도
형용할 수 없이 흐뭇하고 세상이 행복한 충만감으로 가득찬 느낌입니다.
제 개인카페에서 퍼나르는 글입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잘 보고갑니다
잘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