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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을 잘 쓰고 싶은 분들을 위해
인터넷 첨삭 지도합니다
■ 김경민
- 서울대 법대 졸
- 전 유레카논술구술 강사, 전 논술이데아 강사, 전 미래탐구(언어의 빛) 논술 대표강사
- 인터넷 수능방송 스카이에듀 논술강의
- 공동저서: <논술의 신>, <구술의 신>, <고전탐구의 신>, <논구술 영어, 난 자신 있어>
- 2003년부터 현재까지 7년째 논술구술 지도, 1:1 대면 및 지면 첨삭 경험 풍부
■ 첨삭의 필요성
- 남송 시대의 구양수는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다독(多讀)하고(많이 읽고), 다작(多作)하고(많이 쓰고), 다상량(多想量)(많이 생각하라)”고 했습니다. 이것은 지금도 아주 타당한 말입니다.
- 하지만 글을 잘 쓰고자 한다면 첨삭을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첨삭은 논제와 제시문에서 자신이 놓친 것을 깨닫고, 자신이 생각하지 못한 것을 새롭게 배우며, 자신이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것을 알아나가는 과정입니다. 따라서 첨삭 지도를 통해 논술 실력을 보다 빠르게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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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지면첨삭을 해서 학생 메일로 보내줍니다.
- 학생이 첨삭 내용에 대해 질의하면 답변을 해드립니다.
- 첨삭받은 걸 바탕으로 학생이 자기 글을 다시 작성해서 보내면 다시 간단히 평가 및 첨삭해 드립니다. 여기까지가 1회 첨삭에 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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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락처
여기로 질문 및 첨삭 요청을 해 주시기 바랍니다. 메일을 보내주시면 전화로 상담할 수 있습니다.
■ 첨삭 샘플
2005대입 서울대 모의논술(기계와 시장체계) 학생글
* 서울대 법대에 합격한 대원외고 학생의 글입니다
산업혁명을 계기로 인류는 새로운 형태의 문명을 체험한다. 자연에서 얻은 원료를 대부분 자급자족으로 소비했던 상태를 벗어나, 규격화된 상품을 대량 생산해내는, 이른바 기계문명으로 접어든 것이다. 앨빈 토플러가 제2의 물결로 지적했듯이, 기계에 의한 산업혁명은 인류의 삶을 급속도로 변화시켰고, 오늘날까지도 우리는 그 영향권 아래 놓여 있다.
물론 처음부터 기계의 영향력이 막대했던 것은 아니다. “대량의 상품생산, 기계에 투입될 원료의 지속적인 공급, 화폐에 의한 생산요소의 구매” 등과 같은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기계는 기반이 허약한 생산수단에 그칠 뿐이다. 그러나 사회성원들의 행위동기가 ‘이윤동기’로 변화하고, 거래수단이 화폐로 대체되는 등 자본주의 경제의 기본 토대가 마련된 이상, 기계는 막강한 생산수단으로 거듭난다. 원료와 노동이 시장에서 구입되고, 기계는 이러한 자연적, 인간적 실체를 상품으로 전환시킨다. 생산물들은 역시 시장에서 판매, 구매된다. 중요한 것은 기계에 의한 상품생산이 빠르고 효율적인 ‘대량생산’이라는 점이다. 끊임없이 상품이 생산, 거래되는 과정에서 시장체제는 필연적으로 발전한다. 이제 모든것은 기계의 의해 상품화된다. 오늘날 인간생활을 지배하는 컴퓨터(인터넷)는 결혼, 교육 등 상상할 수도 없었던 영역마저 거래의 대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입력된 개인의 신상정보는 미리 정해놓은 평가요소에 맞추어 점수화되고, 결혼 중매 시장에 아이템으로서 공급된다. 교육의 경우, 미디어 파일로 제작된 강의가 학생들에게 상품으로 제공되고, 학생들 사이에서도 거래된다. ‘원료공급→기계→규격화된 상품’의 도식은 산업혁명이래 오늘날까지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있다.
기계의 영향력은 단순히 거래 대상으로서의 상품 생산에만 그치지 않는다. 끊임없는 기계의 발전은 교통수단의 혁신으로도 이어져, 또다시 모든 것들을 변화시키고 있다. 철도, 항공 교통은 전통적인 시공간의 개념을 여지없이 무너뜨렸다. 과거, 격리된 두 공간은 사이의 공간을 통해 그 의미가 규정되었다. 사이 공간의 존재는 곧 두 공간의 ‘고립’을 의미했고, 각 지역의 고유성을 가능하게 했던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교통수단은 시공간의 제약자체를 약화시켰고, 모든 지역을 연결시킴으로써 균질적 공간으로 변모시켰다. 공간성의 약화는 시장체제 내에서도 매우 중요한 현상으로 작용한다. 기계에 의해 대량생산된 상품들은 수요가 창출된 지역으로 ‘유통’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교통수단은 상품의 신속한 유통(운송비 절감)을 주도함으로써, 배후지역을 넓혀나가게 된다. 시장체제에 근거한 자본주의 영향권이 확대되는 것이다. 최근 개통된 경부고속철도, 동북아시아 물류거점으로 작용하길 기대하는 인천국제공항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그 기능을 이해할 수 있다. 배후지역의 확대가 국토전체, 더 나아가 대륙으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결국 기계의 발전은 공급된 원료를 대량으로 상품화시키고, 나아가 그 상품의 효율적 유통도 확산시키게 된다. 기계를 통해 결정적으로 자본주의는 성장할 수 있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인류를 ‘절대적 빈곤이 일반화된 상태’에서 구원해 주었다. 기계에 의한 끊임없는 생산이 인류 전체의 물질적인 부를 증대시켰던 것이다. 과거와는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의 윤택한 생활이 가능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와같은 결과는 피상적인 것에 불과하다. 기계의 발전이 인간에게 미친 영향을 긍정적으로만 바라볼 수는 없다.
‘사회적 관계’라는 측면에서 산업화 초기 기계의 발전은 ‘생산수단으로서의 기계를 소유한 자’와 ‘소유하지 못한 자’를 명확하게 구분했다. 무산계급인 노동자와 유산계급인 자본가, 사업가의 경제적 불평등은 기계가 발전할수록, 자본주의가 성장할수록 깊어져갔다. 노동자들이 주도했던 ‘러다이트(기계파괴)운동’ 역시 극한적 상황에 처한 그들이 택할수밖에 없었던 몸부림이었을 것이다. 기계의 발전으로 촉발되었던 빈자와 부자의 경계선은 오늘날까지도 허물어지지 않고 있다.
‘문화적 양식’의 측면에서 역시 기계는 많은 것을 부정적으로 변화시켰다. 기계의 본질은 신속하고 효율적인 대량수단과 유통을 의미한다. 기계에 의해 주도되는 자본주의 경제체제는 모든 생산과 거래가 기계적인 리듬에 의해 이루어진다. 현대사회의 개인 역시 생산과정에 참여하는 ‘부분’으로서 이러한 기계적 리듬, 빠름의 문화에 적응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도태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산업혁명 이후 많은 세월이 흐른 지금 현대인들은 속도를 지상가치로 여기게 되었다. 미하엘 엔데의 소설 <모모>에 등장하는 도시인들처럼, 시간의 경제적 가치를 절대화하고, 느림을 태만으로 간주하게 되었다. 시험, 음식, 인간관계등 모든 생활양식이 속도의 지배아래 놓이게 된다.
종합해볼 때, 기계의 발전이 인간의 삶에 미친 부정적 영향은 사뭇 크다. 지속적 성장을 거듭했던 자본주의는 빈부격차를 극대화시켜, 빈자의 생활을 황폐화시켰다. ‘인간의 얼굴을 상실한 자본주의’란 말은 기계 메커니즘에 의해 앞만 보고 달려가는 무서운 자본주의를 형상화한 어구일 것이다. 또, 기계적 리듬에 종속당한 현대인들의 모습도 큰 의미를 지닌다. 기계의 본질이 효율적 상품화와 유통이라 하더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기 위한 수단적 가치를 지닐 뿐이다. 그러나 지금 수단으로서의 효율성은 목적으로 대체되고 절대화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주체이어야 할 인간은 효율성의 수단으로 전락하는 ‘소외 현상’을 체험하게 된다. 인간자체가 하나의 기계로 변모한 것이다.
기계발전의 긍정적 측면에 너무나도 매료된 나머지, 지금까지의 우리는 기계로부터 파생되는 수단적 가치를 절대화시켜왔다. 이제 기계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부정적 영향을 사회적으로 통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서울대 모의논술 학생글 평가/김경민
- 학생의 논술 실력은 정말 뛰어난 편입니다.
첫째, 학생은 논제의 요구를 충실하게 반영하고 있습니다. 논제는 “두 제시문의 논지를 발전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산업혁명 이후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기계의 발전이 미친 영향을 서술하라고 했습니다. 학생은 산업혁명기 기계의 발전이 미친 영향에다가 컴퓨터(인터넷)이 미친 영향을 보충해서 서술하고, 철도의 발전이 미친 영향에다가 경부고속철, 영종도 신공항이 미친 영향을 연결해서 쓰고 있습니다. 또한 논제는 두 제시문의 논지를 ‘연결’시킬 것을 요구했는데, 이에 대해 학생은 철도, 항공 등 교통수단을 통해 대량생산된 상품을 ‘유통’시킨다는 점을 잘 서술했습니다. 또한 학생은 기계의 발전이 (1) 사회적 관계와 (2) 문화적 양식을 어떻게 변화시켜 왔는지를 서술하라고 했는데, (1) 사회적 관계에 대해서는 ‘기계와 같은 생산수단을 가진 자본가와 가지지 못한 노동자로의 분화’를 다루고 있으며, (2) 문화적 양식과 관련해서는 인간이 기계적 리듬, 빠름의 문화에 적응해야 하는 상황을 잘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논제는 마지막으로 이런 변화가 지닌 ‘의미’를 서술하라고 했는데, 인간이 기계에 예속되고 ‘소외’당한다는 점을 잘 밝히고, 그 대안으로 ‘기계가 미치는 영향에 대한 비판적 검토와 사회적 통제’를 적절하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학생은 논제의 요구에 맞추어 글을 체계적으로 쓰고 있기 때문에 글이 전반적으로 논리정연하며, 점차 논의가 확대발전하는 구조를 잘 갖추고 있는 편입니다.
둘째, 학생은 풍부한 배경지식, 다양한 상식을 바탕으로 글을 심도 있게 작성하고 있습니다. 앨빈 토플러의 ‘제2의 물결’, 결혼정보회사의 ‘정보’ 상품화, 인천국제공항의 의미, 러다이트 운동(기계파괴 운동), 미아엘 엔데의 소설 <모모>에 나오는 도시인들의 시간 관념, 현대인들의 속도 지상주의 문화, ‘인간의 얼굴을 상실한 자본주의’ 비판, 인간소외 등을 통해 학생의 배경지식, 상식이 상당히 풍부하고 다채롭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학생은 배경지식을 적재적소에 잘 배치하여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글이 더욱 빛나고 힘이 넘칩니다.
- 학생의 논술은 전반적으로 훌륭하지만, 다음과 같은 점을 보완했다면 더 나았을 것입니다.
3쪽. “기계의 영향력은 단순히 상품 생산에만 그치지 않는다”면서 “교통수단의 발달”로 인한 “상품 유통의 혁신”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시문 1을 고려해볼 때 대량생산을 위해서는 ‘원료를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한두 군데에서만이 아니라 여러 곳에서, 가까운 지역에서만이 아니라 먼 거리에서도 원료를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교통수단의 발달”은 “상품유통의 혁신”만이 아니라 “원료공급의 혁신”도 이루어낼 수 있게 했습니다. 이에 대한 지적이 빠져 있습니다. 더 나아간다면 “교통수단의 발전”은 대량생산에 필요한 두 요소(원료와 노동력) 중 하나인 노동력을 풍부하게 공급할 수 있게 했습니다. 농촌의 농민들은 기차를 타고 공장이 밀집해 있는 도시로 몰려들 수 있었고, 이것 또한 대량생산을 가능케 한 주요한 요인이 됐습니다. 제시문 1에서는 기계를 통한 대량생산이 ‘원료’(자연)와 ‘노동’(인간)을 상품으로 바꾸어 ‘시장’에서 마음껏 사고팔 수 있게 했다고 했는데, 철도와 같은 교통수단은 (생산된 상품의 판매를 촉진시켰을 뿐만 아니라) 이 과정(생산의 두 요소를 공급하는 과정)을 더욱 촉진시켰던 것입니다. 이것을 지적함으로써 “원료와 노동력을 풍부하게 공급 -> 대량생산 -> 광범위한 지역으로 신속하게 상품을 판매하는 것” 전반에 걸쳐 기계가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지적했다면 더 좋았을 것입니다.
학생은 기계를 통한 대량생산, 기계(철도)를 통한 상품의 대량유통을 설명한 다음, 기계가 미친 ‘사회적 관계’, ‘문화적 양식’을 따로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대량생산, 대량유통과 ‘사회적 관계’, ‘문화적 양식’ 문제는 분리되기 어려울 정도로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는데, 학생의 글에서는 분리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기계를 통한 대량생산과 대량유통은 모든 것을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으로 바꾸어놓았습니다. 제시문1이 지적하듯이 자연인 토지, 원료와 인간인 노동력까지도 상품으로 바꾸어버렸습니다. 과거 봉건제 시절의 딱딱하고 경직된, 온정적이고 낡은 소규모 공동체 질서는 산산조각났고, 냉엄한 현금계산관계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천체의 운동을 보며 시간의 변화를 판단하던 ‘느린’ 문화는 정확한 시계(기계)를 보고 빠른 기계에 맞춰 일하는 ‘빠른’ 문화로 바뀌어갔습니다. 그리고 대량생산과 대량유통은 ‘기계’라는 생산수단(학생은 ‘기계’를 소유한 것만 지적하고 있는데, 생산을 하려면 기계만이 아니라 공장, 원료도 필요하고 노동력도 필요합니다. 자본가는 화폐를 가지고 토지, 공장, 기계, 원료, 노동력을 모두 구입할 수 있었기 때문에 대량생산을 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자본가는 단지 ‘기계’의 소유자가 아니라 ‘기계, 공장, 원료, 때에 따라서는 토지’의 소유자이며, ‘구매한 노동력’의 소유자이기도 한 것입니다)을 소유한 자본가가 주도했습니다. 자본가들은 대량생산과 대량유통의 주역이었으며, 놀라운 사회변혁의 견인차가 됐습니다. 노동자들은 이제 자본가가 강요하는 살인적 기계속도에 맞추어 정신없이 일해야 하는 존재로, 한낱 기계부품으로 전락하게 됐습니다. 생산과 판매의 ‘속도’를 최대한 단축할 수 있어야 ‘이윤’을 많이 남기고, 다른 자본가들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으므로 ‘속도’를 늘리고 ‘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산업전쟁이 벌어지게 됐습니다.(현대사회에서 학생들이 학업‘속도’를 높이고, ‘최소 시간’으로 ‘최대 효율’을 획득하려 하는 것, 노동자들이 생산‘속도’를 높이고 ‘최소 시간으로 최대 효율’을 남기려 하는 것은 모두 자본이 요구하는 속도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학생은 기계가 대량생산, 대량유통을 가능케 했다, 기계는 ‘사회적 관계’를 부정적으로 바꾸었고, ‘문화적 양식’도 부정적으로 바꾸었다고 서술하고 있는데, 이 세 가지 내용이 연관성이 있긴 하지만 아주 유기적으로 잘 엮어 있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가 하면, 앞에서 기계가 대량생산, 대량유통을 가능케 한다는 대목에서는 오늘날의 기계(컴퓨터와 인터넷, 경부고속철도와 인천국제공항)를 다루고 있지만, 기계가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관계’와 ‘문화적 양식’을 논할 때는 오늘날의 문제가 ‘구체적’으로 다루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관계”에서는 “빈부격차가 오늘날까지도 이어지고 있다”는 정도로 간단하게 언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본가와 노동자로의 분화”는 3대 억만장자가 48개 최빈국(6억명)의 부와 맞먹는 재산을 갖고 있을 정도로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정도”가 아니라 “깜짝 놀랄만큼 심화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문화적 양식’에서 ‘속도가 지배하게 됐다’고 하는데, 이에 대해서도 ‘생산 속도’를 단축하기 위한 현대의 공장, 학교 등에서의 ‘살벌한 속도 전쟁’을 생생하게 밝혀주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오늘날의 문제를 다루면 다룰수록 글은 긴장감을 더 가져야 하고, 구체성과 생생함이 더 살아나야 하는데, 무난하고 좋은 편이긴 하지만 그런 정도에까지는 충분히 이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나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체계를 잡았어도 괜찮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1) 산업혁명 시기 기계의 발전 - 인간과 자연(노동과 원료)을 포함한 모든 것의 상품화 - 대량생산과 대량유통 - 자본가와 노동자로의 분화(및 빈부격차의 확대) - 인간의 기계부품화(소외)와 속도 지상주의 등.
(2) 오늘날 정보화혁명 시기의 기계(컴퓨터와 인터넷, 경부고속철과 인천국제공항)의 발전 - 상품화의 확대(결혼, 교육, 물과 공기, 성, 명예 등 모든 것의 상품화) - 자본주의의 전지구화 - 빈부 격차의 놀랄만한 확대, 심화 - 인간소외의 심화, ‘속도의 노예화’ 등등.
물론 어떤 체계로 글을 쓰든, 종합적인 판단능력이 필요하므로 결코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다음으로 학생이 혼동하거나 아직 명확하게 정리하지 못한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학생은 기계가 ‘대량생산, 대량유통’을 가능케 했고, 부를 늘렸다는 점에서 기계의 ‘긍정적 측면’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계의 본질은 신속하고 효율적인 대량생산과 유통’(5쪽 아래)이라고 정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기계가 ‘사회적 관계’와 ‘문화적 양식’에 미친 영향을 서술할 때는 ‘부정적인 측면’이 크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본질적으로 긍정적인(대량생산과 대량유통, 부의 증대) 기계가 왜 부정적 영향을 많이 끼쳤을까요?
학생은 많은 곳에서 자본주의 때문이라고도 얘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또 여러 곳에서 ‘기계가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고만 얘기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기계 그 자체와 ‘기계의 비인간적(자본주의적) 이용’을 엄밀하게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빈부격차, 인간소외, 속도의 노예화 등이 ‘기계’ 자체 때문인지 아니면 ‘기계의 비인간적(자본주의적) 이용’ 때문인지 잘 생각해보십시오. 그리고 학생은 기계의 부정적 영향을 강조하려다 보니 ‘빠름’ 자체와 ‘빠름(속도) 지상주의’에 대해서도 엄밀하게 구분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점에서 아직 명료함이 부족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아래서는 간단한 것을 몇 가지 지적하겠습니다.
1쪽 “원료를 자급자족적으로 소비” -> “원료”는 생산에 필요한 요소입니다. 따라서 “원료”를 “소비”한다는 말은 일반적 상식에 비추어본다면 타당하지 않습니다.(경제학에서는 ‘생산적 소비’라는 말을 쓰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소비’는 ‘생산적 소비’가 아니라 써서 없어지는 ‘비생산적 소비’(생활수단으로 소비하는 것)을 뜻합니다). -> ‘자연의 산물로 자급자족하던 상태에서 벗어나’ 정도가 적당할 듯합니다.
2쪽 중간. “이제 모든 것은 기계에 의해 상품화된다”. ‘기계를 통한 대량생산’이 모든 것을 상품으로 바꾸어버리는 강력한 추동력이라는 점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기계가 모든 것을 상품화한다’는 것은 약간 어색합니다. 기계와 상품화 사이에는 일정한 매개고리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대량생산, 화폐와 시장의 발달 등). 따라서 “기계제 생산 시스템은 모든 것을 상품으로 바꾸어버린다” 정도가 더 나을 것 같습니다.
2쪽 중간에 “오늘날 인간생활을 지배하는 컴퓨터(인터넷)”부터를 새로운 단락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단락이 너무 길면 독자가 글을 읽는데 부담을 느낄 수 있습니다. 5쪽 아래. “기계의 본질은 신속하고 효율적인 대량수단과 유통”-> “대량수단”이 아니라 “대량생산”이겠죠. 6쪽. <모모>와 함께 밀란 쿤데라의 <느림>, 피에르 쌍소의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 등을 거론해줬다면 더 좋았을 것입니다. 7쪽 위. “기계의 본질이....하더라도, 그것은...수단적 가치를 지닐 뿐이다” -> “수단일 뿐이어야 한다”. ‘수단적 가치’라는 말도 약간 자연스럽지 못합니다. ‘지닐 뿐이다’는 말은 ‘그래야 한다’는 당위적 표현으로 바꾸어주는 게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띄어쓰기가 틀린 곳이 몇 군데 있습니다. “모든것”-> “모든 것”(2쪽 중간). “산업혁명이래” -> “산업혁명 이래”(2쪽 아래). 3쪽 위 또다시 -> 또 다시, 3쪽 아래 “제약자체”->“제약 자체”, 4쪽 아래 “위와같은”->“위와 같은”, 5쪽 중간 “택할수밖에”->“택할 수밖에”(‘수’는 의존 명사이므로 반드시 띄어쓰기를 해야 합니다. 학생들이 많이 틀리는 큰 실수이므로, 항상 주의해야 합니다.), 6쪽 중간 “인간관계등” -> 인간관계 등, “지배아래”->지배 아래 등등.
학생의 글은 지금도 상당히 훌륭합니다. 위에서 지적한 점들을 보완해 간다면 훨씬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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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김선생님, 다음부터는 스터디/과외모집 게시판에 올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예 ^^ 이번엔 제가 잘 몰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