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형 Mercedes SL 500
40대 중반을 넘어서며 어느 순간 이제는 인생의 반환점을 돌아서 후반기로 접어들었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엇습니다.
글래서 딸과 스페인 여행을 갔다가 Costa del sol(유명한 해변 도로)를 Peugeot 307 CC 오픈카로 돌아본 후 오픈 스포츠카에 대한 열병을 몇달간 앓다가 Peugeot 307 CC, 인피니티 G37 CC, BMW Z4, Audi TT, 포르쉐 박스터 등을 놓고 고민하다가 생각지도 못한 SL 500을 사버리고 말았습니다.
생각보다 정보가 별로 없어서 정리 차원에서 올려봅니다.
벤츠의 SL 시리즈는 gull wing type의 300 SL 로드스터부터 50년 이상을 이어져온 Mercedes flagship roadster입니다.
SL은 Sports Lightweight이란 독일어에서 나온 것인데 2톤에 가까운 이 무거운 차를 lightweight이라고 이름 붙인 것은 하나의 아이러니.
포르쉐 박스터가 1.5 톤 정도이니 500 kg의 차이는 굉장히 다른 느낌을 준다.
그러나 그 500kg의 무게 차이를 극복하고 포르쉐 박스터와 같은 미드쉽 스포츠카의 민첩한 핸들링을 보여주는 이 차는 정말 괴물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다.
타보기 전에는 박스터와 이 차 사이에서 많은 갈등을 했는데 각 차를 타보고는 서로 비교할 수 없는 모델임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이 차는 도심에서의 편리성과 가속력, 스포츠카의 박진감과 민첩함, 럭셔리카의 고급스러움과 편리함, 16초만에 열리는 오픈카의 매력과 이중성, 관리가 용이한 하드탑과 꽤 여유로운 수납공간, 브랜드 만족감 등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차다.
R129의 뒤를 이어서 2001년부터 R230이 나오기 시작하고 이는 SL의 5세대로 불리운다.
SL 500(지역에 따라 550), 600, 55AMG, 65AMG로 세분화되며 유럽형에는 350도 있다.
SL 500 기준으로 보면 2001-2006을 1세대로 분류하며 5000 cc 3 valve V8 302마력, 339 lb-ft M113 엔진을 가지고 있다.
2007년 facelift에서 383마력 390 lb-ft의 5500 cc 4 valve V8 M273 엔진으로 upgrade되었다.
압축비도 10.0:1 에서 10.7:1로 향상되었으며 torque도 2800 에서 4800 RPM까지 거의 flat한 peak를 보인다.
1994-2002 SL 600 이 389 hp, 420 lb-ft V12 인것을 감안하면 약간 떨어지는 정도이다 (무게는 SL 600이 300lb 더 무겁다).
0-60 (mile)은 5.3초로 전세대에 비해 1초 가량 단축시켰다.
무게가 전세대에 비해 150 lb 정도 무거운 것을 감안하면 대단한 발전이다.
2 톤의 차를 5.3 초의 제로백도 대단하지만 사실 이 차의 가치는 100-200 사이의 꾸준한 가속이 더 크다.
차체가 워낙 안정적이라 120 정도 되었겠지하고 보면 벌써 180을 넘어가고 있어서 액셀에서 발을 띄곤 한다.
슈퍼카에는 못미치지만 일반인들에게 이 이상의 차가 필요할까 의구심이 든다. 물론 더 상위 모델로 갈수록 출력의 여유로움과 운동성을 더 느낄 수는 있겠지만...
트랙에 갈 것도 아니고 애들처럼 250을 쏠것도 아니기 때문에 나에게는 이 차가 가장 적당한 성능을 가지고 있다.
참고로 SL 55 AMG는 510 hp, 531 ft-lb 0-60은 4.3 초이며
SL 600은 510 hp, 612 ft-lb이다.
엔진의 역사를 살펴보면 사실 4 밸브 V8 고성능 엔진은 1990-1998 년까지 SL 시리즈에 채택되었던 엔진 구조이다.
당시 엔진도 322-315 hp, 347 ft-lb의 토크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Mercedes- Chrysler 시절에 이 엔진을 3 밸브, V8 엔진으로 다운 그레이드를 하였었다. (1999-2006)
그래서 이 당시의 엔진은 302 hp, 339 ft-lb의 저성능 연비 절감형 엔진이었다.
그러나 다시 2007년부터는 다시 4밸브 시스템으로 돌아온 것이다. 90년대 고성능 버전으로...
공기 저항 계수 0.29의 미끈한 외형은 변화가 거의 없다. 헤드 램프도 같아서 거의 똑같이 보인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그릴 핀이 3개이고 (전세대는 4개), 테일 램프의 시인성을 좋게 하기 위해서 흰색 부위가 생겼으며 (전세대는 그냥 붉은 색) 휠의 모양이 조금 바뀌었고 스마트키가 겉에 크롬이 있는 신형(구형은 그냥 검은색)으로 조금 더 세련되게 바뀌었다.
2008년에는 다시 외형을 포함한 facelift를 단행하고 SL280등 작은 엔진으로 범위를 넓혀갔다.
내부적으로는 엔진을 스타트하는 작은 엔진은 앞 후드에 나머지를 다루는 큰 밧데리는 뒷트렁크에 놓아 2분화 시켰다. 밧데리가 방전되어도 여전히 엔진을 스타트 시킬 수 있고 30분 정도 운행하면 뒷밧데리까지 충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7 스피드 기어는 기어비가 촘촘하여 변속을 거의 느낄 수 없으며 0-100을 더 향상시켰고 2 단을 쉽게 내려올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SL 55 AMG와 V12 SL 600은 5단 변속기를 사용한다. (이 때만해도 7단 변속기는 최첨단의 기술이었다.)
내부는 의외로 수납 공간이 넓다. 양쪽 도어, 센터 콘솔, 좌석 뒤, 의자 밑에 다양한 수납 공간이 있어서 뒷자석이 없는 불편을 말끔히 해소해준다.
인테리어는 벤츠 상위 모델답게 풍부한 가죽과 우드트림, 간단 명료하면서 품위가 느껴지는 디스플레이로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
절대 질리지 않는 Mercedes의 simple하고 명료한 디자인은 정말 최고다. (개인적으로 BMW는 조금 품위가 없고 Audi는 난잡하고 질리는 느낌을 준다. Porsche의 싸구려 플라스틱과 썰렁함은 비교 대상이 안되고....)
다만 command system이 이때까지만해도 analogue display를 가지고 있어서 해상도가 낮은 것이 가장 큰 단점.
루프를 열면 잘 안보이고 네비게이션이 따로 장착되어 따로 볼륨 조절하기도 어렵게 되어 있다.
몰아본 사람들은 느끼겠지만 오픈 카에서는 네이게이션 볼륨을 이빠이로 키워야 되는데 이게 안되니...
또 한가지 단점은 command system의 변환이 너무 늦고 외부 입력(ipod 단자 등)도 없다는 것이다. 각 시스템으로 변환하는데 너무 시간이 걸려서 복창이 터질 수도 있으니 조심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command system만은 한국차나 일본차보다 훨씬 떨어진다.
그러한 것을 인정하고 나름대로 자신만의 활용 방안을 찾는 것이 정신 건강상 이로울 것 같다.
포르쉐야 비용 감축하느라고 깡통 오디오를 달아논다지만 이런 럭셔리 스포츠카에 이런 command system은 정말 아니다.
6 CD, DVD 체인저는 MP3도 되고 좌석 뒤에 카세트를 꼽게 되어 있으며 센터에 하나의 추가 CD, DVD를 넣을 수 있어서 항상 편하게 여러 장르의 음악을 고르게 들을 수 있다. 나는 Hard Rock, Opera, Instrumental Classic, Jazz 여성 vocal, 가요, Eva Cassidy MP3를 항상 가지고 다니며 분위기에 따라 번갈아 듣는다. 8개의 speaker와 subwoofer가 딸린 Bose system은 빵빵한 base로 5500 cc 엔진 굉음을 잘 커버한다.
직관적인 air conditioning system 또한 마음에 든다.
개인적으로 원래 option 많이 달린 것은 차 가격만 높이고 선호하지 않았는데 많으면 확실히 좋다.
통풍 시트는 여름에 등과 사타구니가 정말 시원하고 허리 받힘이나 시트도 너무 편하다. 장시간 운전에도 허리가 아프지 않다.
브레이크는 앞쪽에 12.3 인치, 뒤쪽에는 11.8 인치가 달려있다.
SL 600과 55 AMG에는 14.2 인치, 13인치가 달려있지만 브레이크가 부족하다고 느낀 적은 없다. brake assist system이 워낙 잘 되어 있으니까....
트렁크는 하드탑이 탑재되어야하므로 할수 없이 작지만 그렇다고 못쓸 정도는 아니다.
빨간 버튼을 누르면 하드탑이 살짝 들어올려지면서 밑에 있는 물건을 꺼내기 쉽게 해주는 기능도 있다.
ABC(active body control)은 이 차의 최대한 장점 중에 하나다.
이 전세대까지는 기능은 훌륭하지만 문제가 많아서 중고차를 사는 사람들에게 많은 공포(?)를 주기도 했지만 2007년부터는 개선된 ABC 2가 장착되어 고장나는 확률이 거의 없어졌다.
ABC는 크게 두가지 기능을 하는데 하나는 13개의 센서를 통해서 각 바디에 가해지는 하중 등을 조절하여 급 커브 시에도 바디의 롤링을 적극적으로 잡아주는 기능이다 (일반 차에 비해서 68 %나 적은 body rolling을 잡아준다). 또한 급가속시에는 바디를 웅크리게, 급정지시에는 바디를 가라앉게 잡아주어서 환상적인 움직임을 보여준다. 이와 비슷한 것으로 Porsche의 PASM이나 타메이커의 active suspension 등이 있지만 Mercedes의 ABC가 훨씬 진보되었고 안정되었으며 그 효과가 탁월하다. 2 톤의 차를 급커브에서 잡아채어도 박스터와 비슷한 정도의 쏠림만 느낄 수 있으니...
또 하나는 suspension의 높이를 3 단계로 조절할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인데 이게 의외로 유용하고 편하다.
고속 주행시에는 가장 낮은 위치로 조절하여 안정성을 향상시키며 단단히 땅에 붙어가는 느낌을 주고 본격적인 스포츠카 다운 하드함을 갖추게 해준다.
일반 시내 도로 주행시에는 중간 단계로 높여서 도로의 요철에 쉽게 적응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아우디 TT와 같은 준스포츠카 정도의 높이와 단단함을 보여준다.
가장 높은 위치로 높이면 일반 승용차와 비슷한 느낌을 내주면서 보도 블럭도 올라갈 수 있을 정도이니 다양한 느낌을 차를 모는 느낌을 가질수 있게 해주는 것이 볼수록 놀랍다.
1세대에서 문제가 많았던 ABC가 개선이 되고 sbc가 빠지고 새로운 브레이크 시스템이 장착이 되었으며 엔진 마력이 올라갔기 때문에 2007년부터는 완전히 다른 SL 500이라고 평가된다.
2012년부터는 R231이 생산되며 또한번 세대가 바뀐다.
연비 14 city/221 hwy mpg 5.5 km/l 도시 8.9 km/l 고속도로 (1999-2006 SL은 16 city/24 hwy)
국내 기준으로는 7.7 km/l.
기본 타이어는 255/40 ZR18 front and 285/35 ZR18 rear
삭제된 댓글 입니다.
글재주 없는 글 읽느라 수고 하셨습니다.
저두요. 재미난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
오.... 세컨카를 거느릴 수 있는 때가 오면 참 탐날 것 같습니다. 잘 봤습니다 ^^
때가 되면 세컨카를 가지시겠지요.
이래서 sl이네요 저두6년이나 slk탔지만 어느날 앉아본 sl의 매력은 정말 끝내줍니다 지금은 모임에는 안나오지만 sl65의 멋진 배기음은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네요
언덕의 제왕이라는 SL 65도 타보고 싶네요.
제 생각이지만 SL은 이 때의 디자인이며 55AMG 의 감성은 가히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클래식카도 요즘 SL도 모두 예쁩니다.
대단한 열정이시네요 부럽고 고맙습니다
열정은 아직 별로 없어요.
오랫만에 열심히 읽어본 글입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
07년 7월생 SL500 차주인데요......갑자기 차에 대한 자부심이 드네요...ㅎㅎㅎ
알수록 더 좋아지죠 ?
잘읽었어요~~~~~
네
멋진글 감사합니다
감사
서스펜션을 3단으로 올리면 진짜 승차감이 세단정도로 좋아지나요. ??
저도 처음엔 깜짝 놀랐습니다. 비포장 도로를 갈 때 3단으로 올리는 건줄 알았더니 서울 도심에서 올리면 도로 파인 곳도 세단과 같이 넘어갑니다.
좋은자료 ^^
잘 읽었습니다^^
최소한 2007년이후 모델을 구해요 겠군요.
ㅎㅎㅎ 그렇죠.. 비싸서 그렇구 2007년 이후 모델은 구하기가 힘들어요
가장 아름다운 sl 라인인거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도 가장 호감가는 디자인. 요즘 신형은 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