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fpsdebCKUsk
저의 바로 전 글과 이어집니다!
:)
제니는 어찌됐든 로버트를 팔아야 했다
안타까운 현실이긴 하지만 로버트
못지 않게 냉혈한인 제니도 생계를
위해선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로버트에게 순종이라는
코드를 입력하여 주입하던 중
제니는 이상함을 감지 했다.
"분명... 전원은 꺼둔 상태인데
왜이리 살아 있는 느낌이지?"
로버트의 뇌와 연결해둔 장치에서
계속 경고음이 울리고
제니는 의아해 하지만
별 문제 없을 거라며 애써 안심하던 그때
제니는 말로만 들어보고 단 한번도
직접 본 적은 없었던 감정을 가진 로봇의
눈물이라는 것을 보게 되었다.
눈물처럼 눈에서 빛과 알 수 없는 물질이
스멀 스멀 연기처럼 피어 오르는 현상인데
아직 로봇 과학자들도 알아 내지 못 했지만
로봇이 이 증상을 보이고 난 후엔
뇌와 연결된 장치가 타들어가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인간들은 이 현상을 로봇의 자살 혹은 슬픔
그리고 마지막 발악이라고 부른다.
제니도 말로만 들어 익히 알고 있었던
이 흔치 않은 증상을 직접 보고 신기해 하던
것도 잠시, 저 증상은 로버트가
로봇으로 사느니 자멸을 택한 것과도
마찬가지 였기에 한시가 급했다.
"아... 안돼...!!"
제니는 이 증상의 해결 방법은
몰랐지만 왜인지 모르게 로버트를
껴안아야만 할 것 같았다.
제니가 껴안으면서 로버트의
전원이 켜지고 로버트는 갑작스레
자신의 품 안에 안겨 있는 제니가
당황스러웠다.
"뭐야...!"
"뭐하는 거야, 당신?"
"날 갖고 놀기라도 하는 거야?
그럴바엔 초기화 시키라고 했잖아!!"
영문을 모르는 로버트는 본능적인 슬픔으로
로봇의 눈물 증상을 보인 것이였기 때문에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고
그저 제니에게 화만 낼 뿐이였다.
"아니야. 당신 안팔거야."
"뭐...?"
"나랑 일하자. 그리고 같이 지내자.
로봇이지만 인간 대우 해줄게"
냉혈한 같던 제니도 스스로 자멸 하려는
로버트를 보니 마음이 약해지고
결국 제니는 로버트를 팔지 않기로 했다.
몇개월 후
둘은 와벽한 파트너가 되어 있었다.
로봇들이 존중 받지 못 하는
시대에서 로버트는 로봇의 몸으로
제니와 함께 인간들에게 로봇 거래를
하고 다녔고
제니의 유명한 실력 덕에
거래는 항상 성공적으로 성사 되었다
물론 가끔 사기단 처럼
제니가 로버트를 감정을 가진 반려 로봇이라며
홍보 하고 반려 로봇을 제작해 준다는
명목 하에 더 돈을 뜯어 내고는 했지만
그 역시 로버트도 제니에게
쿵짝을 잘 맞춰 줬기 때문에 가능한
사기이기도 했다.
실은 감정을 가진 반려 로봇은 불가능 했지만.
여튼 둘은 오늘도 한탕
크게 건지고
제니의 작업실로 돌아 왔다.
"로버트, 너 아까 연기 잘 하더라?"
"내가 한 연기 하지. 근데 너랑 스킨십
하는 연기는 해도해도 너무 어색하고 짜증나."
"로봇이라 닭살도 안돋을텐데
닭살 돋는 느낌이 나더라니까?"
"뭐 이자식아?"
"시키지도 않았는데 내 허리에
손 감은게 누구지?"
둘은 투닥 거리면서도 어느새 정이 들어
가고 있는듯 했습니다.
제니는 자주 로버트에게 이런 장난을
치고는 했었는데 그것은 바로
"어때? 이래도 별 감흥이 없어?
나 꽤 인기 많다?"
"..."
"왜왜 또 시작이네 이럴려고 했지?
지겹냐? 이 섹시미녀랑 사는게?
짜증내면 확 덮쳐 버린다!"
그때 대답 대신 로버트는 제니의 손목을
잡고는 가까이 다가 섰다.
"내가 로봇처럼 생겨서 생각을
못 하고 있나 본데 나 건장한 남자다?"
"그리고 너야말로 조심하지 그래,
내가 덮치면 어쩌려고."
매일 장난을 걸던 제니에게
크게 한방 먹인 로버트는
곧장 먼저 침대로 누웠다.
"하, 저게 진짜"
약이 바짝 오른 제니는 정말 로버트를
덮치려는듯 로버트를 깔아 뭉개고 앉았다.
그러나 로버트는 평소라면
침대에 누운 뒤 충전 해야 하기 때문에
전원을 껐을 터인데 멀쩡히 켜져 있는 로버트
"뭐야... 너 왜 충전 안하고 있어?"
"너 이럴 것 같았거든. 오늘은
진짜로 말이야."
로버트도 제니도 결국 건장한 남녀였고
항상 투닥 거리며 들었던 정은 어느새
사랑으로 변질 된듯 했다.
현 시대에서 로봇과 연애를
하는 인간들이 꽤 있었지만 제니는 그게
자신이 될 것이라고 상상도 못했었다.
자신이 만든 로봇과 사랑에 빠진다니
제니는 로버트의 얼굴을 볼수록
믿기지가 않았다.
비록 자신이 만든 로봇이긴 하지만
인간일 적의 로버트를 그대로
카피해 만든 것이니 로버트는 제니의
작품이 아닌 로버트 그 자체 같기만 하였다.
그렇게 둘은 어느새
서로에게 깊히 빠져 가고 있었다.
아직 로봇들이 존중 받지
못 하는 시대인지라 로봇과 인간의
연애는 손가락질 받는 행동이였고
그래서 둘은 항상 제니의 작업실에서
24시간을 붙어 지냈다
한정된 공간이지만
둘에게 필요한 것은 다 있는
이 공간이 로버트와 제니에겐
이 세상의 전부 같이 느껴졌다.
매일 작업실에 혼자 있을 로버트가
마음에 걸려 제니는 한동안
빈민가에 로봇으로 만들 인간을 구하러
갈 생각조차 하지도 않았다.
어느새 따로 자던 둘의 침대는
자연스레 하나의 침대가 되었다.
로버트는 자신이 인간일 적에
제니를 만났어도 사랑에 빠졌을까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분명 빠졌을 거라
확신하곤 했다.
비록 자신은 잠들지 못 하고 충전을 위해
전원을 꺼야 하는 몸이지만
언제나 제니가 먼저 잠드는 모습을
본 후에야 전원을 끄는 로버트였다.
로버트는 죽을뻔한 자신을 데려와 로봇으로
만든 것을 한때는 죽도록 끔찍한 현실처럼
느껴졌었지만 결국 사랑 앞에서 그 모든게
눈 녹듯 사라지고 행복만 남은듯 했다.
그러나 항상 행복함이란 거대한
벽 뒤에는 안보이는 진실들이
있기 마련이다.
제니는 충전 중이라 전원이 꺼진
로버트를 확인 하고는 조용히 일어났다.
그렇게 제니가 로버트 몰래
향한 곳은
"안녕, 로버트..."
바로 진짜 로버트의 몸이 있는
지하 창고였다.
로버트의 인간 몸은 지금
그저 껍데기에 불과한 상태다.
모든 기억,감정,욕구는 전부
로봇인 로버트의 본체에 주입되어 있었으니까.
몇개월 전, 로버트를 처음 데려온 날
로버트의 부상은 심각 했지만
사실 죽을 정도는 아니였다.
그러나 감정을 가진 로봇 장사꾼인 제니는
그 사실을 무시하기로 했었던 것이였다.
이 남자가 불쌍하긴 하지만
내가 먹고 사는게 더 급하지
라는 이기적인 생각으로
그렇게 로버트는 로봇으로
살아가게 된 것이였다.
그러나 상황이 달라진 지금,
제니는 너무나도 괴롭다.
사랑하게 된 로버트에게 다시
인간의 몸을 돌려 주고 싶었지만
여기에 로버트 몸을 숨겨둔 것 자체가 죄를
지은 것만 같아서 이 사실을 계속 미루고 미뤘다.
새벽에 잠깐 나가서 인간인 로버트를
본 후에야 제니는 로봇인 로버트의 전원을
켜주었다.
"좋은 아침이야~"
"어디 다녀 오는데 벌써 옷을
갈아 입고 있어, 제니?"
"잠깐 산책 다녀 왔어"
로버트는 자신의 인간 몸을 제니가
숨겨 뒀을 거라곤 상상도 못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리도 순수하게 제니의 말을 믿고 있었다.
어느새 로봇 생활에 적응이 된
로버트는 인간 시절에 대한 그리움도
점차 줄어들게 되었다.
지금은 이렇게 자신의 옆에
항상 있어 주는 사람이 있는 삶이
어떻게 보면 훨씬 행복한 로버트였다.
어머니를 떠나 보내고
집안과 연을 끊은 로버트에게
인간관계란 없었기 때문이다.
항상 묵묵히 더미들을 처리하며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감정을 차단하려 애썼었지만
외로움을 이기기가 제일 힘들었다.
그러나 로봇이 된 지금, 인간일 적
보다 더 감정을 표현하며 산다는 것이
로버트는 더 행복한듯 했다.
제니는 내내 작업실에만 있는
로버트가 안타까워 오늘 처음으로
로버트와 바깥에서 데이트를 해보려 마음 먹었다.
해가 진 빈민가는 위험하지만
로봇인 로버트와 함께라면
위험 할 것도 없었다.
처음으로 연인이 된 후
데이트 하는 기분을 내보는 둘은
그저 바깥에 나란히 서있는 것
마저도 믿기지가 않았다.
지금 현 시대에서 이 모습을
인간들이 바글대는 장소에서 보였다면
야유와 돌덩이들이 날라 왔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그걸 던지는 인간들도 감정을 가진
로봇을 갖고 싶어 하는 똑같은 인간들이지만.
어느새 걷다 보니 로버트를
처음 마주한 장소 까지 오게 된 둘
"여기... 너한테 기분 나쁜 장소 아니야?"
"아니, 널 처음 만난 장소인데 전혀."
"그래서 말이야... 여기서 말하고 싶었어 꼭.
비록 로봇이라 어디 가서 반지는 못 구해 왔지만
나... 제니, 너와 평생 함께 하고싶어."
달빛 아래서 로버트에게 청혼을
받을 거라곤 생각치도 못 한 제니는
그저 감동이 벅차 오르는듯 했다.
로버트의 인간 몸을 숨기고는
이렇게 로버트의 청혼을 받아 주는 것이
맞는가 싶었지만
당장은 이 사랑이 넘쳐 흐르는
현실을 부정하고 싶지 않은 제니였다.
"좋아, 무조건 좋아 로버트!"
그리고 청혼을 받은 이 날도
어김 없이 제니는 인간 로버트를 찾아 왔다.
"로버트... 나 이래도 되는 걸까?"
"이제 너한테 사실을 알려줘야겠지...
그치만 인간이 되고 난 후에도 네가 날
사랑 할까...?"
제니는 마치 몇백년 전
전래동화 이야기 중 하나인 선녀와 나무꾼에
나무꾼이 된 기분이였다.
로버트에게 인간 몸을 돌려 주면
배신감에 자신을 버리고 떠날 것만 같아서
오로지 자신의 이기심 하나로
로버트를 구속 하고 있는 것이였다.
그리고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의
끝은
선녀가 결국 자신의 옷을
찾는 결말을 맞이 한다.
그리고 선녀는 그 옷을 입고
하늘로 훨훨 날아가 버린다는
나무꾼에겐 새드엔딩
선녀에겐 해피엔딩일지 모르는 엔딩이다.
자신의 인간 몸을 발견한 로버트..!
과연 둘은 어떻게 될까요...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_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