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계 지역구 노리던 비명계들 줄줄이 공천 탈락
‘이낙연 신당’ 설득 없는 리더십 실종에 ‘한나땡’만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총선 공천 초기 단계부터 내홍을 겪고 있다. 비이재명계 인사들이 줄줄이 탈락하면서 벌써 ‘비명 학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최성 (전 고양시장)과 김윤식 (전 시흥시장)이 공천 검증위의 ‘부적격’ 판정에 이의신청을 냈지만 모두 기각됐다. 이들은 친명계 의원과 조정식의 지역구 출마 희망자였다.
이의신청이 기각된 이창우 (전 동작구청장)도 검증위원장을 맡은 김병기의 지역구 출마를 준비해 와 ‘친명 공천 사유화’ 논란이 인다. 심지어 텃밭인 호남에서도 ‘친명 후보자 명단 12인’ 사진이 돌고 ‘찐명’ 마케팅을 벌이는 후보가 있는 등 공천 과정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온다.
이 와중에 친명계 인사들의 경우 이재명의 강성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들이 구명 운동을 벌여주고 있다.
민주당은 민간인 고문치사 연루 의혹을 받은 정의찬을 적격 판정했다가 비판 여론이 일자 부적격으로 바꿨다. 이 과정에서 당내 전대협 세대와 한총련 세대 간 갈등까지 노출됐다.
친명계인 이경은 보복운전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아 부적격 판정을 받았지만, 강성 지지층이 당사로 몰려와 옹호 시위까지 했다. 이러니 “수령 체계를 닮아 간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밥그릇 갈등이 심해지자 정세균·김부겸이 그제 회동해 공천 잡음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이낙연은 연말을 당 혁신 조치 시한으로 제시하며 신당 창당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에 이의신청이 기각된 인사들이 신당 합류 의사를 밝힌 것을 보면 ‘비명계 죽이기’가 현실화했다가는 원심력이 커지면서 당이 공중분해할 가능성마저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이재명은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사법 리스크에 갇혀 있을 뿐 ‘이낙연 신당’을 막을 설득 노력조차 하지 않고, 공천 논란에도 입을 닫고 있다.
송영길이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구속됐지만 “이미 탈당했다”는 핑계를 대며 당 차원의 사과조차 없다. 당의 변화를 촉구하는 비명계 의원들의 의견에 귀담아들을 내용이 있음에도 응답한 적이 없다.
이재명과 친명계 주류가 윤석열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만 믿고 총선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면 착각이다.
국민의힘은 오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출범시키고 본격적인 총선 준비에 나선다.
여당에선 70년대생인 한 위원장이 ‘789세대’(70·80·90년대생)를 내세워 민주당 주류인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생)를 퇴출하자는 세대교체론까지 분출 중이다.
반면에 민주당에선 ‘한나땡’(한동훈 나오면 땡큐)이라는 허세만 보일 뿐 어떠한 쇄신 움직임도 없다. 상대 실책만 바라며 변하지 않는다면 선거의 키를 쥔 중도층의 냉혹한 심판을 피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