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바다의 그리움에 새벽녘 무작정 동해로 떠났다.
경주를 지나 감포에 이를쯤에 날은밝고 시골길 도로변에
무수히 피어난 들국화, 코스모스 향이 가을 정취를 더한다.
지난주에 계상을 이용한 신문지합봉법으로 가을신왕을
유입했는데 성공율이 95%을 넘었다.
구왕을 제거하고 한주일 지나 변성왕대를 알뜰하게 뜯어낸후
격왕판을 깔고 그 위에 잉크 냄새나는 신문지를 덮고 계상을 올린후
신왕군 3매벌을 올렸었다.
어제 내검해보니 신문지를 완전히 긁어내고 상.하단 한통이
된 상태고 여왕벌은 계상에서 계속 산란을 하고있다.
살짝 계상통을 들어 너덜거리는 신문지 조각과 격왕판을 제거하고
그대로 올려놓은 상태인데 몇일후 빈소비를 뽑으면서 단상으로 내린다.
계상을 이용한 신문지합봉법이 번잡한 듯 하지만 가장 안전한
합봉법이고 특히 신왕군을 무왕군에 합봉할 때 성공율이 높다.
백안농장 뒷편 절벽 나무가지에 자리잡은 황말벌 집을 따왔다.
방충복위에 비옷을 겹쳐 입고 장화에 고무장갑까지 끼고
단단히 복장을 갖춘다음 양파자루 한 개를 준비해서 축구공만한
벌집을 통채로 뒤집어 씌워 생포해 왔다.
말벌도 많커니와 유충도 한바가지 나왔다.
핀셑으로 유충을 뽑아 담으니 두공기는 족히 되는 것 같다.
말벌은 담금주에 60여 마리씩 넣어 전선감는 테이프로 뚜껑을 봉하고
유충은 후라이팬에 참기름을 두르고 노릿하게 볶아 건강식으로 챙겼다.
중간고사 기간이라 도서관에서 자정이 다 돼서 돌아온 예쁜 딸
효선이한테 간식으로 먹으라고 내 밀었는데 보자마자 기절했다.
양봉은 한로(寒露)를 기준으로 그 전·후로 월동사양을
마무리해야 되기에 지난주까지 월동사양을 완전히 끝낸 상태다.
오늘 석양에 정리사양만 한차례 하면 올 가을 월동사양은 끝이다.
약군은 계속 산란이 진행되고, 이를 멈추기 위해 다량의 사양액을
한번에 주어도 물어가지 않고 어느 정도 빈 공간을 확보하고 육아중이다.
강군에 마지막으로 정리사양을 해서 봉판이 터져나온 빈 공간에
월동식량을 저밀토록 했다. 정리사양 후 10여일정도 지나서 내검해
잘 밀봉된 소비를 한두 장씩 뽑아내서 약군의 월동식량으로 쓸까한다.
단상군은 현재 한 통에 6매 벌 씩 들어있다. 조금 더 축소해서
한 군당 4~5매 벌로 월동을 계획하고 있다. 결국 한 통당 1~2매씩
저밀된 소비를 뽑아내서 약군의 식량으로 써야한다.
현재 4매 착봉의 약군은 계속 산란을 하고 있어 봉판이 터져나오면
공소비와 저밀 상태가 약한 소비는 뽑아내고 강군에서 남는 식량소비를
보충해서 월동에 들어가도록 준비중에 있다.
약군은 육아를 계속하고 기온은 낮아져서 지난주에 추가적인
보온 조치로 벌통 내부에 [월동용 보온판]을 대주었다.
개포도 한 장 더 덮어서 2중으로 만들고, 소문을 4cm 정도로 좁혔다.
벌통과 벌통 사이의 측면에도 75mm 스티로폴을 끼워주고, 뒷면에도 대고
끈으로 10통 단위로 묶어서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했다.
벌통 내부와 외부의 4면이 포장된 상태다. 하단과 앞면만 그대로고
나머지 부분은 모두 두꺼운 스티로폴로 포장이 됐다.
다음주쯤 약군의 산란/ 육아가 완전 중단되도록 보온을 다시 해체시켜
약간 차게 관리를 해야 할 것 같다. 초겨울에 과보온은 벌들의 출입이
많아져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것 같았다.
정상적인 봉군은 아직 보온을 하지 않고 벌통 사이에 스티로폴만
대주고 상단에 보온덮개를 한겹 덥고 벌통위에는 두꺼운 스티로폴로
눌러 논 상태로 관리하고 있다.
벌 세력이 강하고 제대로 월동준비가 된 봉군은 지금부터 서둘러
월동포장을 할 필요가 전혀 없다. 12월 초순경 날씨가 영하권으로
내려가면서 해도 늦지 않다.
봉충이 거의 터져나오는 이 시기가 진드기 구제에 가장 적기인 듯...
한 주일 간격으로 진드기 약을 종류를 바꿔가면서 넣어주고 있다.
노제마병 예방을 위한 [휴미딜-B]의 투약은 정리사양 시 꼭 하는 것이 좋다.
동호회 게시판에 어느 봉우가 글을 올렸는데, 이 병으로 지난주에 20여 통이
전멸했다고 한다. 인근의 벌 키우는 분은 100여 통이 폐사 됐다고 한다.
한 통에서 2~3장 정도의 벌이 몰려나와 3~4일 기다가 몽땅 죽어 버린다고
하는데, 벌 키우는 거 정말 힘들고, 알면 알수록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