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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06월12일(수요일) 거창군 [비계산&우두산&거창 Y자형 출렁다리] 산행일정
회비 40,000원, 28번 좌석 예약
산 : 거창군 [비계산&우두산&거창 Y자형 출렁다리]
산행코스: [ 도리~(2.0km)~비계산~(2.8km)~마장재~(2.0km)~우두산~(0.6km)~의상봉~(0.8km)~고견사~(1.1km)~견암폭포~(0.8km)~거창 Y자형 출렁다리~(0.6km)~거창 항노화힐링랜드 주차장~(4.0km)~썬모텔 ] (약 14.7km)
일시 : 2024년 06월 12일(수요일)
날씨 : 청명한 날씨 [거창군 가조면 최저기온 17도C, 최고기온 31도C]
산행코스 및 산행 구간별 산행 소요시간 (총 산행시간 5시간58분 소요)
06:50~11:00 “좋은사람들” 버스로 서울 양재역 12번 출구 전방 국립외교원 앞에서 출발하여 경남 거창군 가조면 도리 396-5 번지에 있는 도리로 이동 (291km) [4시간10분 소요]
11:00~12:00 경남 거창군 가조면 도리 396-5 번지에 있는 도리에서 산행 출발하여 비계산(1,130m) 정상으로 이동
[경남 거창 비계산
봉황 날개 펼친 듯한 산세… 바위 ‘셋 덤’이 조망 끝판왕
이창우 산행대장 lcw1124@kookje.co.kr |
국제신문 기사 입력 : 2023-03-08 19:15:21
- 대학동 버스정류장 회귀 6.6㎞
- ‘도리 1’ 표지목 지나면 된비알
- ‘셋 덤’서 가야산·두무산 등 만끽
- 절벽 구간 구름다리 놓여 수월
- 주민 “1088m 돌탑봉이 주봉”
- 톱날 같은 바윗길 왕복해야
근교산 취재팀은 이맘때면 봄 산행 신호탄을 여는 미나리 시식 산행을 해왔다. 그때마다 경북 청도 화악산(930.4m)과 남산(870m)을 답사하고 삼겹살에다 봄 내음 물씬 나는 한재미나리를 맛있게 먹었다. 이번에는 청도 한재 외에 봄미나리 산행을 할 수 있는 곳이 어디 없을까 하고 찾아보았다. 경남 양산 원동과 거창 가조가 있었다.
■대학동 정류장 원점회귀 산행
해마다 찾던 화악산과 한재미나리를 벗어나 올해는 가조 비계산(飛鷄山·1130m)을 답사하고 미나리를 시식하는 산행을 소개하려고 떠났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면, 거창 가조는 원동과 한재보다 날씨가 훨씬 추운 데다 인건비 상승 등으로 미나리 재배 단지가 철수하면서 소량 재배만 해 이제는 가조 미나리를 먹을 수 없었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미나리 시식은 못 했지만 거창휴게소 북쪽을 막아선 닭 볏 같은 암봉인 ‘거창 명산’ 비계산을 소개한다.
광주·대구고속도로를 타고 거창 땅에 들어서면 옹골찬 산세가 먼저 눈길을 붙잡는다. 비계산과 마주한 뾰쪽한 송곳 같은 산이 오도산(1134m)이며 오른쪽에 여인의 누운 모습이라는 미녀봉(931m)을 보면서 과연 산의 고장에 들어온 것을 실감한다.
비계산은 한자를 풀이하면 닭이 날개를 펼치며 날아가는 모습이다. 그런데 거창군 가조면 도리에 사는 주민에게서 비계산에 관한 새로운 사실을 들었다. 비계산의 ‘계(鷄)’는 닭을 뜻하지만 ‘봉황’이라 한다 했다. 가조면 행정복지센터 쪽에서 비계산을 보면 산세가 봉황이 날개를 펼쳐 날아가는 모습이며 현재 돌탑봉으로 불리는 1088m 암봉이 봉황의 머리로, 비계산 정상이라 한다고 했다.
정상석이 들어서 있는 바위는 높이는 더 높은지 몰라도 마을에서는 세 개의 바위가 우뚝 솟아 ‘셋 덤’이라 부른다며 봉황 머리를 ‘정상’이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산행경로를 보면 거창군 가조면 도리 대학동 버스정류장~일각사(광주 방향 거창휴게소) 갈림길~도리 교차로~광주·대구고속도로 굴다리~2008 임도시설 표석 앞 갈림길~비계산(2.1㎞) 이정표~비계산·산제치 갈림길~합천 비계산 정상석(1125.7m)~비계산 정상(1130m)~덱 다리~거창휴게소·마장재 갈림길~거창휴게소·상수월 갈림길~돌탑봉(1088m)~거창휴게소·상수월 갈림길~일각사 입구~거창휴게소 후문~대학동 버스정류장으로 되돌아오는 원점회귀이다. 산행거리는 약 6.6㎞이며 4시간 30분 안팎 소요된다.
승용차를 이용했다면 거창휴게소(광주 방향)에 주차하고 휴게소 후문을 나와 오른쪽 길로 내려간다. 왼쪽은 일각사 방향이며 취재팀의 하산길이다. 고속도로 굴다리를 지나 휴게소에서 5분이면 59번 국도와 만난다. 오른쪽에 도리 대학동 버스정류장이 있다. 취재팀은 대학동 버스정류장에서 출발해 동쪽 합천 방면 도로를 간다.
왼쪽으로, 가야 할 비계산 정상부가 보이고 오른쪽에 두무산 오도산 미녀봉 능선이 펼쳐진다. 일각사·거창휴게소(광주 방향) 갈림길을 지나 도리교차로에서 왼쪽 묘산·합천 방면 굴다리를 통과한다. 대학동 정류장에서 약 8분이면 ‘2008 임도시설’ 표석 앞 갈림길에 도착한다.
■ “비계산 정상은 1088m 돌탑봉”
‘가조가야로 1593’ 도로명 표지판을 보며 왼쪽으로 꺾어 콘크리트 임도를 오른다. 전원주택을 지나 비계산(2.1㎞) 이정표를 지나면 갈림길, 비계산은 오른쪽으로 간다. 김씨 부부 묘 앞에서는 왼쪽 산길로 들어선다. 산길은 파헤쳐져 도랑이 되었으며, 곧 폐 철망문을 지나 무덤 앞에서 다시 임도와 만난다. 키 큰 잣나무 숲이 이어진다. ‘도리 1’ 표지목을 지나 다시 산길로 접어든다. 산길은 차츰 가팔라진다. 이정표에 거창 특산품인 딸기와 포도를 홍보하고 있다.
비계산(1.3㎞) 정상 방향은 달달한 딸기를, 하산 방향에는 상큼한 포도가 안내한다. 그런데 얼마 안 가 코가 땅에 닿을 만큼 산길이 가팔라지면서 달달한 딸기는 아주 매운 맛 나는 딸기로 바뀐다. 작은 돌탑이 세워진 너덜과 ‘도리 3’ 표지목을 지나 된비알은 정점을 찍는다. 들머리인 임도 시설 표석에서 약 1시간20분이면 수도지맥 길인 주능선 갈림길에 올라선다.
비계산(0.15㎞)은 왼쪽으로 꺾는다. 오른쪽은 산제치(3.4㎞)에서 올라오는 길. 5분이면 바위에 걸린 철계단을 올라 첫 번째 봉에 합천군 산악회가 세운 정상석이 있다. 산 아래에서 ‘셋 덤’이라 부른다는 그 바위다. 두 번째 봉우리가 비계산 정상으로, 50m쯤 더 가야 하지만 조망이 없어 여기서 즐긴다.
북쪽 남산제일봉 뒤는 가야산이며 시계방향으로 미숭산 두무산 두산지음재 오도산 미녀봉 박유산 의상봉 우두산 작은가야산 등이 펼쳐진다. 정상에는 거창군에서 세운 정상석이 있다. 직진하면 세 번째 봉을 잇는 구름다리가 나온다. 예전에는 줄을 잡고 오르내리던 절벽 구간으로 매우 까다로웠는데 구름다리가 놓여 산행은 수월해졌다.
여기 가조 4경인 ‘비계 풍혈’ 안내판이 있다. 20m 깊이 굴인데 바람이 빠져나가는 소리가 가조까지 들렸다 하며, ‘비계산 바람굴’로도 불린다. 바람굴은 보지 못했지만 아쉬움을 달래주려는 듯 골바람이 세차게 올라왔다.
덱 계단이 놓인 세 번째 봉우리를 내려가면 산길은 완만한 능선을 탄다. 정상에서 30분이면 이정표 갈림길이다. 왼쪽 거창휴게소(2.3㎞) 방향으로 오르막 능선을 탄다. 오른쪽은 마장재 방향. 봉우리에 올라서면 왼쪽 돌탑(0.7㎞)·거창휴게소로 간다. 오른쪽은 마장재와 우두산 상봉 방향 수도지맥 길이다. 15분쯤 완만한 능선을 타면 거창휴게소 갈림길이 나온다. 직진해 돌탑(0.4㎞)을 갔다 온다. 돌탑까지 들쭉날쭉한 톱날 같은 바윗길이 이어지며 왕복 35분쯤 걸린다. 현재 돌탑봉이라는 미미한 이름이지만, 마을에서 비계산 주봉으로 인정하는 봉우리다.
가조들 뒤로 금귀봉 보해산 양각산 수도산 단지봉이 펼쳐지며 조망은 동서남북 막힘이 없다. 직진하면 상수월 방향. 취재팀은 직전 갈림길로 되돌아가 오른쪽 거창휴게소(1.9㎞)로 꺾어 덱 계단을 내려간다. 산길은 가파르게 고도를 낮춘다. 흙이 깎여 나가면서 만든 칼등 같은 능선을 지나 약 55분이면 일각사 입구에 도착한다. 오른쪽으로 거창휴게소 후문을 지나 약 7분이면 대학동 버스정류장에 도착한다.
# 교통편
- 당일 산행은 승용차 권장
- 거창휴게소로 내비 설정
거리가 먼 데다 서흥여객 버스터미널에서 농어촌 버스 시간 맞추기가 쉽지 않아 당일 산행은 승용차 이용이 낫다. 경남 거창군 가조면 가조가야로 1543-81 거창휴게소(광주방향)를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설정하면 된다.
휴게소 주차장에 차를 둔다. 휴게소 오른쪽 화장실 뒤쪽 후문을 나가면 바로 등산로와 연결된다. 대중교통은 부산 사상 서부터미널에서 거창버스터미널로 간다. 거창 터미널 뒤 서흥여객 버스터미널에서 합천 가야(가조선)로 가는 농어촌 버스로 바꿔 탄다.
부산 서부터미널에서 거창행 버스는 오전 7시10분, 8시20분, 10시30분(가조 경유) 등에 출발한다. 약 2시간 40분 소요된다.
서흥여객 버스터미널에서 가야행은 오전 6시50분 8시 11시 등에 출발하며 대학동버스정류장에서 내린다. 산행 뒤 대학동정류장에서 거창으로 나가는 버스는 오후 3시20분 5시20분쯤에 지나가니 미리 기다렸다 탄다. 거창터미널에서 부산행은 오후 3시30분(가조 경유), 5시30분, 7시(막차)에 있다.
맛집 한 곳 추천한다. 거창 가조는 돼지양념불고기거리가 유명하지만 어탕과 추어탕도 그에 못지않다. 거창 추어탕과 어탕은 보양식 한 그릇을 먹는 격이라 할 만큼 인기인데 마상사거리와 축협 사이 시골추어탕이 괜찮다. 추어탕(사진), 어탕 1인 9000원.
문의=문화라이프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12:00~12:05 휴식
12:05~13:15 마장재로 이동
13:15~14:15 우두산(1,046m) 정상으로 이동
[우두산, 밤새 괴한 같은 칼바람.. 능선에서 화엄의 세계를 만나다
월간산 2021년3월호에 실린 기사
글 : 신준범 차장대우
흰 소의 해에 가장 어울리는 산행지, 1박2일 원점회귀 야영산행 8km
내색하지 않았으나 두려웠다. 밖에서 괴한들이 텐트를 에워싸고 미친 듯이 흔들고 있었다. 야수의 포효 같은 굉음이 텐트를 두드리고,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통째로 흔들리고 있었다. 어디서 온 사람들이냐고, 무슨 악감정 있어 이런 장난을 치냐고 물어보고 싶었으나 문을 열고 나가지 않았다. 폴대가 취약한 거실형 텐트(쉘터)와 엄청난 바람이 만든 착각임을 알고 있었으나, 이상한 상상을 자아낼 만한 굉음이었다. 새벽 3시, 기어코 바람은 등산스틱으로 세운 기둥을 무너뜨리고 압도적인 소리로 승리의 포효를 내질렀다. 기둥을 다시 세우며 흉포한 밤이 빨리 지나기만을 바랐다.
고속도로 나오자마자 산세에 반해
가조IC를 빠져나오자, 장거리 운전에 졸린 눈이 뜨였다. 볕이 잘 드는 너른 들판 뒤로 카리스마 넘치는 바위 산줄기가 뻗어 있었다. 바위 능선의 변주를 눈에 담는 것만으로 심장이 두근거렸다. 멀리서도 눈에 확 띄는 이토록 잘 생긴 산일 줄은 몰랐던 것. 푸근한 벌판 뒤로 불끈 솟은 능선엔 강함과 부드러움이 묘하게 어우러져 있어, 마음은 주체할 수 없이 두근거렸다.
산의 밤과 낮을 여유 있게 음미하려 1박2일 야영산행을 택했다. 우두산의 야영 명소로 손꼽히는 해발 850m 마장재에서 하룻밤 자고, 다음날 정상과 의상봉을 거쳐 고견사로 내려서는 원점회귀 코스를 택했다. 발 빠른 산꾼들은 비계산과 장군봉까지 종주하는 이들이 많지만, 산불방지 입산금지 기간이라 산행 가능한 코스를 택했다.
명분으로 따지면 3월(음력 1~2월) 산행지로 우두산만 한 산이 없다. 신축년辛丑年 흰 소의 해, 산세가 소의 머리를 닮았다고 하여 이름 붙은 우두산은 새해 새로운 도전을 위한 산행지로 제격이다.
산 입구가 지나치게 깔끔하다. 지하부터 지상까지 층층이 나뉘어 있는 주차장부터 깔끔하게 지은 관리사무소까지. 거창군 관계자임을 알리는 형광색 조끼를 입은 이들이 삼엄하게 입구를 지키고 있다. 행여 산행이 금지되었나 싶어 물어보니, 체온 체크와 명부 작성만 하면 산행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물과 먹을거리 같은 공용 짐을 꺼내 나눠 담는다. 익숙한 손길로 배낭을 싸는 청춘남녀는 연세산악회 재학생인 최동혁·최수연씨다. 최신 휴양림 같은 여러 시설이 눈에 띈다. 거창군에서 큰 예산을 투입해 완성한 ‘항노화 힐링랜드’다. 자연휴양림과 숲치유센터를 결합한 시설이지만 코로나로 인해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생긴 지 얼마 안 된 데크길을 따라 마장재 쪽으로 든다. 해발 500m에서 주능선 850m까지 고도를 높이는 길, 벌떡 선 산세와 달리 산길은 완만하다. 계단이 늘어나자 눈앞에 다가서는 우두산 최고 명물, Y자형 구름다리다. 구름다리 3개를 연결한 알파벳 Y 모양의 출렁다리로 우두산을 대번에 전국적인 명소로 끌어올렸다.
‘항노화 힐링랜드’라는 이름처럼 건강을 강조하기 위해 구름다리로 이어진 계단에는 각종 명언과 좋은 말이 적혀 있다. ‘넌 지금도 충분히 잘 하고 있어. 열정만 한 스펙 없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등등 한 번쯤 들어본 좋은 글귀를 읽으며 계단을 오르도록 해놓았다.
기념사진을 부르는 구름다리다. 바위산 지능선을 연결한 붉은 난간의 구름다리는 그 모습 자체로 경이로워 누구든 사진을 찍게 만든다. 길이 40m, 24m, 45m의 구름다리 3개를 연결한 것으로 성인 750명이 동시에 걸어도 끄떡없도록 만들었다. 바위산의 화려한 산세와 독특한 출렁다리의 모습이 어느 산에서도 볼 수 없는 풍경을 내어준다. 멀리 가조면 들판이 손바닥만 하게 드러나고, 코로나가 가라앉으면 색다른 경치를 즐기려는 이들로 다시 인기를 끌 것 같다.
계곡을 따라 난 산길을 꾸역꾸역 오르자, 이윽고 소나무와 억새가 성성한 주능선이다. 경치가 터진 곳이 많아 참고 올랐던 열매가 더욱 달콤하다. 텐트를 칠 만한 터가 몇 곳 있으나 대부분 바람길이다. 해가 넘어가기 직전 급하게 텐트를 치고 포장해 온 음식을 먹는다. 취사는 금지되어 있어 화기 없는 야영만 가능하다.
열반의 경지에 이른 황금비율 경치
거칠고 시끄러웠던 밤과 달리 평화로운 아침이다. 무지막지하게 밀려오던 오랑캐 같은 강풍이 물러가고, 적막 가득한 새 날이다. 비계산 너머로 한없이 따스한 해가 솟아오르고, 간밤의 융단폭격에서 살아남은 주민욱 사진기자의 산발된 머리카락에서 그 흔적이 조금 묻어난다. ‘괜찮다’고 어루만지는 햇살의 연하고 무른 손길에 몸과 마음이 평온해진다.
어지간한 국립공원은 명함도 못 내밀 수려한 암릉 줄기가 어서 오라고 손짓한다. 놀이공원에 입장한 듯, 행복한 능선종주의 시작. 능선을 오르내릴 때마다 섭섭잖게 펼쳐지는 새로운 파노라마에 걸음걸음이 즐겁다. 정상이 가까워 올수록 놀라운 바위 거인들이 늘어나고 저마다 한 세상을 지키는 수문장처럼 은밀히 힘을 과시한다.
거친 산세에 비해 산길은 의외로 잘 정비되어 있다. 지나치게 위험한 곳은 세운 지 얼마 안 된 데크계단이 차분히 뻗어 있고, 바윗길도 시간이 지체될 뿐 어려운 기술을 요하는 곳은 없다. 다만 걸음이 조심스런 산길이 많고, 넋 놓고 구경할 만한 전망바위가 잦아 시간이 한없이 늘어난다. 이름값으로 보면 유명한 척도에 비해 과소평가 받은 산임을 실감한다.
반나절이 넘도록 사람 한 명 마주치지 않아 거리두기엔 안성맞춤이었다. 고도를 높일수록 가야산이 옛 왕국의 현신처럼 웅장한 산세로 솟구쳐 오르고, 주변을 둘러보아도 평범한 산세의 줄기는 볼 수 없었다. 사소한 능선의 흘러내림 하나하나가 수작秀作이었다. 기묘한 바위 곁에는 늘 도인 같은 소나무가 궁합을 맞추고 있었고, 앙상한 철쭉가지도 흠이 되지 못했다. 봄이 오면 얼마나 화려할지 실로 짐작하기 어려웠다.
국립공원이었으면 저마다 이름 있을 법한 기암이 모두 무명이었다. 대단한 경지에 이르렀으나 평범한 것처럼 위장한 겸손이 풍경 곳곳에 배어 있었다. 아름다움의 척도에 비해 과포장된 관광지가 얼마나 많았던가. 기대 없이 오른 산에서 맞는 풍경의 쾌락에 자주 멈춰 곱씹으며 음미한다.
산에서 내려다본 가조 벌판도 시선을 잡아끈다. 날카로운 산세의 능선으로 겹겹이 둘러싸였으나 홀로 아늑한 벌판을 이루고 있어, 풍수에 관심이 없는 이도 인정할 만한 명당이다. 정상 직전에 만난 너른 터에서 전투식량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산을 오른다.지나온 암릉줄기에 비해 정상은 의외로 소박하다. 정상 표지석은 듬직하나 정상다운 맛은 1,046m의 높이에 미치지 못한다. 맞은편의 암봉이 오히려 더 걸작이다. 그래서 산행의 정상으로 의상봉을 꼽는 이가 많다.
의상대사가 수련했다는 거대한 암봉 의상봉으로 향한다. 산행이 어려울 것 같은 거친 바위 사이로 절묘하게 길이 나있거나 우회한다. 의상봉은 실크로드 리지가 인기 있어 바위꾼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자존심 센 도도한 통바위를 오르는 방법은 계단이다. 고도감 있는 계단으로 수직 상승하면, 폭발하는 호흡과 함께 의상대사가 이름으로 남은 정상 풍경에 이르게 된다. 열반의 경지라 할 만한 탁월한 풍경, 지금껏 지나온 풍경도 좋았으나 이곳이 황금비율임을 깨닫게 된다. 멀리 덕유산 줄기가 전설처럼 아득히 범상찮은 실루엣으로 흘러간다. 우두산의 다른 이름은 별유산인데 빼어난 풍광이 유별나게 아름답다 하여 붙은 이름임을 눈으로 실감한다.
올라 온 계단을 다시 내려가 의상봉을 우회해서 고견사로 내려선다. 아직 흥분이 가시지 않은 마음을 천년고찰 고견사古見寺가 가라앉힌다. 신라 문무왕 7년(667)에 의상과 원효대사가 세운 절이며, 원효대사가 이곳에 온 뒤 전생에 왔던 곳임을 깨달았다 하여 절 이름이 유래한다. 속인의 눈에도 어렴풋이 그 깊이가 와 닿는다. 거대한 나한처럼 늘어선 전나무와 1,000년을 버틴 은행나무가 벚꽃 피고 지는 얕은 시간의 흐름을 관통하는 묵직한 무언가가 있음을 알려준다.
고도를 올리기는 힘들어도 내리는 건 금방이다. 가물어 물이 졸졸 흐르는 견암폭포를 지나자 소나무향이 물씬하다. 언젠가 본 듯한 숲이다. 어제 본 숲이 전생인양 아득하다.
우두산 1,046m
경남 거창군 가조면·합천군 가야면
산행 거리 8km
산행 시간 5시간 30분
산행 난이도 중(거리 짧으나 암릉 구간 많아 시간 넉넉히 잡아야)
산행길잡이
비계산 혹은 가야산과 연계 산행을 하는 장거리코스가 있으나, 5월 14일까지 산불방지 입산통제 기간이라 우두산 산행만 가능하다. 원점회귀 기점인 항노화 힐링랜드(055-940-7930)는 자연휴양림과 숲치유시설을 결합한 형태이며 2월 기준 코로나로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현재는 별도 비용이 없으나 올해 상반기 중 입장료 1,000원과 주차료 1일 5,000원을 받을 예정이다.
힐링랜드에서 고견사 방면이 아닌, 우측 데크길을 따라야 Y자 구름다리를 거쳐 마장재에 닿는다. Y자형 구름다리는 찾는 이가 많아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개방여부를 정하므로, 미리 전화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구름다리 출입이 통제되더라도 산행은 가능하다.
마장재는 너른 억새밭 가운데의 공터(헬기장)이며, 주능선을 처음 만나는 갈림길에서 200m 비계산 방면으로 가면 닿는다. 화기 사용은 금지되어 있으며 소나무가 몇 그루 있는 중간 길목도 좋은 야영지다.
마장재에서 정상을 거쳐 의상봉까지 바윗길이 심심찮게 나온다. 계단이 있거나 어렵지 않은 바윗길이라 체력만 있다면 산행은 까다롭지 않다. 다만 오르내림이 있고, 바윗길이라 주의를 하게 되므로 거리에 비해 시간이 많이 걸릴 수 있다. 의상봉은 계단으로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와 우회해서 고견사로 내려서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다. 전반적인 산세와 가고자 하는 코스만 기억하고 있다면 이정표가 많아 길찾기는 어렵지 않다.
교통
거창군 가조면에서 힐링랜드까지 셔틀버스가 운행한다. 셔틀버스 정류장(가조면 수월리 448). 거창터미널에서 가조행 버스가 하루 3회(08:00~16:00) 운행한다. 가조면에서 택시 혹은 셔틀버스로 갈아타야 힐링랜드에 닿는다. 셔틀버스 문의 항산화 힐링랜드 055-940-7930.
숙식(지역번호 055)
가조면사무소 소재지에 먹을거리가 많다. 뜨끈한 국물은 한우 가마솥 곰탕(1만1,000원)으로 알려진 수목가든(941-0083)이 별미다. 쌍쌍식육식당(943-2428)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고기집으로 유명하다. 한우 생등심 160g 2만5,000원, 갈비살 160g 2만7,000원, 생삼겹 180g 1만 원. 이밖에도 엄마손추어탕(943-7199), 짬뽕전문 동해식당(942-0020) 등이 있다.
항노화 힐링랜드는 올해 상반기 중 숙소를 운영할 예정이다. 산림휴양관과 숲속의 집이 있으며 방 크기에 따라 7만 원에서 14만 원을 받는다. 홈페이지 wellnesstour.co.kr에서 예약해야 한다.]
14:15~14:20 사진촬영
14:20~14:35 우두산 의상봉(1,038m)으로 이동
14:35~14:40 우두산 의상봉 정상에서 파노라마 풍경을 사진촬영
[우두산 정상에 서면 북동쪽으로 경북 성주군의 가야산(1,433mm)과 합천군의 남산제일봉(1,054m)을, 동쪽으로 합천군의 미숭산(755m)과 그 뒤로 대구 달성군의 비슬산(1,084m)을, 동남쪽으로 거창군의 비계산(1,130m)을, 남쪽으로 합천군의 오도산(1,120m)을, 남서쪽으로 함양군의 황석산(1,193m)을, 서쪽으로 함양군의 기백산(1,331m)과 금원산(1,353m)을, 서북쪽으로 무주군의 덕유산(1,614m)을 북쪽으로 김천시의 황악산(1,111m)을 일망무제로 조망할 수 있다.]
14:40~14:57 고견사로 이동
[우두산 고견사(古見寺)
건립시기 : 신라 애장왕 연간
소재지 : 경상남도 거창군 가조면 의상봉길 1049(수월리)
요약 : 경상남도 거창군 가조면 우두산(牛頭山)에 있는 삼국시대 신라의 승려 원효 관련 사찰.
대한불교조계종 제12교구 본사인 해인사의 말사이다. 667년(문무왕 7) 원효대사가 창건하였다고 전해지는 견암사(見岩寺)에 기원을 둔다. 1360년(공민왕 9) 달순(達順)과 소산(小山)이 김신좌(金臣佐)와 함께 중건하였다.
1395년 태조가 고려왕조의 왕씨(王氏)의 명복을 빌기 위해서 전지(田地) 50결을 내리고, 매년 2월 10일 내전의 향(香)을 보내서 수륙재(水陸齋)를 행하게 하였다.
조선 초기에는 교종에 속하였으며, 1414년(태종 14)부터는 1월 15일 수륙재를 행하였다. 1424년(세종 6) 사원의 승려 수와 전지의 결수를 정할 때, 45결이었던 전지를 100결로 늘리고 승려의 수를 70명으로 하였다.
1630년(인조 8) 설현·금복·종해 등이 중건하고 고견사(古見寺)라 개칭하였다. 현존하는 당우로는 대웅전과 산신각·요사채 등이 있으며, 유물로는 2010년 보물로 지정된 거창 고견사 동종과 1988년 경상남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거창 고견사 석조여래입상, 탱화 4점, 『법화경』 등이 있다.]
14:57~15:25 견암폭포로 이동
[견암 폭포(見岩 瀑布)
경상남도 거창군 가조면 수월리 우두산의 남쪽 계곡에 있는 폭포.
견암 폭포는 ‘고견 폭포(古見瀑布)’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는 계곡의 상류에 위치한 절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으로 생각된다. 폭포에서 약 1㎞ 상류에 있는 고견사는 원효와 의상이 창건한 것으로 전해진다. 원효가 절을 창건할 때 전생에 와 본 곳이라 해서 고견사(古見寺)라 불렸으며, 종종 ‘견암(見庵)’이나 ‘견암사’로도 불렸다. 따라서 이 절의 이름에 따라 고견 폭포 또는 견암 폭포라고 불리는 것으로 보인다.
견암 폭포가 형성된 우두산 일대는 중생대 백악기 이전에 관입한 시대 미상의 해인사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화강암 산지이다. 폭포는 수직의 절벽으로 그 높이가 약 30m에 달한다. 폭포 주변에 화강암이 대규모로 노출되어 있으며 화강암의 풍화에 따른 토르, 절리 등이 잘 발달해 있다. 이는 소나무와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고 있다.
견암 폭포는 고견 산장 등산로 입구에서 등산로를 통해 도보로 접근이 가능하다.]
15:25~15:30 사진촬영
15:30~15:43 거창 Y자형 출렁다리로 이동
['거창 항노화힐링랜드 Y자형 출렁다리'가 '2020 대한민국 국토대전'에서 대한토목학회장상을 수상했다. 국토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국토디자인 향상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거창 항노화힐링랜드 Y자형 출렁다리는 경남 거창 가조면 수월리 산 19 일원에 있다. 총예산은 28억원으로 출렁다리 자체에 13억4000만원, 잔도 및 부대공사에는 14억6000만원이 들었다. 지난 2017년 1월 사업계획을 수립해 2019년 9월 공사를 마쳤다.
사업은 등산객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자연휴양림 내 등산로를 연결하기 위해 시작됐다. 또 3개 봉우리가 함께 있고, 하부에 용소폭포가 있다는 지형적 특징도 살렸다. 그 덕분에 등산객들은 기암괴석이 많은 우두산 등 3방향의 다양한 경관을 조망할 수 있게 됐다.
출렁다리 세 방향의 길이가 모두 다른 만큼 중앙부에 작용하는 인장력 균형이 관건이었다. 공법심의 및 선정이 끝난 뒤 구조분야 전문가의 기술자문도 받았다. 이후 약 반 년 동안 전문학회를 통해 진동실험 및 구조안전성을 검토했다. 이 때문에 국내 산악 현수교량의 기술력을 향상하고 우수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15:43~15:50 길이 40m, 24m, 45m의 구름다리 3개를 연결한 출렁다리로서 성인 750명이 동시에 걸어도 끄떡없도록 만든 거창 Y자형 출렁다리에서 사진촬영
15:50~16:00 거창 항노화힐링랜드 주차장으로 이동
16:00~16:58 경남 거창군 가조면 의상봉길 45-11 번지에 있는 썬모텔로 이동하여 산행 완료 (4km) [셔틀버스 이용시 10분에 이동]
16:58~17:00 휴식
17:00~21:00 “좋은사람들” 버스로 경남 거창군 가조면 의상봉길 45-11 번지에 있는 썬모텔을 출발하여 서울 양재역으로 이동 (310km) [4시간 소요]
거창군 [비계산&우두산] 산행지도
[우두산&Y형 출렁다리] 산행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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