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맥아피 천만불 매각제안 근거 제시하라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황 장 수
1. 일전에 나는 안철수 원장의 중요 신화의 기원이 되었던 『미국 맥아피사의 천만불 매각제안』 거절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이 사실은 안철수라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OOO씨라는 식으로 고등학교 <기술가정> 교과서(아래)에 실려있다. 또 이 교과서에 실린 인물은 거의 모두가 안철수라고 사실상 인식하고 있다.
나는 이 일화가 교과서에 실리기까지 나온 fact는 안철수의 인터뷰, 자서전 언급 등 본인의 『말』 밖에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내가 이 사실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믿을 수 없다고 단정하는 것은 매각제안 과정이 인수합병에 관한 구체적 관례와 rule을 완전히 벗어난 소설이나 만화 같은 일이기 때문이다.
2. 통상적으로 국제적 인수합병은 최종성사 이전에 수많은 복잡하고 시간이 걸리는 단계를 거친다.
① 먼저 L.O.I(letter of intent) 같은 인수합병에 대한 의사가 담긴 의향서가 전달된다.
② 두 번째 인수합병을 원하는 회사는 Feasible study(타당성 조사) 같은 자료를 기본으로 한 수익성 검토를 한다.
③ N.D.A(None Disclosure Agreement), N.C.A(Non Circumvention Agreement) 같은 인수합병 과정에서 비밀유지 및 속임수 방지 약정을 체결한다.
④ Data exchange, 즉 상호 자료교환이 있다. 인수 회사의 연혁, 손익계산서, 회계보고서 등 재무제표, 기술, 특허 등 주요 인수회사의 각종 주요 지표, 권리 등을 list up 한다.
⑤ 그 다음으로 Due Diligence(실사)라 불리는 과정이 등장한다. 이때는 컨설턴트, 공인회계사, 변호사 등 외부 전문가 등이 동원되어 인수회사에서 넘겨받은 각종 자료가 옳은지 사업성이 있는 것인지 확인한다. 이때 구체적 시장조사도 병행된다.
⑥ 그 다음 과정으로 변호사가 나타나며 전체 인수합병 기간 및 일정(schedule)에 대한 합의가 제시된다.
⑦ Exclusive Agreement(배타적 계약)으로 인수합병이 성사되거나 결렬될 때까지 다른 제3자와 인수합병 등을 논의하지 못하게 한다. 단 막바지 예상치 못한 부채 등 위험성이 등장하면 무효로 한다.
⑧ 본격 Negotiation(협상)과정에 들어가 구체적인 인수가격 등 인수조건에 대한 협의에 들어간다.
⑨ Price deal(가격협상)이 끝나면 양측 오너가 만나 최종 sign하고 모든 협상과정이 끝난다.
3. 일반적 상기 국제관례 이외에 국내 M&A 교과서 등에도 다음과 같은 절차가 명시되어 있다.
※ M&A 진행절차
1 M&A 전략의 수립
2 M&A 대상기업의 선정
1) 선정방법
2) 일반적 기준(General Criteria for Selection)
3) 실무 관점 판단 기준
3 M&A Team의 결성
4 M&A 교섭 시작
5 M&A 대상기업의 가치 평가
6 의향서(LOI, Letter of Intent)
7 M&A 계약의 체결
8 Due Diligence Review(실사)
9 Closing(종결)
10 Post-Merger Integration
Synergy 효과 제고를 위한 전략
4. 따라서 이 모든 과정과 약정, 서류교환 과정이 생략되고 맥아피 회장이 안철수 원장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천만불 매각제안을 했을 리는 없다.
안철수의 말이 맞다면 당연히 상기한 과정상에서 각종 인수절차에 따르는 상호 약정과 서류교환, 각종조사 등이 97년 6월 이전에 오랫동안 당연히 수반되었을 터이다.
미국의 유수한 회사는 대부분 전문경영인(CEO) 체제이기에 오너 임의로 즉석 인수합병은 하지 않는다. 심지어 마피아들이 마약 거래를 할 때에도 마약의 질과 성능, 원산지, 상대의 신뢰성 등에 대한 까다로운 절차를 거친다.
안철수의 맥아피 인수합병에 대한 자신의 그간의 진술이 맞다면 인수합병에서 오고 간 상기한 각종 서류 등이 당연히 있을 것이니 이를 근거로 제시하기 바란다.
5. 정치인은 기업인 보다 훨씬 높은 윤리, 도덕적 잣대와 신뢰성이 요구된다.
한 정치인이 되기 이전의 살아온 과정에서 도덕, 윤리, 신뢰가 중요한 것은 『평소 그가 정치를 염두에 두지 않았을 때 어떤 수준의 윤리, 도덕, 신뢰를 가진 사람』인가를 여실히 보여주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정치인은 정치 입문 이후에는 가식과 허위의 삶으로 자신을 포장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미국이나 선진국의 주요 선거에서 그 사람이 정치 입문 이전 시절에 비즈니스, 사생활, 대인관계 등에서 하자가 없는 인간이었는가를 면밀히 검증하는 것이다.
따라서 안철수 신화의 출발이 되었던 맥아피 1000만불 매각제안 스토리의 진위는 오늘날 안철수의 신뢰와 도덕성의 기준이 될 수 있는 사안이다.
기왕에 의혹이 제기된 마당에 안철수는 맥아피 매각제안에 대한 말이 아닌 객관적 자료를 제시하기를 바란다.
한쪽의 일방적인 말만 듣고 교과서에 실릴 수는 없는 것이며 전설이 되어서도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