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대구에서 방문해 주신 이기철 시인님 일행을 빙상경기장에서 다시 뵈었습니다. 이기철 시인님, 김기대 前 도의원(경북)님, 김태신 회장님 그리고 강화백님. 작년 정천모 선생님 시낭송 콘서트 이후 오랜만에 뵈었습니다. 지난 성주, 해인사 회합에는 참여하지 못한 관계로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유명한 시인과 그것도 멀리 고군산 군도의 외딴 섬까지 가서 이틀간을 보낸다는 것이 너무도 설레임이고 기쁨이었습니다.
장수의 한병태 前 도의원(전북)님의 차에 김성주 선생님과 함께 몸을 실고 비응항을 지나 신시도에 도착했습니다. 잠시 휴게소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다른 일행도 도착하고, 짐도 준비하다가, 장자도로 들어가는 배를 탔습니다. 30분 남짓. 선체에 부서지는 바닷물이 요란한 속도로 솟구치고 떨어지는 모습. 조용한 섬에 도착하였습니다. 약간 따분한 느낌도 들 정도로. 옛날 고려 개국공신인 윤신달 장군의 유배장소여서 주로 윤씨 집성촌이기도 하고 나중에 들은 말씀으로 매월당 김시습도 이곳을 다녀간적이 있다고 하셨던 것 같습니다.
예정된 펜션에 여장을 풀고, 잠시 김성주 선생님과 복분자에 담소를 나누고 있다가 한 두분씩 오시더니 마침내 이기철 시인까지 오셔서 자리를 함께하셨습니다. 김현숙 선생님의 성악 한곡도 들었던 것 같고. 아마도 이기철 시인께서 작사하신 노래였던 것 같습니다. 가사 하나하나 짚어주시는 것이. 해가 뉘엿뉘엿해질 무렵 꼬불꼬불 섬 도로를 함께 걸었습니다. 펜션 오른편 저 쪽 등대 있는 곳까지. 돌아오는 길에 어느 선착장에서 시낭송(최현숙·정천모·김영이선생님)을 하고, 이기철 시인님의 감회를 듣고, 김태신 회장님의 소감도 들었습니다.
이기철 시인님, “대구-전주의 이 같은 영·호남 유대가 오래 지속되길 바랍니다. 문학적으로도 시한 편 남는다면 더 없이 좋겠습니다. ‘세월호’를 추모하는 검은, 노랑이 슬픔과 희망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오늘 이 자리 건설적인 자리가 되길 바랍니다. 모두 애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김태신 회장님, “여러분의 성의와 준비에 감동했고 감사드립니다. 이기철 시인을 모시고 있는 것이 참 영광이라 느꼈습니다, 모두 감사드립니다”.
준비한 꽃으로 세월호 희생자를 위해 장자도 바닷가에 산화(散花).
저녁식사는 아마도 장자도에서 잡은 싱싱한 생선회와 소주한잔. 한병호 선생님께서 덕담도 해주시고, 새시로 선생님 열심히 카메라 셔터를 누르시는 것 까지 기억이 남는데. 밤이 깊어갔습니다. 새벽 늦도록 시에 대한 열정은 식을 줄 몰랐다 합니다.
이튿날 아침. 일찍 산(대장봉)에 다녀오시고 전북죽으로 식사를 마치고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시 짐을 챙겨 다시 장자도를 나왔습니다. 펜션 주인장께서는 과거 김제 금산사 주지이셨던 월주스님께서 일행 여덟 분과 이곳에서 1박을 하시며 머무른 바 있으셨고 건물터도 풍수지리를 고려하여 잡아주시고 하셨다는 말씀도 해주셨습니다. 정천모 선생님 돌아오는 선상에서 얼씨구 절씨구 춤 한바탕, 유명희 부회장님의 재치로 선장에게 제안을 해서 뱃머리를 돌려 무녀도, 대장도 등을 선회하면서 덤으로 구경도 하며 돌아왔습니다. 언제 다시 만날까! 선유도, 무녀도, 장자도 ~
배에서 내려 돌아오는 길에 신석정 시인 문학관에 이기철 시인님 일행과 같이 들렀습니다. 안내로 먼저 동영상을 시청하였습니다. 신석정 시인은 일제 때 창씨개명을 거부하신 매우 독보적인 분이셨고 목가적인 시인인가 저항시인 인가 정의하기 어렵지만 두 가지 측면 모두를 추구하셨던 분이셨다는 이야기를 알 수 있었습니다. 문학관 김환생 선생님의 안내로 차도 한잔 마시고, 문학관의 이곳저곳도 들러보고 기념촬영도 한 컷. 그 분의 인생관이 인상적입니다. ‘지재고산유수(志在高山流水)-뜻을 높은 산과 흐르는 물에 두다’.
문학관을 나와 만경강 휴게소 도로를 지나, 김제 폴리텍 대학을 거쳐 김영이 선생님 작업실이기도 한 시골집에 도착하였습니다. 어린시절 부모님과 사셨던 집이셨다 하고 지금은 잘 보수하여 작업실로 쓰시는 것 같습니다. 너무 한적하고 아늑한 집이었습니다.
맛있는 삼겹살로 점심을 하고, 김복남, 정천모 선생님께서 시낭송도 해 주신 작은 시낭송 콘서트도 갖었습니다. 김복남 선생님께서 가족분들과 같이 오셨고, 이기철 시인님 말씀도 듣고 싸인도 받고 조용한 농촌시골집에서 망중한의 한때를 보냈습니다. 이기철 시인님의 말씀, “ 여러모로 고맙다. 나누어 드린 리플렛에 적힌 시는 나의 최근작의 시(詩)이다. 최근 발간한 시집에도 실린 시이다. 7월에 장수에 다시 올 예정이다. 그때들 많이 뵙시다”. 김영이 선생님 댁 마당 한켠 빨갛게 활짝 핀 모란이, 오후 따가운 햇빛에 아직 얼굴을 밝게 드리우고 있었습니다.
아쉬운 석별. 대구로 향하시는 시인님 일행의 멀어져 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아쉽지만, ‘회자정리(會者定離) 거자필반(去者必反)’ 마음을 달래며 발길을 돌려 전주로 귀환하였습니다.
이번 행사를 총괄 준비해주신 정천모 선생님 이하 회원분들께 감사를 드리며 멀리 대구에서 내왕해 주신 이기철 시인님 및 일행분들께 심심(深心)한 감사를 드립니다. 모두 건승, 건필하시길 기원드리며, 감사합니다.
첫댓글 아. 그러셨군요.
세월호 일도 있고해서 안 가시는 줄 알았는데..
이럴 줄 알았음 비응항에서라도 뵈었을 건데..
언제나 디테일한 후기..오늘도 잘 보았습니다. 고맙습니다^^
'물빛'님의 관심과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