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세어라 금순아] 124
#1. 안방 (밤)
정심 문 열고 들어온다.
노소장 화가 나서 안절부절 하다 안쪽으로 앉는다. 정심 보다가 뒤따라 앉는다.
정심 : .....당신 왜 그래 진짜?
노소장 : 뭐가 왜 그래 좀 넘어가자면 넘어가 주는 맛두 있어야지.
정심 : (기막혀 보다).....아니 웬만해야 넘어가든 말든....(하다) 알았어요....알았다구.
그렇게 말하기 싫다는데 자존심 상해서 더 이상은 안묻는데....다시 한번만 더 그렇게 애들 앞에서 소리 버럭 질러요?
나두 며느리 둘이나 둔 시어머닌거 몰라 당신?
노소장 : .....
정심 미워서 보다가 일어나 나간다.
노소장 문 닫힐 때까지 버티다 문 닫히면 그제야.
노소장 : .......
#2. 마루 (밤)
정심 문 닫고 나오면, 시완 성란 금순 다들 서 있다.
정심 : .....아직들 그러구들 있었어....그만들 들어가 쉬어....아버지가 오늘은 영 기분이 그러신가봐....
(시완네에게) 들어가...오늘 수고 많았다.... 금순이두.
시완 : .....예....들어갈께요...(성란 본다)
성란 : ....예 쉬세요 어머니...(뒤따라 방으로)
금순 : 들어가세요...(정심 본다)....뭐 시원한 거라두 좀 드릴까요 어머니?
정심 : 아냐 됐어....너두 피곤할텐데 대충 해놓구 들어가....휘성이는 자?
금순 : 예....그럼 어머니 화장실 좀....(정심 살피다 화장실로)......
정심 : (보다 안방 보다 다시 속상하다...에이 일어나 주방으로)......
#3. 주방 (밤)
정심 다가와서 냉장고 열어서 물병 꺼내서 식탁에 다가와 컵에 따르는데, 식탁에 놓인 핸드폰 돌아간다.
정심 들어서 보다가 화장실 보다 보면, 핸드폰에 구재희 뜬다.
정심 보며 좀 망설이다가.....받는다.
정심 : 녜 여보세요 금순이 핸드폰입니다.
#4. 재희방 (밤)
재희 핸드폰 귀에 대고 있다가 당황스럽다.
정심E : 말씀하세요.....여보세요 말씀하세요.
재희 : (당황하다가.....그대로 끊는다)........
#5. 주방 (밤)
정심 : (핸드폰 귀에 대고) 여보세요 여보세요....어 끊어졌나?....여보세요...(하다 문 열리는 소리에 돌아본다)....
금순 : (나오다가 보고, 저도 모르게 긴장하는).....전화 왔었어요 어머니?
정심 : .....어....혼자 빙빙 돌아가길래 시끄러워 받았는데....내가 받아서 그러나 그냥 끊는다.
분명히 금순이 핸드폰입니다 말씀하세요 했는데.
금순 : ......예...(다가온다)...
정심 : (내려놓으며 은근히).....구재희라구 뜨든데.....누구니?
금순 : (내심 당황스러운).....
정심 : .....남자 같든데?....(하며 저도 모르게 살피는)
금순 : .....예.....(정심 시선에)...미용실 사람이에요.
정심 : .....아.....미용실에 같이 근무하는 사람이야?
금순 : .....예.
정심 : (애써 내색 안하려) 그래 요즘은 남자 미용사들두 많드라.....(물 마져 따라 마신다).......
금순 : (가만 서 있기도 고역이다)......
정심 : (마시고 내려놓고)....그래 그럼 쉬어....(안방으로)
금순 : 예 어머니 안녕히 주무세요....
정심 안방으로. 금순 그 모습 보다가 핸드폰 보는...괴롭다....
정심 안방 앞에서 문 열고 들어가려다 힐끔 금순을 돌아본다.
정심 : ....... (그러나 이내 문 열고 들어가 문 닫는다)......
금순 : (서서)......
#6. 재희방 (밤)
재희 핸드폰 들여다보며 망설이는....그러나 결국 다시 전화 못하고 핸드폰 책상에 내려놓는다.
재희 속상하고 가슴이 한없이 답답하다.
#7. 시완방 (밤)
성란 시완 옷 갈아 입었다.
시완 침대에 앉아 있고, 성란 막 옷장문 닫고 서서 어쩔줄 모르겠는 표정이다.
시완 : ....앉어.
성란 : ......미치겠다....어떻게 이런 일이 다 있니 진짜?
시완 : 그러니까....살다가 이런 일이 다 있다.
성란 : (보는).....너는 어떻게 남의 얘기 하듯 한다.
시완 : 무슨 말을 그렇게 해?
성란 : 그렇잖아? 살다가 이런 일이 다 있다?
시완 : 그럼 내가 무슨 소릴 하길 바래? 또 다시 너는 어떻게 그런 인간의 아들하고 결혼을 했었냐는 소리가
기어이 내 입에서 나오길 바래?
성란 : 노시완.....너 뭔가 문제를 착각하는거 같은데...
이건 어디까지나 너의 그 우유부단하고 비겁한 편법 사기행각 때문에 벌어진 일이야.
니가 첨부터 부모님께 모든 사실을 있는대로 다 털어놓고 일을 진행시켰으면 최소한 지금 이런 일은 벌어지지두 않았어.
시완 : .....그래.....그래서?.....그래서 어쩌자구 이제 와서?
성란 : 뭘 어떻게 할 수 없으니까 하는 소리 아냐. 이제 와서 너무 답답하구 미칠꺼 같으니까.
그러니까 왜 첨부터 이런 일을 꾸몄냔 말야. 왜? 첨부터 부모님께 모든 사실을 말씀 드렸어야지?
사람이 왜 그렇게 우유부단하구 소심하고 결단력이 없어?
시완 : 그래 나 원래 그렇게 생겨먹은 놈이다 어쩔래?
성란 : (기막혀)......
시완 : ......대체 내가 언제까지 너한테 그 소리를 들어야 하니?....아무리 내 잘못으로 이런 일이 불거졌다지만,
자꾸 그런 식으로 반복해서 사람 몰아붙이면 날보고 어쩌란 얘긴데?
성란 : ......
시완 : 그리구 그렇게 따지면 너두 애 할아버지한테 돈 주면서 나한테 얘기 안했어. 너는 왜 그 얘기 나한테 미리 안했는데?
성란 : (더이상 말 안하지만, 야속하고 속상하다)......
#8. 금순방 (밤)
금순 휘성 옆에 누워서 휘성을 빙그레 바라보며 머리를 올려준다.
금순 그러나 똑바로 눕는다. 잠이 오지 않는다.
금순 반대로 돌아누우며 뒤척이는...그러나 역시 잠이 오지 않는다.
금순 못참고 일어나 앉는다. 금순 잠시.. 그러다 테이블에 놓인 가위를 들고 종이 들고 밖으로.
#9. 주방 (밤)
금순 문 닫고 나와 돌아서다 주춤한다. 성란 테이블에 앉아서 소주를 마시는 중이다.
금순 : 형님?
성란 : 어 동서. 안잤어?
금순 : (보다 다가오는)....예...잠이 안와서요....술 드세요 형님?
성란 : 어....나두 자야 하는데 잠이 너무 안와서....앉어 동서두 한잔 할래?
금순 : (보다 배시시) 그러까요? 그럼 딱 한잔만요...(다가와 앉는다)
성란 그모습에 역시 빙그레....일어나 씽크에 놓인 잔 하나 집어. 잔 내밀고 따른다.
금순 받고. 성란 병 내려놓고 두사람 쨍 부딪히고 조금 마신다.
금순 : 크...쓰다.
성란 : 동서 표정 죽인다...(웃는).....
금순 : (역시 배시시 보다) 아주버님은 주무세요?
성란 : 어...자.
금순 : 그래두 깨워서 같이 마시자구 하시지 왜 혼자 드세요?
성란 : 노시완 때문에 뚜껑 열려 마시는데 노시완이랑 마시구 싶겠어?
금순 : 아주버님 때문에 뚜껑 열리셨어요? 왜요 아주버님이 뭐 잘못하셨어요?
성란 : 그럴 일이 좀 있어. 설명하자면 길구....아마 동서두 곧 알게 될꺼야.
금순 : (보는)....
성란 : 어쨌든 지금은 결혼한 걸 한껏 후회하는 중였어....나는 역시 결혼하지 말구 혼자 살았어야 했는데 뭐 그러던 중야.
금순 : (보는).....아주버님이 뭔가 크게 잘못 하셨나봐요?
성란 : ......말하지면 복잡해. 나중에....동서는 왜 잠이 안와?
금순 : 저요?.....그냥요.....요즘 잠이 잘 안와요....너무 더워서 그런가봐요.
성란 : (보다)....쓸쓸해 보인다.
금순 : (내심 당황해서)......
성란 : 실은 나두 오늘 쓸쓸하거든....쓸쓸해서 결혼했는데....결혼이 나를 또 쓸쓸하게 해....
동서는 혹시 좋아하는 사람 생겨두....결혼같은 거는 다시 하지 말구 그냥 연애만 해라...아니면 동거만 하든가.
금순 : (보는)......
성란 : (그 표정에).....아직 한국 사회에서는 너무 선진적인가?....하긴 왕 잘난척 하성란두 결국 그걸 못해서 이꼴이 났는데
20세기 여인 나금순이 그걸 어떻게 하겠어.
금순 : (보다) 제가 이십세기 여인이에요 형님?
성란 : 몰랐어?.....말했잖아 동서랑 이집 식구들이랑은 너무 잘 어울리는 이십세기 패밀리라구.
금순 : 저 아니에요 형님.. 형님이 그렇게 말씀 하시니까 제가 캥겨요...저두...(더이상 말은 못하는데)....
성란 : 연애하니?
금순 : (당황해 보는)....아니요.
성란 : (보다).....하면 또 어때서? 유부녀니?....(보다 내민다).....마시자.
금순 : (거침없이 얘기하는 성란을 보다 얼른 잔 내민다)....(쨍 부딪히고 조금 마시고 내려놓고 성란 본다).......
성란 : 왜?
금순 : (빙그레).....좋아서요....이 밤에 이렇게 형님이랑 얘기하니까 좋아요....그리구 형님이....근사해 보여요. 멋있구요.
성란 : (보다).....글쎄....곧 실망하게 될꺼 같은데. 특히 동서같은 사람에게는 내가 도저히 이해불능 공감제로일지두 몰라.
#10. 숙모네 마루
할머니 나물 다듬고 있고, 숙모 삼촌에게 손수건 챙겨주며 째린다.
삼촌 : 그만 좀 째려봐. 안그래도 속이 쓰려 죽겠는데.
숙모 : 그러니까 왜 그런 쌩뚱 빠진 짓을 하냔 말야. 당신이 왜 사돈총각을 만나냐구 당신이.
삼촌 : 우리 금아가 좋아하는 남자라니까 어떤 녀석인가 궁금했지....금아야 아직 멀었냐? 먼저 가?
금아 : (문 열고 나온다) 다 했어요.
삼촌 : 가자....어머니 날두 더운데 뭘 그런걸 하구 계세요. 쉬세요.
할머니 : 그랴 더위 안먹을 맨큼만 셤셤 햐. 날 더운디 고생햐.
금아 : 할머니 다녀올께요.
할머니 : 댕겨와.
숙모 : 일찍와.
삼촌 금아 문으로. 숙모 배웅하고 돌아선다.
할머니 나물 다듬다 숙모 다가와 앉으면.
할머니 : (힐끔)....그랴서 아범이 만나보니께 워쪘댜?
숙모 : 뭘 어째요 어쩌긴 어머닌...그 말씀 꺼내시지두 말라니깐.
할머니 : .....내 어제 다시 봐두 인물은 참말 좋드만....허우대 멀쩡허구 눈 부리부리허니 사램 선해 보이고.
숙모 : 어머니.
할머니 : 열 올리지 말어 날두 더운디, 시방 에미 머리서 짐이 모락모락 올라오니께 열 올리지 말구 걍 차분허니 들어봐. 이..
숙모 : ......
할머니 : 거시기 나가 암만 생각을 혀두 우리 금아가 없는 일을 있었다구 헐 일두 아니구 참말루 뭔 일이 있었다믄 말여.
숙모 : 어머니 자꾸 진짜.
할머니 : 아 날 더운디 들어보라니께...저러다 만이 하나 금아마져 금순이 짝 나믄 워쩔껴?
숙모 : (와락 해대려다 주춤)....
할머니 : 잘 생각혀봐. 나씨 집안 핏줄이 워떤가? 걍 부뚜막만 올라갔다 허믄 뭔 사단이 나두 났지 걍 내려오는 법을 없었잖여?
숙모 : 어머니 차암 아니 왜 자꾸 진짜(하다 갑자기 헛구역질).....
할머니 : (보는)......
숙모 : (다시 한번 더 헛구역질)......
할머니 : (놀라서 보는)....오미....오미 뭔 일이여 이게 뭔일여....딸 애 서믄 에미가 입덧을 대신 해주는 법인디.
숙모 : (놀라 보다) 어머니이!
할머니 : 그렇다니께....그런 말 못 들어봤남?
숙모 : 어머니 진짜 왜 그러세요. 어머니는 금아는 손녀두 아니에요. 어쩌면 금아 두구 그런 끔찍한 상상을 하세요.
할머니 : 뭔소리여. 금아가 손녀니께 이런 걱정을 하지...
내도 지발 존 일에 자라 보구 놀란 가심 솥뚜껑 보구 놀라는 거면 좋겄어.
숙모 : 걱정도 마세요. 제가 어젯밤에 그 사돈총각 보구 속이 화악 뒤집혀서 그때부터 자꾸 속이 이렇게 (하다 다시 올라온다)....
할머니 : (오미 시상에 보는).....
#11. 마당
노소장 현관문 열고 나온다. 노소장 마당에 떨어진 신문을 주워 들어 돌아서면,
성란 현관문 닫고 나온다. 성란 노소장과 눈이 마주치자 고개 푹 숙인다.
성란 : ......아버님.....너무 죄송합니다.
노소장 : (그런 성란 보다 반응 보이지 않고 다가와)....비켜라 들어가야겠다.
성란 : 아버님....
노소장 : .....내가 지금 극도의 인내력을 발휘해서 니들을 참아주고 있는지나 아냐?
혹시라두 니 어머니까지 이 일을 아시게 될까봐 얼마나 기를 쓰구 이 악물구 참는지 알어?
성란 : ......
노소장 : 비켜 어서!
성란 : ......(결국 비켜선다)
노소장 현관문 닫고 들어가 문 탁 소리나게 닫는다.
성란 그소리가 가슴에 공명되어 크게 울린다.
성란 : ......
#12. 안방
정심 걸레그릇 들고 나온다. 노소장 방에 앉아 있다.
정심 : 왜 여태 그러구 있어요? 출근 안해요?
노소장 : ......거기 그만 둘까 해.
정심 : (놀라 보는).....왜요? 왜 그만 둬요?
노소장 : ......그냥 일 하기가 싫어. 날이 너무 더워 그런가 점점 힘에 부치구.
정심 : 이이가 진짜....(와락) 당신 왜 그래 진짜 요즘 계속?
노소장 : ....이사람이.
정심 : 이사람 저사람 하지 말아요. 당신이 뭘 잘했다구 이사람 저사람이야.
대체 나이가 몇인데 그 나이에 주먹질까지 해서 경찰서까지 끌려갔다 오질 않나,
이젠 느닷없이 잘 자구 일어나서 회살 다니기 싫다구 때려치겠다구 하질 않나?
노소장 : 그만 둘 수두 있지 뭘 그래. 당신 말대루 내 나이가 몇인데 쉴 때두 됐지?
정심 : 그럴꺼면 왜 일하구 싶다 일하구 싶다 노래는 불렀냐구?
노소장 : ......
정심 : 차라리 노래나 부르지 말든가. 당신이 일하구 싶다 일하구 싶다 노래를 불러대서
성란이가 간신히 어렵게 만들어준 직장 아냐. 그런 직장을 두달두 채 안되서 거길 그만둬요?
노소장 : .....글쎄 그땐 그때구 막상 다시 일을 해보니까 너무 덥구(하는데)
정심 : (큰소리) 진짜 그렇게 계속 말두 안되는 소리 할래요!
노소장 : ......이 사람이 진짜.
정심 : 할 말 없으면 이사람이지. 당신이 이런 식으로 관둬 버리면 어렵게 일자리 구해준 성란이 체면은 뭐가 돼?
당신 큰며느리 입장은 생각두 안해?
노소장 : (성란이 얘기 나오니까 더 화나는....입을 열면 안될꺼 같아 외면하고 참는다)......
정심 : 진짜 이해할 수가 없네....당신 왜 이래 요즘 계속....무슨 일 있지 당신 그렇지?
노소장 : ....일은 무슨 일이 있어....(에이 일어난다)....알았어. 가 출근한다구...
(옷장 문 열고 웃옷 꺼내 들고 문 닫고 문으로).....가.
정심 기막혀 본다. 노소장 문 열고 문 탁 닫고 나간다.
정심 진짜 이해 안된다는 듯 흘기는.
정심 : ......
#13. 오미자 침실
오미자 옷장에서 옷 꺼내고 있다.
노크소리. 문 열고 재희 들어온다.
재희 : 지금 출근해요....태워다 드려요?
오미자 : (힐끔 보고 대꾸 안한다).....
재희 : ....엄마.
오미자 : (옷장 문 닫고 옷 침대에 놓고 반응 안보인다).....
재희 : (그런 엄마 보다가).....그럼 먼저 가요....다녀올께요. (문 닫고 나간다)
오미자 : (그제야 돌아본다. 나쁜 녀석. 야속하고 밉다)......
#14. 미용실 근처 커피숍
예전에 재희가 퇴근하는 금순을 기다렸던 길목 커피숍이다.
재희 노상 테이블에 앉아있다. 금순 오나 살핀다.
저만큼 행인들 사이에 금순 모습 보인다. 재희 보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금순 잰걸음으로 다가오다 역시 재희 보고 주춤선다.
금순 : .......
재희 : (보다 다가가는).......
금순 : (보다 다가오는)......
재희 : (멈춰서면)......
금순 : (다가온다....다가와 그대로 재희 스쳐 가려면).....
재희 : (그런 금순 보다가, 팔 잡아 세운다)....
금순 : (얼른 다른 손으로 재희 손을 떼어내며 팔 빼내고 물러선다)....이러지말아요. 나 아저씨랑 더이상 할 얘기 없어요.
재희 : (보는).....
금순 : 얘기 했잖아요 분명히. 나 아저씨랑 안만난다구. 전화두 하지 마세요. 어제두 어머님이 받아서 얼마나 곤란했는데요.
재희 : (서운해 보다) 너 혼자 일방적으로 안만난다구 통보하면 끝나는 문제야 이게?
금순 : 예. 끝나는 문제에요.
재희 : ......
금순 : (그 표정 느끼지만, 외면하고 다시 간다)......
재희 : (화나 보다 휙 다가와 잡으면).....
금순 : (확 뿌리친다) 이러지 말라니까요 왜 이래요 진짜.
재희 : (보는)......
금순 : ......이러지 말아요. 나는 지금 출근하는 길이에요.
금순 재희 보다 돌아서 다시 간다. 재희 더이상 그런 금순 잡지 못하고 야속하게 보다가.
재희 : ......알았어 출근해....이따 퇴근시간 맞춰. 집 앞에서 기다릴께. 이따 얘기해.
금순 : (잰걸음으로 걸어오다 그 말에 가슴이 출렁...그러나 내색 않고 더욱 잰걸음으로 걷는다).......
#15. 미용실
금순 문 열고 들어선다. 스텝들 청소하며 영업 준비중.
금순 나오셨어요 일찍 오셨네요 인사하며 들어서는데,
그 뒤로 오미자 들어선다. 스텝들 오미자에게 인사한다. 나오셨어요 원장님. 안녕하세요...
금순 : (주춤해 돌아보다. 목례한다).....나오셨어요?
오미자 : (본다)....냉녹차 한잔 타서 내방으로 와...(가는)
금순 : (보는)......
#16. 원장실
오미자 책상에 앉아있다.
노크소리. 금순 문 열고 들어온다. 금순 다가와 오미자 자리에 녹차잔 올려놓는다.
오미자 : 나와 한 약속 잘 지키구 있어?
금순 : (본다. 주눅드는 모습 보이기 싫어 더욱 똑바로 본다)....예.
오미자 : (그런 금순 보다가)....내 아들이 밉다고 너까지 미워하는 일은 가능한 하지 말자 애쓰는 중이다 나두....
그나마 다행인건 니가 잠시 잠깐 니 처지를 망각했다 재빨리 깨달은것 같으니까 그건 높이 사....
나와 한 약속만 지켜. 지키면...니가 누구보다 빨리 미용사가 될 수 있게 도와 줄테니까. 내말 알아듣지?
금순 : ......
오미자 : 대답해. 오기 피지 말구. 애엄마는 이럴 때 오기 피는게 아냐?...내말 알아듣지?
금순 : (그말에 끝까지 똑바로 보다가)....예.
오미자 : 됐어. 나가봐.
금순 : (목례하고 돌아선다)......(입술 앙 다물고).....(문으로)
#17. 로뜨실
금순 로뜨를 씻고 있다.
은주 제품통 들고 다가온다. 은주 다가와 제품통 내려놓는다.
금순 그제야 돌아본다. 두사람 서로 마주본다.
은주 : .......
금순 : .......(먼저 외면하고 다시 씻으려면)......
은주 : (보다)....구재희랑 계속 만나?
금순 : (보다).....아뇨, 안만나요.
은주 : 그래.....미용실은 계속 다닐꺼야?
금순 : .....예.
은주 : 그래?.....궁금하지 내가 왜 나금순한테 고마워 하지 않는지?....엄마까지 신장을 떼서 살려줬는데?
금순 : (똑바로 보고 말한다) 아뇨. 고마워 하라구 한 일 아니니까 궁금하지 않아요.
은주 : 그래?....아빠한테 나한테 말하지 말아달라구 부탁 했다는데....왜 그랬어?
금순 : .....불편할까봐요.
은주 : (보는)......그러게? 골 때리지? 어느날 갑자기 나금순이랑 나랑 자매 비슷한게 됐으니.
더구나 구재희가 하필이면 삘 꽂힌 사람이 너야?
금순 : ......
은주 : 이걸 무슨 운명의 장난이라구 해야 해? 장은주가 청춘을 걸고 사랑했던 유일한 남자가 구재희였는데.
금순 : .....
은주 : 그거 아니? 울엄마 죽구 일년 만에 엄마가 울아빠랑 재혼해서 우리집 들어온거?....
물론 온 가족이 다들 엄마가 처년지 알았구.
금순 : ......
은주 : .....그러구 보면 나금순두 버림받은 셈인데....말하다 보니 나금순과 내가 좀 더 일찍 만났더라면
같이 부모를 원망하고 동병상련을 느꼈을 법 같기두 하다. 그치?
금순 : (보다가)......저 이거 빨리 씻어야 하는데요.
은주 : (기분 상해 보는)....헛소리 말구 나가봐라.
금순 : (보는).....
은주 : .....그래 그만 짖구 나가보지....나가는데....내가 가끔 미치거든....
어려서두 엄마가 들어오자마자 은진이 가졌을 때 내가 한때 미친적이 있었어.
그러니까....너두 조심해. 내가 너 물지 않게.
금순 : (보는)......
은주 금순 보다가 나간다. 금순 그런 은주를 보는.
#18. 병실
재희 수련의1 회진 도는 중. 마지막 환자에게 다가온다.
수련의 재희에게 브리핑 한다.
수련의1 : 갑상선 아전 절제술 수술 후 1일째 되는 환자입니다. 현재 특별한 problem 없는 상탭니다.
재희 : 얼굴이나 다리가 저릿저릿하진 않습니까?
환자 : 그런건 없는데요 머리가 좀 아파요.
재희 : 원래 목 수술하고 머리가 좀 아플 수 있어요... 칼륨은?
수련의1 : 오늘 아침 체크한 칼륨 레벨은 정상이었습니다.
재희 : 좋아....경과 좋습니다. 걱정 안하셔두 됩니다...
재희 간단히 표정으로 인사하고 빠르게 입구로, 수련의1 뒤따른다.
#19. 의국
재희 들어서고, 수련의1 뒤따라 들어온다..
재희 가운 단추 풀면서.
재희 : 오늘 수고했어. 오미정 환자 수술스케쥴만 다시 한번 체크해보고 들어가....(자리로 다가가 가운 벗는다)
#20. 직원실
금순 머그잔 들고 문 열고 들어온다. 윤소란 제품 체크하다 고개 든다.
금순 빙그레 다가와 잔 놓는다.
금순 : (배시시 다가와 잔 내려놓고) 선생님....저 염색테스트 통과했으니까 이제 저 가르쳐 주실꺼죠?
윤소란 : 설마 했는데 진짜 한방에 통과해 냈대?....잘했어.
금순 : (환하게 웃는다) 제가 그랬잖아요 저 진짜 열심히 연습했다구....
윤소란 : 그런데 원장님과는 어떻게 된거야? 왜 원장님이 갑자기 테스트 보지 말라구 했어?
금순 : ......
윤소란 : (순간 표정 어두워지는 금순 보다).....알았어....오늘부터 하루 30분씩 교육, 5시간 연습 들어간다. 어때? 할 수 있어?
금순 : (환해지는) 그럼요. 고맙습니다 선생님.
윤소란 : 5시간 연습이라니까? 곧 죽었다 후회할 지두 몰라.
금순 : (웃으면서) 죽었다는 할지 몰라두 후회는 절대 안해요. 저 서럽구 억울해서라두 꼭 하루 빨리 미용사로 성공해야거든요.
윤소란 : ......
금순 : 선생님 제가 성공해서 잡지 같은데서 인터뷰 하자구 하면요 제가 꼭 그렇게 말할께요.
이 모든 영광을 늦은밤 저를 지도해주신 윤소란 선생님께 바치고 싶습니다.
윤소란 : 좋아. 어디 그런 날이 오나 보자구.
금순 : 온다니까요.
#21. 마루 (밤)
은주 들어선다. 영옥 맞는다.
영옥 : 다녀왔니?
은주 대답없이 이층으로.
영옥 그런 은주를 보는데, 장박 뒤따라 들어선다.
장박 : 은주 막 들어오는거 같든데?
영옥 : 예....지 방으로 올라갔어요.
장박 : 여전해?
영옥 : ......그런거 같에요.
#22. 정원 (밤)
정원에 놓인 야외 파라솔. 장박 앉아 있다.
은주 다가와 앉는다. 테이블에 와인 두잔 놓여있다.
장박 : 마시자.
은주 : 생각 없어요.
장박 : (보다가 조금 마시고 내려놓고).....생각해 보면....내가 은주 너한테 참 나쁜 아버지였다.
은주 : (보는).....
장박 : 나는 돌아가신 니 엄마를 지금 엄마처럼 많이 사랑하지도 못했구....
재혼을 한 이후에 어린 니가 얼마나 힘들지 짐작은 하면서도 바쁘다는 핑계로 돌봐주지도 못했어.
은주 : 왜 이러세요 갑자기?
장박 : 내가 왜 재희와 너와의 관계를 반대했었는지 아냐?....니가 니엄마처럼 살까봐였어.
은주 : ......
장박 : 돌아가신 니 엄마와 나는...니엄마가 나를 훨씬 더 좋아해서 결혼을 했다.
그리고 나는 니 엄마에게 깊은 애정을 느껴보지도 못한채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병원에서 보내야했고...
그래서 짧은 결혼생활 동안 니 엄마는 내 등만 바라보며...불행한 결혼생활을 했어.
은주 : ......
장박 : 그래....그랬어...내가 그걸 깨닫고 후회했을 때는....니 엄마가 이미 많이 아팠을 때고 곧 돌아가셨다.
은주 : ......
장박 : 맹세컨데 그게 너무나 가슴이 아팠다...그래서 은주 너만은
나랑 달리 가슴이 넉넉하고 너를 훨씬 더 많이 사랑해주는 따뜻한 남자를 만나길 바랬어.
은주 : ......
장박 : ......은주야....그리고 내가 너한테 또 하나 잘못을 했다.
은주 : (보는)......
#23. 주택가 거리 (밤)
금순 걸어온다. 금순 걸어오다 문득 주위를 둘러본다.
재희E : 이따 퇴근시간 맞춰. 집 앞에서 기다릴께. 이따 얘기해.
금순 조심스럽게 모퉁이에서 돌아본다. 역시 모퉁이 돌아 길쪽에 주차해놓고, 재희 기다리고 있다.
금순 보다 돌아선다. 어쩌지?....금순 갈등된다.
금순 : .......
그러는데 저만큼 태완 다가온다. 금순 태완을 보고 당황스럽다.
태완 금순을 본다. 태완 제수 반갑게 손 들어 보이고, 가방 메고 다가온다.
금순 : (다가오는 태완 보다, 힐끔 모퉁이쪽 의식하다. 차라리 잘됐다 싶다)
태완 : (다가와선다)...나 오디션 들어왔다. 드라마.
금순 : 그래요? 잘됐다. 무슨 드라마요?
태완 : 단막극. 큰 역은 아니구.
금순 : 그래두 그게 어디에요?...오디션이 들어왔다는게 중요한거죠. 가요.
태완 : 그럼. 바로 그게 뽀인트지.
금순 태완과 모퉁이 돌아 걷는다.
금순 태완 오른쪽에 서서 걷는다. 태완 시선을 자신쪽으로 돌려, 주차된 재희차로부터 막아보려.
재희 차안에서 금순이 오나 지켜보다 태완과 함께 다가오는 금순을 본다.
재희 순간 표정 굳어진다.
재희 : ......
금순 : 무슨 역인데요?
태완 : 주인공 친구 역이야. 주인공이 백순데 같이 백수로 동거동락하는.
금순 : 예...(하며 힐끔 재희를 본다)......
재희 : (금순을 노려보고 있다)......
태완 : 딱이지 뭐 나한테 더이상의 배역이 어딨겠냐? 씬두 네씬이나 되구 대사두 꽤 돼. 무조건 따내야지.
금순 : (느껴져...얼른 시선 돌린다).....예.
재희 : (그런 금순을 계속 쏘아보는)
태완 : 첫대사가 뭔지 아냐?
금순 : (태완 얘기에 집중 못하고).....뭔데요? (하는데)
재희 노려보다, 차문 열고 내려서서 차문 탁 닫고 선다.
금순 : (놀라서)......
태완 : (금순 보다, 돌아보고, 재희 보다 역시 우뚝 선다)......
재희 : (다가와 선다).....왜 이제와? 아까부터 기다렸는데?
금순 : (당황해 태완 보다, 놀라 재희 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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