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인구 감소로 돌아선 이후
올해 9월 합계출산율이 0.81명으로
3년 연속 세계 최저를 기록했다
골드만삭스가 지난 8일 한국이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해 2060년대부터 경제 규모가 후퇴해 2075년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등 아시아 국가에 뒤처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전국 매체 뿐 아니라 지역 매체들까지 한국 상황의 심각성을 전하며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가십거리가 된겁니다.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들이 자신들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없다고 믿기 때문에 아기를 가지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는겁니다. 의대나 SKY에 진학하지 못하고 괜찮은 일자리를 얻지 못하면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도 '행복할 수 없는' '중퇴자(dropouts)'로 느끼고 있는겁니다. 우리나라는 선진적인 사회안전망도 부족할 뿐 아니라, 특히 '교육'이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정부가 그 동안 260조원의 예산을 투입했지만 길이 보이지 않습니다.
"교육에 집착하는 이 나라에서 아이들이 뒤처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사교육에 엄청난 돈을 쏟아 부어야한다. 나는 결혼이 없어도 친구들이 있으니 재미있는 삶을 가질 수 있다"
AI와 로봇의 시대에 전근대적인 '공정'을 외치며 '누가 나보다 더 잘 살지 않나?' 감시를 하며 미래 사회의 인재로 자식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남들 잘될까봐 그냥 공평하게 미래교육이건 뭐건 시험으로 줄세우기 하자고 하는겁니다. 아니, 지금 수능이 과거 형설지공 할 때 시스템인가요? 그땐 모두 가난했고 고액과외, 강남 대치동 학원, 연간 수천만원 하는 기숙학원 같은 거 없을 때였다는 사실은 왜 외면하는건가요? 수능 16개 대학의 반 이상, 명문대 70%가 교육특구, 재수 반수생이라는 사실엔 왜 눈감고 귀막고 있는걸까요?
줄세우기로 계급장 부여하는 상대평가의 교육시스템은 학우관계까지 흔듭니다. 학교를 경쟁의 링으로 만드는거죠. 자신이 공부하고 싶은 과목을 고르고, 필요없는 과목은 거르고, 시험이 아니라 토론과 발표, 프로젝트 수업하고 대학에서 배우고 사회에서 활용할 공부를 하는 학교. 더 이상 대학이 계급장이 아니고 개인의 특성과 희망을 존중하는 사회의 첫걸음입니다. 힘들어도 가야만 하는 길입니다
나도 학원은 보낼 수 있는데, 입학사정관제는(이미 외부 스펙, 부모 입김 안 닿는 학종으로 바뀐지 5년됐는데) 돈으로도 어쩌지 못하는 가짜 인턴, 논문, 봉사 해주는 거니 불공정하다고 합니다. 지방 학생의 70%가 인서울 갈 때 학종으로 가고 있다는 통계는 왜 안 보는걸까요? 보고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확증편향'의 사회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북한이 아무리 핵미사일을 쏴대도 그냥 그러려니..하는이러한 무신경과 안일함 속에서, 나라는 미래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내 편, 네 편으로 갈려서 신문기사에는 상대편을 폄하하고, 대통령과 가족을 조롱하고, 반으로 갈라지는데 그런 사람들마저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런 위기를 못 느끼고 있는 겁니다.
어떤 대입 제도가 되든간에 지금처럼 계층 간 이동이 '의사'나 '법관'밖에 없는 사회에선 학교 교육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입시경쟁, 사교육에 내몰리게 됩니다.그게 수능이던, 논술이던, 학종이던 마찬가지입니다. 단 수능과 내신 학원이 사교육의 99%라는 현실은 왜 외면하는지. 진실을 봐야 합니다. 서울대가 고려대가 왜 정시에도 학생부를 도입하는지, 왜 아이비리그가 SAT로만 뽑지 않는지, 왜 건국대 동국대가 교과전형에도 비교과를 30% 보는지, 그 이유를 알아야 합니다. 이런 '계급사회'의 교육에 내몰리지 않으려는 것도 '저출산'의 커다란 원인이라는 것을 대통령실도, 국회도, 교육부도 절실히 깨달아야 합니다.
벚꽃 피는 순서대로 지방대들이 문을 닫고 있습니다. 대학 정원이 수험생 수보다 많아지는 사회가 곧 옵니다. 1990년 18세 학령인구 92만명, 2021년 47만6000명, 이제는 40만명도 안됩니다. 이미 2022학년도에 대학입학정원이 만 18세 인구수보다도 많아졌습니다. 이게 남의 일인가요? 만18세 인구를 베트남에서 꿔올까요? 이런 상황에서 9등급 상대평가가 의미가 있을까요? 게다가 추가합격과 반수 중도이탈로 다시 의대, 약대 가려고 그나마 진학한 대학도 다니는 둥 마는 둥, 인문계 대학은 쉬운 어문학 계열 들어가서 로스쿨 노리고, 문과침공이라고 물리 화학 배운 학생들이 간판 올려서 인문계 학과 간 뒤 적응못하고 그만두거나 간판 따고 나와서 치킨 집 하는 상황. 심각합니다.
1970년대 초반에는 1년 동안 아이가 100만명씩 태어나기도 했습니다. 당시 정부가 적극적인 산아제한 정책을 펴면서 출생아수는 1970년대 후반 70만명대 후반으로, 1980년대에는 60만명대 초중반으로 계속 줄었습니다. 저출생이 본격적으로 사회문제화된 것은 2000년대 들어서면서부터죠. 2001년에는 60만명선이, 이듬해인 2002년에는 50만명선이 무너졌습니다. 최신 통계가 있는 2021년 출생아는 26만600명. 2022년 출생아는 전년보다 소폭 줄어든 25만명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 해 출생아 수가 50만명에서 25만명으로 반 토막 날 때까지 단 20년박에 안 걸렸습니다.
2024년은 유치원과 초등학교, 대학에 모두 인구감소의 타격이 큰 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내년에 대학 새내기가 되는 2005년생,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2017년생, 유치원에 들어가는 2020년생은 모두 전년보다 출생아가 크게 줄어든 해입니다.
내년에 줄어드는 고3 숫자, 25개 대학 입학정원 수준
2002년생들이 대학에 진학한 2021학년도는 사상 처음으로 대학 모집인원이 대입 지원자보다 많았던 해였습니다. 그해 대입 응시생은 재수생 13만명과 고3 40만3941명을 합쳐 약 53만명선이었지만, 전체 대학 모집인원은 55만명이었습니다. 2023학년도 대입에서는 일반대와 전문대를 합쳐서 54만1089명을 모집했습니다.
올해 수능을 치르고 내년에 24학번으로 대학에 입학하는 2005년생은 2010년대 이전 출생아가 가장 적었던 시기에 태어났습니다. 2004년 47만7000명이던 출생아 수는 2005년 43만8700명으로 3만8300명 급감했고, 이에 따라 올해 고3 학생 수는 39만8271명으로 지난해(43만1118명)보다 3만2847명 줄어들게 됩니다.
올해 11월16일 치러지는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인원은 역대 최소 규모인 41만5000명~41만9000명 수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수능을 보지 않고 수시모집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 등을 합치더라도 내년 대입 선발인원(51만884명)보다 응시인원이 약 4만~5만명 부족해지는겁니다. 숫자로만 보면 대입정원 1600명 규모의 대학 25개가 문을 닫을 수 있는 수준입니다.
올해 정시모집에서 14개 지방대 26개 학과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고 전국 68개 대학이 사실상 ‘미달’ 수준인 3대 1 미만의 경쟁률을 기록했는데, 내년에는 이런 현상이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역 명문대, 수도권 일부 대학들도 안심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한국인들이 그들의 부모나 조부모들과는 달리, 가족을 가질 의무를 느끼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들은 암울한 고용 시장의 불확실성, 비싼 집값, 성 및 사회 불평등, 낮은 계층 이동성, 잔인하게 경쟁적인 사회에서 막대한 육아 비용을 언급한다. 여성들은 또한 직장에서의 차별을 견디면서 육아를 떠안도록 강요하는 가부장적 문화에 대해 불평한다"
성 불평등으로 인한 좌절감, 공중화장실의 몰래카메라 등 여성을 대상으로 한 광범위한 디지털 성범죄, 사회 정의를 추구하는 사람들을 무시하는 문화도 문제입니다.
CNN은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를 소개하면서 그 원인으로 높은 부동산 가격, 자녀 교육비 등 경제적 요인과, 동성 결혼 및 비혼 커플의 입양 불허 등 사회적 요인 등을 지적했습니다.
초등학교에는 더 본격적인 인구절벽이 닥칩니다. 올해는 2016년생이, 내년에는 2017년생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데, 2016년은 한국 출생아 수가 40만명대에 턱걸이한 해, 2017년은 출생아 수가 처음으로 40만명 아래로 떨어진 해였습니다. 한국교육개발원 추계에 따르면 올해 초등학교 1학년생은 37만9373명, 내년 초등학교 1학년생은 34만1619명에 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가장 어린아이들이 다니는 유치원은 인구절벽의 최전선에 있습니다. 지난해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동안 전국 유치원 188곳이 문을 닫았습니다. 2020년 출생아는 27만2300명으로 첫 20만명대를 기록습니했다. 내년에는 초등, 유치원 취학대상 아이가 한꺼번에 8만5000명 줄어듭니다. 심각하죠? 이제 실감이 나십니까?
골드만삭스도 한국이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해 2060년대부터 경제 규모가 후퇴해 2075년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등 아시아 국가에 뒤처질 것이라 전망했습니다. 끓는 물 속에서 죽어가는 개구리처럼 서서히 침몰할 것이라는 경고입니다.교육이 바뀌어야 사회의 가치가, 국가의 미래가 바뀌고, 우리들의 인식이 바뀌지 않겠습니까? 그 날은 추수감사절이 되면 분명히 바베큐로 식탁에 올라가게 되는 '칠면조의 공식'처럼 분명히 다가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