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을 감사하며, 3월의 일기, 우정의 十匙一飯
‘十匙一飯’
열 ‘십’(十)에 숟가락 ‘시’(匙)에 하나 ‘일’(一)에 밥 ‘반’(飯) 해서, ‘십시일반’이라고 읽는다.
국어사전에서는 그 뜻풀이를 이렇게 했다.
‘열 사람이 밥 한 술씩 보태면 한 사람 먹을 분량이 된다는 뜻으로, 여럿이 조금씩 힘을 합하면 한 사람을 돕기 쉬움을 이르는 말.’
나는 그 풀이에서 두 문장에 유의했다.
‘밥 한 술’이라는 문장과 ‘조금씩’이라는 문장, 그렇게 둘이다.
전자의 문장에는 누구나 다 똑같다는 평균적 의미가 담겼고, 후자의 문장에는 형편 따라 한다는 배분적 의미가 담겼다.
그 둘 중에서도 나는 후자에 더 무게를 싣는다.
인간적 정(情)이 녹아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바로 엊그제인 2024년 3월 31일 일요일의 일이다.
내 고향땅 문경 점촌의 먹자골목 ‘한우리 식당’에서 중학교 동기동창인 친구들 몇의 만남이 있었다.
사실 그 만남은 내가 먼저 운을 뗐다.
이날 이른 아침의 일로, 내가 주위와 온라인으로 소통하는 페이스북에 알림으로 뜬 동영상 한 편 때문이었다.
딱 1년 전으로 거슬러 같은 날에, 내 국민학교 중학교 동기동창인 김정한 친구가 고향땅 문경 점촌의 중심인 문화의 거리에서, 역시 같은 국민학교 중학교 동기동창인 천송길 친구가 연주하는 색소폰에 맞춰서, ‘안동역에서’라는 노래를 부르는 순간을 포착한 영상이었다.
당시 내가 찍어서 실시간으로 페이스북에 게시를 한 것이었는데, 그 영상이 딱 1년이 되는 날에 알림으로 새롭게 뜬 것이다.
그 영상을 챙겨보는 순간, 불현듯이 그 친구가 그리워졌다.
그때로 반 년만인 지난해 초가을에 갑작스레 얻은 병마로 세상을 뜨고 말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혹 나처럼 그 친구를 그리워하는 친구가 있으면, 같이 기리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싶어서, 그 영상을 첨부해서 ‘2024년을 감사하며, 3월의 일리, 함께 한 순간’이라는 제목의 글 한 편을 썼고, 그 쓴 글을 우리 중학교 동기동창 친구들이 온라인으로 함께 하는 카카오톡 단체방에 공유시켰다.
같은 중학교 동기동창으로 고향땅 친구들의 모임인 재향동기회 총무를 맡고 있는 조방연 친구에게 쓰는 편지 형식으로 쓴 글로, 이날 저녁으로 만나 술 한 잔 하고 싶다는 내용을 담았다.
내 그 글에 맨 먼저 반응을 한 친구는 안휘덕 친구였다.
이렇게 댓글을 붙이고 있었다.
‘야! 세월이 유수와 같다더니 벌써 정한이 친구와 이별한 지 1년이 되는 오늘 이구나. 또 원섭이가 또 그 추억을 소환해 냈구나. 기분이 그런 날이네 방연이 친구한테 얘기해서 소주일잔 어때? 뜻이 있는 친구야. 우리 한번 만나보세. 오늘 저녁5시에 한우리 식당으로 모여보자.’
곧 뒤이어 조방연 친구도 나서고 있었다.
다음은 그 댓글이다.
‘점촌시내 문화의 거리에서 송길이 쎅스폰 버스킹에 정한이 친구의 마지막공연이 오늘이었네 그날의 영상으로 기억할 수 있어. 원섭이 친구 시기 고마워여. 쐬주 일 잔.’
내 바랐던 대로 역시 김정한 친구를 그리워하는 마음들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해서 이날의 저녁 만남이 성사된 것이었다.
다들 뜨거워진 눈시울로, 김정한 친구에 대한 그리움을 털어내고 있었다.
그리고 이날 비용은 재향동기회 회장을 맡고 있는 홍만부 친구가 몽땅 감당해줬고, 김익진 친구는 술에 쩐 나를 문경 우리집까지 차에 태워 데려다줬다.
그 모두가, 우정의 十匙一飯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