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빵한 주머니로 당당하게 입장한 심, 나갈때는 가벼워진 주머니로 집에 돌아가게 만드는 마성의 아케이드 게임장. 당신의 소중한 동전 잘 먹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심들의 주머니를 털어가는 일등 공신, 인형 뽑기 설비 완료! 눈길을 사로잡는 장난감, 운이 좋다면 최고급 상품. 그런데 과연 순순히 뽑게 놔둘 것 같나?
1 시몰레온- 유아 장난감 2 시몰레온- 피규어 3 시몰레온- 최고급 상품
(3 시몰레온을 낸 누군가가 바이올린을 뽑아갔다는 이야기가 있다, 과연 심은 무었을 뽑게 될까?)
어 저기 외계인이다 죽어라 저기 날려!!!- 18세기 의상을 걸친 남자들, 21세기의 조그만 게임기 버튼을 연타하며 소리를 질러대는 모습은 참 묘하군요.
나 프레데리크 프랑수아 쇼팽, 첼리스트인 동료가 요즘 인형뽑기 방에서 인형 몇개를 뽑는게 너무 재밌다고 자랑을 하는 모습에 호기심을 느껴 도전해보기로 했다. 손가락 컨트롤이 중요하다고? 훗, 최고급 피아니스트에게 그건 별거 아니지. 좋아, 난 할 수 있어!
가로....세로.... 속도는 살짝 안단테로 레버를 내리고, 좋아 잡았다 잡았어!!
우와 귀여운 곰인형이다! 푸른 별무늬 잠옷도 입었네? 내 침대 옆에 놓고 잘때 껴안고 자면 행복할꺼야. 좋아, 넌 내꺼야!!
삑! 안녕히 계세요 무슈~ 저는 여기서 친구들과 좀 더 놀께요! 당신이 저를 갖고 싶다면 쪼오금 더 노력을 하고 동전을 넣으세요! 그러고보니 당신의 방울만한 눈동자, 떡 벌어진 입이 너무 웃겨요! 그럼 안녕~
안돼 내 인형 안돼!!! 내 인형 돌려줘 아니 내 동전 내놔!
저 빌어먹을 기계 ㅈ 같은 고철덩어리! 네놈은 내 손가락을 모욕했어 야 이 ㅅㅂ$%^&(대충 프랑스어로 우아하게 욕설 중)
멍청한 집게머신. 이 기계가 나에게 속임수를 쓰는 게 틀림없어!
우아하고 고결함을 추구한 19세기의 무슈, 기계의 도발에 분노해 조심스레 우아하고 기다란 손가락으로 우아하게 손가락을 날려줍니다. 이거나 먹어라!
거봐 리스트, 너도 안 된다니까? 나에게 인형을 못 뽑아줬다고 실망할 거 없어. 저 기계는 그저 우리 돈을 털고 싶었을 뿐이야! 그나저나 자네도 손가락을 날릴 줄 알았나? 자네를 추종하는 여자들이 이 모습을 보면 또 좋다고 박수를 쳐주겠군.
좋아, 프레데리크. 나 저 최고급 상품 꼭 뽑고 만다. 저거 뽑기 전에는 집 안 갈꺼야. 이번에는 왠지 할 수 있을 거 같기도 해. 그나저나 나 돈좀 꿔줄래? 나중에 빌려준 만큼 침대에서 몸으로 갚....아니 그렇다고 얼굴을 때릴 건 없잖아?
오!!! 이거 봐 프레데레크, 최신형 태블릿이야!!! 것 봐 할 수 있다니까? 내 손가락 컨트롤 실력 아직 안 죽었어!
야호! 태블릿을 뽑았다. 하지만 분명 저기 구석에 코냑 한 병 들어있는 거 봤는데. 난 태블릿보다는 코냑이 더 좋아! 다음에는 돈을 더 많이 챙겨서 코냑이랑 라이터를 꼭 뽑겠다고 다짐했다.
이름모를 로고의 노트북을 뽑았다. 힝....난 노트북보다 곰인형이 더 좋은데. 오, 리조트 이용권 세일하네? 내가 갖고 싶던 조립레고도 세일 하잖아? 노트북도 꽤 재밌긴 하네. 다음에는 꼭 장난감 뽑아야지!
태블릿을 뽑았다. 왜 내가 갖고 싶던 사과 모양이 아니라 베어먹은 서양배 모양이 찍혀 있는지는 모르겠다. 짝퉁이 다 그렇겠지? 게임이라고는 축구, 테트리스, 지뢰찾기.... 그리고 가톨릭 종교방송 어플.... 왜 깔려있는걸까? 아무튼 게임은 재미있었다.
게임장 가면 항상 대부분 남자들이 하고 있는 마성의 농구게임. 딱히 상품은 없지만 찍힌 점수를 보고 자존심 팍 구긴 채 열심히 기록을 갱신하기 위해 노력하는 남자의 게임.
남자에게 농구 실력은 없는 걸로....
알록달록 색깔 풍선껌. 호기심 많은 심들에게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마성의 간식이죠. 한 귀여운 어린이가 키가 모자라니 귀엽게 까치발을 든 채로 동전을 넣습니다. 마음만 같아서는 저 껌을 몽땅 씹고 싶어요!
데굴데굴 데구르르 풍선껌 하나가 재밌는 미끄럼틀을 타고 배달됩니다. 오, 실시간으로 색이 바뀌네? 난 파란색이니 소다맛이려나? 아이의 눈동자가 호기심으로 반짝입니다.
여기 또 다른 덩치 큰 어린이가 있습니다. 새로운 장난감과 재밌는 간식에 호기심이 많죠. 주황색이니 오렌지 맛을 먹게 되려나? 아이의 호기심으로 푸른 눈동자가 반짝거립니다. 우오오!!!
딩동! 풍선껌이 배송되었습니다. 남자는 귀엽게 구멍에서 쏙! 풍선껌을 꺼내갑니다.
녹색 풍선껌을 먹었어요! 녹색 풍선이 빵 터지는 순간 저의 웃음도 빵 터졌죠. 이상하게 즐겁고 웃음이 멈추지 않아요! 정말 신기한 풍선껌이에요!
핀볼. 조그만 구슬을 어떻게든 위로 올려보겠다며 필사적으로 손가락 싸움을 하는 남자의 혈투.
도박은 인생의 독입니다. 그럴 시간에 책을 읽거나 예술작품을 감상하세요! 하지만, 왠지 이 순간만큼은 평소 자신을 사랑하는걸까 의문이 드는 신에게나마 행운을 빌며 박수도 쳐보고 기도도 한다. 나의 주님이시여....
허허 난 안토니오를 놀리는 게 참 재밌단 말이야. 저 순진한 눈망울로 매일 밤 내게 기도를 올렸지. 혹시 모르지 한 번 더 돈을 넣으면 행운을 줄 수 있을지도. 오, 저 놈이 하늘을 보며 화를 내는군. 그 모습도 재밌단말이지!
잭팟이 터지고 동전 무더기가 쏟아지는 순간 나는 수 많은 사람들의 찬사와 부러움에 찬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평소라면 내 음악이나 내 존재따위 굳이 알려고 하지 않았을 사람들이 말이다! 아, 관심을 받는다는 것은 이리 즐거운 일이었을까? -안토니오 살리에리, 나의 험난한 2번째 인생에 관하여.
100만 시몰레온이라고요? 뭘 하면 좋을까.... 일단 사랑하는 내 아이들 선물을 사 줘야지. 루트비히에게는 최고급 원두와 커피 머신을 사 주고, 작은 프란츠에게는 갖고 싶어하던 비올라와 시집을 사 줘야지. 커다란 프란츠에게는 새 그랜드 피아노를 사 주는게 좋겠다. 그만 좀 부숴먹으라는 잔소리도 좀 하고. 아, 볼프강에게는 뭘 사주지? 그렇게 조르던 레고라는 것을 사 줄까.... 나는.... 모든 디저트가게의 과자를 통째로 사서 나 혼자 다 먹어볼까.... 아 행복해!!
가상게임에서 행복을 느끼는 게임 속 그래픽 덩어리. 행복을 느낄 때 보이는 갈매기 눈썹이 어딘지 웃기군요!
후훗 귀여운 루이, 넌 역시 체스에는 소질이 없구나! 체크메이트! 너의 여왕님이 계속 잡혀서 지겨워 죽겠는걸? 날 이기려면 구구단을 먼저 제대로 외워오는 게 어때?
1시몰레온의 행복. 뽑기 기계속 딸랑이는 남자의 행복을 충족시키는데는 최고의 가성비를 자랑합니다. 딸랑.딸랑....
1시몰레온짜리 피아노 친구들. 아기자기하고 조그맣고 따뜻하고....