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들, 영양 자작나무숲을 찾아, 봄맞이
문경새재 옛 과거길을 올랐다.
봄맞이 하러 올랐다.
요 며칠 전만 해도 얼었던 길이었다.
그런데 그 사이에 질척했다.
계곡의 물소리가 세찼다.
언 땅이 녹았다는 증표였고, 물이 불었다는 증표였다.
계곡 건너 응달의 바위에는 아직도 고드름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지만, 양지쪽으로는 쌓인 눈이 하나도 없었다.
고드름도 이제 곧 녹을 판이겠다 싶었다.
새소리도 청아했고, 나뭇가지에는 초록의 움이 트고 있었다.
완연한 봄소식이었다.
곳곳의 그 봄소식이 우리들 마음을 들뜨게 했다.
그 마음으로 그 옛날 현감들이 관인(官印)을 주고받으며 업무 인계인수를 했다는 교귀정(交龜亭)까지 올랐다.
더 오르고 싶었지만, 이날은 거기까지 만이었다.
서울로 되돌아가야할 일행들의 발걸음 때문이었다.
훗날을 기약하며, 아쉬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