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쏜 살, 아니 총알의 속도 같습니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 눈을 감은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5년이 지났네요.
마이클은 2009년 오늘 주치의가 놓은 프로포폴 주사를 맞고 세상을 떠납니다. 주치의는 불면증에 시달리는 잭슨을 재운다며 6주 동안 매일 50㎖의 프로포필을 놓았습니다. 프로포폴은 ‘우유주사’로 불리는 마취제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연예인과 의료인 등의 오남용 사례가 많아 2011년부터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됐지요. 제가 잘 아는 유명 마취통증의학과 의사도 이것 때문에 숨졌습니다.
마이클 잭슨을 잠 못 이루게 한 것은 무엇일까요? 마이클의 돈을 노려서 아동 성 추행범으로 몰아갔던 사람들일까요? “우리 아이를 아동 성 추행범 집 부근의 초등학교에 보낼 수 없다”고 시위하며 마이클을 좇아낸 편견덩어리 이웃일까요? 아니면 피부의 멜라닌 색소가 파괴돼 울긋불긋해지는 ‘백반증’ 또는 성형 수술 부작용 때문에 잠 못 이룬 것일까요? 아니면 정상의 고독, 완벽함을 추구하는 사람의 근원적 외로움일까요?
마이클은 꼬맹이 때부터 신동으로 이름을 날렸습니다. 작은별가족이 ‘나의 작은 꿈’으로 번안한 ‘In Our Small Ways,’ 윤시내의 동명 번안곡 ‘Maria’ 등의 노래로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했지요. 그러나 아버지가 학대에 가깝게 연습을 강요하고 돈벌이를 시켜 한 때 음악에서 멀어지기도 했습니다.
저는 마이클이 1979년 여름 7년의 침묵을 깨고 낸 《Off The Wall》의 노래들을 접했을 때의 그 신선한 충격, 아직도 기억이 또렷합니다. 마이클이 1982년 발매한 앨범 《Thriller》는 지금까지 팝 역사상 최고인 1억5000만 장 이상 팔렸습니다. 그는 뮤직 비디오 붐을 일으켰으며 로봇춤, 문워크(Moonwalk) 등을 선보이며 세계의 골목골목마다 청소년, 젊은이들이 자신을 흉내 내게 만들었지요.
마이클은 어린이들을 참으로 사랑했습니다. 이를 악용한 사람들 때문에 아동 성추행 혐의로 가슴을 쥐어뜯었고 잠 못 이뤘지만, 어린이를 위한 일들을 하나씩 하나씩 펼칩니다. 어린이들을 기아와 학대에서 벗어나게 한다는 목표로 《힐 더 월드》 재단을 만들었고 각종 자선 콘서트를 주도했습니다. 아프리카 난민을 돕기 위해 라이오닐 리치와 함께 ‘We are the World’ 노래를 만든 것, 잘 아시지요?
마이클은 영국 콘서트를 준비하던 중 갑자기 세상을 떠납니다. 그러나 그의 음악은 아직 세상을 흔들고 있습니다. 지난달 마이클의 미발매곡을 모아 발매된 《Escape》는 세계 49개 나라에서 판매 순위 1위를 기록했지요. 마이클의 기일을 맞아 세계 각국에서 추모 행사가 펼쳐집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9일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 ‘FIFTY FIFTY(02-543-5965)’에서 추모 전시회가 열리지요. 마이클의 꿈은 무엇일까요? 어릴 적 부른 그의 작은 꿈 노래를 들으니 왠지 콧잔등이 시큰해지네요. 그는 꿈을 이룬 걸까요?
Maybe you and I can't do great things 너랑 나, 아주 거창한 일은 못할 거야
We may not change the world in one day 하루 만에 세상을 바꾸지는 못하겠지
But we still can change some things today 그래도 우리, 오늘 몇 가지는 바꿀 수 있어
In our small way 우리만의 작은 방식으로
Empty words are not enough 겉치레 말로는 충분치 않아
Where there's hurt, we'll be a crutch 우리, 누군가 다치면 서로 목발이 될 거야
When there's thirst, we'll fill each other's cup 목마름에 고통 받으면 서로의 잔을 채울 거야
Because we care, we love enough to share 우리는 서로 나눌 만큼 아끼고 사랑하니까
-‘In Our Small Way’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