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노총각 장가가기 프로젝트 <나의 결혼원정기> 언론 공개 |
- "사랑의 순수함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올 10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된 정재영, 유준상, 수애 주연의 영화 <나의 결혼원정기>(감독 황병국, 제작 튜브픽쳐스·공동제작 돈키호테 홀딩스)가 13일 오후 1시 시네마테크 부산에서 기자시사회를 가졌다. <나의 결혼원정기>는 국내 최초 우즈베키스탄 로케와 '노총각의 맞선여행’이라는 신선한 소재, 연기파 배우 정재영, 수애, 유준상의 연기 호흡으로 제작 시점부터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이날 시사회에는 제작사 튜브픽쳐스 황우현 대표와 황병국 감독 그리고 주연배우 정재영, 유준상, 수애 등이 참석했다.
<무사>의 조감독을 거쳐 데뷔한 신인 황병국은 감독은 "폐막작으로 선정돼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라며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영화에 대해 감독은 "농촌노총각 2명이 결혼하기 위해 우즈베키스탄으로 가는 이야기"라며 소개하고 "결혼에서 출발하는 이야기지만 그들의 가족과 우정, 사랑을 그리고 싶었고 사랑의 순수함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연출의도를 밝혔다.
극중 라라를 탈북자로 설정한 이유에 대해선 감독은 "우연히 호텔에서 방송을 보다가 탈북자가 중국 대사관을 넘어가는 장면을 보고 인상적이었다. 영화에서 만택이 처음으로 프로포즈하는 여자가 라라 밖에 없는데, 이 둘의 만남이 안됐으면 하는 바램이었고 그래서 처음에 고려인으로 설정해봤지만 이상했고 결국 탈북자로 선정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단지 라라의 캐릭터가 탈북자였다는 정도이지 탈북자에 대한 크게 염두에 두고 작품을 만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 감독은 "농촌 총각을 비하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상황의 극대화를 위해서 약간 과장한 것뿐이다"고 말하고 "내 고향이 경북 예천이라 쉬운 예천 사투리를 선택했고 예천 사투리는 부산이나 대구와는 또 다른 맛이 있다"며 "사투리 때문에 관객들에게 대사전달이 안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중요한 대사에서는 덜 사투리를 쓰게 했고 뉘앙스로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은 사투리를 그대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극중 38살의 쑥맥 노총각, 만택 역을 맡은 정재영은 "감독님께서 아직 90%만 완성된 영화라고 하셨는데, 앞으로 10% 더 다듬어서 개봉할 때는 120% 완성된 영화가 됐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작년에 <아는 여자>로 부산영평상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지만 아는 분들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나의 결혼원정기>로 제대로 초청을 받아서 기분이 좋다. 한편으론 심사 받는 느낌이라 상당히 떨리고 긴장된다"고 덧붙였다. 공교롭게도 <귀여워>, <웰컴 투 동막골>에 또 다시 사투리 연기를 하게된 그는 "정말 나는 사투리 전문배우가 아니다"며 "사투리 연기는 얼마만큼 자연스럽게 해야되는지 애매한 부분이 있다. 예천 사투리는 빠르고 건조하고 투박하지만 내가 맡은 만택이라는 인물은 한 박자 느린 사람이다. 그래서 충청도나 강원도에 가까울 수 있게 조율하면서 사투리 연기를 했다"고 밝혔다.
만택의 둘도 없는 친구이자 바람둥이 노총각 희철 역을 맡은 유준상은 "영화 보는 내내 우즈벡에서의 생활이 생각이 나서 가슴이 뭉클했다"며 소감을 밝히고 "영화를 준비하는 몇 달 동안 캐릭터를 어떻게 만들어야될지 막막했는데, 촬영 당일날 미용실에서 파마를 했고 심하게 곱슬이 된 내 머리를 보고 자신감이 생겼다. 이런 상태로 하면 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 이후로 거울 한번도 촬영에 임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사투리가 틀리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약간 틀려도 예천 분들이 먼저 너무 똑같다고 해줘서 자신감을 가지고 사투리 연기를 할 수 있었다"며 "예천 특유의 사투리들이 많이 살리지 못한 같아 아쉽지만 그분들의 순박하고 솔직한 모습을 담아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신분을 감춘 채 우즈베키스탄에서 현지 통역관으로 일하는 라라 역의 수애는 "부산영화제에 처음 참석해서 설레는 마음이 있었는데, 영화가 폐막작으로 선정되고 또, 평가받는 자리이기 때문에 많이 설레고 떨린다"며 소감을 밝히고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좋은 느낌을 가지고 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녀는 "50도에 육박하는 날씨 때문에 너무 힘들었다"며 촬영과정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영화 <나의 결혼원정기>는 서른 여덟이 되도록 여자 얼굴도 똑바로 못 쳐다보고 말 한마디 먼저 못 건네는 쑥스러움 많은 농촌노총각 만택(정재영 분)이 그의 둘도 없는 친구이자 농촌계 작업맨 희철(유준상 분)과 함께 신부감을 찾아 우즈벡으로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두 시골 노총각은 현지 통역관 라라(수애 분)이 만나 맞선 대장정을 펼친다. 희철과는 반대로 맞선을 보는 족족 퇴짜를 맞는 만택은 자신의 통역을 맡은 라라의 개인교습을 받으면서 조금씩 그녀에게 끌리게 되지만 탈북자 신분을 숨긴 라라는 거절하고 만다. KBS 다큐멘터리 '인간극장-노총각 우즈벡 가다'를 모티브로 한 영화는, 농촌 노총각들이 장가 한번 들기 위해 펼치는 눈물겨운 몸부림과 애환을 유쾌하게 그리고 있으며 또 한편으로, 두 노총각이 우정 속에서 진실한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농촌 노총각의 국제결혼'이라는 한국 농촌사회의 씁쓸한 한 단면을 보여주지만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를 만들어낸 두 연기자의 열연으로 한껏 웃음을 선사하며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반면, 기존의 방송에서 다뤘던 내용과 크게 벗어나지 않는 스토리로 인해 후반으로 갈수록 힘이 떨어진다.
순박한 시골 노총각들의 결혼원정을 그린 <나의 결혼원정기>는 14일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상영된 뒤 오는 11월 23일 개봉할 예정이다. [나의 결혼원정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