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도서연구회 제주지회 캠프 후기

[제주살이 주원이네]

반갑습니다. 문화부 원연옥입니다.

어린이도서연구회 제주지회 캠프를 참여하는 동안 저는 열탕, 온탕, 냉탕을 왔다 갔다 한 느낌입니다. 올해 문화부 신입 회원이 없어서 작년에 이어 신입처럼 많은 배려를 받았습니다. 옆에서 캠프를 주최하는 문화부 회원들을 보니 누가 시키지도 않는데 손발이 척! 척! 너무도 잘 맞습니다. 어도연에 대한 애정이 차곡차곡 쌓여서겠지요? 문화부가 아니었으면 아마도 몰랐을 겁니다. 캠프를 잘 마치기 위해서 얼마나 회원들이 애쓰고 있는지를요.

재작년부터 빠지지 않고 참여하고 있는데 매번 기대 이상입니다. 심지어 아이에게 참여 여부를 물어보면 “거긴 못 참지!”라고 말할 정도랍니다. 특히 참여했던 프로그램 중에 기억에 남는 장면들을 아래로 모읍니다.

#1 댄스타임!

MBTI에서 E인 저에게 딱이였습니다. 몸이 풀리지 않았을 텐데, 술을 마시지 않아도 음악과 함께 흔드는 시간이 즐겁고 감사했습니다. 아이에게도 인상적이였나봐요. 오늘 아이가 등교하기 전에 아주 재밌게 이야기했거든요. 갑자기 엄마랑 자기가 닮았대요.

엄마 : “왜 그렇게 생각했어?”

아이 : “엄마 춤추는 거 보니 개그맨 같고 춤 잘 못추더라.”

엄마 : “오징어처럼 흐물거리는 게 꼭 닮았지?”

이렇게 캠프 끝나고 며칠이 지나도록 그 이야기들을 이어갑니다. 한동안은 이러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나로토 춤을 추는 아이들은 너무 멋져서 바라보는 내내 엄마 미소였고요.

#2 니책내책

아이 어릴 때 참여했던 아주 비싼 워크숍 같았어요. 행복에 겨워 다시 힘을 내서 육아를 할 수 있었던 그때의 기억을 소환했어요. 더군다나 어도연 회원들에게 들은 책들이 모두 다 흥미로워서 안 그래도 책 욕심 많은 저는 핸드폰에 메모하느라 바빴습니다.

제가 가져간 책은 『있지만 없는 아이들』이었어요. 「힐빌리의 노래」, 「가난한 아이들이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이 3편의 책은 좀 어두운 내용일 수 있지만요. 성장하기 힘든 주변 환경을 가진 아이들의 어려움, 자신의 힘으로 상황을 바꿀 수 없는 무력감, 중독에 쉽게 빠지게 되는 결핍의 현실을 잘 보여줍니다. 어도연 회원분들처럼 의식 있는 독자에게 추천할 수 있어요.

그리고 제가 선택한 책 조미자 작가님의 그림책 『불안』도 놀랍습니다. 제목을 보는 순간 갑자기 두 눈동자가 커졌지요. 자유로운 영혼인 아이를 키우면서 공교육이라는 제도가 저를 불안하게 합니다. ‘불안한 감정으로 아이를 통제하고 있구나’하고 알아차렸습니다. 다시금 사랑으로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믿어줘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저에게 딱 필요한 그림책을 만나는 니책내책 시간이 더 의미 있었습니다.

첫날 프로그램은 밤 11시에나 끝났습니다. 숙소에 돌아와서도 회원들은 다시 수다 삼매경에 빠졌습니다. 시끄러워서 잠을 잘 수가 없다는 아이에게 가방 속에서 발견한 『다락방 명탐정 2』를 읽어 주려고 했지요. 혹시 다른 아이들은 시끄럽다고 할 수 있어서 물어보니 책은 읽어도 괜찮다고 합니다. 역시 어린이도서연구회의 아이들!입니다. 옆에 아이들도 책 읽는 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들었습니다.

한밤중에야 수다에 합류!! 밤 꼴딱 샌 분들도 계시겠죠?^^ 저는 다음날 일정도 있으니 새벽 3시에 마무리!

#3 습지 탐방(생태해설사 오은주 회원님)

비가 오는 날이였어요. 다른 일정이 비 때문에 취소되느라 습지 탐방에 합류할 수 있었습니다.

“아싸!”

아이도 습지 탐방 따라가자고 나섰습니다. 막상 아이 친구들이 참여하지 않자 힘들다며 집에 가자고 징징댔지만 말입니다. 생태 체험을 좋아하는 제가 아이에게 넥슨 박물관을 가자고 제안해서 꼬셨습니다. 덕분에 먹물깍까지 완주하고 왔습니다.

논이 습지냐는 질문에 습지의 조건은 맞다고 대답을 했습니다. 그 순간 환경교육 때 농약을 쓰면 습지가 아니라는 것이 떠올랐습니다. 일부러 대답을 크게 하면서 아이에게 엄마도 사람들 앞에서 대답하기 힘들지만 용기를 내고 있음을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호텔 조식 같은 아침식사에 델문도 드립 커피까지 마시며 여러 가지로 값진 캠프로 꽝! 꽝! 기억하겠습니다. 특히 저희 문화부장님께 많은 지원에 대해 이 자리를 빌어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그중에서도 델문도 드립 커피라니, 최고네요! 저는 한 잔 더 마셨고요. 그리고 문화부 명희 님은 징징거림과 하소연을 다독이며 보이지 않는 뒤에서 받쳐주셨습니다. 이번 캠프에서 문화부 회원들의 노력이 엄청나서 다른 부서로 도망가고 싶을 정도였고요. 고마움을 표현하고자 후기를 쓰게 되었습니다.

이제부터 저도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유진]

재미난 글 잘읽었슴다~
문화부 함께해주셔서 감사해요~
귀한 행사후기 글도 감사하고요~

[정진영]

후기 잘 읽었어요~ 덕분에 즐거웠던 캠프의 기억이 새록새록 올라와 웃음짓게 되네요. 문화부 회원님들의 수고에 정말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