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구리시 토평동에 자리한 구리한강시민공원은 9월 중순부터 가을 코스모스가 드넓게 펼쳐져 장관을 이룬다. 공원을 따라 한강이 흘러가고 꽃놀이를 나온 사람들은 코스모스 벌판에 파묻혀 여유로운 한 때를 보낸다. 나무 그늘에 앉아 도시락을 나눠 먹는 이들, 아이들과 손 잡고 코스모스 사이 길을 걷는 사람들, 꽃밭길과 한강변 사이를 자전거로 내달리는 사람들. 그들 모두가 평화로운 오후를 즐긴 곳, 바로 코스모스 벌판이다.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있는 길 / 향기로운 가을길을 걸어갑니다 /기다리는 마음같이 초조하여라 단풍 같은 마음으로 노래합니다 / 길어진 한숨이 이슬에 맺혀서 / 찬바람 미워서 꽃속에 숨었네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있는 길 / 향기로운 가을길을 걸어갑니다 / 길어진 한숨이 이슬에 맺혀서 찬바람 미워서 꽃속에 숨었네 /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있는 길 / 향기로운 가을길을 걸어갑니다
김상희 노래 < 코스모스 피어있는 길>
코스모스에 파묻힌 오후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구리한강시민공원에는 제법 많은 사람들이 공원 주차장으로 드나들고 있었다. 주차장에서 공원 안쪽으로 들어가자 처음 보이는 것은 알록달록한 꽃밭. 조금 더 지나자 샛노란 해바라기가 나란히 줄이라도 맞춰 선 듯 가지런히 같은 곳을 향해 서 있다. 해바라기 사이사이로 연인들이 오가는 모습이 보인다. 어른 키보다 훌쩍 큰 해바라기들 사이에 몸을 숨겼다가 빼꼼히 얼굴을 내미는 천진난만한 아이들도 보인다. 해바라기밭 옆 실개울을 지나자 나무 그늘에서 도시락을 펼쳐 놓고 벤치에 앉아 점심을 즐기는 가족들이 웃음꽃을 피운다.
구리시민공원 코스모스 벌판을 찾은 나들이객들은 꽃밭을 거닐며 가을의 오후를 만끽한다
|
| |
그곳을 지나 조금 더 공원 안쪽으로 들어가니 드디어 기다리던 코스모스 벌판이 눈 앞에 펼쳐진다. 꽃분홍색, 흰색, 진분홍색의 꽃잎들이 벌판에 가득 차 있다. 가을 바람이 살랑살랑 불자, 연약한 줄기와 꽃잎도 바람에 몸을 맡긴 듯 하늘거린다. 수많은 코스모스가 빼곡히 벌판에 들어차 있어 꽃 속에 푹 파묻힌 느낌이다. 코스모스가 향이 진하지 않은 꽃에 속하는 데도 불구하고 워낙 꽃송이들이 무리지어 있다보니, 코스모스 향이 코끝에 스며든다. 그리 진하지 않은 잔잔한 향이 여린 코스모스잎을 닮았다.
구리한강시민공원은 코스모스 벌판을 따라 한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다
|
| | 코스모스밭에는 지킴이가 코스모스를 지키고 있다. 아름다운 코스모스를 보고 반가운 마음에 코스모스 꽃밭으로 뛰어들어가는 여행객들이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살짝 사진촬영만 하겠다며 보호대를 넘어 코스모스 사이로 발을 들여놓는 사람들도 있다. 그때마다 호루라기를 불어 경계를 주는 코스모스 지킴이들. 더 많은 사람들이 온전히 코스모스를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구리한강시민공원의 해바라기밭. 해바라기들이 가을 태양을 향해 고개를 들고 있다
|
| |
꽃과 함께여서일까 호루라기 소리로 경고를 받고도 미안한 듯 함박웃음을 지을 뿐, 기분상한 내색은 없다. 구리시민공원의 또다른 아름다움은 꽃길 옆으로 한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자전거를 준비해 온 이들은 꽃길과 한강 사이에 난 자전거 도로를 따라 달린다. 열심히 페달을 밟다가 꽃길이 나오면 잠시 발을 페달에서 떼고 속력을 줄이며 코스모스를 감상하며 달린다.
4인용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나들이 가족
|
나무그늘에 돗자리를 깔고 여유로운 오후를 즐기는 사람들 | |
공원 가운데 푸르른 녹색 연못
|
코스모스 꽃밭과 한강 사이의 자전거길 | |
잘 걷지 못하는 유아를 데려온 나들이객들은 4명이 앉아서 페달을 밟아 움직이는 4인용 자전거를 이용한다. 공원의 규모가 꽤 크기 때문에 어린이들이 오랜시간 산책하기에는 지칠 수 있다. 그래서 4인용 자전거가 가족단위의 나들이객들에게는 유용하다. 양산을 쓴 나들이객들이 코스모스밭을 나란히 걸어간다. 멀리서 보니, 그 양산마저도 그 모양이 마치 꽃잎처럼보인다. 코스모스밭의 운치를 즐기는 이들은 오두막에 오른 사람들이다. 코스모스 벌판 중간중간에 마련된 나무 오두막이 마치 시골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오두막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는 사람들. 하늘거리는 코스모스들 위에 앉아 가을을 나누는 듯 보인다.
고구려대장간 마을
고구려의 대장간 마을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고구려대장간 마을. 이 곳은 구리한강시민공원과 그리 멀지 않은 곳인 구리시 아천동에 자리하고 있다. 구리시가 고구려 유적공원 조성 사업의 하나로 마련한 국내 유일의 대장간 마을이다. 이 곳에서 드라마 <태왕사신기>, 드라마 <자명고> 등 여러편의 드라마가 촬영되기도 했다.
고구려대장간 마을은 옛 대장간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곳으로 드라마 <태왕사신기> 등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2층 건물 높이의 화덕과 지름이 7m나 되는 물레방가가 지붕을 타고 내려오는 물을 이용해 대장간에 물을 공급하는데 물레방아의 크기에 압도된다. 쇠를 녹이고, 담금질을 하는 무기생산의 모든 공정이 이 안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재현해 놓았다. 이 곳에서 정문쪽으로 바라보면, 고구려 유적의 산실인 아차산이 보여 고구려의 위상이 느껴지는 듯하다.
◎ 여행정보
구리한강시민공원 가는 길
* 청량리 - 교문사거리 - 아치울삼거리 - 강북 삼거리 좌회전 - 덕소·양평방향
* 강변역 - 워커힐 호텔 - 강북삼거리 좌회전 - 덕소·양평방향
* 중부고속도로 - 토평IC - 서울 방향
* 강변강변도로 천호대교 - 구리방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