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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향기 그윽한 괴산 칠보산은 산길이 아기자기해 산행하기에 좋은 장소다. 암릉과 소나무, 계곡이 어우러져 한 폭의 자연화를 연상시키는 이곳은 여름산행지로 인기가 높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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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보산(七寶山)은 내 그리움의 상징이다. 동해바다 가까이에 우뚝 솟아난 영덕 칠보산은 백석리 앞 포구나 인근의 해수욕장과 함께 나의 추억이 있는 곳이다.
이번 산행을 하는 곳이 칠보산이다. 그렇지만 필자의 고향에 있는 영덕 칠보산이 아니라 충청도 땅 괴산에 있는 산으로 이름이 같다. 이곳 산도 고향의 산에 있다는 일곱가지 보물과 마찬가지로 보물이 있었으니 칠보산이라 불렀을 것이 아니겠는가? 영덕의 칠보산에는 옛날, 고려 중기 때 중국사람이 그곳을 지나가다가 샘물을 마셨는데, 맛이 특이한 것을 알고서 “샘물 맛이 보통 물맛과는 다르니 이 산에 일곱 가지 귀한 물건이 있다”고 말했다. 마을 사람들이 그 말을 듣고 귀한 물건을 찾아보니 돌옷, 산삼, 더덕, 황기, 멧돼지, 구리, 철 등 일곱 가지가 나와 그 후에 칠보산으로 이름을 바꿔 불렀다 하는데, 필자가 이 내용을 지난해 여름, 칠보산 등산을 마치고 `솔 향기 푸르름 안고 동해바다를 그리워하다`는 부제로 경북매일신문에 영덕 칠보산 산행기(2014.9.12.자) 게재한바 있다.
속리산 국립공원내 동서남북으로 명산 둘러싸여 불교 법화경 일곱개 보물품은 전설에서 이름유래 암릉·소나무 숲길 풍경 조화로워 한폭 동양화 연상
괴산의 칠보산의 비밀은 무엇보다도 아기자기하면서도 아름다운 암릉에 있다. 또한 이 산은 불교의 무량수경이나 법화경에 나오는 일곱가지 보배인 금, 은, 파리, 마노, 기거, 유리, 산호를 가지고 있다는 소문이 있다.
서울과 수도권 또는 호남과 영남에서 충청도에 있는 괴산 칠보산 등산을 많이 가는 편이지만 대구나 포항 등 지역에서도 쉽게 갈 수 있으니 산행 초보자나 아니면 가족끼리 자동차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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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산길 계곡에는 시원한 폭포와 계곡이 여러 곳 있다.](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kbmaeil.com%2Fnews%2Fphoto%2F201508%2F360355_773846_2356.jp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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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산길 계곡에는 시원한 폭포와 계곡이 여러 곳 있다. |
만약 대구, 구미 방향에서 괴산 칠보산을 간다면 중부내륙고속도로를 타고 연풍IC로 내려 왼쪽 괴산 방면으로 34번 도로를 타고 괴산 방면으로 가면 되는데, 고속도로와 지방도 517번 도로를 이용하면 쌍곡계곡과 소금강이 펼쳐지는 절경을 보며 등산로 들머리인 떡바위 등산로 입구가 나타나고, 이 길은 찾기가 쉽다.
칠보산 등산코스는 떡바위를 출발해서 청석재를 지나 칠보산 정상에 올랐다가 살구나무골로 해서 쌍곡폭포를 보고 등산 날머리가 있는 쌍곡휴게소 주차장으로 내려오는 코스로 거리는 총 8km이며 서너 시간 정도 소요된다.
계곡이 있어 여름등산지로 인기가 있는 이곳은 예로부터 쌍곡구곡(雙谷九曲)으로 소문이 나 있기도 하다. 쌍곡구곡은 외쌍곡에서 남쪽 제수리치로 이어지는 약 12km에 이르는 협곡 안에 고만고만한 거리로 자리잡고 있는 절경지대 아홉 곳을 말하는데, 칠보산에 오르다보면 몇 군데 절경을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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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치 거북처럼 생긴 거북바위.](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kbmaeil.com%2Fnews%2Fphoto%2F201508%2F360355_773847_2357.jp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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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치 거북처럼 생긴 거북바위. |
제3곡이 출발지에 있는 떡바위다. 바위가 생긴 모양이 마치 시루떡을 자른 것처럼 생겼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 바위 근처에 모여 살면 먹을 것을 걱정 안 해도 된다는 전설이 있어 사람들이 근처에 모여살기 시작했다고 전해지는데, 그 말처럼 지금도 이 바위 근처에 민박집이 가장 많이 밀집돼 있다.
제4곡 문수암도 칠보산으로 올라가는 문수계곡에 있고, 제5곡 쌍벽은 떡바위에서 상류쪽으로 약 400m 거리에 있으며, 계곡 양쪽으로 단애를 이룬 약 10m 높이 절벽이 5m 폭을 이룬 사이로 계류가 흐르는 비경지대다.
또한 제6곡 용소는 쌍벽에서 상류로 약 100m 거리에 있는 연못으로 옛날에 용이 승천하였으며 너무 깊어 명주실 한 꾸러미를 다 풀어 넣어도 끝이 닿지 않는다는 전설이 있다. 제7곡 쌍곡폭포는 절말에서 살구나무골 안쪽 약 700m 거리에 있다. 그러니 등산을 하면서 구곡 가운데 다섯 개 명소는 볼 수 있거나 주변에 있는 것이다.
출발해서 다리를 건너고 계곡을 지나 등로에 올랐는데, 소나무 숲길이 길게 이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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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칠보산 정상(778m)의 표지석.](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kbmaeil.com%2Fnews%2Fphoto%2F201508%2F360355_773848_2357.jp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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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칠보산 정상(778m)의 표지석. |
솔숲을 걷다가 나무계단을 타고 올라서니 눈앞으로 전망이 탁 터지며 여름의 푸른 산들이 나타난다. 녹음이 짙은 푸른 산과 하늘, 이날따라 구름도 많이 끼어 있어 자연이 잘 어울린 풍경이니 한 폭의 그림을 보는 것과 같다.
이어지는 산길을 걷고 두 번째 계단길을 오르니 안부가 나타난다. 여기가 청석재다. 여기까지 오는데 산세가 별로 험하지 않다보니 여름등산이라고 해도 별다른 어려움이 없이 쉽게 왔다. 바로 앞에 칠보산 정상이 보이는데, 거리로 치자면 600m 정도 거리다.
산행하면서 등산팀들의 사투리나 억양, 목소리를 들어보면 어느 지역에서 온 등산객들인지를 알 수 잇는데, 이곳이 충청도 지역이라 서울과 대구, 부산 등지에서 온 사람들이 많아 보인다. 산길을 이어가다보니 어느덧 칠보산 정상에 도착했다.
항상 그렇지만 사람들 속에 묻려 정상 부근에서 주변을 살펴보고서, 정상표지석이나 특별히 사진 소재가 되는 장면을 찍을 때는 시기를 잘 맞춰야 한다. 때로는 북적거리는 모습도 좋지만 작품 사진을 찍을 때는 등산객들이 사진을 다 찍고 자리를 비워줄 때까지 기다려 사진을 찍어야 한다.
칠보산은 속리산국립공원내에 자리하고 있는 산이다. 옛날 지도인 조선시대의 `해동지도`, `대동여지도` 등에서도 괴산에 칠보산이 그려져 있고, `조선지형도`에는 현재와 같은 지명으로 표기돼 있으며, 괴산군에서도 손꼽은 명산에 속한다.
필자는 정상에서 멀리 산들을 조망해본다. 북으로는 멀리 박달산이 보이고, 동으로는 시루봉과 악휘봉이 마주 보인다.
악휘봉 오른쪽으로는 장성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이 길게 장막을 치고 있는 듯 이어지고, 백두대간 너머 멀리로는 필자가 올랐던 희양산도 아련하게 보인다. 남으로는 대야산이 보이고, 더 멀리로는 문장대 등 속리산 산릉이 시야에 들어오는데 가뭇가뭇하고, 하산할 서쪽 방향을 보니 산 밑으로 쌍곡계곡이 길게 이어져 있다.
동서남북으로 많은 산들이 이어져 있으니 여기서 보면 첩첩산중이다. 산을 사방으로 한번 보고서는 소나무 그늘이 있는 곳을 찾아 잠시 휴식을 취해본다. 이곳 산은 여름산이지만 주변 산들과 잘 어울리면서 절경을 만들어 내고 있고, 그 속에서 필자는 감탄한다.
휴식을 마치고 필자는 정상에서 가파른 계단을 타고 내려서서 또 바위에 걸린 밧줄을 잡고 하산한다. 특히 암릉에서 내려설 때에는 앞뒤를 살펴보면서 조심해야하는데, 오랜 등산에서 몸에 배어 있지만 항상 마음에 새기고 유념을 한다. 안전이 제일이 아니겠는가.
급경사의 철 계단을 타고 내려서서 안전한 하산길에 접어들어 10여분 걸어오니 등산객들이 모여 있다. 다가가 보니 거북바위다. 거북이가 큰 몸통인 바위를 지고서 기어오르는 듯 머리를 위로 향한 모습이다.
다시 길을 걸어가며 수직바위 아랫길을 따라 내려선다. 등산로 윗길이 큰 바위에 막혀있는데, 한 면이 거의 수직절벽이다. 수직절벽 밑 길을 걸으면서 등산전문잡지에서 나오는 암벽타기 전문산악인 클라이밍동호회에서 수직암벽을 오르는 모습을 보았지만 그것은 고난도 기술이다.
칠보산 정상에 내려서서 바윗길과 능선 길을 타고 700m 정도 걸어오니 활목고개다. 활목에서는 네 방향의 길이 나타나는데, 동쪽으로는 시루봉, 서쪽으로는 칠보산, 남쪽으로는 절말 그리고 북쪽 방향은 각연사이다.
일행은 오른쪽 방향으로 틀어 절말로 해서 쌍곡계곡 방향으로 산행을 계속 이어간다.
활목고개를 지나고 보니 경사가 조금 완만해지고 계곡 밑길을 따라 가서 삼거리를 지나 6분쯤 내려서니 여러 계곡에서 물이 합쳐지는 합수점이 나온다.
합수점에서 남쪽 계곡길을 따라 15분 내려서면 살구나무골이고, 서쪽 방향으로 난 길을 따라가니 계곡과 함께 물소리가 들려온다. 계속 가다보니 폭포들이 하나들 이어지는데 계곡 밑으로 내려서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이제 여기서 종점인 쌍곡휴게소까지는 50분 거리이니 편한 마음에 배낭을 모두 벗어놓고 그야말로 자연속의 자연인이 되어 풍경을 즐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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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경찬/수필가·예술소비운동 본부장](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kbmaeil.com%2Fnews%2Fphoto%2F201508%2F360355_773849_277.jp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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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경찬/수필가·예술소비운동 본부장 | `어느 산이 다 그렇지만/ 괴산의 칠보산은/ 솔향기 그윽이 배어난다./ 계곡 길을 타고 올라/정상에 서보면/ 멀리 가까이에 산들은/ 한 폭의 그림 같구나.// 고향 산 이름과 같아/ 마음 편안하게 이끌리는/ 이곳, 산길이 아기자기해/ 산행 즐기기가 멋진데,/ 귓전에 울려오는 / 계곡물 소리가 청아하니/ 더욱 마음이 흐뭇하구나.` (자작시, `괴산 칠보산에서`전문)
쌍곡계곡에서 잠시 쉬고서 쌍곡폭포를 보고서 휴게소로 빠져 나와 여름하루의 산행을 마쳤지만 아직도 선명한 기억은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서 회상하는 칠보산의 아름다운 풍경이다.
소나무 숲길은 암릉과 조화를 이루면서 한폭 의 동양화를 본 듯한데, 칠보산은 산 높이가 적당하면서 등·하산시에 계곡을 타고 흐르는 물소리조차 낭낭하니 여름산행으로서는 일품이리라. 글·사진= 손경찬/수필가·예술소비운동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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